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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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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인간
작품등록일 :
2018.08.16 18:46
최근연재일 :
2022.11.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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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740

작성
22.10.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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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3

DUMMY

“이봐, 오히려 그쪽으로 가는 게 더 위험할 것 같은데. 아까 같은 놈들이야 그냥 작살을 내놓으면 되지, 클로우자막스 동굴로 가? 그것도 멀리 돌아가는 길로?”


“이 멍청한 곰 같으니. 우리가 상대해야 할 건 이제 시시껄렁한 경비대원들이나 몬스터, 산적 같은 놈들이 아니라고. 아까 그 병사들은 훈련도 안 된 놈들이었어.”


헬름은 인상을 찡그리고 라시인을 바라보았다. 한참 걷다가 헬름이 멈춰서 말했다.


“야, 좀 묻자. 생각해보니까 수도로 가는 이유가 뭐야? 에딘을 납치해놓고?”


어? 그러고 보니 그렇네? 미는 불안한 눈빛으로 헬름과 라시인을 번갈아 바라보았고, 라시인은 입을 꾹 다물고선 답해주지 않았다.


“지금 말 안 하겠다는 거야?”


라시인은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걸었다. 헬름은 ‘황야의 피신처’ 숙소 안으로 들어가려는 문을 막아섰다. 황야의 피신처 안에 들어간 미와 나는 헬름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지금 어린 애처럼 뭐하는 거야?”


“라시인, 내 물음에 답 해줄 때까지는 못 들어간다. 미는 레인저가 전멸한 상황을 알리러 가는 것이고. 나랑 에딘은 우리 영지민들을 오크에게서 구해줄 토벌대를 요청하러 가는 길이야. 넌? 넌 목적이 뭐야? 어떤 목적인지, 어떤 속셈인지도 모를 녀석을 동료로 계속 데리고 가는 건 꺼림직 해.”


“지금 한 판 하자는 거야?”


라시인은 헬름을 향해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그래 한 번 붙어보자. 들어올 수 있는지 한 번 봐 보자고.”


헬름은 여관 안을 바라보고 주저앉았고, 라시인도 그와 등을 맞대고 앉았다. 헬름은 안에 있는 우리를 바라보면서 콧방귀를 뀌었다. 미는 한심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은 뒤 방으로 들어갔다.


우리를 맞이하기 위해 나온 셰던 씨는 두 남자의 행동에 적잖이 당황했다. 나는 셰던 씨에게 맥주를 부탁한 후 테이블에 앉았다. 셰던 씨는 내 앞에 맥주잔을 내려놓고선 두 남자에게 다가갔다.


“저기 두 분 이러시면 올 손님도 못 들어올 텐데.”


“제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마십시오.”


“아니······. 후우, 모르겠군요.”


헬름의 단호한 표현에 셰던 씨는 고개를 저으며 주방 안으로 물러갔다. 나는 맥주를 들이키며 고집쟁이들을 바라보았다. 둘 중 아무도 먼저 일어나지 않겠다는 기세였다.


잠시 후 몇 사람이 여관을 기웃거렸고, 몇 명은 직접 들어오려고 했다. 헬름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이지도 못한 방식으로 손님들을 접대했다.


“뭐야?”


라시인이 인상을 찡그리며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물론 ‘뭐야?’ 는 본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찌른 헬름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라시인의 찡그린 표정은 맛 좋은 술집을 찾아온 죄 없는 영지민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아뇨, 아닙니다.”


영지민들은 그저 당황한 표정으로 몸을 돌려 도망쳤다. 크흐마크 영주의 말로까지 들었을 사람들이 겁을 안 먹었을 리 없었다. 셰던 씨가 보면 땅을 치겠군.


보다못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둘에게 다가갔다.


“인마, 그만해! 셰던 씨가 보면 어쩌려고. 민폐 그만 끼치고 들어와서 맥주나 마셔! 라시인도 언젠가 말하겠지. 점점 이것저것 얘기하고 있잖아.”


헬름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라시인은 헬름에게 조소를 날리곤 여유롭게 자리에 들어왔다.


“이봐요, 셰던!”


“예이, 예이, 헬름. 두 분 화해는 하셨습니까?”


“화해는 무슨, 속 좀 풀게 맥주 한 잔 주세요. 아이고, 속이야!”


헬름의 말에 셰던 씨는 웃음을 지으며 맥주 두 잔을 가져와 테이블 위에 올렸다. 헬름과 라시인은 맥주를 쭉 들이켰다.


나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빠져나와 짐을 챙기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적어도 맥주를 쥐어주면 덜 싸우겠지.



