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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드룬 - 만들어진 사후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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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잎
작품등록일 :
2019.12.0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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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2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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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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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나가기 - 44화

DUMMY

전 국왕 카사카 아모디의 대저택. 생일축하연 전야제 준비로 바쁜 풍경 속에 거프가 들어섰다.


우아하고 깨끗한 차림의 내빈들이 들어찬 웅장한 홀에서, 구겨진 재킷에 흙 묻은 워커를 신은 그는 훌륭한 케이크에 붙은 파리를 보는 듯한 시선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당당한 걸음으로 걷는 그에게 한 여인이 말을 걸었다.


“그런 옷차림이 아니라도 충분히 돋보일 텐데요.”


돌아본 거프는 인상이 밝아졌다.


“아. 라히먼 장관님. 오랜만입니다.”


아담한 몸집, 단발에 동그란 얼굴이지만 상대를 꿰뚫어보는 듯한 깊은 눈빛이 인상적인 여인이었다. 그러나 거프는 가벼운 표정으로 손에 든 가방을 흔들었다.


“정장은 이 속에 있습니다. 갈아 입을 곳을 찾아가는 중이죠.”


“오늘은 전야제이니 상관 없을지도.. 정장 입은 당신이 더 부자연스럽기도 하고요.”


거프가 피식 웃었다.


“부자연스러운 것은 이런 곳에 나타난 장관님입니다. 짝사랑 중이던 테랑이 알면 두통 좀 앓겠는데요.”


라히먼은 고개를 살짝 기울여 들며 가볍게 웃었다.


“후후. 난 절대 중립입니다. 종교부는 정부 내에서 균형감을 가장 필요로 하는 부서죠.”


“예. 바꿔 말하면 가장 정치적인 장관이 필요한 부서라는 말이죠. 어디까지나 종교의 범주 안에서요. 어째서 이 속세에서까지 활약하시려는 겁니까?”


“내가 자격이 없다는 말로 들리네요. 잠깐 시간 되시면 제 감시도 할 겸해서 같이 갈래요? 남부에 처박혀 있던 인사들도 참여하는 좌담회 중이랍니다. 지루하기 짝이 없을 터인데 불 좀 질러봐요.”


“하하. 아닙니다. 틀림 없이 졸 테니 혼자서 불타 죽을 겁니다.”


“그래요. 저녁에 봅시다. 재미있는 소문이 들리던데 그때 들려줘요.”


당황하여 입가의 미소가 지워진 그를 보며 라히먼은 빙그레 웃은 뒤 돌아섰다.



라히먼이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선 방에는 굵고도 매력적인 목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백발의 풍채 좋은 노인이었다.


그의 앞에는 기품 있는 신사숙녀들이 범상치 않으면서도 제각각 개성 있는 기운을 뿜어내며 경청 중이었다. 모두들 전생에서 명성이 높은 정치가였던 이들이자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나름의 영향력을 지닌 명사들이었다.


그들을 마주한 중압감이 대단할 터인 노인은 그 이상의 위엄과 함께 온화함을 두르고 있었다. 풍성한 수염에 근엄한 눈빛은 그의 유려한 말에 깊은 힘을 더하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이 늙은이 카사카 아모디에게 조급함은 없습니다. 허나. 갈망은 여전하답니다. 질문을 드리죠. 천만 바루사를 훔치는 것은 큰 범죄가 맞지요?”


누군가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천만 명에게 일 바루사씩 훔치는 것은 작은 범죄입니까?”


“...”


“재판소가 번잡해지겠군요. 가중처벌 감입니다.”


품격이 녹아있는 웃음이 번지는 중에 아모디가 손을 저으며 함께 웃었다.


“후후후. 맞습니다. 자 그럼 경제사범에서 폭력사범으로 비유를 바꿔보겠습니다. 누군가를 고통스럽게 때려 죽이는 것은 중대한 범죄입니다.


그렇다면. 그 고통을 천만 분의 일씩 나눠 천만 명에게 가하는 것은 가벼운 범죄입니까? 이를테면 천만 명을 손가락으로 콕콕 누르고 다녔다면 말입니다.”


모두들 짧지만 깊이 있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아모디는 굵으면서 깔끔히 정돈된 흰 눈썹에 손가락을 대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자리에 계신 현자님들에게 구차한 부연은 필요 없겠지요. 이것이 제 정치관입니다.”


가볍게 손뼉을 치는 소리가 났다. 주름투성이의 노신사가 입을 열었다.


“정치가는 필연적으로 범죄자일 수 밖에 없군요. 자각조차 힘든 죄를 짓는 죄인..”


말끝을 늘이며 덧붙였다.


“반대의 경우도 있을 테지만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선정을 펴는 경우. 그 경우는 자각은 당연함이요 매우 억울해 하죠.”


다른 이들이 이어 말했다.


“옳습니다.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모든 이들이 귀담아야 할 비유요. 작은 말 한마디, 정책에 담긴 문장 하나마다 미칠 파급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중범입니다. 정치를 할 자격이 없어요.”


