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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벌 님의 서재입니다.

크루세이더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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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벌
그림/삽화
최고재벌
작품등록일 :
2024.02.04 21:46
최근연재일 :
2024.07.0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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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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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05. 카마르그로.

DUMMY

105. 카마르그로.


원로원 회의에서 개발 계획이 의결된 후 상황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길잡이를 구하고 전쟁을 준비했다.

아를 상회의 대형 상선은 전투선으로 개조되었다.

외부적으론 큰 차이가 없었다.

적재 구역이 선실로 변경된 것뿐이다.

그 일로 병사를 150명 정도 더 실을 수 있었다.

그 사이에 조선소에서 소형갤리선이 하나 더 진수(進水)되었다.

대형 상선은 한창 건조 중이었다.

새끼 돼지 가문도 전쟁을 준비했다.

식량을 사들이고 있었다.

전쟁에 보급은 필수였다.

그것이 바다라 할지라도···.

아를의 상인이 식량을 공급했다.

그런 소식은 빠르게 카마르그에 전달되었다.


“항복한 마을이 12개입니다.”


해적질보다 어업과 벼농사, 염전에 집중하는 곳이었다.


“전쟁을 준비하는 곳은 7곳입니다.”


해적이 주 수입인 곳이었다.

그들은 쉽게 무릎을 꿇을 생각이 없었다.


“7개 마을이 연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외부의 적은 내부를 뭉치게 했다.

평상시에 서로 싸우던 이들도 전쟁을 앞두고 힘을 합쳤다.


“다른 이들은?”

“그들은 당연히 주군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카마르그에 사라센 해적만 사는 건 아니었다.

기독교인도 살았다.

카마르그는 기름진 삼각주의 땅이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사는 이들이 있었다.

북쪽에 흐르는 작은 론(쁘띠 론느)강 주변에 모여 있었다.

그런 마을만 9개였다.

먹고 살기 위해 카마르그에 들어와서 살고 있지만···.

인근에 사는 사라센 해적은 언제나 위협이었다.

베르트랑이 카마르그를 개발한다는 말에 환영했다.

기꺼이 보호비(타유)를 내기로 결정했다.

카마르그 해적 소탕에도 한몫 거들기로 했다.


“언제 시작하실 것입니까?”


에드몽과 레온 선장이 물었다.

각각 육군과 해군 사령관이었다.


“준비를 충분히 갖춘 후 천천히 진행하지.”


베르트랑이 전쟁을 미루는 것에 의문이 들었지만···.


“알겠습니다.”


받아들였다.

주군이 뭔가 의도가 있을 것이라 믿었다.


***


-이번 싸움은 급한 사람이 지는 거야.-

-우리의 손해도 만만치 않은데···.-


우선 아를 상회의 상선이 운항을 하지 못했다.

유지비와 기대 수익 상실을 생각하면 손해가 컸다.

아를에 베르트랑의 주력 병력을 집결시켰다.

공격과 방어를 위해서였다.

카마르그와 아를은 강을 두고 바로 인접했다.

언제든 공격받을 수 있었다.

아를의 성벽은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충분한 병력을 주둔시켜야 했다.

군대는 가만히 있어도 돈 먹는 하마였다.

베르트랑의 말대로 손해가 만만치 않았다.


-상대가 더 큰 손해를 본다면 해볼 만해···.-


전쟁은 마이너스 게임이었다.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고,

적에게 더 큰 피해를 주는 일이었다.

이쪽은 다소 수입에 영향을 받는 정도이지만···.

저쪽은 생계가 마비되었다.

평상시엔 어업과 농업, 염전 사업을 했다.

그러다 날 잡아서 해적질하는 것이다.

모든 생계 활동이 중단되었다.

거기엔 아를과의 교역도 포함되었다.

상대에게 더 고통을 줄 수 있다면 성공한 작전이었다.


-그들이 아를을 공격할 수도 있지 않아?-

-그것도 나쁘지 않지. 아를은 공략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워.-


아를의 성벽은 부실하지만···.

