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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인간 님의 서재입니다.

Red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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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인간
작품등록일 :
2018.08.16 18:46
최근연재일 :
2022.11.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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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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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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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1

DUMMY

“라시인이다. 저기 브리언트 녀석들 죽이지는 말고 무장 해체 시킨 다음 어디 풀어놔. 우리들은 영주랑 마법사 놈들을 잡고 오도록 하지.”


“알겠다. 마음대로 해라.”


두 남자의 대화는 자기 할 말들만 툭툭 내뱉고서는 끝났다. ‘무리하지 않으셨나요?’ ‘아이고 제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그나저나 그쪽은······.’ 같은 정겨운 격려의 말은 한 마디도 없었다.


라시인은 성쪽으로 걸어가며 호센트에게 말했다.


“일찍 끝난다면 성 안으로 들어와서 영주와 대화를 나눠봐.”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아까 전까지는 있었다는 표정이었어. 들어가자.”


우리는 브리언트 국 전사를 들어 올리는 호센트를 뒤로하고 성 안으로 들어갔다. 1층 홀에는 한 마리 쥐도 보이지 않았다. 다 도망친 홀 안에서 헬름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이렇게 방이 많은데 술 저장고를 어떻게 찾냐?”


“아무나 붙잡아서 물어보면 알겠지.”


“그러면 라시인 네 말대로 아무나 붙잡아서 물어보자. 아무도 없는데 누구한테 물어볼거냐?”


라시인은 헬름에게 ‘넌 내가 봤던 그 어떤 곰보다도 한심해!’ 라는 문장을 담은 것 같은 눈빛으로 헬름을 바라본 다음, 브리언트 국 병사에게서 빼온 검을 뽑아들었다. 그러자 헬름은 소스라치며 뒷걸음질 쳤다.


“지금 내가 그 말 했다고 싸우려는 거야? 그렇게 네 자존심에 금을 그었어?”


그러자 라시인은 무슨 소리냐는 듯 헬름을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이며 방 문 중 하나에 다가갔다. 그리고 문고리를 잡고선 크게 흔들었다. 방은 굳게 닫혀있었고, 라시인은 살짝 뒤로 물러난 뒤에 자세를 고쳐 잡았다.


‘쾅!’


심호흡 후 문을 걷어차니 우지끈하며 문고리가 나가 떨어졌다. 내가 저 짓을 했다면, 지금쯤 발을 부여잡고선 동동 구르고 있었겠지.


“흐, 흐아아악!”


고함을 지르며 마구잡이로 검을 휘두르며 문 밖으로 하인이 튀어나왔다. 라시인은 여유롭게 하인의 어설픈 검을 피한 뒤에 빠르게 검을 쳐냈다. 하인의 손에서 떨어져나간 롱소드는 테이블에 예리하게 꽂혔다.


“봤냐?”


헬름을 보며 놀리듯 말하는 라시인. 헬름은 씩씩거리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미는 “그럴 수도 있지요.” 라며 헬름을 위로했다.


라시인을 공격하려다가 볼품없이 무장 해제가 된 하인은 팔이 저린지 검을 붙잡고 있던 팔을 잡고 신음하고 있었다. 나라도 라시인과 검을 나눴다간 저 꼴이 되어 있겠지.


“나리, 나리. 죄송합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저는 그저 영주의 일개 하인일 뿐입니다!”


하인은 라시인이 다가오자 급히 무릎을 꿇고선 엎드렸다. 라시인은 엎드려 있는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죄를 묻거나 죽이려고 온 게 아니야. 술 저장고가 어디인지 아는가?”


“예, 예! 물론이죠! 저 계단을 올라가서 3층 왼쪽으로 맨 끝 방에 있습니다! 가는 길에 응접실이 있습니다. 확실합니다.”


“그래? 알겠다.”


라시인은 들었냐는 듯이 다시 우리를 돌아보았고, 헬름은 뭘 보냐는 듯이 주먹을 치켜올렸다.


우리는 급히 계단을 올라갔다. 응접실이 보였고, 몇몇 하인들이 1층에서 소리를 듣고선 슬그머니 문을 열고 지켜보고 있었다. 공격할 의사는 없어 보였다. 오히려 우리가 지나가자마자 계단을 타고 도망치는 모습만 보였다.


“저기에 영주와 유그드타가 끼어있으면 어떻게 하지?”


헬름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라시인은 별 거 아니라는 듯이 답했다.


“유그드타 얼굴이라면 내가 잘 알아.”


곧 방 끝의 문이 보였고, 라시인은 문이 잠겼는지 열려있는지 확인했다. 문고리를 돌리자 문이 열렸다. 라시인은 술 저장고를 둘러보며 말했다.


“브리언트 놈들이 말한 세 번째 술 저장통이 열려있군. 속은 건가?”


“뭐? 그럼 유그드타랑 영주는 도망쳤다는 거 아냐?”


“아니, 에딘. 도망치지는 않았을 거야. 밖에 모흐하라 멘스들이 진을 치고 있는데, 어떻게 나가겠어. 분명 오래 버틸 수 있는 식량이 있고, 찾기 어려운 성 구석에 숨어있을 거야. 계속 찾아봐야겠는걸.”


그러고는 라시인은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미가 뒤를 따라 나갔고, 헬름은 짜증을 내며 술 저장고에서 서성거렸다.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까. 뭐 알아서 모흐하라 멘스가 잡든, 라시인 저놈이 잡든······. 우리는 한 잔만 마실까?”


다른 일행이 봤다면 정신 나간 짓이라고 했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술과 별개로 그냥 갈증이 난 상태라고 합리화가 가능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헬름은 열려있는 세 번째 술 저장통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술 저장통 안에는 와인 담은 병들과, 맥주를 담은 통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헬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맥주가 담긴 통을 괴력으로 뜯어내고선 큼직한 두 손으로 맥주를 퍼서 들이켰다.


