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갈색인간 님의 서재입니다.

Red Soul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갈색인간
작품등록일 :
2018.08.16 18:46
최근연재일 :
2022.11.24 13:16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4,593
추천수 :
5
글자수 :
279,740

작성
22.10.05 12:41
조회
17
추천
0
글자
9쪽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6

DUMMY

“당신하고 센 사람 한 명이 절 도와줘요. 성 감옥을 찾아갈 거예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긱스 다섯 닢을 땅에 떨어트렸다. 그는 부하 한 명을 시켜 철그릇을 가져오게 했다. 남자는 철그릇을 손에 쥔 채 핀어 한 닢을 땅바닥에 떨어트렸다. 방 안에는 돈 소리만 울려 퍼졌다. 거부의 의미인가?


“돈은 집어넣어 두어라.”


“안 되는 건가요?”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돈은 필요 없다. 이 일은 우리와도 관계가 있고, 이 모든 유령들과도 관계가 있다. 황야의 바람들이 모욕 받고 있다. 소년, 지금 투숙하는 여관이 어디지?”


“이 분, 셰던 씨가 운영하는 ‘황야의 피신처’ 예요.”


“아침에 그곳으로 찾아가겠다. 내 이름은 ‘호센트 필립번드’ 라고 한다.


“제 이름은 에딘 크라잇이에요.”


그렇게 호센트와 간단한 인사를 끝으로 시체 안식소를 빠져나왔다. 모래바람은 여전히 세차게 불고 있었다. 나와 셰던 씨, 페코는 모래바람을 헤쳐 가며 무사히 여관으로 돌아와 테이블에 앉았다.


“아저씨, 내일 성 감옥 면회가 가능한가요?”


“성 감옥 면회? 감옥 면회는 가능할 거야. 근데 어떻게 찾아가게? 거기 가면 ‘나 잡아가시우.’ 하는 꼴 아니니?”


“얼굴은 변장하면 되니까요.”


“그럼 아침에 준비해서 나와라. 점심에 면회가 가능하니까.”


나와 셰던 씨는 그렇게 계획을 잡았다. 우리는 간단한 저녁을 먹은 후 방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라시인의 가방과 미의 가방에서 여성복을 잔뜩 꺼내 놓았다. 미는 여자니까 당연하다고 치고, 도대체 왜 이 녀석 배낭에 원피스가 들어있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나는 라시인의 가방에 있던 흰 원피스를 수상쩍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미의 배낭을 뒤질 때는 죄책감에 시달려 가며 뒤져야 했다. 가능하면 속옷을 집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하지만 새하얀 삼각형 천이 나왔을 때는 속으로 미에게 사과를 빌었다. 나는 그렇게 한참 뒤지다가 머리끈 하나를 찾아냈다.


“이게······이렇게 하는 게 맞던가?”


미의 푸른색 머리끈을 내 더벅머리에 어색하게 묶어 보았다. 정말 처참했다. 머리카락이 머리끈 사이로 빼죽하게 튀어나왔고, 두피가 상당히 당겨졌다. 게다가 어색하게 묶인 머리끈은 잘 풀리지도 않았고, 머리카락을 뽑아버리는 사태까지 일으켰다.


나는 눈물을 찔끔 흘리며, 머리카락이 잔뜩 꼬여있는 머리끈을 바라보다가 내 다리를 바라보았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꺼뭇꺼뭇 나 있는 다리털이 눈에 띄게 보였다. 이 다리털을 깎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침대에 드러누웠다. 페코는 짧은 꼬리를 흔들며 날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뭐냐고? 내일 변장 용품이지. 주제는 미녀가 될 수 없으면 추녀가 되어라.”


페코는 코를 벌렁거리다가 자신의 뒷발로 자신의 목을 긁었다. 나는 피식 웃고 베개를 끌어 당겨 머리에 베었다. 내일을 위해 긴장을 풀어두고 자야 한다. 내일은 긴장할 일이 많을 테니까.


일어나니 밖은 아직 달빛이 어슴푸레한 새벽이었다. 평소와 다르게 새벽부터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원피스와 머리끈을 집어 침대에 던져 놓고서 방을 나와 홀로 내려갔다. 페코도 슬그머니 일어나 나를 따라 내려왔다.


홀에는 덩치 큰 남자 둘이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호센트였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남자는 모흐하라 멘스 중 한 명이었다. 내가 인기척을 내며 내려오자 둘은 날 바라보았다. 나는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했다. 호센트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는 모흐하라 멘스는 큰 동작으로 팔을 흔들며 일어났다.


“안녕하십니까, 에딘. 저는 모흐하라 멘스의 짧은 별 ‘모티우스 필립번드’ 입니다. 어제는 형제 일 때문에 인사를 제대로 못 드렸습니다.”


그가 크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나는 그의 손을 잡았다. 웃을 때 살짝 드러나는 덧니와 짧은 머리. 그리고 뺨을 무섭게 장식하는 긴 흉터. 하지만 호쾌해 보이는 얼굴. 모티우스의 첫인상이었다.


“반가워요, 모티우스. 형제 분 상처는 괜찮나요?”


“덕분에 꽤 나아졌습니다. 아, 앉으시죠.”


모티우스는 내가 앉을 수 있도록 의자를 당겨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한다음 앉았다.


“성이 같은 걸 보니 두 분은 형제이신가 봐요?”


호센트는 인상을 찡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저런 신참 멍청이랑 엮여서 형제 소리 듣기 거북하군. 모흐하라 멘스는 같은 사막에서 태어나 같은 운명을 함께 하기 때문에 성을 같게 고친다. 피로 이어진 형제는 아니야.”


