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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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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최근연재일 :
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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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0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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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79화. 호향에서(2)

DUMMY

간간히 있는 불빛을 따라 지하로 내려간 엘라인은 그녀의 앞에 떡하니 자리잡은 문의 고리를 잡아당겼다. 문이 열리고, 그 안에 앉아있던 이들의 머리가 홱 하고 방문객을 향해 돌아갔다.


"어서 오시오, 엘라인."

"피르미니 경. 굳이 이런 곳으로 약속 장소를 잡으신 경우가 있나요? 혹시나, 저를 어떻게 해보려는 속셈은 아니겠죠?"


협상을 하는데 있어, 시작부터 저런 자세로 들이민다면 과연 대화가 잘 이루어질 수 있을까? 엘라인은 초장부터 파격적인 언사를 이어나갔다. 그에 피르미니라 불린 기사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도리아의 기사는 임무에서 그릇된 방향이라면 어떠한 변수도 만들지 않소이다. 아직 일을 벌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동료를 해칠 수 있겠소."

"퍽이나 저를 편하게 해주네요, 피르미니 경."

"어서 앉으시오. 우리는 아직 해야 할 이야기가 많지 않습니까?"


기사의 손이 향한 곳에 앉은 엘라인은 품 속에서 작은 병 하나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탁자 위에 올려진 병은 조명 장치의 빛을 받아 반짝였다. 앉아있던 다른 사내가 손가락을 까딱이자, 엘라인은 병을 옆으로 굴려 보냈다.


'댕그르르'한 소리를 내며 굴러가는 병을 사내가 휙 하고 손으로 잡았다. 조명의 빛이 유리병을 투과해 푸른 빛을 띄었다. 찰랑거리는 용액을 바라본 그의 걸걸한 목소리가 지하를 울렸다.


"이게 당신이 말했던 그게 맞나요?"

"그럼요. 아, 열지는 마세요. 당신의 잘못으로 벌써부터 이자나드 님의 곁으로 가긴 싫거든요."

"하, 전에 들었던 설명으로는 여기서 열어도 상관 없을 정도로 안정된 거라 하지 않았습니까?"

"여기는 그게 있잖아요. 순식간에 활성화되면 이제 난리가 날 거에요. 조금 더 계획을 완벽하게 만든 후에 실행한다 하지 않으셨나요? 아까 피르미니 경이 그러시지 않았나? 괜한 궁금증은 죽이고 변수나 지우시지..."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탕! 하고 탁자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엘라인이 건넸던 병이 잠깐 허공으로 떠오르다 탁자에 나동그라진다.


"이 굴라송, 당신에게 그런 소리를 들을 정도로 급이 낮지 않습니다!"

"굴라송 님. 지하인 지라 자중을 하심이..."

"좋아요."


생글생글한 엘라인의 얼굴이 불빛을 받아 더욱 빛났다. 그녀는 벌떡 일어서서는 앉아있는 두 사람에게 고개를 살짝 숙였다.


"이 아녀자가 굴라송 님께 사과를 드립니다."

"굴라송 님. 이쯤에서 그만 두시죠."


그녀가 자리에 앉고서야 굴라송은 화를 내던 얼굴을 말끔히 닦았다. 마치 자신은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는 그런 태도였다.


"자,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 보지."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여관을 벗어나 미네바의 어두운 골목으로 향한 엘라인은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했다.


쾅!


"더러운 돼지 새끼. 내가 저 녀석을 가만히 두나 봐라."


손이 어떻게 되든 상관 없었는지, 붉은 기가 묻어있는 벽을 뒤로한 채 엘라인은 도시의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 * *


호향에서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평소대로 아침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현우의 인도에 따라 그가 놀곤 했었던 들판이나 강가를 이리저리 싸돌아 다녔다.

이미 스무 살이나 먹은 두 사람이건만 벤은 처음 보는 풍경과 독특한 분위기에, 그리고 현우는 추억이란 막이 덧씌워진 탓일까, 배가 꺼지도록 두 사람은 여기저기를 다니며 호향이란 마을을 즐겼다.


"되게 독특한 곳이네. 거 바다 건너 왔다는 사람들 마을은 다 이런가?"

"글쎄. 나야 다른 곳을 가본 적이 없거든."


