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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ternal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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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5.03.19 19:28
최근연재일 :
2015.09.19 11:13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9,014
추천수 :
275
글자수 :
201,957

작성
15.03.19 19:29
조회
1,707
추천
12
글자
3쪽

0장 <어쩌면 이미 그때부터...>

DUMMY

비가 추적추적 오던 날이었다. 난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우산과 맥주 한 캔을 들고 밖으로 나간다. 해가 쨍쨍한 날도 좋고, 손끝이 깨질 것처럼 추운 날도 좋아하지만 비가 오는 날은 각별했다. 왜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한결같이 비오는 날의 소리가 그 무엇보다도 내 마음에 와닿노라고 대답했다.

빗물이 우산에 토독토독 퉁기는 소리, 빗물이 고여 저들 나름의 파도를 만들어내는 소리, 그 파도의 끝에 하수구로 떨어지는 소리들은 요상하게도 매번 나를 들뜨게 했다. 내가 쓰고 있는 소설의 대부분에 비가 내리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도 어쩔 수 없으리라.

그 날도 비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일기예보에서 호우성 장마라고 했었던 것도 같았다. 아무래도 한동안은 꽤 자주 비 나들이를 나오겠구나 생각하며 현관에서 우산을 챙겼다. 그리고 대문을 열고 나와 들뜬 마음으로 비의 교향곡에 귀를 기울이려던 때였다. 우산을 펼치려는 순간에 무언가가 내 눈에 밟혔다. 그곳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생각지도 못한 것이 그곳에 있었다.

한 어린 아이였다.

빗물에 추욱 늘어진 머리카락이 어깨 아래까지 늘어붙은 것으로 보아 여아라 짐작했다. 많이봐야 아홉 살 남짓되어 보이는 체구였는데 꽤 오랫동안 몸이 젖은 채로 있었는지 안색이 파리하고 입술이 퍼렇게 물들어 있었다.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아이가 고개를 돌려 나를 마주보았다. 공허한 눈이었다. 아주 오래 전... 어디에선가 보았던 익숙한 눈빛이었다. 이어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기억이 나를 한차례 휩쓸고 지나갔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난 곧장 펜과 수첩을 꺼내들었다.

「안녕.」

“......”

「많이 춥니?」

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글을 읽을 줄 알아서 다행이었다. 난 조금 긴 문장을 써서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아직 빨리 읽는 것은 익숙치 않은 모양인지 읽는데 시간이 걸렸다.

「왜 우리집 대문에 있는지, 네가 누군지,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묻지 않을게. 지금 네게 필요한건 더운 물로 채운 욕조와 마른 옷, 수건 그리고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일테니까. 그래서 당장은 아주 작은 질문을 할게. 너만 괜찮다면 너를 우리집에서 쉬게 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고 싶니?」

아이는 글을 읽고 나서도 한참동안 나를 멍하니 응시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려는 걸까? 괜한 긴장감이 나를 감쌌다. 한참만에 아이는 나를 보며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난 살며시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이는 내 손을 보고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내 손을 마주 잡았다. 차갑게 식은, 작은 손을 살짝 잡아끌었다.


어쩌면 이미 그 때부터 나와 내 주변과 세계는 변혁을 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즐겁게 읽으셨나요? 만일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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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7장 < 그리고 이야기는 가속된다 > (5) 15.09.19 292 2 10쪽
52 7장 < 그리고 이야기는 가속된다 > (4) 15.09.16 134 2 7쪽
51 7장 < 그리고 이야기는 가속된다 > (3) 15.09.12 160 2 6쪽
50 7장 < 그리고 이야기는 가속된다 > (2) 15.09.09 300 2 8쪽
49 7장 < 그리고 이야기는 가속된다 > (1) 15.09.06 197 2 7쪽
48 6장 < 아헬리아의 실험노트 > (2) 15.09.05 206 3 8쪽
47 6장 < 아헬리아의 실험노트 > (1) 15.09.02 271 2 7쪽
46 # 지금까지의 진실 (2) 15.09.01 207 4 3쪽
45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4) 15.08.29 263 4 13쪽
44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3) 15.08.26 164 3 9쪽
43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2) 15.08.23 247 3 9쪽
42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1) 15.08.22 277 4 7쪽
41 4장 < 사인회 > (8) +2 15.08.19 254 5 8쪽
40 4장 < 사인회 > (7) +2 15.08.16 294 4 9쪽
39 4장 < 사인회 > (6) +2 15.08.15 268 6 7쪽
38 4장 < 사인회 > (5) +2 15.08.12 272 4 9쪽
37 4장 < 사인회 > (4) 15.08.09 237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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