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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ternal Dream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5.03.19 19:28
최근연재일 :
2015.09.19 11:13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9,012
추천수 :
275
글자수 :
201,957

작성
15.08.09 11:40
조회
236
추천
5
글자
9쪽

4장 < 사인회 > (4)

DUMMY

이벤트가 끝나고 참여한 200명은 모두 처음에 모였었던 방으로 모였다. 난 그제야 희아와 예슬 씨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인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둘은 한통속이었다. 아니, 경수까지 셋이서 작당하고 이벤트 속에 또 다른 서프라이즈를 끼워놓은 것이다. 사실 오늘은 희아네 학교의 개교기념일이었다고 한다. 나를 속이기 위해서 일부러 교복을 입고 밖으로 나가는 수고까지 감수했다. 그리고 이를 안 예슬 씨는 사인회 일정을 개교기념일과 겹치게 잡았고 경수는 문자를 보내 늦어서 희아와 함께 간다는 말로 내게 1차적으로 밑밥을 놓았다.

그리고 이벤트가 시작하고 난 후 희아는 조용히 팬들의 무리에 섞여 참가했다. 나에게 들키면 안 되기 때문에 아예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예슬 씨가 보낸 신호에 맞춰서 들어왔다. 이 때문에 희아는 이벤트의 제한 시간과 내가 숨을 수 있는 장소 등은 아무 것도 듣지 못한 채로 참가하게 되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한 셈이다.

그러면 대체 어떻게 나를 찾았느냐? 후... 여기서 나의 멍청한 실수가 드러난다.

희아가 보낸 문자에 아무 의심 없이 속아버린 내가 보낸 문자를 살펴보자.

‘난 지금 상자를 뒤집어쓰고’, ‘그런데 아마 3시에 이벤트가 끝나고’. 술래가 스스로 숨은 장소와 제한 시간을 알려주었다. 또한 결정적인 실수는 문자를 주고받은 행위 자체였다. 내 핸드폰은 문자가 오면 진동하도록 설정이 되어있다. 즉, 희아는 ‘사람이 숨을 수 있을만한 크기의 상자’가 있으면서 ‘그 상자가 뒤집혀있고’, ‘진동음이 울리는 곳’으로 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진동이 울리는데 다른 사람이 못 찾을 리는 없으므로 사람들이 없는 장소로만 골라서 찾으면 된다.

“...이런 식으로 오빠를 찾아냈다는 거지!”

「이럴수가...」

“저는 성현 씨가 곧이곧대로 희아한테 숨은 장소를 가르쳐줬을 줄 알았는데요.”

“에이~ 그러면 재미없잖아요. 다른 사람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제 방법이면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진동음을 들을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까지 양심에 가책도 없고요.”

“역시 희아는 똑똑하다니깐! 대체 누굴 닮아서 이렇게 똘똘할까.”

“헤헤헤~ 오빠를 닮아서 그렇죠, 뭐.”

희아는 오른쪽 검지로 머리카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쑥스러운 듯이 웃었다. 한쪽 발로 가볍게 바닥을 차는 모습은 분하지만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난 재빠르게 주위 남자들의 시선을 포착하고 희아를 가리듯이 팬들과 희아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 순간 나를 향한 남자들의 눈빛은 사냥감을 앞에 둔 맹수의 것과 닮아있었기에 내 팬이 아니라 희아의 팬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해서 기죽을 내가 아니다! 나에게는 이미 희아를 노리는 늑대(경수)의 맹공을 4년 넘게 막아낸 경력이 있으니까!

“오빠? 무슨 일이라도 있어?”

희아는 내 앞으로 성큼 다가와 고개를 살짝 기울여 나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이 아가씨는 자기의 행동 하나하나가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털끝만큼도 모르고 있다. 이 모습을 내 뒤의 사람들이 봤다가는 또 시선의 강도가 높아지겠지. 하... 불안해서 내가 어떻게 사니.

「아무것도 아니야. 하여튼... 정말 놀랐어.」

“헤헷! 작전 대성공이네?”

희아는 배시시 웃으며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언제 이렇게 말괄량이가 되어버렸는지. 그래도 마음 한편에서는 뿌듯해하는 내가 있다. 팔불출이다.

“자! 성현 씨. 이제 얼굴이 들통 났으니 와서 팬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셔야죠.”

「잠시 갔다 올게.」

“응! 여기서 지켜보고 있을게. 열심히 해. 파이팅!”

양손으로 앙증맞게 주먹을 쥐고 파이팅 포즈를 취하는 희아의 응원을 뒤로 하고 천천히 방의 제일 앞에 있는 내 자리로 향했다. 분명 순서가 상품 수여식 후에 나의 감사인사, 그리고 본격적인 사인회가 시작된다고 했지. 아... 막상 모두의 앞에 서니 심장을 밧줄로 꽉 죄는 느낌이 든다. 고요한 가운데 나 홀로 움직여 앞에 서니 모두의 이목이 내게 쏠렸다. 그 부담스러운 시선에 어디로 눈을 둬야할지 몰라 자꾸만 산만하게 눈을 굴렸다.

