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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ternal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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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5.03.19 19:28
최근연재일 :
2015.09.19 11:13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9,017
추천수 :
275
글자수 :
201,957

작성
15.08.15 09:11
조회
268
추천
6
글자
7쪽

4장 < 사인회 > (6)

DUMMY

난데없는 다스 베이더의 등장에 팬들은 잠시 당황해했지만 이벤트의 일부라는 예슬 씨의 설명에 곧 납득해버렸다. 경수는 휴게실에 들어가서 대기하고 사인회는 계속 진행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잠깐 쉬는 시간을 얻어 경수를 찾아갔더니 어이없게도 한 시간이 넘도록 그 시커먼 옷을 입을 채로 희아와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이야~ 가끔씩 깜짝깜짝 놀란다니까. 희아의 추진력에는 감탄할 따름이야. 설마 희아가 앞장서서 사인회를 감독할 줄은 몰랐다야.”

「나도 가끔씩 깜짝깜짝 놀라. 어떻게 이런게 내 친구일까 하고.」

“아하하하하!”

「하하하하」

뒤늦게 내 쪽지를 확인한 경수가 깜짝 놀라 들고 있던 헬멧을 떨어뜨렸다

“으허엌! 어, 언제 왔냐?”

「방금」

“우와! 오빠 힘들지 않아? 뭐라도 마실거 가져다줄까?”

「아냐, 괜찮아」라고 쓰고 있었는데 희아가 재빨리 콜라를 내밀었다. 아까부터 팬들이 음료수나 과자를 많이 주고 가서 정말로 괜찮지만 호의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감사히 받았다. 목 안을 따끔따끔하게 자극하는 탄산의 청량감이 끝내준다.

“그건 그렇고 오빠.”

「응?」

“아까 친하게 얘기하고 있던 여자는 누구?”

어라. 기분 탓인가. 분명 웃고 있거늘. 무섭다.

“이렇게 사인회를 해보니까 어떠냐? 이제 네 인기가 실감이 나냐?”

경수 덕분에 화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고맙다. 너도 쓸모가 있을 때가 있구나.

「솔직히 놀랐어. 이렇게 많이 와주실 줄은 몰랐거든.」

“정진이도 왔으면 참 좋았을걸.”

난 단호하게 답했다.

「아니. 그건 아니지.」

“...단 두 명뿐인 친구를 소중히 여기게나.”

「그런데 왜 아직도 그 복장인건데. 슬슬 벗지 그래. 덥지 않아?」

“응? 모처럼 튀는 복장으로 왔으니까 말이야. 입은 김에 마스코트 캐릭터를 노리기로 했어. 네 옆에 같이 서있어 보려고.”

「그만둬. 저작권에 걸린다.」

“괜찮아! 걸려도 네 팬클럽 마스코트라고 하면 벌금은 물지 않으니까. 내가!”

「너, 역시 나가라. 눈에 거슬리네.」

내 단호박 같은 반발에 경수는 투덜거리면서 스테프용 셔츠와 반바지를 받아 화장실로 향했다. 저 녀석 때문에 자꾸만 한숨이 는다. 한숨은 한 번 쉴 때마다 하루의 행복이 떠나간다고 한다. 역시 행복하기 위해서는 친구를 골라서 사귀어야 한다는 말을 몸소 느끼고 있다. 후...

“오빠, 오빠~”

내 소매를 잡아당기는 귀여운 생물의 부름에 화알짝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아는 귀여운 생물이 아닌 모양이다. 주변 공기가 서늘하다.

“그래서 아까 그 여자는 누구?”

무서워! 얼마나 무서웠으면 글자도 부들부들 떨고 있다. 내 손인가?

「그냥 같이 게임하는 분이야. 같은 팀이거든.」

“정말로 그냥 같이 게임하는 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상은 아닌거지?”

고개를 끄덕끄덕끄덕끄덕였다.

그제야 싸늘하게 식어있던 공기가 다시 따뜻하게 데워졌다. 희아의 미소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사하게 피어났다. 뭐... 희아가 이러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아주 가끔씩 있는 일이어서 도통 적응을 하기 힘들 뿐이지.

희아는 개운한 표정을 짓고 종종걸음으로 어디론가 나가 버렸다. 또 다시 한숨을 쉬고 있자니 어디서 솟아났는지 예슬 씨가 불쑥 내 앞으로 다가왔다.

“희아도 이럴 때는 정말 무섭죠?”

「네. 정말 무서워요.」

“그러게요. 아까 들어와서 얘기에 끼려고 했는데 너무 무서워서 관뒀어요.”