“그 작은 차이는 작은 변화와 연결되며 쌓이고, 많은 시민과 넓은 지역, 긴 시간으로 쌓여 굳으면 비로소 눈에 보이는 변화와 이어지게 마련이오.


진보는 큰 개혁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작은 변화에서 일궈진 토대가 없이는 불가능하죠. 전생의 역사가 그러했고 현생 또한 다르지 않소이다.”


“현 국왕을 보면 특히나 안타깝습니다. 철학은 없이 요령만이 넘치지요.”


“다음 선거에서는 반드시 아모디 대왕께서..”


아모디가 급히 손을 저었다.


“이야기를 그쪽으로 잇는 것은 곤란합니다.”


그때 팔짱을 끼고 서 있던 라히먼의 뒤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동부지사 하오 페이푸였다.


“실례합니다. 사정이 있어 늦었습니다.”


아모디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들어오시지요.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하께서 계신 줄 알았으면 늦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 요즘 폭동의 뉴스라거나 전선의 불안함 같은 답답한 일이 많아서 여러 분들의 지혜를 듣고자 실례를 무릅쓰고 무단으로 들어와봤습니다. 어제는 불미스러운 일을 겪으셨다고요?”


“제가 덕이 부족하여 경사를 망쳤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별 말씀을! 앉아서 이야기 하십시다. 그리고..”


라히먼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언제나처럼 저를 놀라게 만드시는군요. 뜻밖의 귀한 손님이십니다. 게다가 이 방에는 언제 들어오셨습니까?”


라히먼은 아모디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


“오해하지 마세요. 지난 초대들에 응하지 못한 것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일 뿐. 당연히 참석해야죠.”


아모디는 따뜻한 눈길에 미소를 곁들여 말했다.


“국왕께서 남부에 제안한 정책 때문에 힘드시죠? 때문에 불편할 터인 이 늙은이의 집에까지 찾아와 남부의 거목들을 만나려 하시는 걸 테지요. 저도 힘을 보태드리고 싶습니다.”


라히먼은 고개를 기울이며 옅은 미소로 받았다.


“잠깐이라도 전하와 대화를 나눈 이들은 추종자가 되어버리는군요. 단단하게 굳은 선인장의 껍질에서 말랑말랑한 새 가시를 돋게 하시니 참으로 부러운 능력이십니다. 도와주신다면 기쁠 터지만. 전하의 뜻과 현 국왕의 정략은 차이가 있지 않나요?”


“천만의 말씀. 다른 이들이 이미 지닌 본성과 가치관이 저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아니함을 호소할 뿐입니다. 작은 차이는 서로 다듬어가야 마땅한 것일 뿐이고요. 새로운 종교를 만들 생각은 없으니 걱정 마시지요. 허허.”


대화내용은 묘한 긴장이 있었으나 둘은 여유로움을 버리지 않았다.


“종교부에서 일하다 보니 그 작은 차이가 얼마나 큰 말썽의 씨앗인지 진절머리가 난답니다. 그리고 걱정이라뇨?


제 책상 위에는 십만 단위의 종교들이 토닥거리고 있어요. 그러다가 제가 앉으면 일제히 저를 협공하죠. 죽일 기세로 말이에요. 아모디교가 생겨나 하나가 늘어난들 별로 달라질 것은 없답니다.”


“그 말씀 새겨듣겠습니다. 그보다 장관님 덕분에 종교간의 큰 분쟁이 거의 없으니 감사할 따름이지요. 자. 앉으셔서 모두와 함께 지혜를 나누십시다.”


두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들은 불편함도 있었고, 흐뭇함도 있었다. 그 표정들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자들도 있었고, 숨기는 자들도 있었다.


다시 연단에 선 아모디는 갖가지 덩굴들이 얽혀 다투는 듯한 그 분위기를 지배하는 태양 같은 존재감으로 어깨를 폈다. 반면 한쪽 자리에 조용히 앉는 라히먼은 씁쓸한 그늘이 드리운 표정이었다.



거프는 투레들이 모여있는 방으로 들어섰다.


“여어. 대장. 오셨소?”


풀 죽은 얼굴들이 보이는 속에 투레가 술잔 든 손을 들어 맞이했다. 거프는 느긋한 미소를 길게 유지하며 모두를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자. 나부터 보고하지. 맵스마독 일대에서 발생하는 릿쉬 연쇄 실종사건의 패턴이 대략 밝혀졌어. 비룩당과 악툠당의 분열을 꾸미는 놈들이 있음이 분명해. 그 와중에 동부지사가 여기 와 있단 말이지.


수용지 폭동의 배후는 밝히기 어렵겠지만 이 건은 릿쉬 정부만 잘 파고들면 꼬리가 잡힐 거야. 참. 방금 종교부 장관을 봤어. 생일 잔치가 끝날 때까지 하티가 마크해. 그리고.. 뭐야?”


하티가 손을 들어 거프의 말을 끊었다.


“더 급한 문제가 있잖습니까? 좀 전까지 기록자와 기자들이 한바탕 물어뜯고 갔다고요.”


거프는 속옷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양말을 벗으며 대답했다.


“급할지는 몰라도 중요한 것은 아니지. 우선순위는 확실히 해 둬.”