내부엔 많은 대형 건축물이 요새화되어 있었다.

베르트랑이 괜히 아를을 온건하게 접수한 게 아니다.

큰 피해가 예상되었다.


-바리케이드와 장애물을 활용하면 해볼 만해.-


해적은 사슬갑옷과 방패로 무장한 중장 보병보다 강하지 않았다.

사라센 해적은 바이킹과 달랐다.

좀 더 해전에 특화되었다.

병목에 병력을 집중하면 쉽게 물리칠 수 있었다.


-새끼 돼지가문 쪽은?-


그들은 원정이 늦어지는 데 불만을 품을 것이다.


-적의 숫자가 아직 많다고 그래. 해적단 한두 개가 더 넘어오면 하겠다고 핑계를 대.-


7개 해적단이면 규모가 컸다.

전투용 갤리선만 7개 이상이었다.

어선이나 감시선, 연락선으로 활용하는 배까지 포함하면 수십 척이었다.

적은 아직 수백 명의 해적을 동원할 수 있었다.

그건 새끼 돼지 가문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해적 소탕에 가문의 역량을 다 잃을 수는 없었다.


-적당히 지원해 주면 참을 거야.-


불만이 있어도 아를 없이 혼자 공략할 순 없었다.

일부 식량을 지원해 주면 기다릴 것이다.


-그래도 너무 길어지면···. 아를에도 동요가 생길 거야.-


원로원에서 이 일을 찬성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길어지면 딴말이 나오기 마련이었다.


-그건 상대방이 더 심하지. 곧 못 버티는 이들이 나올 거야.-


외부의 위협에 뭉쳤다.

상황이 장기화가 되면 딴마음을 품기 마련이었다.

성이 함락되어 패하는 건 드물었다.

보통은 내부 분열로 무너졌다.

이번 일은 일종의 공성전과 같았다.

오래 버티는 이가 유리한 전쟁이었다.


***


전쟁을 준비하는 기간에도 베르트랑은 놀지 않았다.


“캡다르그(카프다르그, Cap d'Agde)에서 보호를 요청해왔다고?”


캡다르그는 맷돌을 만드는 화강암이 산출되는 곳이다.

아를에서 나르본으로 가는 길에 있는 항구 마을이기도 했다.


“그렇습니다. 그들이 주군을 모시실 원합니다.”

“음···.”


캡다르그는 전략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요했다.

다만···.


“그곳의 영주는 트렌카벨 가문이 아닌가?”

“맞습니다.”


인근의 아그드(Agde)가 트렌카벨 가문의 땅이었다.

캡다르그가 버려진 땅이라고 해도 트렌카벨 가문이 소유권이 있었다.

카마르그가 툴루즈의 땅인 것과 같았다.

그곳에 인접해 생질과 보께흐와 같은 툴루즈의 영지가 있었다.

가장 북쪽 푸르크(Fourques)엔 레이먼드가 작은 요새도 지어놓았다.

카마르그가 자신의 땅임을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 괜찮은 섬이 있어. 방어하기 유리한 곳이지야. 이번 기회에 확보해.-


캡다르그 내부엔 르와시흐(L'Ile des Loisirs)라는 작은 섬이 하나 있었다.

바닷물이 천연 해자처럼 그 섬을 둘러싸고 있었다.

천연 요새였다.


“석공은 그곳에 충분할 거고···. 병사를 10명 정도 보낸다고 알리게.”


베르트랑은 모험을 하기로 했다.

소유권도 점유하지 못하면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반면에 점유권을 오래 유지하면 소유권이 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그 땅에 소유권이 있다는 걸 지속해서 주장해야 했다.

레이먼드가 쓸모없는 땅인 카마르그에 요새를 지은 이유였다.

점유는 소유권 분쟁 시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다.

베르트랑이 카마르그를 빨리 개발하려는 것도 그런 이유였다.

다른 사람이 손대기 전에 소유권을 확실히 하기 위함이었다.

캡다르그의 작은 섬에 요새를 건설하기로 했다.


