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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곤봉 기자, 홍정의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oooon
작품등록일 :
2023.12.02 20:18
최근연재일 :
2024.01.09 19:05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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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53
글자수 :
243,767

작성
23.12.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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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세상일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만년 편집부 기자가 사회부 기자가 되었다. 마침 투명인간이 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전수받았다. 그리고 참교육을 위한 '곤봉'을 마련했다.




DUMMY

정준일 검사는 조사실로 다시 돌아왔다. 체포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홍정의를 상대로 도대체 무엇을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파악해 보고해야 했다.


조사실로 들어선 정준일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방의 cctv는 망가져 있고 홍정의는 온데간데 흔적이 없었다.


정준일 검사는 조사실을 뛰쳐나갔다. 홍정의는 정준일 검사의 뒤를 따라 조사실을 빠져나갔다.


정준일 검사는 부장검사에게 홍정의가 사라졌다는 보고를 했다. 검찰청 간부들은 한동안 윗선에 홍정의 실종을 보고하느라 소란을 떨어야했다.


홍정의는 어렵사리 취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왔다. 김준성 부장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취재는 잘 됐어?”

“네, 대강 된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뭘 할 거지? 남은 게 뭐야?”

“이정상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당사자들에게 연락해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봐야죠.”

“명단이 너무 길어서...”

“그래도 확인절차는 거쳐야죠. 반론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한 과정 같습니다.”


우선 대통령실에는 대변인에게 사건 개요를 말해주고 대통령에게 사실여부를 물어봐 달라고 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어안이 벙벙한 모양이었다. 본인도 기자 출신인데 대통령을 상대로 뇌물 수수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나서는 기자놈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대선후보 시절 5억 원을 이정상 회장으로부터 받았는지 여부만 확인해 주시면 됩니다. 기사에 그대로 반영해 드리겠습니다.”


이렇다 저렇다 대답을 못하고 있는 대변인에게 홍정의라는 놈이 친절을 베풀 듯 질문의 요점을 정리해주고 전화를 뚝 끊어버리자 대변인은 정신이 퍼뜩 돌아왔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자리에서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났다.


홍정의는 이어 여야 당대표, 검찰총장, 검사장, 법원장 등 고관대작들에게도 대변인이나 비서, 공보관 등을 통해 질문을 보냈다.


리스트의 절반쯤 처리했을 때 홍정의가 취재하는 걸 계속 지켜보고 있던 김준성 부장이 다가왔다.


“홍정의씨, 밥 먹고 하자.”


시계를 보니 벌써 저녁 7시가 지나 있었다. 홍정의는 부장과 함께 회사 근처 백반집으로 향했다.


“기분이 어때? 나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홍정의씨는 오죽하겠냐?”

“부장님, 저는 괜찮습니다. 이게 기자 하는 맛 아니겠습니까?”

“내가 걱정하는 건 놈들이 결코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거라는 거지.”

“저도 짐작은 하고 있습니다. 그래봤자입니다. 나는 갈길 그냥 뚜벅뚜벅 가겠습니다. 돈 문제나 가족, 친인척 문제도 없으니 겁낼 것도 없구요.”


김준성 부장은 참 대단한 놈 본다는 눈으로 볼 가득히 밥을 밀어넣는 홍정의를 유심히 바라봤다.


“홍정의씨, 이거 취재하는 동안 당분간 회사 나오지 말고 혼자서 일할 수 있는 장소 있으면 거기서 작업을 좀 하는 게 어때?”

“왜요?”

“내가 예상하기에 상대가 상대인지라 우리 회사에서도 가만 있지 못할 거야. 사장을 못 견디게 할 테고 그러면 결국 나한테까지 압력이 내려올 거야. 그럴 때 홍정의씨가 자리에 있으면 오라가라 불편하게 할 게 뻔해.”

“그럼 그럴까요? 조용한 데서 기사 작성해서 부장님한테 전송할까요?”

“그래, 그게 낫겠어. 나랑 수시로 통화하고.”


법을 안다는 놈들과 힘 좀 있는 놈들의 생각은 항상 똑같다. 상대가 공격을 하면 더 큰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려고 한다.


홍정의가 폭탄을 던져놓자 비명횡사하게 된 관련자들은 일종의 운명공동체를 형성하고 공동대응에 나섰다.