“...”


“그래. 그 얘기를 잠깐 해 볼까? 페이츠를 쫓던 중에 같은 패거리로 추정되는 자들에게 된통 당했어. 헤롤다스와 마울라나가 크게 다쳤고, 난 마음을 크게 다쳤지. 우리는 평판이 좀 떨어질 거야.”


투레가 받았다.


“평판은 원래부터 좋지 않았지. 이번에 우리 감찰단에게 닥친 문제는 평판이 아니라 망신살이야.”


레스먼포트가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듀너를 놓쳤고, 호라크티마가 없어졌습니다. 강변에서 그의 흔적을 발견했는데 부상 정도나 복귀의지의 여부를 알 수 없습니다.”


하티는 볼멘소리였다.


“반대편 흔적이 더 심각합니다. 레드가 죽었고 듀너는 아마 스타가 될 겁니다. 헛소문에는 살이 붙을 테니 그 반대로 단장님은 놀림감이 돼버릴 겁니다. 다음 선거에 큰 악재가 될 거에요.”


거프는 셔츠를 입으며 빙글거렸다.


“이봐. 난 선거에는 별 관심이 없어. 지난번 국방부장관에 출마한 것은 테랑의 계략에 따라준 거야. 자네가 그 쪽에 관심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줄을 바꿔 타라고. 그건 그렇고..”


셔츠 단추를 채우며 투레를 보았다. 투레가 술을 길게 들이킨 뒤 말했다.


“경비병 셋이 죽었어. 그 중 둘은 결혼한 이들이고 조문은 확실히 했어. 용의자는 넷이지만 아마 호라크티마의 짓일 거야. 통제를 못했어. 미안하네.”


거프는 동작을 멈추고 대답했다.


“아니. 내 잘못이네. 너무 빨리 세상에 풀어놨어. 교도소에서 꺼내올 때는 놈의 야성이 마음에 들어서였는데 경솔했어.”


잠시 침묵이 흐르고 레스먼포트가 입을 열었다.


“추격은 계속 합니까? 라만차라는 경찰은..”


거프가 말을 끊었다.


“잠깐. 자네들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야? 아니. 그것보다 난 약속을 했다고. 당분간 쫓지 않을 거야. 뭣보다 우리는 그런 일을 하는 조직이 아냐. 잠깐 짬을 내서 추격놀이를 하다가 망친 거라고. 내가 재개하고 싶을 때까지 그쪽은 건들지 마.”


투레가 말했다.


“뭐. 우리야 단장이 하라는 데로 하겠지만 아마드는 달라. 마울라나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라고. 지금도 교도부에 쳐들어가 여기저기 쑤시고 다닌다는군.”


거프는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그 말을 듣고는 한숨을 쉬며 정장 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단장이 멋대로니 단원들도 고삐 풀린 망아지들이로군. 그래도 바보짓은 하면 안돼. 교도부라고? 으르렁대는 망아지를 귀여워해줄지, 걷어차 쫓아낼지 궁금하군.”


투레가 술병을 들어 잔을 채우며 말했다.


“그런데 뭔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있어. 이제 막 출소한 마기야 타다치나, 페이츠와 듀너의 프레노칩 문제에 수상한 암살자. 단장의 개인적인 바보짓으로 시작했지만 그것을 넘어선 무언가의 냄새가 풍겨.”


“그래. 그렇지만 추리도 당분간은 하지마. 약속했으니까. 그리고 난 오늘 밤부터 좀 바쁘다고. 지금 바보 옷은 벗어버렸단 말야.”


하티가 거프에게 허리띠를 건네며 물었다.


“라히먼 종교부 장관이 전 국왕의 편으로 들어갈 거라고 보시는 겁니까? 차기 국왕 후보로 보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거프는 싱긋 웃으며 허리띠를 받아 들었다.


“그렇지는 않을 거야. 우리 친구 테랑이 재선되려면 그녀의 도움이 절실하지. 그러니까 조심해야 해. 마크하라는 것은 그쪽 동향을 체크하라는 거야. 뭔가를 캐내려고는 하지마.”


“알겠습니다.”


넥타이를 메는 거프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투레가 입을 열었다.


“단장은 언제까지 국왕 도우미 역할만 할거요?”


“무슨 소리지? 테랑에게 내 바보짓의 도우미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 왕을 만들어준 거라고. 난 지금 만족이라고.”


거울 앞에 선 거프는 잠시 말을 멈추고 찬찬히 자신을 바라보았다. 말끔한 정장에 대비되는 헝클어진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다시 보니 만족하고 있다고만은 할 수 없겠네. 아니. 난 원래 만족은 모르고 살던 인간이었지.”


돌아선 거프는 다시 모두를 천천히 바라본 뒤 입을 열었다.


“쓰레기 기사를 써대는 기자들에게 겁을 주지는 마. 아니. 은근히 부추겨. 감찰단장에서 경질되어도 재미있을 듯 하군.”


투레는 빙긋이 웃으며 술잔에 입을 대었고, 레스먼포트는 무표정, 하티는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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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1부 나가기 - 51화 21.11.13 3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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