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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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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최근연재일 :
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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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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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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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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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94화. 붉은 먼지(1)

DUMMY

"으아아악!"

"으으... 다른, 다른 분들은 괜찮습니까?"

"사제님, 사제님! 너무 아파요! 파, 팔이!"


수십이 넘는 사람들이 각자 떠들어 댄다. 아무리 남의 사정을 이해한다고 한들, 직접적으로 몸에 닥친 고통에 자기가 일단 살고 보는 것이 우선일 지어라.

사제들이 대체적으로 꽤나 이타적인 성향을 띠고 있기는 하나, 갑작스레 다가온 역병은 너나 할 것 없이 공평히 모두에게 손을 벌렸다.


어떻게든 자신의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고자 피를 토하듯 울부짖는 인간군상의 목소리는 주변의 표면에 싹 내려앉은 붉은 먼지와 어울려 지옥도를 자아냈다.


"이건."


이미 현우는 이것을 겪어본 적이 있었다.

'까마귀 둥지'였던가. 알렉스와 윤화가 머물렀던 여관이 불에 탔을 때 자신과 윤화에게도 저 붉은 먼지가 달라붙었었다.

본인은 아마 신기(神器)에 가까운 목걸이의 도움으로 여태껏 버텨왔지만, 자신과 달리 윤화는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졌었다.


거의 바로다 싶을 정도로 바람으로 먼지를 튕겨 보냈기에 별다른 것이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그게 패착이었을까.

지금 같은 일에 승패가 무슨 상관이겠냐 만은, 미리 조치를 취할 수 있음에도 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그는 아쉬웠다.


"후우, 후우..."


그 와중에도 푸르스름한 막 안에 둘러 싸여 위험을 피한 이가 있었나 보다. 현우가 한걸음씩 이 지옥도로 다가오자, 절대로 오지 말라는 듯 거진 온몸으로 악을 써가며 보호막 안에서 절규하는 여인이 있었다.


"다가오지 마세요! 이곳은 위험합니다! 오염되었어요!"

"그게 무슨 마, 말씀이에요?"

"당장 물러나! 어서!"


그 순간이었다.

현우의 품 안에서 계속해서 웅-웅- 소리와 함께 그 존재를 알리던 오카리나가 떨림을 멈춘 것은.

그리고 희생양을 찾던 역병은 새로운 공물을 받아들였다.


"우읍!"


현우의 콧속을 찌르는 무언가의 손길, 서둘러 그는 마력을 끌어올려 주변으로 바람을 내보냈다.

그러나 이미 늦은 듯, 벌써 그의 시야가 흐려지며 뿌옇게 흔들린다.

땅은 쉬이 그 몸을 흔드는 법이 없으니, 그 희소한 일이 아니라면 필시 현우의 몸이 흔들리는 것이었다.


"괜찮아요? 이봐요!"


천천히 푸르스름한 막에 싸인 사제가 몸을 옮긴다. 그 와중에 유이(唯二)하게 정신을 차리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의 이름과 출신은 전혀 모르지만, 저 마법사가 쓰러진다면 이 지옥도를 혼자서 복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군종사제로 꽤나 오랜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스발라는 현우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그에게 다가간 것이었다.


"으으..."

"정신 차려봐요, 마법사 씨! 이름이 뭐에요! 가족은? 출신은?"

"그렇게 말씀 하지 않아도 다 기억나니 묻지 마세요."

"다행이네요. 아직 크게 병이 진전되지는 않아서."


현우가 이전까지는 꽤나 쌩쌩한 상태였다는 것을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그가 그녀였어도 이리 생각했을 터. 아직 병의 초기임을 대강 짐작한 현우가 상황을 물었다.

벤은 무리였지만, 알렉스나 다른 동료들 또한 아침까지는 비교적 활발히 움직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자신에게도 꽤나 시간은 남아있으리라.


"어찌된 일입니까? 잠깐 자리를 비운 틈에."

"아, 구호물자를 감독하던 분들 중 한 명이셨군요. 알렉스 님과 같은 일행이셨나요?"

"네, 그건 맞는데 제 동료들은."


여기까지만 말한 뒤 현우는 말끝을 흐리며 시선을 스발라의 뒤편으로 옮겼다.

