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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군 님의 서재입니다.

루미네라스 연대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도라군
작품등록일 :
2016.04.10 10:35
최근연재일 :
2016.05.03 21:37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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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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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0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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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바그는 먼저 집에 들러 간단하게 옷을 갈아입은 뒤 곧장 왕성으로 향했다. 왕성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도록 경비병이 배치되어 있어 통행을 제안해왔지만, 왕위 계승식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더 많은 병력이 배치되어 일일이 모든 인원을 점검하고 있었다.


바그는 마법 협회의 협회증을 경비병에게 보인 뒤 목적을 장서관 방문으로 기록하고 왕성의 입구를 지났다. 왕성은 평소 훈련을 하며 나가있는 병력으로 인해 실제 왕성 안에 배치된 병력은 많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많은 인원들이 복도마다 명령을 기다리는 듯 잡담을 하며 진을 치고 있었다. 바그는 복도를 돌아 병사들이 제법 적게 모여있는 곳을 찾아 계속해서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세 명의 병사가 복도에 모여있는 것을 보았다. 멀지 않은 곳에 대여섯의 병력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같은 분대원이지만 명령을 기다리며 따로 잡담을 떨고 있는 무리인듯싶었다. 바그는 그중 한 병사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십니까. 마법 협회에서 나왔습니다. 뭣 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협회? 무슨 일인가요?"


철퇴를 들고 만지작거리며 무뚝뚝하게 병사가 말했다. 병사들은 대체로 마법사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고된 훈련과 상대적으로 마법사들이 편하게 지낸다는 인식이 병사들 사이에 가득한 것이 그 이유였다. 물론 마법사들도 그들만의 고된 훈련이 있지만 1년에 몇번 없는 합동 훈련을 제외하곤 함께 훈련하는 때가 없는 데다가, 합동훈련에서도 병사들은 마법사들이 마법을 구사하는 동안 습격을 막아주거나 그들을 둘러싸는 진영들을 훈련하기 때문에 그런 인식이 나날이 더 깊어지는 듯싶었다. 바그는 무뚝뚝한 병사에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야드소라는 병사를 찾아 고향에서 날아온 전보를 전하라는 명령을 받아 왔습니다."

"급한 전보랍니까?"

"내용은 저도 잘 모르겠네요. 본인에게 온 전보이니 읽어보는 것은 실례일 테니까요."


마을마다 회관이나 관공서에 설치된 마법 장치를 통해 고향을 떠나온 병사들에게 전달되오는 소식들을 전하는 것도 마법 협회의 일 들 중 하나였다. 물론 이렇게 마법사가 직접 소식을 전하러 오는 경우는 거의 드물었다. 아주 급한 전보가 아닌 경우에는 대체로 군단에 전달되고 그것들이 분류되어 각각 부대장에게 전달된 뒤 점호 때 각각의 병사에게 전달하는 것이 보통의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마법사나 전령들이 급히 찾아오는 경우는 부고를 전달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병사하나가 입을 삐쭉거리며 심각한 얼굴을 지었다. 부고라고 생각하고 나름 애도를 표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야드소는 옆 분대원입니다. 지금 군단 2내무실에서 대기 중 일 것입니다. 저희와 교대를 곧 했거든요."

"감사합니다. 병사님께 축복이 있으시길."


바그는 간단히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복도를 돌아 군단 2내무실로 향했다.



야드소는 자신의 검을 손질하고 있었다. 무거운 양손검으로 묵직한 그의 몸무게를 실어 내리치는 것이 자신의 장기였다. 한때는 실력이 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었던 탓에 무기를 바꿔볼까 고민했었지만, 랜서와 함께 지내기 시작하면서 더욱 훈련에 매진하여 지금은 근위 부대에 뽑힐 만큼의 실력자가 되었다. 야드소는 검을 닦으며 랜서가 머물던 빈자리를 쳐다봤다.


'어째서 탈영을 한 것일까? 그럴만한 사내가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안 좋은 일에 휘말린 건 아니겠지?'


가뜩이나 뒤숭숭한 왕실의 분위기에 야드소는 랜서가 모종의 사건에 휘말려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었다. 그때 내무실의 문이 열리고 바그가 들어왔다. 바그는 한 남자에게 야드소의 위치를 물어본 뒤 야드소를 향해 걸어왔다.


"야드소님 되십니까?"


바그의 물음에 야드소가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러 왔습니다. 자유시간이라고 들었는데,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습니까?"

"네. 그런데 마법사께서 저에게 무슨 일로 찾아오셨지요?"