다시 돌아와서 기쁘다는 덩치 큰 개, 페코를 진정시키고 일행들의 짐을 싸서 내려가자, 미가 테이블에 합석해 있었다.


“에딘, 빨리 일어나야 될 것 같네요. 이번에는 술 대결이에요.”


미가 체념했다는 듯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두 사람은 잔을 빠르게 비우고 있었고, 내려놓으면 셰던 씨는 곤란하면서도 표정으로 잔을 바꿔주었다.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노려보다가 다시 들이켰다.


“라시인! 오늘 출발해야 한다면서, 네가 말했잖아?”


나의 중재에 라시인은 인상을 찡그리고선 헬름의 맥주잔을 힐끔 본 다음, 다시 들이키기 시작했다. 중재는 씨알도 안 먹혔다는 것이었다.


‘쾅!’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한 영지민이 문 앞에 서 있었고, 그 뒤로는 경비대원 둘이 서 있었다. 아마도 문 앞을 막고 있던 모습에 경비대원을 데려온 모양이었다.


“저기 덩치 큰 사람하고, 맥주 얼굴에 붓고 있는 사람! 둘이서 문 앞을 막고 있었습니다! 댁들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몰라도, 여긴 우리 영지란 말이야!”


총체적 난국이 이런 상황을 말하는 것이리라.


영지민의 뒤에 있던 경비대원 둘은 제리포와 드포넌트였다. 둘은 당혹스러운 표정만 짓고 있었다. 그때 헬름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네가 졌어, 라시인! 얼마나 취했으면 술을 얼굴에 붓고 있냐!”


헬름이 일어나자, 영지민은 본인에게 다가올 줄 알고 겁에 질려있었다.


“시끄러워, 안 취했어! 저 문 소리 때문에 놀라서 쏟은 것 뿐이야.”


“놀라서 쏟아? 핑계를 대려면 적당한 걸 대야지! 어···? 근데···”


헬름은 갑자기 여관 문 앞의 제리포, 드포넌트, 영지민을 보고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에딘 너 어디 나갔다 오냐? 근데 왜 3명이지?”


어이구 취해도 제대로 취했군. 나는 헬름의 옆으로 다가가 어깨를 툭툭 쳤다.


“야, 헬름. 정신 차려. 나 여기있어. 맥주 몇 잔 마셨다고 이렇게 취한 거야?”


“잉? 어, 에딘? 4 명? 그리고 이거 맥주 아니다?”


맥주가 아니라고? 나는 헬름이 남긴 맥주잔을 들어 냄새를 맡아본 뒤에 한 모금 마셔보았다. 씁쓸한 냄새로 보아서는 맥주는 아니었다.


“캭캭! 이게 뭐야? 뭐길래 이렇게 독해?”


“선인장 주. 온 김에 마시고 가 줘야지.”


라시인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후, 제리포에게 다가가 두 어깨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그러니까, 에딘. 여행에는 가끔 이런 여유가 필요한 거야.”


지금 누굴 보고 말하는 거야? 이런 독한 술을 맥주잔에 넣고 마셨으니 저 모양이지.


셰던 씨는 어쩔 수 없었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고는, 불만을 터트리던 영지민 손에 맥주를 쥐어주며 달래놓았다.


라시인은 셰던 씨가 가져다준 냉수를 마시고서는 말했다.


“그럼 어쨌든 우리는 지금 갈 거야. 에딘, 짐 다 가져왔어?”


“거기 우리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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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7 22.11.23 10 0 10쪽
60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6 22.11.22 9 0 10쪽
59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5 22.11.21 13 0 10쪽
58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4 22.11.16 12 0 13쪽
57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3 22.10.21 17 0 9쪽
56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2 22.10.20 14 0 9쪽
55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1 22.10.19 16 0 9쪽
54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4 22.10.18 13 0 7쪽
»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3 22.10.17 13 0 7쪽
52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2 22.10.14 13 0 9쪽
51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1 22.10.12 13 0 9쪽
50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0 22.10.11 17 0 9쪽
49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9 22.10.08 17 0 10쪽
48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8 22.10.07 17 0 10쪽
47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7 22.10.06 19 0 9쪽
46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6 22.10.05 17 0 9쪽
45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5 22.10.04 15 0 9쪽
44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4 22.10.03 16 0 10쪽
43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3 22.09.30 24 0 9쪽
42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2 22.09.29 18 0 10쪽
41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1 22.09.28 16 0 10쪽
40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0 22.09.26 16 0 10쪽
39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9 22.09.23 16 0 9쪽
38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8 22.09.21 20 0 9쪽
37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7 20.02.15 36 0 10쪽
36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6 20.02.14 33 0 9쪽
35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5 20.02.14 39 0 9쪽
34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4 20.01.17 4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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