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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난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완결

복준
작품등록일 :
2021.10.24 12:21
최근연재일 :
2021.12.11 12:06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458
추천수 :
4
글자수 :
63,715

작성
21.10.24 12:43
조회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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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토끼의 기억 속 꿈은 너무나도 달콤했고 아직까지는 미소 짓고 있다

DUMMY

“(깜빡)...”


다시 아침이다.


요즘 따라 난 꿈을 꾸지 못한다.


왜 그럴까 이유를 생각해 봤지만 결국은 기억에 남는 일상을 보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꿈이란 일상에서 여러 인상적인 경험을 하고.


그러한 활동에서 얻은 영감들이 수면 상태라는 무의식 중에 상기 되어 욕구와 어우러진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흥미 있어 하지 않을.


마치 편의점에 유통기한이 다 되 쌓여있는 샌드위치 같은 경험들을 주워 모으면.


나의 욕구는 그것을 먹지 않고 뱉어 버리기 마련이다.


그러면 당연히 꿈이란 작품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띠링).”


그러나 요즘 여태까지의 아침과는 다른 흐름이 시작되었고.


욕구는 입맛을 다시기 시작했다.


-어제 잠은 잘 잤나요? 전 밤을 설쳤답니다. 사오토씨를그렇게 보냈더니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밀려와서.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혹시나 어제의 일로 다시 저를 보고 싶지 않다면 그러셔도 되요. 전 너무 슬퍼서 한 일주일쯤은 울어 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지도 모르겠지만요. 저를 그렇게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으시다면 용서 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에 지난 실수를 만회해줄 데이트 신청을 받아주시면 이번에는 절대 실망 시키지 않을게요. 부탁해요! (대충 귀엽다는 이모티콘) -


엄청나게 장문의 문자 메시지다.


이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여자의 진심이 언젠가 전해져 우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울음의 단서 중 첫 번째 진심이 전해졌는데.


왜 진심을 표현했는지?


왜 진심이 내 마음에 전해지게 되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난 그 여자를 더욱 더 알 수 없게 되고 여자의 행동 하나하나 전부 아직까지는 의문점에 가득 차 있다.


과연 나의 욕구는 이걸 먹어 치울까?


만약 먹어 치워버린다면 나의 꿈은 망상이 될 텐데.


좀 더 순수하고 선명한 진심이 전해질 때까지 기다려 주면 좋겠지만.


너무 오래 동안 굶주린 탓에 걸신이 들린 듯 침을 흘리는 나의 욕구가 기다려 줄지.


“뭐 어떻게 되든 어쩔 수 없다는 건가?”


아!


답장을 보내야지.


너무 긴 공상에 빠져있었다.


- 괜찮아요. 저도 키리스씨가 울었던 것은 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답니다. 그리고 부탁했던 데이트도 받아들일게요. 전 앞으로 키리스씨가 어떻게 하던 항상 그 행동에 따를 거에요. 부디 저의 허무한 일상의 선장이 되어 끊임없이 돌고 도는 소용돌이의 반복 속에서 절 꺼내줬으면 좋겠어요. -


“흠 괜한 말을 한 거 같은데...”


“(띠링)”


엄청난 속도의 답장이다.


얼마나 나의 답장을 기다린 걸까? 하고 생각이 든다.


-에?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전 반드시 사오토씨를 즐겁게 해줄테니깐요. 전 저 자신을 행복하게 할 줄은 몰라도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데는 자신 있어요. 그럼 토요일 날 만나요. (하트) -


그럼... 그렇지.


괜한 말을 한 것 같다.


그래도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 주었네.


다음부턴 갑자기 쓸려온 감정에 말실수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흠... 이번 주 토요일에 오야코동 집에 입고 갔던 옷과 같은 옷을 입고 간다면 분명 좋은 인상을 받기는 힘들 거야.


아.. 또 두려운 외출을 강행해야겠네.


그런데 말은 다음 주 월요일이지만.


오늘은 일요일이 아닌가?


“(하하하하하)”


매번 이렇게 빡빡하게 일정을 잡네.


키리스씨는.


아아아.


오늘은 너무 지친데 그래도 외출을 해야겠지?