-트렌카벨 가문이 공격해 올까?-

-그건 모르지. 그래도 움직이기 쉽진 않을 거야.-


아그드 지역은 트렌카벨 가문에게 중요한 영지는 아니었다.

아직 교회의 힘이 컸다.


-레이먼드가 그들을 견제하고 있으니.-


트렌카벨 가문은 이 시기부터 빠르게 세력을 키워갔다.

12세기가 되면 주군인 툴루즈 백작만큼 강력해진다.

그 과정에서 두 가문은 협력과 견제를 동시에 했다.

지금은 견제할 때였다.

그들은 레이먼드의 영지를 압박하고 있었다.

휴전의 이유 중 하나가 트렌카벨 가문의 견제였다.


-아버지가 나설까?-

-상대가 더 큰 피해를 본다면 나설 이유는 되지.-


아들 때문이 아니라도···.

트렌카벨 가문의 견제를 위해서도 개입할 것이었다.


-언제 기회가 되면 가봐.-

-아버지에게?-

-아니, 캡다르그에···. 그곳은 난공불락의 요새가 될 거야.-


육지로 접근하는 통로는 없었다.

오직 바다로 들어가야 했다.

그곳에 화강암으로 성벽을 쌓으면 공략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아를이 충분한 해군력을 갖춘다면 난공불락 요새가 될 것이다.


***


“그대가 만든 생명의 물인가?”

“그렇습니다.”


연금술사가 만든 증류주였다.

마시자 강렬한 알코올 향이 목과 코를 가득 채웠다.


“큭···.”


목구멍이 불타는 것 같았다.


“왜 이리 독한가?”

“원래 생명의 물은 그런 것이 옵니다.”


생명의 물은 치료용 약물이었다.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고···.

밖에 사용하면 상처를 소독해주었다.

순수 알코올에 가까운 형태였다.

거의 80도에 육박했다.


“이미 들었겠지만···. 생명의 물을 술로 팔 생각이네.”

“생명의 물은 그 자체로도 좋은 술입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너무 독했다.

술이 지나치게 독하면 수요가 줄기 마련이다.

알코올이 증가한 만큼 원재료가 지닌 향기도 줄어들었다.


“여기서 조금 생명의 물 비율을 낮추게.”

“어느 정도로 하면 되겠습니까?”

“포도주의 향이 은은하게 남을 정도로 하게.”


60도였다.


“알겠습니다.”


-60도로 해야 나중에 40도 정도에 숙성될 거야.-


매년 2%의 포도주가 천사의 몫(Angel’s Share)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사라지는 양만큼 참나무의 향이 강해졌다.

반대로 알코올 도수는 낮아졌다.

그것이 숙성되어 맛이 깊어지는 것이다.

알코올의 휘발성이 물보다 더 높았다.

숙성될수록 알코올 도수는 낮아졌다.

높은 도수의 술인 위스키는 좀 더 그 현상이 강했다.

그래서 오래 숙성된 위스키가 목 넘김이 좋고 부드럽다고 말하는 것이다.

60도짜리 원액을 넣어야 잘 숙성된 40도짜리 술을 얻을 수 있었다.


“포도주뿐만 아니라···. 맥주도 해보게.”


포도주를 증류하면 브랜디였다.

맥주는 위스키였다.

포도주와 브랜디를 섞으면 포트와인이었다.


“맥주는 좀 더 까다롭습니다.”


원료의 도수가 낮을수록 증류의 단계가 복잡해졌다.

그래서 포도주가 맥주보다 먼저 증류가 시도되었다.


“그래서 어려운가?”

“아닙니다. 더 많은 지원을 요청드립니다.”


좀 더 번거로울 뿐이었다.

충분히 자금을 지원받는다면 어려울 게 없었다.


“더 많은 지원을 하겠네. 하는 김에 더 대규모 장치를 만들어보게.”


양산하려면 대형 상업용 증류기를 만들어야 했다.


“구리는 충분히 공급해 주겠네.”


