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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ternal Dream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5.03.19 19:28
최근연재일 :
2015.09.19 11:13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9,013
추천수 :
275
글자수 :
201,957

작성
15.08.22 14:32
조회
276
추천
4
글자
7쪽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1)

DUMMY

0장. 시초의 장.

시초에 창조주는 선과 악을 창조했다.............


----- ----- -----


며칠 전부터 오빠의 상태가 이상하다. 희아는 확신했다.

정확한 시점은 사인회 당일부터였다. 뒤풀이를 하려고 오빠보다 집에 먼저 돌아와 기다리고 있었는데 11시가 지나도록 오빠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재미없는 경수의 이야기를 귀로 흘리며 기다리고 있자니 핸드폰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오빠의 전화일까. 황급히 수신을 확인했더니 예슬 언니였다.

[희야! 큰일 났어!]

그렇게 부르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해도 듣지를 않는다. ‘희아야’가 귀찮아서 ‘희야’라고 부르는 거겠지. 참고로 희야는 ‘남동생이 형을 부를 때 쓰는 말’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다. 둘 다 성별이 다르다.

“무슨 일이에요, 언니.”

[성현 씨가 쓰러졌어! 지금 병원에......]

그 뒷말은 잘 듣지 못했다. 내가 경수한테 무슨 말을 하고 집에서 뛰쳐나왔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문자로 온 언니의 위치를 확인하고 바로 택시를 잡아탔다. 가는 내내 불안해서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자꾸만 오른손으로 왼손을 만지작거리고 만다. 신호등의 빨간 불에 한번 잡힐 때마다 내 불안감은 가중되어 왼손이 아릴 정도로 힘주어 만지게 되어 버렸다.

병원까지 겨우 10분 정도였지만 10년은 지나버린 것만 같았다. 이곳이 병원이라는 생각도 않고 미친 듯이 달려서 오빠가 있다는 508호에 도착했다. 문을 힘차게 열어젖히자 침대에 죽은 듯이 누워있는 오빠와 그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언니의 모습이 보였다. 난 쓰디쓴 숨을 삼키고 천천히 걸어갔다.

“대체 무슨 일이에요? 오빠는 괜찮은 거죠? 어디 다친건 아니죠? 아니면 무슨 사고에 휘말린...”

“아니야. 조금만 진정해봐. 사고에 휘말렸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진찰 결과는 일단 단순한 피로로 인한 졸도라고 나왔어. 희아가 걱정할 만큼 심각하지 않으니까.”

“아, 하우으...”

그제야 온몸의 힘이 쫘악 빠져나갔다. 자리에 서있을 수조차 없어서 오빠가 누워있는 침대에 털썩 걸터앉아 버렸다. 난 진이 다 빠진 목소리로 언니에게 물었다.

“그럼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데요.”

“나도 잘 모르겠어. 일단 내가 아는 선에서 다 설명해줄게.”

언니의 설명을 모두 듣고 나서 든 생각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였다. 오빠가 갑자기 뛰쳐나간 것도, 책상에 칼이 박혀있었다는 것도, 사인회가 끝나고 돌아가는 팬이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오빠를 발견해 병원으로 데려갔다는 것도... 전부 의문투성이였다.

“실질적으로 이런 상황이 된 이유는 모르고 있는거네요.”

“응... 미안. 내가 좀 더 신경 썼어야 되는데.”

“아니에요. 그렇게 따지자면 먼저 돌아간 저랑 경수 오빠도 잘못이 있는걸요. 언니는 잘못 없어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입 밖으로 나쁜 말이 나오지 않도록 재빨리 꿀 발린 말을 한 것에 불과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언니를 탓할 것만 같아서. 그만큼 난 오빠가 쓰러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오빠는 다행히 바로 다음 날 멀쩡하게 일어나 되려 우리를 안심시켰다. 뒤풀이를 하지 못하게 되어서 미안하다고 싱글거리며 쪽지를 보여주었다. 참... 정작 쓰러진건 자기면서... 오빠다운 행동이었다. 퇴원수속을 마친 후에 못했던 뒤풀이를 겸해서 오빠와 둘이 외식을 하기로 했다.

