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최근연재일 :
2020.08.12 10:30
연재수 :
276 회
조회수 :
21,415
추천수 :
410
글자수 :
1,705,606

작성
19.10.16 07:29
조회
54
추천
1
글자
14쪽

87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1)

DUMMY

아직 병에 걸려 잠을 헤매고 있는 이들 중에선 벤이 가장 먼저 일어났다.

다행히 벤은 윤화와 달리 그리 심한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아직 피부에 붉은 반점이 올라오지도 않았고, 확실히 알렉스에 비해서는 한결 나은 얼굴이었다.


"...문제는 여기가 제이미 씨 집이라는 거야. 이해하고 있어?"

"응. 이 집에서 모두가 다 묵을 수는 없다는 거잖아."


식량도 그렇고, 잘 곳도 마찬가지다. 원래 세 명이 살던 집에 다섯 명이 더 늘어난 셈이니까.

혹여 사제가 다른 일에 불려가 자리를 비운다 할지언정, 제이미에게 나머지 네 명을 감당하라 하는 건 지금과 같은 사태가 벌어진 마당에 더욱 어부 가족을 옥죄는 일이었다.


"어째 너무 평안히 잠만 잔 것 같아 미안해."

"아니야. 차라리 잠으로 때우는 게 나을 수도 있어."


피곤하거나 심한 병에 걸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몸은 잠이 들지 않던가. 일종의 체력을 보존하고자 하는 신체 자체의 자연스런 행동이라 현우는 생각했다.

기운도 보전하면서 체내 활동이 깨어있을 때보다 천천히 느려지기에, 병 또한 더디게 진행되리라.

알렉스 또한 현우의 생각에 지지를 보탰다.


"무언가를 먹고 잠이 들면 다음날 아침에 속이 더부룩해지지 않습니까? 즉, 잠을 자는 와중에는 소화 같은 게 잘 되지 않고 몸이 느려지는 거겠지요. 다만, 병의 진행은 더디게 할 수 있어도 이를 치료할 약재나 성수가 부족한 것이 문제입니다."


'까마귀 둥지'가 전소된 것이 피해가 컸다. 윤화의 짐과 더불어, 알렉스의 짐 또한 그곳에 있지 않았는가. 이미 타버린 것을 다시 돌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성수는 항상 구비해둔 것이었는데, 이제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사제는 껄끄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다른 분들은 상태가 괜찮습니까?"

"명연이는 제이미 씨랑 상태가 같아. 두 사람 다 붉은 반점이 올라오며 통증이 심한 상태고, 부인 분이랑 토미라고 했나? 그 아이도 다시 증상이 돌아온 것 같아."

"그래도 벤, 너는 상태가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야. 알렉스 씨도 그렇고요."

"사람마다 편차가 좀 심한 것 같습니다. 급성으로 발전되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잠시 후, 사람들이 한둘씩 잠에서 깨어나 현재의 상황을 물었다.

그들은 눈을 뜨자마자 각자의 얼굴에 드리운 수심을 읽을 수 있었고, 곧이어 자신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눈치챘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 모든 것이 그로부터 시작된 것인 줄 안 제이미가 고개를 떨구며 사과했다. 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이미 씨의 잘못이 아니에요. 이미 미네바 대부분에 퍼질 대로 퍼진 것 같아요."

"네? 그게 정말입니까?"

"네. 저와 윤화 누나가 필요한 물품을 구하러 바깥으로 나갔을 때..."


일련의 이야기가 끝나자 이 집의 안주인이 현우 일행에게 감사를 표했다.

눈을 뜨니 생판 모르던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차지하고 있음에, 영문을 모르던 그녀는 남편의 설명을 듣고서야 흥분을 감췄다. 마리아 핀처라 자신을 소개한 여인은 아직 사태가 해결되지 않았는지 물었다.


"네, 처음에는 저희도 단순히 어디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누군가의 음모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에요. 화재가 난 것도 그렇고, 너무나 작위적입니다."

"후우. '까마귀 둥지'의 주인장 분이 그리 된 건 정말 안타깝네요."