아, 그렇구나. 같은 여자도 무서워할 정도였구나.

「가끔가다 대체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니까요」

“어머? 설마 정말로 모르지는 않겠죠? 장난으로 말하는 거죠?”

내가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예슬 씨가 당황보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한손으로 이마를 짚고 고개를 좌우로 가로저었다.

“성현 씨도 정말... (남매로서의 관계가 고정되어 있어서 그런 걸까? 진짜 남매도 아니면서 고집스럽게 관계성을 유지하려고 한다니까. 희아도 답답하겠어. 후...)”

거의 혼자 중얼거리다시피 말해서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예슬 씨는 내가 물어보기 전에 재빨리 표정과 태도와 화제를 전환했다.

“그런데 성현 씨는 경수 씨한테 만큼은 정말 허물없이 대하는 것 같네요.”

우디르급 태세 전환이었다. 방금 전의 희아도 그렇고 대세 전환은 여자들의 패시브 스킬 같은 것이 아닐까? 남자들의 ‘스캔’과 비슷한 느낌으로. 뭔지 모르는 사람은 아직 남자가 되었다고 할 수 없으니 정진하도록.

「전혀 그렇지 않은데요. 오히려 생판 모르는 타인보다도 벽을 높게 쌓고 있는데요.」

“바로 그 점이에요. 성현 씨는 저랑 몇 년 동안 같이 일을 하면서도 항상 적정선을 지켜가면서 말을 하잖아요. 그런데 경수 씨한테는 그... 남자애들이 얘기하듯이 장난치면서 사이가 돈독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으음... 장난을 치면서 사이가 돈독해지는 청춘의 한 페이지 같은 학창생활을 보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경수에게 하는 행동이 예슬 씨의 눈에는 그렇게 비치는 건가. 하지만 이 부분은 예슬 씨가 완전히 잘못 짚었다.

나는 경수를 싫어한다. 오히려 난 틈만 나면 경수를 내 삶에서 밀어내고 싶어서 안달이 나있다. 희아를 노리고 있다는 것도 물론 크게 한몫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경수는 ‘눈’이 좋다.

시력이 아니다. 눈치의 개념이다. 사람의 말이나 행동의 의도를 재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본의는 아니지만 그런 녀석과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같이 지내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수는 나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내 비밀을 손아귀에 쥐고 있다.

‘분명 다른 사람들에게는 들키지 않았을 일’을 저 녀석은 너무도 간단하게 캐치해버렸다. 나 이외에는 절대로 알아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것을 알고 있으니 나는 경수와 멀어지고 싶다. 떨어뜨리고 싶다. 저 성격이 뒤죽박죽인 녀석이 언제 변심해서 ‘비밀’을 폭로해버릴지 모른다. 내 일상을 산산조각 내버릴지 모른다.

아무런 말을 않는 나를 보고 예슬 씨는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더욱 굳힌 듯 했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 내 별 것 아닌 생각 따위는 모르고 있는 편이 낫다. 이제 슬슬 다시 사인회를 진행해야 할 시간이어서 느릿느릿 발을 옮겼다. 사인회장으로 이동하던 중에 마침 옷을 다 갈아입은 경수와 마주쳤다. 경수가 무언의 파이팅을 전했지만 나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그의 옆을 스쳐지나갔다. 이런 내 행동이 익숙한 경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도로 희아가 있는 휴게실로 돌아갔다.

아... 역시. 난 경수가 싫다.




즐겁게 읽으셨나요? 만일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행복하세요~


작가의말

헛헛헛!

힘내서 쓰고 있습니다 ㅎㅎㅎㅎ

댓글, 추천은 실시간으로 사랑해드립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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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7장 < 그리고 이야기는 가속된다 > (2) 15.09.09 300 2 8쪽
49 7장 < 그리고 이야기는 가속된다 > (1) 15.09.06 197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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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6장 < 아헬리아의 실험노트 > (1) 15.09.02 271 2 7쪽
46 # 지금까지의 진실 (2) 15.09.01 207 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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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3) 15.08.26 164 3 9쪽
43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2) 15.08.23 247 3 9쪽
42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1) 15.08.22 277 4 7쪽
41 4장 < 사인회 > (8) +2 15.08.19 254 5 8쪽
40 4장 < 사인회 > (7) +2 15.08.16 295 4 9쪽
» 4장 < 사인회 > (6) +2 15.08.15 268 6 7쪽
38 4장 < 사인회 > (5) +2 15.08.12 272 4 9쪽
37 4장 < 사인회 > (4) 15.08.09 237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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