누가 지명한 것도 아니지만 이심전심으로 서울중앙지검장이 대응본부장 역할을 맡았다.


홍정의에 대한 체포영장은 이미 발부되었다. 그리고 압수색영장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중앙지검장은 고민했다.


홍정의가 검찰청사 내에 있을 때에 체포했으면 소리소문 없이 홍정의의 신병을 확보해 필요한 조사도 하고 협박도 하고 무력화시켜 놓은 뒤 내보내든지 안 되면 바로 구속기소해서 찍소리 못하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홍정의가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모르지만 검찰청사를 탈출해 버린 상황에서는 검찰이 체포에 나서면 이제부터는 국민들에게 알려지는 공식적인 법집행이 되게 되었다.


비밀리에 뭔가를 도모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러나 홍정의를 이 상태로 계속 풀어두면 분명히 기사를 작성할 테고 그렇게 되면 아무리 대통령실에서 기사가 나가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더라도 여기저기서 알게 될 테니 그때는 진화하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명색이 대한민국의 검찰인데 납치 같은 야만적인 일을 자행할 수는 없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고민 끝에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했다.


현재의 상황을 설명해주고 법적으로 할 조치는 검찰에서 책임지고 할 테니 그 사이 홍정의가 더 이상 기자로서 활동을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KMS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홍정의라는 기자 한 놈이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인 대통령을 무너뜨리려고 하는데 KMS에서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느냐고 따졌다.


김준성 부장이 예측한대로 김준성 부장한테까지 압력이 내려왔다. 김준성 부장은 홍정의가 그 비슷한 뭔가를 취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은데 아직 기사를 보지 못해 뭐라고 정확히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얼버무렸다.


뜨거운 감자는 사람들이 쉽게 만지거나 먹으려들지 않는다. 먼저 손대는 사람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홍정의 문제도 뜨거운 감자였다. 아니 폭탄이었다. 폭탄 돌리기가 시작된 것이다. 누구도 자신이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


자칫 나중에 세상이 뒤집어졌을 때 불의의 편에 섰다는 이유로 패가망신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다들 알겠다고만 할뿐 손발 걷어붙이고 홍정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인간은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아무도 제일처럼 나서지 않는다면 비상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국정원장에게 국가재난사태에 준하는 홍정의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미션을 부여했다.


국정원장은 홍정의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다. 남기형 앵커와 김형식 여당 사무총장간의 대화를 촬영한 놈이라는 심증을 강하게 두었지만 과학적으로 입증을 못해 흐지부지했던 사건의 장본인이었다.


결국 국정원 요원 A와 B에게 또다시 미션이 부여됐다.


국정원 요원 A와 B는 홍정의의 집에 침입했다가 호되게 당했으나 홍정의가 그 사실을 비밀에 붙여준 보답으로 그동안 미행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지내다가 다시 미션을 부여받고 어찌해야 좋을지 고민이 깊어졌다.


“홍기자님, 긴히 의논드릴 일이 있습니다.”


국정원 요원들은 홍정의가 한창 기사 작성을 하고 있는 집으로 찾아왔다.


“왜요? 무슨 일 있습니까?”

“그건 우리가 묻고 싶은 말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무슨 일 있습니까?”

“뭐, 조금 그런 일이 있긴 있습니다만... 왜요?”

“아니, 윗선에서 홍기자님의 신병을 강제로 확보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홍기자님의 실력을 잘 아는지라 어차피 신병 확보는 어렵겠지만 내막이라도 알았으면 해서요.”

“아니, 지금 기사 작성중이라 좀 그렇긴 한데... 대통령 이하 이 나라의 실력자들이 이정상, 정상그룹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아잡수셨다는 내용을 내가 지금 취재하고 있거든요. 아마 그것 때문에 그럴 겁니다.”


요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괜히 서로 피곤하지 않게 그냥 홍정의가 얼마 전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행방이 묘연하다 이렇게 그냥 보고 올리세요.”

“아무래도 그렇게 하는 게 낫겠죠? 우리가 홍기자님을 물리적으로 제압할 수도 없으니 그렇게 하는 게 여러모로 나을 것 같네요.”