현우는 승마 동아리의 키노시타를 떠올렸다. 그가 말하길, 자기는 레이야마 출신이라고 했었지, 다른 마을과 달리 특이한 발음인 것을 보면 그 역시도 호향과 마찬가지로 바다 건너 왔다는 이들이 정착한 마을임이 틀림 없었다.


"아는 선배가 다른 곳 출신이라곤 하는데, 거기는 또 어떨지 모르겠다. 우리 집만 해도 원래 큰 집은 포트란에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잖아?"

"그렇긴 하지."

"다른 곳이랑 다른 거라면 어제 잤던 그런 별채밖에 없는데, 다른 곳이라 해서 심하게 차이가 날까 해. 나중에 놀러 가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야. 내가 듣기론 키노시타 선배 고향은 모나스에 가깝다고 들었거든."

"미아가 모나스에서 배를 타고 엘라인으로 돌아간다 했던가?"

"맞아. 돈만 좀 많다면 엘라인으로 가보는 것도 괜찮아 보이는데."


벤은 황량한 공터의 중앙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아서라. 3명이서 모나스까지 가는 것만 해도 경비가 엄청나게 들 것이다에 한 표. 호향도 의외로 꽤 멀더만. 하오란에서 여기까지가 마차를 타고 며칠이나 걸렸지?"

"5일 쯤 걸렸던가."

"특급마차에다가 네가 마법까지 걸었었잖아. 모나스면 여기서 북쪽으로 끝자락일 텐데. 아예 포트란에서 모나스까지 공간 이동을 하는 것이 아니면 방학 안에 가기란 불가능할 걸."

"그것도 안되거든. 포트란에선 그 쪽까지 한 번에 이어진 곳이 없어. 이온에서 가야 할 거야."


현우의 눈이 갑자기 번쩍 뜨였다. 입이 턱 벌어진 채로 왜 이 생각을 못했냐며 자신을 타박하는 그에게 벤이 물었다.


"왜? 뭐 잘못된 일이라도 있어?"

"차라리 이온에서 미네바로 공간 이동을 할걸. 되게 바보같이 굴었네."

"미네바가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가?"

"응. 일반 마차로도 2일이면 충분하고도 남거든."


돌아갈 때는 그 쪽이 낫지 않겠냐며 현우가 이야기를 꺼냈다. 돈만 된다면야 시간도 줄이고 고생도 덜 수 있어 얼마나 좋겠냐만은, 문제는 돈이기에 벤은 이 점에 대해 딱히 긍정의 대답을 하지 않았다.

현우도 나중에야 이 사실을 깨달았는지 둘의 대화는 별다른 결론 없이 찜찜하게 끝을 맺었다.


두 사람의 침묵이 조금 길어질 때였다.


"와, 어떻게 고향에 내려왔으면서 나한테 이야기도 없이 집에만 있을 수 있어?"

"응?"


공터에 앉아 있던 두 사람 위로 누군가의 그림자가 해를 가렸다. 누군가 하니, 찰랑거리는 검은 머리를 뒤로 묶은 한 여성이었다.

흔히 밭을 가는 아낙네들이 하는 복장을 입고 있는 그녀는 들에 나는 무언가를 캐러 온 것인지, 낫처럼 생긴 농기구를 바구니에 넣어 옆구리에 끼고 있었다.


"오, 오랜만이다, 명연아."

"단지 그 말로 끝날 뿐인가? 나 참. 오빠도 선기 아저씨처럼 그렇게 나 몰라라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런 느낌이 나는데."


분명히 어제 이야기를 나누었을 땐 현우는 아버지를 꺼려하는 것이 틀림 없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스스럼없이 대화의 소재로 현우의 아버지를 언급하는 그녀를 보는 벤의 얼굴은 놀라움이 떠나지를 않았다.

더욱 믿을 수 없던 것은, 어제와 달리 현우의 얼굴에 그리 수심이 끼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막역한 사이인 듯, 그는 가볍게 명연이라 불린 소녀의 말을 받아쳤다.


"내가 그런 숲골매 같은 인간은 아니거든? 몇 개월도 아니지, 거진 1년 즈음 된 것 같은데 오랜만에 만나게 된 동생한테 오랜만이라고 하지, 거기서 더 뭘 바래?"

"나란 존재는 오빠한테 그 정도 뿐이었어?"


두 사람의 대화가 격해질 기미를 보이자 벤이 현우를 말렸다. 현우는 대학에서 사귄 친구를 흘긋 보고는 목을 가다듬은 뒤 서로를 인사시켰다.