나는 와인병 하나를 집었다가, 다시 와인병을 내려놓고선 헬름에게 다가갔다. 맛도 제대로 모르는 와인을 지금 마셔봤자 뭘 알겠어.


“헬름, 저기 멀리 있는 맥주통을 가져온 거 아니지?”


그에게 가는 도중에 저장통 구석에 빈 공간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곳만 맥주통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비어 있었다. 헬름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뭐하러 저기까지 가서 꺼내오냐? 바로 앞에 있는 거 뜯은 건데.”


하긴 저기서 맥주통을 꺼내오려면 다른 통 위를 밟고 가서 무거운 맥주통을 들고 돌아와야 했다. 헬름이 아무리 괴력의 소유자라도 그런 귀찮은 짓은 안 할 것이다.


나는 그 빈 공간으로 향하는 통들의 윗면을 살펴보았다. 몇 맥주통 위 먼지에 신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하인들이 몰래 훔쳐 마시려고 저기서 가져온 걸까?”


헬름은 잠잠히 보고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맥주가 묻은 손을 탈탈 털며 말했다.


“라시인한테도 맥주 한 잔 마시라고 해야 겠구만. 맥주가 도망가는 것도 아니니, 찾아보고 올게.”


“도망갈 수도 있지.”


“잘 보고 있으라고, 도망 못 가게.”


그렇게 말하며 헬름은 방을 잽싸게 나갔다. 나는 검 손잡이를 잡고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통 속에서 누가 튀어나오지는 않겠지?


“미친 자식들, 이런 상황에서 무슨 술이야? 아주 별 짓을 다하는군.”


그리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라시인 일행이 다시 들어왔다. 라시인은 문을 잠그고서는 불평을 쏟아내는 연기를 하며 술통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서는 살금살금 빈 공간까지 내려간 후, 술 저장통의 벽을 짚었다.


“이거 술 저장통 나무가 좋은데?”


라시인은 그렇게 말한 뒤 재빠르게 갈라진 틈 사이로 단검의 끝을 꽂았다. 단검을 비틀자 틈 사이가 열리며 숨겨진 작은 나무 문이 열렸다. 나무 문 뒤로는 작은 방이 있었다. 그는 방 안으로 들어간 후, 방 안을 살펴보며 말했다.


“없군.”


나와 헬름은 길목에 있는 맥주통을 치우고 나서 방에 들어갔다.


“뭐 뻔하지.”


작은 방의 구석에 있는 옷장을 바라보며 라시인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옷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 옷장 안에는 크흐마크 영주로 보이는 남자와 유그드타가 쪼그려 앉아있었다. 얼마나 급했으면 둘이서 저 좁은 공간에 겨우 앉아 있을까?


문이 열리자 크흐마크 영주가 잠깐 당황하더니, 라시인의 목을 조르기 위해 뛰어들었다. 라시인은 몸을 살짝 틀어 영주를 피했고, 크흐마크 영주는 옷장에서 떨어져 바닥을 처참하게 나뒹굴었다.


유그드타는 겁먹은 눈으로 몸을 잔뜩 웅크리고는 우리와 크흐마크 영주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도 적당히 정리 됐군.”


주위를 둘러보며 미와 들어온 남자는 호센트였다. 라시인은 크흐마크 영주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영주는 땅에 얼굴을 호되게 부딪친 모양인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오랜만이군, 크흐마크 씨?”


라시인은 호센트의 눈치를 보다가, 크흐마크 영주를 의자에 앉혀놓고선 호센트를 바라보았다. 정신이 돌아온 영주 역시 호센트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미친 사람마냥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하, 푸흐흐흐······. 호센트 콜펜! 드디어 얼굴을 보는군. 도적질이나 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직접 얼굴을 보게 될 줄은 몰랐군. 이 성의 옛 경비대장은 어떻게 됐지? 네 마누라랑 아들은? 우하하하핫! 무느미 영지의 정의의 기사라고 떠들던 녀석이······왜 내 성에 들어와 있는 거야!


작가의말

오래 읽어야 재미있는 글이에용...그럴,,,거예요 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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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8 22.11.24 8 0 10쪽
61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7 22.11.23 10 0 10쪽
60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6 22.11.22 9 0 10쪽
59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5 22.11.21 14 0 10쪽
58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4 22.11.16 12 0 13쪽
57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3 22.10.21 18 0 9쪽
56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2 22.10.20 15 0 9쪽
55 5, 마법사의 고뇌는 길다 - 1 22.10.19 17 0 9쪽
54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4 22.10.18 14 0 7쪽
53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3 22.10.17 13 0 7쪽
52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2 22.10.14 14 0 9쪽
»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1 22.10.12 14 0 9쪽
50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20 22.10.11 17 0 9쪽
49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9 22.10.08 18 0 10쪽
48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8 22.10.07 17 0 10쪽
47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7 22.10.06 19 0 9쪽
46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6 22.10.05 17 0 9쪽
45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5 22.10.04 16 0 9쪽
44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4 22.10.03 17 0 10쪽
43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3 22.09.30 25 0 9쪽
42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2 22.09.29 18 0 10쪽
41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1 22.09.28 16 0 10쪽
40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10 22.09.26 17 0 10쪽
39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9 22.09.23 16 0 9쪽
38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8 22.09.21 20 0 9쪽
37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7 20.02.15 37 0 10쪽
36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6 20.02.14 33 0 9쪽
35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5 20.02.14 40 0 9쪽
34 4, 황야의 기사단 노래 - 4 20.01.17 4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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