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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인간 님의 서재입니다.

Red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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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인간
작품등록일 :
2018.08.1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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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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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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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2

DUMMY

아무래도 크흐마크 영주의 정신이 돌아온 모양이 아닌 것 같다. 호센트의 검 앞에서 무슨 생각인지는 몰라도 미친 듯이 떠들고 있는 크흐마크 영주를, 호센트는 차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차분을 떠나 차가웠다.


“이미 네 마누라는 성노리개로 쓰다가 팔아버렸고, 아들은 노예 시장에서 미친 마법사에게 팔았다! 네 전 무느미 영주는 알지? 브리언트 국과 내통 혐의로, 내가! 내가 목을 잘랐지. 너도 봤을 거야! 네 녀석의 목도 베었어야 했는데······. 흐흐흐, 이 더러운 도적놈들!”


호센트는 여전히 아무 말 않고 와인을 꺼내 병마개를 열었다. 호센트를 욕하고 있던 크흐마크 영주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호센트를 바라보았다.


“저 녀석은 브리언트 국과 내통하던 주인을 모시던 자야! 스파이나 다를 바 없지! 저것을 도왔다니, 너희들도 전부 간첩이다! 그래, 날 직접 보니 네 죄가 떠오르지? 술이 아니면 못 버티겠지?”


“너도 브리언트 간첩들을 병사로 쓰고 있······.”


헬름이 크흐마크 영주에게 주먹을 들어 올리자, 호센트는 고개를 저었다. 호센트는 조용히 크흐마크 영주의 손에 와인병을 쥐어주었다.


“그래, 목이 타는군. 나에게 잘 하면 조용히 없던 일로 하지. 내 사과도 하마.”


도대체 무슨 믿는 구석이 있는 건가? 영주는 와인을 병 채 들이켰다. 한참 삼키는 소리가 들리고선 빈 병이 바닥을 굴렀다.


“기억하는가?”


드디어 호센트가 입을 열었다. 영주는 눈을 가늘게 뜨고선 호센트를 바라보았다.


“6 년 전 당신이 무느미 영주의 와인에 수면제를 타게 했지. 물론 내 부하를 통해서. 부하는 나한테 어떻게 해야 할 지 물어보더군. 그래서 세 번째 술 저장통 맨 끝 오른쪽 구석에 있는 가장 독한 와인에 타라고 했지.”


“어쩐지 잠에 들지 않아서, 곤란했지. 입을 막았어야 했는······.”


“조용히 입 다물고 있지 그래?”


크흐마크 영주는 벌떡 일어나려다가 중심을 잃고서는 뒤로 쓰러졌다. 호센트는 크흐마크 영주의 뒷덜미를 잡고 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헬름과 나, 미는 유그드타를 처리하게 위해 몸을 돌렸다. 저 녀석 때문에 얼마나 잠을 못 잤던가. 숙소에서부터 감옥까지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어!


“으이? 없다······? 야! 야! 야!”


유그드타가 옷장에서 사라져 있었다. 크흐마크 영주에게 눈이 팔려있을 때 나간 것이었다. 우리는 급히 술 저장고를 뛰쳐나왔다. 모흐하라 멘스에게 붙잡혔을 수도 있지만, 마법을 써서 따돌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봐! 유그드타아아아!”


다행히 그는 멀리 가지 못하고, 1층 홀 가운데에 서 있었다. 오히려 도망을 가지 않고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허공을 빤히 바라보다가 우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주저앉아서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악! 오지 마! 난 더 살고 싶어! 제발 저 위에 괴물들 좀 치워줘! 아악! 아아악! 내 다리!”


손을 마구 내젓던 그는 갑자기 다리를 붙잡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굴렀다. 저게 대체 뭐하는 짓이지? 크흐마크 영주처럼 미친 척이라도 하려는 건가?


“어떻게 된 거예요, 호센트?”


뒤에서 크흐마크 영주를 끌고 오던 호센트에게 물었다.