아직 연기가 자욱한 곳곳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보지만 그의 눈에 동료들의 익숙한 얼굴이 밟히지 않는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의 행동을 간파한 사제가 급히 입을 열었다.


"그분들은 괜찮으실 겁니다. 저를 비롯한 사제들이 대규모 정화진을 만드는 사이, 상대적으로 경증에 해당하는 분들을 돌보는 역할로 조금 뒤쪽으로 빠지셨습니다. 원래 그 일행 분들 중에 중증의 증상을 보이시는 분도 있긴 했고."


벤이 자리에 누워 있는지라 환자 보호 차원에서 일행들을 뒤쪽으로 물렸다는 이야기였다. 그나마 직격으로 붉은 먼지를 맞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한 현우가 스발라에게 말했다.


그녀를 붙잡으려다 멈칫한 손이 무언가를 잡지 못한 채 허공에 살짝 부들거린다. 실드에 막혀 다가가지도 못하고, 그걸 뚫고 그녀를 붙잡는다 한들 애꿎은 사제만 더 감염시키는 꼴이었으니.


"이게 역병의 원인인...건 이미 알고 계시겠죠?"

"당연하죠. 대규모 정화를 위해 촛불을 피워 제단을 마련하던 도중이었습니다


대규모 정화 의식에 사용하기 위한 용도라 양초의 크기 또한 사람의 팔뚝만한 정도였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자연스레 심지에 붙어 제 몸을 불사르는 불꽃의 크기 또한 일반 양초에 비해 컸으리라.


"정화 의식의 시작은 환자나 주변의 기물을 태워 신님께 상황을 고하는 것이 먼저. 의식에 참여한 신관들이 모두 동일한 분을 따르는 것은 아니나, 대부분의 교단에서는 이를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답니다."


그렇게 환자의 옷가지를 찢어 제단에 태우는 순간이었다.

제단의 양쪽에서 주변을 밝히던 불꽃이 갑작스레 불의 악마라도 들어간 냥 거칠게 몸을 부풀렸고, 지난번 미네바 곳곳을 휩쓸었던 화재와 마찬가지로 붉은 먼지가 펑펑 터져 나온 것이었다.


"눈에 보일 만큼 붉은, 마치 피안개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미 이곳에 널리 퍼져 있기도 했고, 피부나 이를 들이마신 이들은 모두 자기들이 돌보던 환자와 같은 신세가 되었지요. 비록 그 경중은 차이가 나더라도 말입니다."


엘라인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이미 불꽃이 병을 유발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알고서 현우에게 그런 부탁을 한 것이라.

물론 그냥 땅에 시신을 안장하는 것이 대부분이 생각하는 방식이겠지만, 그녀는 혹여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갈까 일부러 그에게 화장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

참으로 이상한 족속들이었다.


"제 동료들을 보면 처음에는 그리 증상이 심하지 않았습니다. 열이 좀 있긴 했지만, 그래도 멀쩡히 정신을 차릴 정도였어요. "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건 아닌지요. 우선은, 다친 분들을 먼저 돌보아야겠습니다."


그녀가 신음하는 병자들에게 다가가려는 그 때, 현우가 그녀를 둘러싼 막을 톡톡 건드렸다.


"저기, 한 가지만 여쭤볼게요. 정화 의식은 실패했지만 아직 그 제단은 남아있는 것이겠지요?"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물도 쓸 수 없고, 불꽃도 사용할 수 없음이 이미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대규모 정화를 사용하려면, 제 생각에는 그 범위를 설정하고 지탱하기 위한 기반은 마련되어있지 않나요? 그... 결계를 칠 때 마석을 이용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자신의 지도 하에 가지고 온 물품이었다. 마치 허공에 물품의 목록이라도 띄워져 있는 양, 기억을 헤집는 그녀의 눈이 빠르게 좌우를 왔다갔다했다.


"있어요. 마도구를 사용해 격리구역 전체를 가두기 위한 용도로 쓰려던 것이.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시는 거죠?"

"결계는 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붉은 먼지가 다른 곳으로 나돌아다니면 위험하니까요."