다시 기침을 시작한 그녀에게 제이미가 팔을 둘러 아내를 감쌌다. 양해를 구하고 그가 다시 핀처 부인을 방으로 데려간 사이, 누군가 현우의 팔을 콕콕 손가락으로 찔렀다.

명연이었다.


"현우 오빠. 그래서 다음은 어떻게 할 거야?"

"응?"

"계속 여기에 있을 수만은 없잖아."

"하지만."


아직 벤과 명연에게 알려주지 못한 정보가 있었다. 이제는 그들이 깨어났으니, 껄끄러운 진실을 마주보아야 하리라.


"우리, 숙소로 못 돌아가."

"응?"

"야, 그게 무슨 소리야?"

"아까 말했잖아. 경비병력들이 선을 긋고서 일정 범위 바깥으로 감염자들과 환자가 경계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막았다고. 그런데, 우리 숙소는 그 대구 거리(Cod street) 너머에 있잖아."


물론 돈주머니야 현우는 물론 벤과 명연도 각자 가지고 있었지만, 한번에 많은 돈을 들고 시장거리를 다니는 것은 위험하기에 여비의 과반은 숙소에 있는 짐 꾸러미에 있으니.

돈도, 옷도, 약초 등을 비롯한 비상품들도 전부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젠장."

"명연아, 괜히 너까지 데려온 것 같아 미안하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

"아냐. 항구까지 오자고 한 건 순전히 내 결정이었는걸."


괜히 짐을 더 얹어주기는 싫은 그녀의 발언이었다. 속이 뻔히 보이지만 그래도 그녀의 두둔에 마음이 편해진다.


"우선은 오늘 밤은 여기서 보내시죠."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제이미 씨?"


아내를 방에 데려다 주고 다시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나온 그가 웃으며 답했다.


"방금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은인들을 어떻게 저 밤거리로 내몰 수 있겠습니까. 아마 내일이면 관리청에서 어떻게든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반드시 그러하기를.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짠물과 소금바람이 부닥치는 항구의 차가운 돌 바닥에 몸을 뉘이고 싶지는 않은 현우였다.


* * *


다음 날 아침, 고요한 항구도시를 일시에 깨운 것은 종탑에서 들리는 경고음이었다.

어제 들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미네바 관리청의 지침을 알린다.


"아직 자기는 붉은 반점도, 푸르스름한 입술도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하는 분들 중, 거동이 가능하신 분들은 루트비히 씨의 약초상 앞에 오시기 바랍니다. 현재 사태에 대해 회의 및 공고가 있을 예정입니다. 또한, 본 회의 결과는 다시 한 번 안내를 드릴 테니, 나오지 못하시는 분들 또한 걱정 마시고 몸을 추스르는 것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어제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지침이네요."


다른 이들은 전혀 몰랐지만 현우와 알렉스는 어제의 공고를 들었기에 나온 소리였다.


"알렉스 씨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나가시겠어요?"

"글쎄요. 아무래도 나가보는 것이 맞지 않나 싶군요. 아직 크게 발병이 되지 않은 이들을 부르는 것은 필시 무슨 일을 시키려는 것이 분명합니다."


으레 있었던 일이고, 역사가 그것을 뒷받침한다는 사제의 말에 현우는 짐짓 난색을 표했다.


"괜히 갔다가 짐만 얻는 것이 아닐까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한다고, 그 대신에 손에 쥐어주는 것이 있지 않겠습니까?"

"맞아, 현우야. 나도 알렉스 씨와 같은 생각이야."

"벤, 그러면 네가 갈 거야?"

"하지만 나보단 네가 더 쌩쌩한걸."


분명히 일부러 기침을 한 것이다. 현우의 감각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으나, 아픈 환자에게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이상하리만큼 현우는 크게 기운이 저하되었다던가 하는 느낌을 받지 않았으니까.

벤의 말마따나, 알렉스 씨를 포함하더라도 이 집에 있는 인물들 중에서 가장 평소와 비슷한 상태를 유지하는 건 현우밖에 없었다.


"알았어. 그럼 내가 갈게. 알렉스 사제님. 제가 준비해야 할 것이 뭐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물품과 대피소, 치료방안 등이 가장 중요한 사항일 듯 싶은데, 그거야 현우 씨가 잘 말씀하리라 믿습니다."


