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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아미드룬 - 만들어진 사후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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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잎
작품등록일 :
2019.12.01 19:53
최근연재일 :
2023.10.02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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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0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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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나가기 - 49화

DUMMY

배의 파편들을 모아 얽은 뗏목 위에 올라 앉아 레무스의 팔에 붕대를 감던 라만차가 옆의 듀너에게 말했다.


“이봐 친구. 운명을 믿나?”


횃불에 비친 듀너의 얼굴은 잔뜩 찌푸린 모습이었다. 그의 발치에서 정신을 잃고 누워 있는 마기야에게 손가락을 가리켰다.


“운명이고 나발이고. 이 여자에 대해 더 말해봐.”


그녀의 복부는 찢은 옷가지로 감은 상처에서 배어 나온 핏자국이 어둠 속에서도 선명했다. 듀너가 처치를 막 끝낸 참이었다.


“그러니까. 더 말해줄 것도 없지만 여기서 다시 만난 것은 운명이라 할 수 밖에 없다고.”


캄캄한 바다에서 지친 몸에 절망적인 상황임에도 단단한 눈빛들이 교차하고 있었다.


또 다른 작은 뗏목에는 헬름가이투와 푸들이 찢어진 돛 조각들을 엮고 있었다.


옆에서 바다에 떠 있는 그레이에 올라탄 아길레프가 둘의 작업을 지휘하고 있었다.


“아니 아니! 그쪽 막대는 노로 쓸 거라니까? 그 옆에 꺾어진 걸 묶어.”


“썅. 이런 판국에 뭐 그리 꼼꼼해? 직접 와서 해결하던가?”


“니들 인간들도 살리려는 거니까 군말 하지마. 기초는 우리가 다 만들어줬잖아.”


릿쉬다덴인 아길레프와 후제는 무겁기에 뗏목에 있을 수 없었다. 한편 바쁜 손놀림 중에도 헬름가이투는 푸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던 관심을 담은 눈이었다.


다른 그레이 둘 중 하나에는 후제가, 다른 하나에는 페이츠, 밸러바슈가 올라타 있었다.


후제는 그레이들이 멋대로 떠나지 않도록 밧줄로 얽으면서 둘을 어이없는 눈으로 구경하고 있었다. 페이츠와 밸러바슈는 그레이의 풍성한 털에 파묻혀 누운 채 서로 얼싸안고 진한 키스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전하는 운명을 믿으시죠? 저는 오늘에서야 운명을 믿게 될 듯 합니다.”


“운명은 신들이 엮어내는 것. 곧 나와 같은 선택 받은 자의 의지로 발현된다. 내가 그대를 간택하였으니 이리 다시 만나게 된 것이지. 허나 솔직히 그때의 내 의지가 이리 강한지는 몰랐다. 이제는 확신하였으니 다시는 떨어지지 말자꾸나.”


페이츠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당기면서 밸러바슈는 고개를 돌려 마기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듀너에게 말을 걸었다.


“그 여인 또한 내가 간택하려 한 바 있으니 다시 만나게 된 것. 치료를 잘 부탁한다.”


듀너는 그를 보고 눈을 라만차에게로 돌렸다.


“뭐야 저 발정 난 똥개 한 쌍은? 저것들도 한패야?”


밸러바슈가 싸늘한 웃음기를 머금고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페이츠가 그의 얼굴을 긴 손가락으로 감싸며 말렸다.


“전하. 저 남자는 한심하고 멍청한 백성일 뿐입니다. 자신의 무지를 깨우칠 때까지 내버려두시죠. 전 지금의 즐거움을 방해 받고 싶지 않답니다.”


둘은 다시 입술을 포개며 그레이 속으로 파묻혔고, 라만차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듀너에게 찡그린 눈웃음을 보냈다. 레무스가 듀너를 향해 입을 열었다.


“꽤나 기묘한 재회가 되었군. 감동도 없진 않으나 자네에게는 확인을 받아야겠어. 계약대로 앞으로는 내 지시에 따라주게.”


듀너는 레무스를 한동안 노려보았으나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음으로 동의를 표현했다.



그들 외에 릿쉬 선원들은 없었다. 시간을 거슬러 루시아와 타크요크렌 무리가 떠난 직후, 모두가 겨우 한숨을 돌리는 와중에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한 이는 마기야였다.