일단은 먼지라 부르는 것이었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무게가 있는 것인지 꽤나 빠르게 가라앉았다. 적어도 눈으로 보기엔 공기 중을 떠다니는 것들은 보이지 않았으니.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여 그대로 믿는 것은 금물이었다. 여전히 역병의 손길은 그들 주위를 맴돌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스발라의 인도에 따라 제단에 도착한 현우는 재빨리 마도구를 훑었다. 그러나, 그가 언제 제피로스가 준 오카리나 이외의 마도구를 본 적이 있었겠는가.

전부 처음 보는 것들 투성이라,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순간이었다.


"여기."


현우의 어깨 너머로 불쑥 손이 뻗어 무언가를 잡았다.


"네가 생각하려는 거야 뻔하지."

"윤화 누나?"


조금 파리한 기색이었으나 아직 걸음을 옮길 만큼 기운이 남아있는 그녀가 현우를 맞이했다.


"괜찮으세요? 아까 펑! 하고 먼지가."

"글쎄. 이거, 까마귀 둥지 때와 같은 거지? 그 때 너랑 나는 바로 뒤집어 썼잖니. 그것도 지근거리에서."

"그, 그렇지요."

"그래서 그런가, 이 정도로는 크게 부담이 되지 않네."


뱀독에 물렸더니 똥독은 아무것도 아닌거냐며 자조하는 그 모습에 현우는 살짝 입술을 깨물며 웃음을 참았다.

이 와중에도 웃음이 나오다니. 평소라면 웃지 않았을 재담이었지만, 그래도 눈으로 동료가 크게 다치지 않았음을 직접 봐서일까. 안심한 마음이 빗장을 활짝 연 모양이었다.


"결계를 쳐서 다른 이들이 다치지 않게 하려는 게 아니야?"

"네, 맞아요."

"괜찮겠어? 네 마력의 속성을 생각하면."


그의 장기는 바람, 꽤나 편한, 아니 다용도로 쓰기 적합한 능력이었지만, 화재와 더불어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무리수가 되기 충분했다.


대규모의 결계를 바로 치기엔 실력이 부족할 수 있으니 결국 그의 형태를 따른 다른 마법이 되어야 할 터인데, 바람의 방향이 잘못되면 겨우 내려앉은 먼지를 다시 공중에 띄워 대규모 재감염을 발생시킬 수 있었다.


그보다도, 벤의 경우처럼 다급히 마력을 끌어올리다 갑작스레 쓰러질 위험이 있으니, 윤화는 그것을 일컫는 것이리라.


"걱정 마세요."


그러나 현우는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마력이야 상당히 소모하리라, 하지만 그렇다고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다.

윤화가 알려준 마도구에 손을 얹고, 그는 심상 세계의 문을 열었다.

용의 심연을 뚫고 날아오른 날개가 다시 한 번 활짝 펼쳐진다.


* * *


그들로서는 분명히 구호 인력을 보냈건만, 어째 감감 무소식임에 영문을 몰랐을 것이었다.

목책 너머로 이를 감시하던 병사들의 일부마저도 붉은 먼지를 뒤집어쓰고는 병자들과 같은 신세가 되었으니, 전서구를 보내거나 발로 달려 교신할 이가 있겠는가.


그러나 멀리서 보아도 확연히 뚜렷하게 빛나는 황금의 바람에, 그들은 무언가 일이 벌어졌음을 눈치채었다.

대규모 정화 마법 또한 화려한 면을 자랑하긴 하나 그것은 순백의 빛이요, 저렇게 노란색의 것이 아니었음에. 결국 그들은 다시 한 번 세를 꾸려 조심스레 격리구역에 다가가는 선택을 내렸다.


시야에 바깥의 인력이 보이자, 스발라가 목걸이에 성력을 담아 빛을 흩뿌렸다. 배에서 등대와 불을 피워 교신하는 방식과 비슷했다.

이오니아 해군이 일행 중에 포함되었는지 누군가가 군용 신호임을 눈치챘다. 격리구역에 다다르던 인파가 그 걸음을 멈췄다.

오와 열을 맞춰 진격하던 세력들의 앞, 한 마법사가 완드를 목에 겨누고 목소리를 크게 부풀리며 상황을 물었다.


"지금 어떻게 일이 되었습니까?"