“황야의 기사들이 움직이고 있군.”


“황야의 기사······? 유령?”


호센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폐인이 되어가는 유그드타를 불쌍하게 바라보았다. 인위적인 유령을 만들어 돈 좀 벌려 하더니, 진짜 귀신한테 시달리는 벌을 받다니.




우리가 성 밖으로 나오자, 떠들고 있던 모흐하라 멘스들과 경비병들의 눈은 모두 한 곳을 보며 침묵했다. 모두의 시선은 호센트가 끌고 있는 크흐마크 영주에게 쏠려 있었다.


“히이~하~호!”


모티우스는 자신의 도끼를 빙빙 돌리다가 말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말은 순간 놀라 앞으로 튀어나갔다. 말과 모티우스는 우리 주위를 뱅뱅 돌기 시작했고, 그의 뒤로 다른 모흐하라 멘스들이 각자의 무기를 하늘 높이 들고선 따라 돌았다.


“이야히호! 파흐브 강을 가로질러 왔다! 이야~후우! 이 이상의 고통도 절망도 없다!”


어라? 저거 어디서 꼭 들어온 가사 풍인데? 헬름은 미소를 짓고선 발을 구르며 박자를 타기 시작했다.


“승리! 승리가 있으리라! 푸른 두건 질끈 묶고 모래바람의 소리에 취해 우리는 달리리라! 후하하! 간다! 간다! 간다! 모래 바람 속으로! 모래바람 속으로! 우린 황야의 기사! 승리의 모래 바람은 적을 가르리오오!”


“맥주를 가지고 나올 걸 그랬어.”


헬름은 후회하며 발을 굴렀다. 나는 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꾹 찔렀다.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을 것 같은데? 어서 빨리 들어가 봐. 원곡도 길으니까. 술을 마시고 나와도 끝나지 않을걸?”


“그럼 여기서 꼼짝말고 기다려. 가지고 나올테니까.”


그리고 그는 다시 성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맥주통을 양 어깨에 지고서 나오는 그를 볼 수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마시려고 양 어깨에 짊어지고도 또 들어가려 하는 거야?


몇 모흐하라 멘스들은 그의 모습을 보고 환호를 지른 후 그를 돕기 위해 말에서 내렸다.


“이봐, 다 술통으로 달려들면 어쩌자는 거야? 잡아 놓은 것은 누가 보려고?”


유그드타를 끌고 있던 라시인이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호센트는 걱정 말라는 듯이 말했다.


“감옥 하나가 방금 빈 것 같군. 저기 자네 동료들 아닌가?”


오, 이런! 제리포, 드포넌트! 두 남자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머뭇머뭇 걸어오고 있었다. 감옥에 그대로 두고 나온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헬름이 맥주잔을 건네자 두 사람의 표정이 펴졌고, 주변에 있던 다른 경비원들도 그들에게 다가가며 인사를 건넸다.


“기억난다, 기억나. 너······.”


유그드타가 입을 열었다. 호센트와 라시인은 그를 내려다보았다.


“네가 왜 여기 있지. 분명 너는 죽었을 텐데.”


호센트는 라시인을 바라보았다. 라시인은 씁쓸한 표정을 짓더니 어깨를 으쓱였다.


“유령이라고 생각해 둬.”


그렇게 말하고선 모흐하라 멘스들에게 그들의 신변을 맡겼다. 두 사람은 우리가 있던 감옥의 옆방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호센트는 두 사람이 감옥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서는 입을 열었다.


“뭐 자네는 자네 사정이 있을 거고······. 아무리 그래도 크흐마크 영주를 우리 손으로 직접 처리할 수는 없어. 어쨌든 귀족이니까. 수도로 가야겠지. 그쪽들 인원으로 끌고 갈 수는 없을 거고.”


“그렇지. 누군가를 끌고 갈 여유는 없어.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애도 있는 마당이야.”


아마 그 애는 나일 것이다. 호센트는 피식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앞가림은 잘 하다만, 너무 과하게 나가더군. 크흐마크 영주와 유그드타는 우리가 데려갈 수밖에 없군.”