긴장한 탓인지 입술이 조금씩 말라간다. 현우는 입을 떼어 잠에서 일어난 이들에게 대강의 상황을 전하고는 알림에서 말했던 곳으로 발을 옮겼다.


"어서 오시오."

"아, 마튼. 자네도 아직 살아있었군."

"뭐? 헤르만 이 할아범탱이가. 어떻게, 겔레 할머니는 괜찮은 겁니까?"

"우리 둘은 다행히 무사하네. 하지만 먹을 게 충분치 않아. 여기에 오면 어떻게든 해결될까 싶어 왔다네. 우리야 이미 꽤나 오래 살았으니 그리 두렵지는 않아."

"퍽이나 안심되는 말이올시다."


이런 대화가 간간히 들리는 것으로 봐서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 병에 걸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현우 또한 그들 사이에 끼어 때를 기다렸다.


"안녕하십니까."


어제 현우의 앞에 마법을 들이밀며 가라 말했던 이었다.


"안녕치 못합니다, 서기님."

"죄송합니다."

"거참, 그렇게 우리랑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그 막부터 치우시지 그럽니까."


말을 하러 온 서기의 옆에는 마법사 두 명이 달라붙어 있었다. 그들이 펼치는 실드가 서기를 감싸 안았으니, 혹여 있을지 모르는 감염을 막으려는 것일까.


"그나마 다른 분들은 이곳으로 오지 않겠다 하여 제가 온 겁니다, 여러분. 저도 이러고 싶지는 않지만 위에서 명이 내려오니 어쩌겠습니까."

"그랜트 서기가 우리를 신경 써주는 거야 전부터 잘 알고 있지."


너스레 자신의 상사를 까면서 다른 이들과 대화의 흐름을 형성하는 그는 신변잡기적인 주제로 물꼬를 몇 번 틀더니만 본론을 꺼냈다.


"우선, 주변의 마을로부터 식량을 구했습니다. 어떻게든 포장을 해서 이곳에서 나눠드릴 겁니다."

"여기에 쌓아둔다는 건."

"오신 분들이 앞으로 다른 곳에 생필품을 나르셔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네?"


전염병 감염의 우려가 있어, 현재 경계선 바깥의 사람들이 추가로 안으로 들어가기는 어렵다며 서기는 양해를 구한다 말했다. 당연히 반발이 뒤따른다.


"우리는 이제 아예 다가가지도 못한다 이 말입니까?"

"그게 아닙니다. 아직 사제 분들이 많이 모이지 못했어요. 수로 청소 건으로 구한 몇몇 분들도 어디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현우가 손을 들었다. 서기의 눈매가 살짝 찡그려졌다 다시 펴졌다. 현우가 누군지 기억난 모습이었다.


"알렉스 사제님이 현재 제 일행과 같이 머무르고 있습니다."

"아, 알렉스 사제님이요? 현재 그 분은..."

"안타깝게도 그 분 또한 감염되었습니다."


한 손이라도 보탤 수 있는가 기대하던 서기의 얼굴이 팍 굳어졌다. 볼을 두드리며 표정을 관리한 사내는 다시 웃음기를 띠며 이곳에 모인 남녀노소의 사람들에게 말했다.


"잘 알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성국에 요청해 추가로 사제 분들을 모시는 방안도 노력 중입니다. 다행히 전염병이 치사율이 높은 건 아니니까요."

"십여 년 전이었던가, 확실히 그 때의 쥐갉음병에 비하면 다행이긴 하네만."


서기가 헤르만 노인의 말에 격하게 찬동했다. 옆의 마법사에게 눈치를 주자, 마법사는 어딘가로 통신 마법을 걸었다. 곧이어 병사들이 무명천에 쌓인 무언가를 들고 날랐다.


"여기 계신 분들은 그래도 양심을 지킬 줄 아는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저희가 이런 일을 시킬 것이라 대충 짐작은 하셨겠지요."


이런 경우가 과거에도 아예 없진 않았다. 모두들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백기와 적기에 따라 조금씩 물품이 다릅니다. 적기에는 관리청에서 가지고 있던 성수와 약품을 조금 더 넣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혹시 착복할 생각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서기는 연판장을 꺼내 모인 사람들의 이름을 죽 적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다시 서기에게 돌아온 연판장은 옆에 있던 사제와 마법사의 처리를 거치고서야 사내의 손에 쥐어졌다.