난 구석에 구깃구깃 뭉쳐진 옷들 사이에서 주섬주섬 주워 대충 입었다.


오늘은 어제와는 다르게 비가 내려 구름이 낀 흐릿한 날씨였다.


그래서 그런지 왠지 어제 보단 걸음을 옮기기엔 편했다.


이번엔 나에게 공포를 선사 했던 유바바의 상점에는 가지 않을 거다.


전처럼 또 벌벌 떨다가 야쿠자 같은 복장을 사버린다면.


내가 상상하는 그녀의 마음속 한숨이란 산의 높이를 더하게 할지도 모른다.


길가의 옷가게를 둘러보며 신중히 고르도록 하자.


비 오는 날 거리를 나와 본 것은 정말 오래된 일 일지도 모른다.


항상 나는 비 오는 날이면 커튼사이로 회색빛의 구름을 굴곡지게 하는 수많은 구슬들을 감상하며 하루를 보냈으니깐.


그저 시간이 얼마나 흘러가든 나에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기분 좋은 고요함.


생명을 잃은 눈동자.


지루함이라는 사슬이 내 몸을 조여 오지도 않는다.


난 항상 이 매혹적인 시간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랬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날씨가 계속 된다면.


도쿄시는 물에 잠기고.


나 혼자만의 바램 때문에 모두의 행복할지도 모르고 불행할지도 모르는 일상이 변기에 물을 내리듯 사라지겠지.


그래서 매번 “여기까지만 하자 더 이상 먹구름 위에 펼쳐진 지상낙원의 무녀에게 소원을 빈다면. 진짜로 그렇게 될지도 몰라.” 라며.


나 자신을 진정시키던 나였다.


흐릿한 길거리엔 평소보단 일찍 가로등이 켜졌고.


수많은 가로등 사이로 나에게 손짓 하는 가게들의 각양각색의 불 빛.


난 불나방이 된 듯 이 불 저 불을 따라가며 몸을 불태웠다.


사라진 형체는 잿가루가 되었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이 거리의 반대편 끝에 있는 시계탑 앞에 모여들었다.


잿가루는 모여 검은 눈사람을 만들었고.


검은 눈사람의 양손엔 쇼핑백이 쥐어져 있었다.


속으론 뿌듯했다.


아.이렇게.


나 열심이었구나.


그녀를 만나는 것에 대해.


나 혹시 그녀에 대해 매력을 느낀 걸까?


사랑인 걸까?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외모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


그건 의미 없는 행동이 아니다.


들린다.


나의 욕구가 평소와 다른 경험들을 먹어치우는 소리가.


나의 욕구는 사랑이었던 걸까?


그 답은 앞으로에 달려있겠지.


그렇지만 난 이런 감정을 느끼면 안 되는데.


내가 욕구를 깊은 감옥 속에 가둔 채 수 년을 굶기며 지금까지 수많은 거짓된 열쇠를 만들어왔던 이유가 있을 텐데.


진실의 열쇠를 만드는 법을 알고 있음에도.


“그만해 아니야 이런 감정을 계속 느끼다간 욕구의 폭식과 성장은 멈추지 않아 감옥을 뚫고 나와 버릴 거야.”


“막아야 돼. 가슴이 너무 쓰리고 아프지만 지금은 아니야. 그 감옥은 진실의 열쇠로만 열어야 한다고.”


“(흐아흐아)”


끊임없는 욕구와의 싸움으로 심장을 부여잡은 채 얼굴에는 눈물과 콧물이 흘러넘쳐 입으로 짠기만 느껴졌다.


시계탑 앞에 꿇어앉은 지 한 시간쯤이 지났을까?


통증은 완화 되었고 눈도 다시 생기를 잃게 되었다.


한마디로 진정 되었다.


난 기진맥진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 지쳤다.


방안에 들어오자마자. 쿵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짹짹)”


새소리가 들리고 물 흐르는 소리는 새소리를 슬금슬금 따라 붙고 있다.


아직은 둘의 먹이사슬이 결정되지 않아 평화로운 상태다.


난 이윽고 눈을 떴고 손에는 풀이 잡혔다.


이른 아침인지 손엔 이슬이 젖어 스며들었다.


이건! 들판이다.


내가 항상 그리워하던 들판.