“자, 그러면 이벤트도 끝났고! 상품 수여식을 시작 하겠습니다~ 우선 다섯 명 중에 여러분께 발각된 사람은 총 네 명! 자, 작가님을 찾으신 네 분은 위로 올라와 주세요!”

모두의 박수를 받으며 희아를 포함한 네 명이 내 앞에 한 줄로 섰다. 희아는 줄의 제일 앞에 서려고 했지만 예슬 씨가 조용히 제일 뒤쪽으로 이끌었다. 역시 물음표 상품을 제일 나중에 소개하려는 거겠지. 예슬 씨가 역시 이런 부분에서는 감각이 있다니까.

서른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내 책상 앞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

“진짜 작가님을 제외하고 나머지 아르바이트 네 명은 각각 번호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마 잡히는 순간에 번호표를 양도했을 겁니다. 과연 첫 번째로 어떤 상품이 나올까요?”

스크린에 1~4까지의 번호가 비춰지고 각 번호의 옆에는 가로로 길쭉한 공란의 직사각형이 있었다. 남자가 3번을 보여주자 스크린의 3번 옆에 상품 이름이 나타났다.

“네! 3번 상품! 고가 컴퓨터 나왔습니다! 모두 박수~ 축하드립니다~ 끝나고 주소 적어주세요.”

난 팬과 악수를 해주고 종이에 인사말을 적어 보여주었다.

「축하드려요.」

내 메모를 보고 남자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역시 내 대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이런 반응이구나. 상윤 씨의 반응이 특별했던 거야.

이어서 이십대 여자 한 명, 중학생 남자 한 명이 차례로 사인양장본 세트와 해외여행 티켓을 받아갔다. 이 두 사람도 내 메모를 보고 표현하기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로 돌아갔다. 쩝... 해외여행 티켓 가지고 싶었는데.

“그럼 마지막으로 진짜 진성현 작가님을 찾아낸 우승자의 상품 수여가 있겠습니다!!”

우오오오오오!!

남성팬들의 대찬 함성이 울려 퍼진다. 이유야 뻔하지 않은가. 이미 학교에서 여신이라 불리는 희아가 살짝 뒤로 돌아 팬들에게 인사를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내 책상 앞에 조명을 설치해뒀나. 한순간에 백댄서가 되어버렸다. 예슬 씨는 그 분위기를 절묘하게 이용해 진행을 계속했다.

“여러분! 이 숙녀 분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천사!”

어이, 방금 기세 좋게 소리 지른 녀석 앞으로 나와. 머리부터 발끝까지 찰랑찰랑하게 만들어 버릴 라니까.

“그것도 맞죠! 하지만 그보다 이곳에 계신 여러분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는 분이랍니다! 놀랍게도 여기 이 분이 바로 이번 사인회를 총지휘하고 서명운동까지 결행했던 ‘진성현 팬클럽 회장’이라는 사실!!”

이번에는 사람들이 잠시 놀라서 웅성거리다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 환호성을 받으며 희아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잠깐. 뭐라고? 팬클럽 회장? 희아는 어정쩡한 자세로 몸이 굳어버린 내 쪽으로 몸을 휙 돌리고 숨이 멎어버릴 만큼 예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런 거야~”

아직도 서프라이즈가 끝난게 아니었어!!

“그리고 베일에 싸여있던 물음표 상품은 바로! ‘작가님이 무엇이든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쿠폰’입니다! 차기작을 내놓으라고 하던 사인을 백장 써달라고 하던 원하시는 대로 사용해주세요~”

여기도 서프라이즈가 남아있었다!!!

내가 놀라움을 받아들일 여유도 주지 않고 희아가 나긋이 다가와 내 허리에 양팔을 둘렀다. 누가 보더라도 HUG! 이번에는 나뿐만 아니라 팬들과 예슬 씨마저도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희아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방금 전보다도 더욱 환하게 웃으며 내 품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는 얼굴을 살짝 들어 나를 올려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히히~ 무슨 소원을 들어달라고 조를까? 고민되네?”

우올오로울ㅇ로우오우오로ㅗ오오

뭐... 대충 이런 비명이 천장을 뚫을 기세로 사인회장에 울려 퍼졌다.




즐겁게 읽으셨나요? 만일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행복하세요~


작가의말

 읽어주시는 분들, 추천해주시는 분들 정말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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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3) 15.08.26 164 3 9쪽
43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2) 15.08.23 247 3 9쪽
42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1) 15.08.22 276 4 7쪽
41 4장 < 사인회 > (8) +2 15.08.19 254 5 8쪽
40 4장 < 사인회 > (7) +2 15.08.16 294 4 9쪽
39 4장 < 사인회 > (6) +2 15.08.15 268 6 7쪽
38 4장 < 사인회 > (5) +2 15.08.12 272 4 9쪽
» 4장 < 사인회 > (4) 15.08.09 237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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