“잘하면 수도에서 만날 수도 있겠네.”


“다른 길로 갈 예정인가?”


“우리는 클로우자막스 동굴을 통해 갈 거야.”


호센트는 맥주를 마시다가 놀란 눈으로 라시인을 바라보았다.


“위험할 거다. 차라리 우리와 함께 비스티유 영지를 통해 라이트 로드를 타고 가는 것이 어떤가? 자네들도 나름대로 한 몫 하니까, 우리한테 방해는 안 될 거다.”


“고맙지만, 거절하겠어. 위험할 거야. 워낙 위험한 시선을 많이 받는 일행이거든. 우리는 따로 클로우자막스 동굴을 통해 가는 게 나아.”


“그쪽 생각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지. 언제 출발할 생각이지?”


“오늘 숙소로 돌아가는 대로?”


어라? 내 맥주잔이 어째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나는 라시인과 호센트의 대화를 듣는 것을 멈추고 내 손에 들린 맥주잔을 돌아보았다.


“우아악! 으아악! 뭐야? 뭐야! 이 말은? 왜 내 맥주를 마셔?”


내 손에 들린 맥주를 마시던 갈색 말은 이를 드러내고 푸르르 거리다가 갈기를 거세게 흔들었다. 모흐하라 멘스는 나의 비명에 돌아봤다가, 비명의 원인을 알게 되자 배를 부여잡고 웃었다.


“저 말 모티우스의 말이잖아? 이봐, 모티우스! 네 말이 또 술 마신다!”


헬름의 옆에서 맥주를 마구 부어마시고 있던 모티우스가 비틀거리며 걸어왔다. 그리고 말의 목을 두 팔로 껴안고선 뭐라 중얼거리다가 바닥에 드러누웠다.


황야의 기사들의 노래와 작은 축제는 마무리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끝나갈 쯤에 빠져나와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다.


“어이, 곰. 그때 봤지? 고로랜티드 마을에서 에딘을 공격한 녀석과, 이번에 에딘과 우리를 노리는 녀석들을?”


“그래, 아주 똑똑히 봤지.”


“아마 가는 길에는 똑같은 녀석들이 더 있을 거야. 아까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라이트 로드로 수도를 가는 게 아니라 클로우자막스 동굴을 통해 갈 생각이다.”


작가의말

따란, 잘 부탁드리빈다!!... 킹아!

얼마 안 남았습니다, 이번 챕터...너무 기네요.

생일입니다. 선호작이랑 추천 선물로 주세요, 헤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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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8 22.11.24 8 0 10쪽
61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7 22.11.23 10 0 10쪽
60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6 22.11.22 9 0 10쪽
59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5 22.11.21 14 0 10쪽
58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4 22.11.16 12 0 13쪽
57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3 22.10.21 18 0 9쪽
56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2 22.10.20 15 0 9쪽
55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1 22.10.19 17 0 9쪽
54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4 22.10.18 14 0 7쪽
53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3 22.10.17 13 0 7쪽
»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2 22.10.14 14 0 9쪽
51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1 22.10.12 13 0 9쪽
50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0 22.10.11 17 0 9쪽
49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9 22.10.08 18 0 10쪽
48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8 22.10.07 17 0 10쪽
47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7 22.10.06 19 0 9쪽
46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6 22.10.05 17 0 9쪽
45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5 22.10.04 16 0 9쪽
44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4 22.10.03 17 0 10쪽
43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3 22.09.30 25 0 9쪽
42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2 22.09.29 18 0 10쪽
41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1 22.09.28 16 0 10쪽
40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0 22.09.26 17 0 10쪽
39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9 22.09.23 16 0 9쪽
38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8 22.09.21 20 0 9쪽
37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7 20.02.15 37 0 10쪽
36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6 20.02.14 33 0 9쪽
35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5 20.02.14 40 0 9쪽
34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4 20.01.17 4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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