정채를 알아볼 수 없게 쌓여버린 기억 속에서도 항상 환한 빛을 내주던 푸른색.


“내가 바라고 바라던 욕망이 이루어 진건가?”


“그런데 내가 있던 현실에선 이루어 질 수 없는데.”


“꿈이다!”


“욕망이 결국은 기아를 참지 못해 닥치는 대로 먹어버렸구나...”


몸을 일으켰을 때 불어오는 바람.


향기롭다 못해 지금까지의 생존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럼 여기는 꿈이니깐.


내가 가장 바라던 곳 일거다.


난 곧장 들판의 끝에 있는 언덕의 꼭대기를 향해 달렸다.


“있을거야! 분명히 있을거야!”


숨이 목까지 차오르고 폐가 아파와 구역질이 시작되려했지만.


입을 꾹 닫고 달리고 달렸다.


꼭대기에 도착했고 나의 앞엔 커다란 오두막집이 서있다.


역시 있다.


이문을 열면 그녀가... 그녀가...


난 떨리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고 안으로 들어섰다.


음... 뭔가 다른데.


너무 깨끗하다.


분명 이 집은 핏자국과 폭력의 흔적으로 가득차야 하는데.


마치 이상적인 가정집 거실에 가지런히 선반 위 놓여 진 사진들.


고풍스런 양털 카펫트와 손수 만든 의자 2개가 놓인 동그란 식탁.


주방은 비싼 식기와 찻잔들로 가득 찬 찻장과 깨끗한 세면대가 있었다.


그러면 침실은?


끓어오르는 호기심에 침실 문을 열려고 앞에 섰을 때 열리는 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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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후기(스포가 될수 있으므로 완결까지 보고 보세요.) 21.12.11 23 0 2쪽
21 (완) 토끼는 꿈에서 깨어나 사랑을 했고 그 사랑은 현실이 아니였다. 21.11.01 24 0 12쪽
20 꿈 속에서 꿈을 꾸는 토끼는 번데기에서 결국 나오지 못했다. 21.10.30 16 0 9쪽
19 꿈속의 토끼는 꿈을 꾸고 꿈에서 변화를 겪었던 흔적을 떠올린다. 21.10.25 16 0 9쪽
» 토끼의 기억 속 꿈은 너무나도 달콤했고 아직까지는 미소 짓고 있다 21.10.24 19 0 9쪽
17 풀어지는 족쇠. 토끼는 행복한 꿈을 꿨었다. 21.10.24 17 0 5쪽
16 수 많은 발자국은 토끼의 잠든 기억을 깨운다. 21.10.24 16 0 7쪽
15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발자국을 또 다시 더듬는다. 21.10.24 13 0 8쪽
14 새로운 당근의 새로움은 항상 각새롭고 토끼의 감은 사라져간다. 21.10.24 15 0 10쪽
13 결국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감각을 지우지 못했다 21.10.24 15 0 7쪽
12 흩날리는 발자국의 향연 속에서 당근은 동화되어간다. 21.10.24 12 0 7쪽
11 토끼의 나침반이 가르키는 길 그 위에는 무수한 발자국들이 흩린다 21.10.24 14 0 4쪽
10 토끼의 나침반은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다. 21.10.24 14 0 8쪽
9 토끼의 나침반 하지만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흔들린다 21.10.24 16 0 5쪽
8 새로운 당근은 토끼의 내일의 나침반이 되었다 21.10.24 13 0 5쪽
7 다시 또 찾아온 기회. 하지만 토끼 입에는 다른 당근이 물려있었다 21.10.24 13 0 6쪽
6 추억은 당근과 함께 사라지고 토끼는 다시 후각을 곤두세웠다. 21.10.24 17 0 6쪽
5 눈앞의 당근 하지만 토끼는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21.10.24 18 0 6쪽
4 추억의 향기 속 토끼는 생각을 한다. 21.10.24 21 1 7쪽
3 추억의 향기를 따라 다시 돌아가는 토끼 21.10.24 24 1 5쪽
2 눈앞의 당근에 휘둘리는 토끼 21.10.24 35 1 6쪽
1 마당을 나온 생각 많은 토끼 +1 21.10.24 88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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