부서지지 않은 채 남아있던 한 척의 구명보트를 찾아 오른 것이다. 몇몇이 그녀의 행동을 보고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선원 릿쉬들이 헤엄쳐 다가가자 마기야는 칼을 꺼내어 휘둘렀다.


“접근하지 마라. 벨 것이다.”


릿쉬들은 멈추었지만 욕지거리를 뱉어내었다.


“뭐야? 이건 우리 거야!”


“꺼져라 라딜두!”


마기야는 뱃전에 손을 대는 릿쉬에게 칼을 휘둘렀다. 팔에 상처를 입고 물러난 릿쉬는 아픔과 분노로 소리를 질러댔다. 하지만 더 이상 보트에 가까이 가는 릿쉬는 없었다.


“이 보트는 인간만 타겠다. 육지는 그리 멀지 않으니 릿쉬들은 헤엄쳐라.”


구명보트의 크기는 그곳의 인간과 릿쉬 모두를 태우기에는 턱없이 작았다. 창 하나가 마기야의 등 뒤에서 날려졌다. 하지만 마기야는 걸음 하나 움직임으로 피할 뿐,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얼음장 같은 눈을 마주한 릿쉬들은 질렸지만 물러날 수는 없었다.


“미쳤나? 무사히 헤엄쳐 갈 거리가 아냐!”


“다들 한번에 덤비자. 겨우 라딜두 여자 하나야.”


하지만 먼저 나서는 릿쉬는 없었고 조금씩 다가가며 보트 주위를 돌 뿐이었다. 마기야가 다시 입을 열었다.


“헤엄치기 싫으면 다들 여기서 내 칼에 죽을 뿐이다.”


그때 라만차가 소리쳤다.


“이봐. 마기야! 그만둬.”


그리고는 모두들 들으라는 듯 외쳤다.


“다들 진정합시다. 다 같이 살 방법을 찾자고!”


그러나 릿쉬들은 점점 보트에 다가갔고 마기야는 칼을 세워 공격자세를 잡았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라만차는 옆 레무스의 품에 재빨리 손을 집어넣어 프레노칩 제어기를 꺼내었다.


“이봐. 무슨 짓인가?”


레무스의 제지를 뿌리친 라만차는 제어기를 켜고 마기야의 명단을 찾아 버튼을 눌렀다. 마기야의 칼이 릿쉬 하나의 목을 향해 휘둘러지기 직전이었다. 마기야는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고 보트에 오른 릿쉬들이 덮쳐 눌렀다.



마기야가 제압되자 아길레프와 후제를 제외한 선원릿쉬들 전원이 보트에 올라탔다. 인간들은 접근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끝간 데 없이 까부는군. 라딜두들.”


릿쉬 하나가 기절한 마기야의 머리를 잡아 일으켰다. 라만차가 소리쳤다.


“이봐들. 진정해! 그녀를 놔줘!”


그러나 분노가 극에 달한 릿쉬는 마기야의 배에 칼을 꽃아 넣고 바다에 던져버렸다. 라만차가 즉시 따라서 바닷속으로 몸을 던졌다. 푸들이 큰 소리를 질렀다.


“이 미친 새끼들아!”


하지만 릿쉬들도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다.


“다음은 너다. 새끼 라딜두.”


그가 던진 창이 똑바로 푸들을 향했다. 그러나 헬름가이투가 몸을 던져 쳐내었다. 이번에는 다른 창이 레무스에게로 향했다.


“덴을 죽인 라딜두는 살려둘 수 없다!”


그 창은 별안간 끼어든 채찍에 맞고 빗나갔다. 밸러바슈가 그 채찍을 감아 잡으며 소리쳤다.


“릿쉬 제군들!”


꺾인 돛대 위, 위태로워 보이는 곳에서 잘도 균형을 잡고 있는 그는 호기로운 말을 더했다.


“내가 잠이 깊어 지금 상황은 모르겠으나 화를 가라앉히는 것이 어떠한가? 우리 인간은 신들의 은총 아래 있으니 함부로 죽이면 신들의 화를 얻게 된다.”


그 말은 릿쉬들의 불 같은 분노에 기름을 끼얹는 효과만 있었다. 단, 창이 부족하여 욕지거리만을 던져댔다.