대형 증류기는 구리로 만들어졌다.

유리는 값이 너무 비쌌다.

구리도 가격이 만만치는 않지만···.

유리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가능하다면 연속 증류법도 개발해 보게.”

“알겠습니다. 성과를 내겠습니다.”


보통 브랜디와 위스키는 두 번 증류해서 만들어진다.

때에 따라 3번 증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연속 증류를 하면 더 고순도의 알코올을 얻을 수 있었다.

생산 수율이 올라간다.

대신에 원재료의 향과 맛은 적어지지만···.


-그건 참나무 향으로 가릴 수 있어.-


도수가 높으면 참나무 향이 강해졌다.

참나무의 향이 알코올에 잘 녹았다.

물과 알코올은 물질을 잘 녹이는 용매였다.

물은 수용성, 알코올은 지용성이 강했다.

참나무 수지가 잘 녹아드는 것이다.

술에 대한 취향은 아주 다양했다.

포도주의 종류만큼 맥주와 위스키, 브랜디의 종류가 있었다.


-꼭 보리로 할 필요도 없지.-


더 저렴한 귀리나 호밀로도 증류주를 만들 수 있었다.


-참나무통 내부를 약간 불에 그을리면···.-


훈연향과 참나무 향이 더 강해진다.

원재료의 맛이 거의 안 느껴진다.

버번위스키(Bourbon whiskey)의 탄생이었다.

훈연향과 참나무 향이 강해, 싼 옥수수를 넣어도 모를 정도였다.


- 그걸 좋아하는 이들이 있지.-


***


증류주와 함께 콩으로 간장을 만드는 일도 진행 중이었다.

발효는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보리에서 콩으로 재료를 바뀐 것만으로도 상당히 시간이 걸렸다.

발효 그 자체가 시간의 산물이기도 했다.

보리보다 콩이 단백질의 함량이 많고 그 조성도 달랐다.

그에 맞는 발효균도 달랐다.

균체를 분리하고,

메주와 간장에 맞는 발효균을 걸러내는 시간이다.

집마다 장맛이 다른 건 대대로 내려온 균이 다른 것이다.


“시간이 걸려 죄송합니다.”

“괜찮네. 천천히 하게 아직 시간이 있으니.”


아를과 물레방아 마을에서 재배되는 콩으로 간장을 대규모로 만들려면 소금 공급이 필수였다.

카마르그를 장악하고 염전을 늘리는 데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주군. 곧 함대가 출항할 예정입니다.”


기다림 끝에 2곳의 해적이 추가로 항복했다.

남은 곳은 이제 다섯이었다.

새끼 돼지 가문과 그곳을 토벌하기로 했다.

아를의 항구에 배들이 모였다.

8척의 전투선과 15척의 보조선이었다.

선원과 병사는 700명이 넘었다.

베르트랑은 그들을 배웅하기 위해 항구로 향했다.

항구를 메운 배들의 마스크엔 새끼 돼지와 베르트랑의 문장이 휘날렸다.


작가의말
삼국지 역대급 재벌.(삼국지 재벌 미방전. 리메)


https://library.munpia.com/jungim202/novel/detail?novelId=423808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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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5. 탐이 나. +8 24.06.21 315 17 12쪽
94 94. 원로원 제1인자(princeps senatus). +6 24.06.20 301 24 12쪽
93 93. 아를 상회(company). +4 24.06.19 312 19 13쪽
92 92. 타유(세금)의 의미. +6 24.06.18 309 19 12쪽
91 91. 연못 아랫마을에서의 전투. +8 24.06.17 346 19 13쪽
90 90. 바다 위의 빛(Fos-sur-Mer). +2 24.06.15 333 19 12쪽
89 89. love or hate. +4 24.06.14 327 1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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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82. 자애롭고 신실한 영주. +4 24.06.07 351 18 11쪽
81 81. 나에겐 힘들지 않지만 상대에게 힘든 일. +2 24.06.06 337 15 14쪽
80 80. 맷돌의 의미. +4 24.06.04 365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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