“어쨌거나 그런 동정을 나한테 전해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정보 있으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세상일은 예상대로 흘러가진 않는 모양이었다.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야당 대표는 이정상 회장에게 돈을 받지 않았느냐는 홍정의 기자의 질문을 전달받고 이건 음모라고 생각했다.


다음 총선에서 야당을 죽이려고 여당이 기획하는 음모라고 생각했다. 정보망을 동원해보니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대통령 이하 이 나라의 방귀깨나 뀐다는 놈들 중에서 이정상의 돈을 안 받아먹은 놈을 찾기 어렵다는 거였다.


그리고 그게 지금 검찰에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대목이라는 검찰 내부의 분위기도 얻어듣게 되었다.


야당 대표는 더 이상 사실확인이 필요없다며 분기탱천했다. 그리고 즉각 행동에 나섰다.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목하 지지율에서 앞서 나가는 야당을 죽이기 위해 집권세력이 야당 죽이기 음모를 은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정하겠습니다. 저는 이정상, 정상그룹 회장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은 걸 뒤늦게 실무자로부터 보고받았습니다.”


기자들은 야당대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야당 대표는 준비해온 발표문을 계속 읽어나갔다.


“정보에 따르면 나만이 아니라 여당 대표, 그리고 검찰총장을 비롯한 고위 검사, 법관들도 받았고 결정적으로는 현 대통령도 거액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왜 나만을 겨냥하는지 검찰은 밝혀야할 것입니다.”


기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대형 뇌물스캔들이었다. 기자들이 일제히 핸드폰으로 회사에 보고하기 바빴다.


뉴스전문케이블에서는 ‘야당대표, 대통령도 뇌물 주장’ 등의 제목으로 긴급뉴스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사건은 엉뚱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뜻밖의 상황전개에 검찰은 깜짝 놀랐다.


상황을 방치할 순 없었다. 순발력을 발휘했다. 홍정의를 제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정상 회장의 입을 막는 게 급선무였다.


이정상 회장을 병원에 입원시키라고 자식들에게 알렸다. 그렇지 않을 경우 회사의 존망이 의심스러울 것이라는 협박에 자식들은 급히 대학병원에 입원을 시켰다.


회사 홍보실은 정상그룹 담당 기자들에게 이정상 회장이 지병으로 입원을 했으며 당분간 회사 경영은 맏아들이 맡을 것이라고 알렸다.


그리고 전화로 확인하는 기자들에게 이정상 회장이 ‘치매’를 앓아온 지 좀 됐다면서당신만 알고 있으라는 식으로 소문을 퍼뜨렸다.


이렇게 되자 야당 대표 혼자 뇌물을 받았다가 무슨 연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뜬금없이 그 사실을 스스로 고백한 꼴이 되어버렸다.


검찰은 야당 대표를 조사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필요하면 사실을 확인해 보겠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며 수사에는 착수하지 않았다.


대표의 검찰 소환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야당은 당황했다.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무난히 다수당은 될만큼 지지율이 앞서고 있었는데 무슨 귀신이 붙었는지 대표가 갑자기 선거자금을 받았다고 고백을 하는 바람에 지지율이 쑥쑥 빠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야당은 가만 있을 수 없었다. 우군의 역량을 총집결해야 했다. 국정원에서 한직으로 밀려나 있는 야당의 우군이 은밀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기형 앵커와 김형식 총장 간의 대화가 녹화된 파일이 야당에 전달되었다. 국정원에서 홍정의를 퍽치기해 빼앗은 핸드폰에서 다운받아 비밀리에 보관하던 파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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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봉 기자, 홍정의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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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세상일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23.12.21 42 0 12쪽
29 29. 호떡집에 불난 검찰 23.12.21 44 0 12쪽
28 28. 재벌회장의 완벽한 뇌물 증거 23.12.20 42 0 12쪽
27 27. 나 죽이면 너희도 다 죽어! 23.12.20 45 0 12쪽
26 26. '홍기자의 현장출동' 론칭 23.12.19 46 0 12쪽
25 25. 영악한 피해자 23.12.19 44 0 12쪽
24 24. 곤봉의 등장 23.12.18 48 0 12쪽
23 23. '범인은 홍정의', 사실상 결론 23.12.18 51 1 12쪽
22 22. '귀신'은 홍정의이다! 23.12.16 5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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