“뒈져라. 라딜두!”


“하나부터 열까지 네놈들 때문에 이 꼴이 되었단 말이다. 잠꾸러기 새끼야! 너도 크게 한몫 했고!”


“아직 잠꼬대 중이구나! 거기서 잠깐이나마 깨어 있어라. 다음 번 잠에서는 영원히 깰 수 없을 테니.”


그러나 바다 가운데서 난파된 상황. 싸움을 벌일 만한 처지도 아니었다. 선두에 서서 그르렁대던 릿쉬가 아길레프에게 눈을 돌렸다.


“선장. 이제 작별이오. 보다시피 보트는 꽉 찼으니. 대신 거기 럼투칭들을 두고 갈 테니 알아서 살아남으시오.”


다른 릿쉬들은 약간의 망설이는 표정을 보였으나 반대는 없었고, 작은 소리만 보탤 뿐이었다.


“라딜두들과 어울리지 마시오.”


“다시는 보지 맙시다. 이게 무슨 꼴이요?”


그들은 돛을 펴고는 모그다일 방향으로 보트를 몰았다. 남은 이들은 도리 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레무스는 루시아가 날아간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는 질끈 감았다. 같은 곳을 바라보던 푸들과 눈이 마주쳤지만 부질없는 추궁은 하지 않았다.


한편 듀너는 계속 바다 속을 노려보고 있었다. 라만차가 들어간 지 꽤 시간이 흘렀다. 페이츠가 그를 보며 말했다.


“위험하지 않나요?”


듀너는 웃옷과 신발을 벗었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물속으로 들어갔다.



바다 속은 다행히 생각보다 밝았다. 다만 배의 파편들로 몹시 혼탁하여 시야는 좋지 못했다. 물살의 방향을 가늠하며 잠수 속도를 올렸다. 한참을 내려가도 보이는 것이 없었다.


초조해진 듀너는 더욱 세게 팔다리를 움직였다. 친구 비슷한 라만차도 죽게 둘 수 없지만 의문투성이인 그 여자도 살려내고 싶었다.


갑자기 옆으로 지나치는 것이 있었다. 해파리 비슷하기도 하고 긴 다리들은 뱀장어 같기도 한 생물이었다.


그것은 듀너보다 빨리 아래를 향해 헤엄쳐 내려갔다. 그 방향에서 희미하게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라만차였다. 옆구리에 마기야를 끼고 필사적으로 팔다리를 휘젓고 있었다.


그리고 방금 보았던 생물들이 잔뜩 엉겨 있었다. 마기야의 피 냄새에 끌려 모인 듯 했다.


라만차의 몸에도 휘감겨 피를 빨고 있었으나 그는 놈들을 떨궈낼 여유가 없었다. 이미 한계에 다다른 숨을 참기도 버거웠던 것이다.


듀너를 발견한 그는 마지막 숨을 뱉어내고는 동작을 멈추었다. 듀너는 있는 힘을 다해 다가가 라만차의 입에 입을 포개고 숨을 불어넣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라만차에게 달라붙은 생물 몇 마리를 떼어내고 마기야를 넘겨받았다.


고개를 끄덕여 고마움을 표하는 라만차를 위로 밀어 던지고는 마기야의 몸에 달라붙은 생물들도 뜯어냈다. 다시 덤비는 놈들을 뿌리치며 위로 솟았다.


잠깐 놀란 것은 마기야의 무게였다. 체구에 비해 무척이나 묵직했다. 아마 빨리 가라앉는 그녀를 따라잡기 위해 라만차는 애를 먹었을 것이었다.


긴 시간 숨을 못 쉬었다. 그녀는 기절한 상태인데다 아직도 배에 꽂혀있는 칼은 시급을 다투었다. 온 힘을 다해 위로 향했다. 듀너가 키메라로 분류될 정도로 엄청난 폐활량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캄캄한 밤바다. 듀너는 횃불을 하나 더 만들어 뗏목 옆에 묶어 세웠다. 간신히 살려낸 마기야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는 묵직한 몸무게만큼이나 근육도 단단했다. 덕분에 찍힌 칼이 내장을 상하게 하지는 못했다. 라만차가 말했다.