"여기는 벤, 내가 마드라드에서 사귄 친구. 이쪽은 이명연이라 해. 내가 어렸을 때부터 나랑 같이 논 동네 동생이야."


척 보면 척이라. 눈치가 빠른 벤은 소녀 쪽의 달달한 분위기를 바로 파악했다. 애석하게도 자신의 친구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했지만.


"안녕하세요, 벤 팀버튼 입니다. 현우의 친구가 되어 저 녀석이 허튼 짓 하지 않도록 단단히 감시하고 있지요."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눈만 끔뻑이던 명연은 이내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벤이 내민 손을 잡은 그녀가 화사한 얼굴로 그를 맞았다.


"안녕하세요, 호향의 전통 장집 장손녀 이명연입니다. 저희 오빠를 잘 부탁드려요."

"장집? 그게 혹시 무슨 말인지 저는 잘 모르겠는걸요."

"아, 네가 어제 먹었던 그 닭고기 볶음요리의 양념 말하는 거야. 어제 말했지? 어느 할머니께서 잘 만드신다고. 명연이가 그 집 손녀거든."


소녀는 바닥을 손으로 탈탈 훑은 뒤 털썩 주저앉더니, 바구니에서 무슨 뿌리를 두 개 꺼내 벤과 현우에게 건넸다. 벤이 완드를 꺼내 물로 뿌리를 씻자 명연은 놀랐다는 표정을 지으며 현우의 옆구리를 툭툭 건드렸다.


"진짜로 마법 학교에 갔나 보네? 오빠, 대단한 걸?"

"아직은 배운 것도 없는데 뭘. 그보다야 네가 그렇게 기술을 배우는 게 더 대단해 보여. 적어도 나한테는 말이야."

"그건 현우 말이 맞아요. 어제 그 달짝지근한 양념은 되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하하. 할머니께서 말씀해주시기로는, 옛날 저쪽 대륙에는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해요. 장맛이 뛰어난 여성은 보지도 말고 결혼해라...라고 하던가요?"

"내가 전에 들었던 이야기랑은 다른 것 같은데."

"오빠 기억력이 나빠서겠지."


괜히 여기서 말대꾸만 더 하다간 눈빛으로 몰매를 맞을 것만 같아, 현우는 그저 명연이 건네준 메둔꽃 뿌리만 잘근잘근 씹었다. 침과 섞여 달달한 즙이 입안을 적신다. 주전부리로는 적절했다.


"요즘도 자꾸 덤벙대고 그런가요? 예전에는 정말 제가 업어서 키우다시피 했다니까요?"

"이 녀석, 그렇다면 정말 변한 것 없이 꾸준하네요. 저번에는 말 타다가 다리가 부러졌다고 하지를 않나, 실험 준비물도 챙기질 못하고 점수를 깎아먹질 않나. 대학 내에서도 이름이 소소하게 퍼질 정도라니까요."

"호향 망신 시키지 말아, 현우 오빠."

"아니, 그건 설명하자면 좀 길긴 해도... 내 불찰이 아닌데."


정말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는 현우를 보자 웃음보가 터진 명연이 고개를 돌려 어깨를 자꾸 움찔거린다. 볼멘소리로 투덜거리는 그의 기분을 풀고자, 그녀는 현우에게 오랜만에 부탁을 청했다.


"저기, 현우 오빠."

"...응."

"오랜만에 그거 해주면 안돼? 그 꽃잎 날려가는 것 있잖아."


그게 무어냐 묻는 벤에게 명연은 곱게 개어놓은 추억 한 자락을 펼쳐 보았다.

어떤 일인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자신은 정말 크게 토라져 있었고, 현우의 말이면 으레 들었었지만 그때는 정말 발 한자국도 옮기기 싫어 떼를 썼더랬다.

그런 명연을 달래기 위해 어느 봄날에 현우가 빛의 기둥을 불렀고, 흩날리는 꽃잎의 속삭임에 그녀의 속상함이 눈 녹듯 사라졌다는 이야기였다.


"와... 그 나이에 벌써 프러포즈를 했다고?"

"프러포즈라니. 어허! 쓰읍. 말 조심해. 앞날이 창창한 애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왜? 어감이 좋기만 하구만."