항상 가던 스테이크 전문점 Big-take로 들어가 먹던 것을 주문했다. 항상 먹던 것을 주문하려고 하는데 오빠가 평소에는 하지 않던 주문을 추가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죄송하지만 칼은 주지 마시고 제 것만 적당하게 잘라서 주세요.」

내가 의아해하는 것을 본 오빠가 미묘한 웃음을 흘리며 쪽지를 전했다.

「칼 쓰는게 좀 무서워졌을 뿐이야.」

역시 이상했다. 오빠는 칼이 무섭다고 요리를 할 때도 칼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같은 물건이라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알고 그 사용자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다. 귀신도 무서워하지 않고 그 귀신의 유래를 더욱 무서워한다.

평소에는 내 스테이크를 대신 잘라주기까지 했던 오빠가 갑자기 칼이 무서워졌다? 하필이면 쓰러지고 난 직후에? 어쩌면 이 변화는 어제의 사고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언니가 사인회장에서 책상에 박힌 칼을 하나 봤다고 했었지? 아무래도 조금 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

“그래? 오빠는 겁쟁이네.”

라고 내 생각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놀리는 말을 꺼냈다.

사실 오빠와 함께 살면서 위화감이 느낀 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물론 지금처럼 극단적인 변화는 아니더라도 단순한 ‘버릇’ 정도로 치부해버릴 정도의 미미한 위화감이었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오빠는 바깥에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비를 지나칠 정도로 좋아한다. 어느 날에는 우산도 쓰지 않고 밖에 나가서 비를 쫄딱 맞으며 캔맥주를 마시는 경우도 있다. 손에 빗물을 모아 마시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인다. 그럴 때마다 감기 걸리니까, 몸에 안 좋으니까 그만 두라고 해도 한 때일 뿐이다. 몰래몰래 버릇대로 움직이고는 한다. 내게 들킬 때마다 겸연쩍게 웃으며 넘어가려한다.

이외에도 오빠의 이상한 행동은 많이 남아있다. 사람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다던가(이상하게도 경수 오빠는 예외다), 고등학교 때의 이야기로 화제가 옮겨가면 자리를 피한다던가, 빵을 진저리칠 정도로 싫어한다던가, 어느 순간 갑자기 잠드는 일이 있다던가, 뉴스에서 사람이 죽은 보도에 민감하다던가, 다른 귀신 이야기는 괜찮으면서 ‘장산범’ 이야기는 질색한다던가. 아니, 질색한다기보다 그 반응은 혐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정도의 행동이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었다.

하지만 겨우 사건 하나에 이렇게 큰 영향을 받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어쩌면 오빠의 이상 행동들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 반찬으로 전혀 칼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달걀 프라이와 샐러드가 준비되어 있었다. 조사가 시급하다.




즐겁게 읽으셨나요? 만일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행복하세요~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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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7장 < 그리고 이야기는 가속된다 > (5) 15.09.19 292 2 10쪽
52 7장 < 그리고 이야기는 가속된다 > (4) 15.09.16 134 2 7쪽
51 7장 < 그리고 이야기는 가속된다 > (3) 15.09.12 160 2 6쪽
50 7장 < 그리고 이야기는 가속된다 > (2) 15.09.09 300 2 8쪽
49 7장 < 그리고 이야기는 가속된다 > (1) 15.09.06 197 2 7쪽
48 6장 < 아헬리아의 실험노트 > (2) 15.09.05 206 3 8쪽
47 6장 < 아헬리아의 실험노트 > (1) 15.09.02 271 2 7쪽
46 # 지금까지의 진실 (2) 15.09.01 207 4 3쪽
45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4) 15.08.29 263 4 13쪽
44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3) 15.08.26 164 3 9쪽
43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2) 15.08.23 247 3 9쪽
» 5장 < 빛을 허락받은 곳 > (1) 15.08.22 277 4 7쪽
41 4장 < 사인회 > (8) +2 15.08.19 254 5 8쪽
40 4장 < 사인회 > (7) +2 15.08.16 294 4 9쪽
39 4장 < 사인회 > (6) +2 15.08.15 268 6 7쪽
38 4장 < 사인회 > (5) +2 15.08.12 272 4 9쪽
37 4장 < 사인회 > (4) 15.08.09 237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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