모티우스는 킬킬 웃으며 호센트의 어깨를 어깨로 쳤다. 호센트는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싫어하지는 않았다.


“위험할지도 모르는데 신참을 데려와도 되는 거예요? 모티우스한테는 죄송한 말이지만, 위험할 수도 있잖아요.”


“걱정 마세요. 그냥 막내라서 신참이라고 부르는 거지, 저는 이곳에 21 살에 들어와 5년이나 지냈단 말입니다, 하하.”


모티우스는 자신 있게 말했다. 나는 호센트를 바라보았다. 호센트는 나의 시선을 의식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모티우스의 실력은 나도 인정한다. 멍청한 것을 제외하고는. 아, 그러고 보니 또 실력 하나가 있지. 모흐하라 멘스의 불타는 허리라고······.”


“아차차, 호센트 형, 그건 아니지! 호센트 형이 한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세요.”


둘은 티격태격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들의 반대편에서 미소만 지었다. 밖에서 봤던 모흐하라 멘스들의 엄숙함은 어디 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 도플갱어 같은 건가? 다시금 드는 생각은, 일단 이 사람들과 함께 해도 좋을까?


호센트는 모티우스의 말을 중단 시키고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좋아,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는군! 나는 내가 세운 계획을 말했다.


“낮에 감옥으로 면회를 갈 거예요. 헬름 여동생으로 변장해서요. 그 덩치 큰 친구 봤어요?”


물론 헬름에게는 여동생이 없다.


“아, 그 덩치 가장 큰······. 알지. 우리가 할 일은 뭐지?”


“그냥 간단한 호위 기사 같은 거예요. 일단 잘 나가는 귀족인 척 해야 들어가기 쉬울 것 같거든요. 설마 제가 당신들에게 코디를 부탁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내가 농담으로 한 말에 갑자기 모티우스가 고개를 숙이고 끅끅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모티우스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모티우스는 웃음을 진정 시키며 말했다.


“호센트 형은, 끅끅, 코디도 말이지, 푸흐흑, 전에 호센트 형한테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러 가는 거였거든? 근데 그 옷이······, 푸하하하핫!”


모티우스는 결국 말을 다 끝마치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호센트는 모티우스를 웬 미친 소리냐는 듯이 바라보다가 얼굴을 붉힌 채 모티우스의 뒤통수를 쳐올렸다. 물론 뒤통수를 쳐올렸다고 모티우스가 웃음을 멈춘 것은 아니었다.


“아침은 드시고 오셨나요, 두분?”


나는 조심스레 두 모흐하라 멘스에게 물었다.


“간단히 먹고 왔다.”


“그래요? 전 방금 일어나서······. 죄송한데, 밥 좀 먹어도 될까요?”


“물론.”


셰던 씨는 밀린 설거지를 하고 나왔는지 손이 젖어 있었다. 나는 그가 나오자마자 간단한 아침을 부탁했다.


“혹시 유그드타를 알고 있는 남자가 그 푸른 머리 남자인가? 팔에 화살을 맞았던 그 남자. 예의도 알고 있고 말이야.”


호센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말로 대답해 주고 싶었지만, 입 안에 빵이 잔뜩 있었다.


“어쩐지 그에게서 이상한 느낌이 있었다. 어디선가 만나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


“라시인을 그전에 만나 본 적이 있어요?”


씹던 빵을 삼키고 물었다. 모티우스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슬그머니 내 스프를 떠먹었다.


“라시인?······라시인······들어 본 적 없는 이름이야. 전에 만난 것 같지는 않은데, 뭔가 낯설지 않아.”


호센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두툼한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약하게 두드렸다. 나는 다시 식사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동안 두 사람은 자신들과 우리를 습격한 괴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녀석들 발음이 약간 브리언트 쪽 억양 같았어. 그렇지 않아, 형?”


“확실히 브리언트 국 억양이었어.”


“그럼 브리언트 국에서 여기로 왔다는 건가? 꽤 거리가 먼데?”


“곤트러스 국으로 넘어왔겠지. 근데 왜 이 주위를 돌아다니는 건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Red Soul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레인저 미, 10 부분을 좀 더 늘립니다. 18.08.28 72 0 -
62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8 22.11.24 8 0 10쪽
61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7 22.11.23 11 0 10쪽
60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6 22.11.22 10 0 10쪽
59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5 22.11.21 14 0 10쪽
58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4 22.11.16 12 0 13쪽
57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3 22.10.21 18 0 9쪽
56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2 22.10.20 15 0 9쪽
55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1 22.10.19 17 0 9쪽
54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4 22.10.18 14 0 7쪽
53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3 22.10.17 13 0 7쪽
52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2 22.10.14 14 0 9쪽
51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1 22.10.12 14 0 9쪽
50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0 22.10.11 17 0 9쪽
49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9 22.10.08 18 0 10쪽
48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8 22.10.07 17 0 10쪽
47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7 22.10.06 19 0 9쪽
»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6 22.10.05 18 0 9쪽
45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5 22.10.04 16 0 9쪽
44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4 22.10.03 17 0 10쪽
43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3 22.09.30 25 0 9쪽
42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2 22.09.29 18 0 10쪽
41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1 22.09.28 16 0 10쪽
40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0 22.09.26 17 0 10쪽
39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9 22.09.23 16 0 9쪽
38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8 22.09.21 20 0 9쪽
37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7 20.02.15 37 0 10쪽
36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6 20.02.14 33 0 9쪽
35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5 20.02.14 40 0 9쪽
34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4 20.01.17 44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