이제는 그 마법을 바라는 초롱초롱한 눈빛이 한 쌍 더 늘어간 와중에, 현우는 벤과 명연의 부탁을 계속 거절했다.


처음에는 아직 메둔꽃 뿌리를 다 씹지 않았다는 것으로 돌렸다가, 이미 소화가 다 되었겠다 싶은 와중에도 정중히 거절하는 그의 언사에 다른 두 사람은 기분이 상한 듯 토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되게 비싼 듯이 구네. 친구 좋다는 데 그것도 못해주냐?"

"내가 어릴 적에 어떻게 그런 마법을 썼겠어. 생각 좀 해봐라, 벤."

"거의 기적과도 같은 일이란 거야, 현우 오빠? 물론 나한테는 기적과도 같았지만."


마드라드를 들어온 실력은 어디 가지 않아서 금방 벤은 현우의 물음에 답을 내릴 수 있었다.


"쓸 수 있는 주기가 있는 거구나? 말하는 걸 보면 며칠 정도로는 어림도 없고."

"응. 지금 다시 만든다면 몰라도, 그 당시에는 제대로 공부도 하지 않은 상태로 간절히 바랬을 뿐이었으니까. 거진 1년에 한 번 정도 쓸 수 있으려나. 이미 누군가에게 사과하는데 그 마법을 썼어. 지금은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으니까 두 사람은 이해해줘."


현우는 명연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시간이 늦었다며 돌아가자 두 사람에게 말했다.

돌아가는 현우의 발걸음에는 '봄꽃의 시'로 미안함을 전했던 누군가의 기억이 진한 자취를 남기고 있었다.


* * *


"휴. 아저씨 덕분에 한결 덜었네요. 아직 실력은 여전하시네요."

"올해도 네가 와준 덕분이지. 이것 참. 정기적으로 청소를 한다 해도 이렇게나 몬스터들이 많이 나타나다니. 어쩔 땐 누군가 일부러 씨앗을 뿌려두고 키운 게 아닐까 싶다니깐."


기지개를 쫙 피며 무기를 정리한 그녀가 짧게 마력을 돌린 후 이야기했다.


"그래도 저한테는 꽤 쏠쏠해요. 방학만 되면 이렇게 내려와서 돈 버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러게나 말이다. 고기가 잡히지 않아도 이렇게나마 돈을 벌 수 있는 게 축복이라고 해야 할지... 젊었을 적 용병일을 한 게 다행이지. 용병패로 이런 일도 받을 수 있고 말이야."

"적어도 제가 외부 의뢰를 받았을 때, 아저씨의 실력은 나쁜 축은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둘의 대화는 앞서 수로를 살피고 돌아온 정찰대원의 말에 끊겼다.


"앞에 부정형의 몬스터가 세 마리 정도 있군요. 윤화 양. 부탁드립니다."


이름이 불린 마법사는 스태프를 들고는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어서 끝나고 술집에서 맥주라도 한 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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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6화. 붉은 먼지(3) 19.10.30 64 1 13쪽
95 95화. 붉은 먼지(2) 19.10.29 51 1 14쪽
94 94화. 붉은 먼지(1) 19.10.28 56 1 13쪽
93 93화. 실마리는 도화선이 되어(3) 19.10.25 65 1 13쪽
92 92화. 실마리는 도화선이 되어(2) 19.10.24 64 1 13쪽
91 91화. 실마리는 도화선이 되어(1) 19.10.23 150 1 13쪽
90 90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4) 19.10.21 65 1 13쪽
89 89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3) +1 19.10.18 84 1 13쪽
88 88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2) 19.10.17 54 1 13쪽
87 87화. 병마는 민낯을 낳는다(1) 19.10.16 54 1 14쪽
86 86화. 아웃브레이크(3) 19.10.15 62 1 13쪽
85 85화. 아웃브레이크(2) 19.10.14 55 1 13쪽
84 84화. 아웃브레이크(1) 19.10.11 58 1 13쪽
83 83화. 항구도시 미네바(3) 19.10.10 61 1 14쪽
82 82화. 항구도시 미네바(2) 19.10.09 56 1 13쪽
81 81화. 항구도시 미네바(1) 19.10.08 65 1 14쪽
80 80화. 호향에서(3) 19.10.07 76 1 13쪽
» 79화. 호향에서(2) 19.10.04 86 1 13쪽
78 78화. 호향에서(1) 19.10.03 7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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