“마기야 타다치. 꽤나 유명한 여자인데 모르다니. 하긴 자네가 알리 없지. 저래 봬도 서른셋이야. 누님이라고.”


대꾸 없는 듀너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뭐가 궁금한 거야? 그녀와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아냐. 알 것 없어.”


후제가 끼어들었다.


“한심한 놈. 아직도 포기 안 했냐?”


라만차는 흥미를 보였으나 듀너는 입을 꾹 다물었고 지친 얼굴의 후제도 말을 보태지는 않았다.



뗏목이 대충이나마 완성되었지만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길레프는 가까운 모그다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그의 말이 옳았다.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루시아의 문제가 심각했다. 그녀를 찾아 나서자는 푸들의 대책 없는 주장은 무시되었으나 그 자리에 머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리 없었다.


가끔 움직이려 하는 그레이를 잡아 세우며 하릴없는 시간만 흘렀다. 이따금 밸러바슈가 루시아를 찾아 두리번거렸으나 그의 시력도 밤바다의 어둠에서는 별 소용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다들 졸음이 몰려 꾸벅거릴 때도 밸러바슈는 맑은 눈을 뜨고 별을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는 벌떡 일어났다. 무언가에 집중하던 그는 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다들 일어나! 돛을 펴라! 노를 꺼내 잡아라!!”


허둥지둥 깨어난 그들은 얼떨떨한 상태에서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뗏목과 그레이를 몰았다. 아길레프가 물었다.


“뭐냐? 어디로 가는 거야?”


“조용해라. 방해된다. 일단 이 방향으로 전속력이다.”


아길레프를 비롯해 여럿이 화가 치밀었고, 특히나 푸들은 못마땅한 얼굴로 투덜거렸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몇 차례 밸러바슈의 지시로 진로가 약간씩 수정되며 나아가는 중 동쪽 하늘이 어렴풋이 밝아왔다. 그리고 얼핏 아길레프와 후제의 긴 귀가 흔들리곤 했다. 밸러바슈가 그들에게 물었다.


“무슨 소리가 들리나?”


잠시 뒤. 인간들도 어떤 소리를 들었다. 희미하게 울리는 종소리와 북소리였다. 아길레프가 횃불을 크게 피웠다. 그레이의 털을 잔뜩 뽑아 넣어 시커먼 연기를 키웠다.


얼마 뒤. 밸러바슈가 긴 탄성을 질렀다.


“오오.”


다들 그의 시선을 따랐으나 그가 보는 것을 볼 수 있는 자는 없었다. 그러나 곧 가느다란 검은 연기 한 가닥을 알아챌 수 있었고, 기대한 장면이 뒤를 이었다.


그것은 저 멀리서 날아오는 루시아. 하얀 날개를 힘차게 펄럭이며 곧바로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뒤 해가 돋는 수평선으로 검은 연기와 하얀 돛의 커다란 배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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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지도 23.05.22 16 0 1쪽
54 비비아이 23.05.17 16 0 1쪽
53 라피앗덴, 릿쉬다덴 23.05.01 23 0 1쪽
52 1부 나가기 - 52화 21.11.14 29 0 13쪽
51 1부 나가기 - 51화 21.11.13 28 0 13쪽
50 1부 나가기 - 50화 21.11.11 25 0 13쪽
» 1부 나가기 - 49화 21.11.09 25 0 13쪽
48 1부 나가기 - 48화 21.11.07 24 0 13쪽
47 1부 나가기 - 47화 21.07.15 26 0 12쪽
46 1부 나가기 - 46화 21.07.15 2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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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부 나가기 - 43화 21.02.17 3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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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1부 나가기 - 41화 21.02.13 28 0 12쪽
40 1부 나가기 - 40화 20.02.11 41 0 13쪽
39 1부 나가기 - 39화 20.02.09 50 0 13쪽
38 1부 나가기 - 38화 20.02.07 3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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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1부 나가기 - 36화 20.02.03 34 1 13쪽
35 1부 나가기 - 35화 20.02.01 37 1 13쪽
34 1부 나가기 - 34화 20.01.30 3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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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1부 나가기 - 32화 20.01.21 3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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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1부 나가기 - 29화 20.01.15 33 1 13쪽
28 1부 나가기 - 28화 20.01.13 3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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