성력으로 마법과 똑같은 일을 벌일 수는 없었지만, 스발라는 배에 힘을 주며 있는 힘껏 고함을 질렀다.

어차피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면 다들 입을 닫고 고통을 참고 있는 중이니, 그녀밖에 말할 사람이 없어 다른 소리가 방해하는 일은 없었다.


"정화 의식은 실패했습니다! 이곳은 오염되었습니다! 현재 정화 의식에 사용한..."

"의식이 실패했다니요! 단순한 질병이 아니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모종의 정보에 의하면."


스발라는 슬쩍 고개를 돌려 정보를 준 제공자를 바라본 뒤,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이는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벌인 음모가 틀림없습니다. 이에 따라 군종 사제 및 에드윈 함의 부관 스발라 알린은 3급 경계태세를 2급으로 올릴 것을 요청합니다."

"스발라 알린, 당신의 말에는 한 점 거리낌이 없음을 맹세할 수 있습니까?"

"에야르 님의 이름 아래, 제 신적과 군적을 걸고 맹세합니다."


교단과 군에 등록되어 있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다.

성직자와 군인이 취할 수 있는 최대의 명예를 건 셈이었다. 불사항전을 고수하는 듯한 그 태도에 바깥의 일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마법사에게 무어라 말을 걸었다. 그의 옆에 있던 마법사가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이었다.


"잠시만요."


그들의 대화에 한 여성의 목소리가 끼었다.


"누구신지."

"마드라드 소속 마법사, 천윤화가 여러분들께 한 말씀 올립니다."


현우의 부축을 받은 채, 윤화가 식은 땀을 닦아내며 천천히 걸어왔다.


"지금 이 자리에서 2차 대책 회의를 열 것을 부탁드립니다. 미네바에 주둔한 해군과, 관리청, 그리고 도움을 주기로 한 마드라드 쪽 사람까지 포함해서요."

"저기, 후배님? 아, 나도 마드라드 출신이니까 이리 말해도 되겠지?"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결계의 바깥에서 들려온다.


"네, 말씀하세요. 선배님."

"후배님의 말은 이해하겠는데, 그걸 그 쪽에서 요청한다 해서 바로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애초에 2급 경계태세라면 외부인에게 말하긴 뭐하지만."

"적국이나 적대 세력의 침입 등이 우려될 때, 혹은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마수 무리의 등장."

"...잘 알고 있네요."

"그게 맞다면요?"


윤화는 살짝 웃음을 보이며 손에 든 서류 뭉치를 높이 올려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현우가 가지고 온 그 묶음이었다.


"제 후배가 가지고 온 정보에 따르면, 이건 1급까지도 갈만한 건이라고 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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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97화. 붉은 먼지(4) 19.10.31 60 1 13쪽
96 96화. 붉은 먼지(3) 19.10.30 64 1 13쪽
95 95화. 붉은 먼지(2) 19.10.29 51 1 14쪽
» 94화. 붉은 먼지(1) 19.10.28 57 1 13쪽
93 93화. 실마리는 도화선이 되어(3) 19.10.25 65 1 13쪽
92 92화. 실마리는 도화선이 되어(2) 19.10.24 64 1 13쪽
91 91화. 실마리는 도화선이 되어(1) 19.10.23 150 1 13쪽
90 90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4) 19.10.21 65 1 13쪽
89 89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3) +1 19.10.18 84 1 13쪽
88 88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2) 19.10.17 55 1 13쪽
87 87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1) 19.10.16 55 1 14쪽
86 86화. 아웃브레이크(3) 19.10.15 62 1 13쪽
85 85화. 아웃브레이크(2) 19.10.14 55 1 13쪽
84 84화. 아웃브레이크(1) 19.10.11 58 1 13쪽
83 83화. 항구도시 미네바(3) 19.10.10 62 1 14쪽
82 82화. 항구도시 미네바(2) 19.10.09 56 1 13쪽
81 81화. 항구도시 미네바(1) 19.10.08 65 1 14쪽
80 80화. 호향에서(3) 19.10.07 77 1 13쪽
79 79화. 호향에서(2) 19.10.04 86 1 13쪽
78 78화. 호향에서(1) 19.10.03 7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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