촤라락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들리고, 서기가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다.


"장현우 씨."

"네."

"여기 사람이 아니시네요? 이런 분은 서류에서 본 적이 없어서."

"설명을 드리자면 깁니다만."


어찌되었든 꺼내야 할 이야기였다. 최대한 간결히 간추려 자신의 상황을 전달한 현우가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남겼다.


"...그래서 천막 같은 게 필요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미네바에서 잡은 생선이 문제가 될 수 있다라. 따로 조사를 더 해야 할 사항이군요."


그 밖에도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다. 이따금씩 현우를 심심찮게 지켜보는 누군가의 시선을 제외한다면, 도시가 잘못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오가는 대화라고는 퍽 점잖은 편이었다.


"1차 모임을 마치기 전에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다들 제 의견에 귀를 기울여 주시겠습니까?"

"물론이죠. 솔직히 말해서, 여기서 당신의 의견을 듣지 않으면 물자를 어떻게 공급받겠습니까."


상황이 그래도 회의 전에 비하면 밝아진 터라, 마튼의 농에는 가볍게 분위기를 띄우려는 의도가 숨어있었다. 또한 이곳에 모인 사람들 역시 마튼의 말에 맞추어 각기 미소를 짓거나 살짝 이를 드러낸 웃음으로 회의를 마무리하려는 터였다.


그러나, 회의의 분위기는 단 한 문장의 말로 반전되었다.


"어째서 당신은 멀쩡하게 다니고 있는 겁니까, 마법사?"


어째 처음 약초 상점에서 대면했을 때부터 별로 인상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더니만, 붉은 기가 도는 검은 머리카락의 사내는 현우를 향해 손가락질했다.


"네?"

"저는 행정만 맡아서 이런 데에는 젬병이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서는 조금 아픈 기색이라도 보이는데, 당신은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슬슬 사람들의 눈이 현우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어라, 그러고 보니 왜 저 청년은 전혀 아픈 것 같지 않아 보이는데? 란 생각이 머리 속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몸과 정신이 모두 고통 받는 상황에서 나 홀로 이에 구애 받지 않는 이가 있다. 자연스레 질투와 시기가 몰려들 수 밖에 없으리라.


"당신, 아까 전의 말도 그렇고, 이 사건과 연관이 있습니까?"


어떤 말이라도 함부로 했다간 바로 와전될 상황이었다.

현우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단지 뒷목을 슬슬 긁는 것 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7 97화. 붉은 먼지(4) 19.10.31 59 1 13쪽
96 96화. 붉은 먼지(3) 19.10.30 64 1 13쪽
95 95화. 붉은 먼지(2) 19.10.29 51 1 14쪽
94 94화. 붉은 먼지(1) 19.10.28 56 1 13쪽
93 93화. 실마리는 도화선이 되어(3) 19.10.25 65 1 13쪽
92 92화. 실마리는 도화선이 되어(2) 19.10.24 64 1 13쪽
91 91화. 실마리는 도화선이 되어(1) 19.10.23 150 1 13쪽
90 90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4) 19.10.21 65 1 13쪽
89 89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3) +1 19.10.18 84 1 13쪽
88 88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2) 19.10.17 55 1 13쪽
» 87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1) 19.10.16 55 1 14쪽
86 86화. 아웃브레이크(3) 19.10.15 62 1 13쪽
85 85화. 아웃브레이크(2) 19.10.14 55 1 13쪽
84 84화. 아웃브레이크(1) 19.10.11 58 1 13쪽
83 83화. 항구도시 미네바(3) 19.10.10 61 1 14쪽
82 82화. 항구도시 미네바(2) 19.10.09 56 1 13쪽
81 81화. 항구도시 미네바(1) 19.10.08 65 1 14쪽
80 80화. 호향에서(3) 19.10.07 76 1 13쪽
79 79화. 호향에서(2) 19.10.04 86 1 13쪽
78 78화. 호향에서(1) 19.10.03 74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