"이곳에서 이야기하긴 좀 어렵고, 잠시 저와 함께 산책을 좀 하시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겠는지요?"


야드소가 바그의 말에 양손검을 칼집에 넣고 자신의 군장 옆에 걸어두었다. 그리고 침대에서 일어나 함께 나가자는 손짓을 바그에게 보였다.


둘은 내무실을 나와서 회랑 쪽으로 걸었다. 회랑은 내무실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는 바그라고 합니다."

"네. 야드소입니다. 보아하니 마법 협회의 마법사 같으신데 무슨 일이십니까?"

"자세한 이야기는 회랑에 가서 하시지요. 중요한 일이 있어 왔습니다."


바그의 말에 야드소가 또 한번 놀라며 대답했다.


"혹시 고향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소스라치게 놀라는 야드소의 행동을 보고 바그는 부고를 전하는 일이 떠올라 빙긋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런 종류의 중요한 일은 아닙니다."

"휴우 다행이군요. 저는 부모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습니다."


야드소는 랜서의 말대로 믿음직해 보이는 사내라고 바그는 생각했다. 둘은 회랑에 도착해서 병사들과 멀리 떨어져 한적한 기둥 뒤에 섰다.


"야드소님이 믿을 수 있는 사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가지 부탁을 드리려고 왔습니다."

"부탁요? 제가 무슨 부탁이 있을것 같지는 않은데 무슨 말이신지..."


야드소는 경계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그를 쳐다봤다.


"먼저 여쭐 것이 있습니다. 야드소님은 정찰부대에 합류하시는지요?"

"흠. 그런 것을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부대의 민감한 정보이니까요."

"그렇군요. 하지만 저는 그것을 꼭 들어야겠습니다. 야드소님께서 저를 아직 믿지 못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말로만 야드소님을 들었기 때문에 아직은 모든 것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수 없군요. 하지만 분명히 이유가 있습니다."


야드소는 난처한 듯한 표정과 의아해 보이는 눈빛 등으로 뒤 섞였다.


"도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바그는 이렇게 대화가 이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잠시 생각을 하며 야드소를 바라보던 바그는 결심을 한듯 주문을 외우고 손에 희미한 빛을 띄웠다. 그런 바그의 행동에 야드소가 심하게 경계하며 한발짝 물러섰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는 대화가 될 거 같지 않아서 저는 솔직히 일단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성질의 대화가 된다면 제가 말씀드린 것들을 야드소님의 기억에서 지워버리기 위해서 이렇게 마법을 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 주세요."

"기억을 지운다고요?"

"네. 이것은 망각의 주문으로 몇 시간에서 몇 분 내의 기억을 지울 수 있는 마법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려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야드소님을 해하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야드소는 여전히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그를 쳐다봤다. 바그는 더이상 망설이지 않기로 생각하고 말을 이었다.


"랜서님을 잘 아시지요? 저에게 야드소님을 소개한 것은 랜서님입니다."

"랜서?! 랜서와 아는 사이십니까?"

"네. 맞습니다. 랜서님은 지금 저와 함께 어떤 곳에 계십니다."

"후. 살아있었군. 다행이야."


야드소가 기둥에 기대며 한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랜서는 역시 탈영한 것인가요?"

"흠. 지금 상황에서라면 탈영이 맞겠지요. 하지만 누구의 군대냐의 문제로 본다면 탈영은 분명히 아닙니다."

"누구의 군대? 다른 부대에 합류한 것인가요?"

"네. 이제 저의 질문에 대답해 주세요. 그럼 소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정찰부대에 합류하십니까?"


야드소는 바그를 물끄러미 몇 번 훑어보더니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 하루 쉬고 다시 정찰부대에 저희 분대가 합류합니다. 어제 저희 부대가 자이덴에서 복귀하여 교대했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다음에는 어디로 이동하십니까?"

"흠. 이런 것을 말씀드려도 되는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어쩐지 솔직히 대답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내일 저희 분대는 론페즈 봉우리로 향합니다. 새로운 정보가 발견되어서 그곳에 봉쇄선을 구축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그는 리베레아의 집에 자신이 만들어준 마법진이 해독되었음을 알았다. 바그는 한 손으로 턱을 만지작거리며 야드소에게 말했다.


"이제부터 제가 하는 말을 잘 듣고 대답해주세요. 저는 야드소님의 힘을 빌리러 온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째서 야드소님의 힘이 필요한 것인지 소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말씀드린 뒤에 부득이하게 두 가지 마법 중 하나를 걸 것입니다. 하나는 망각의 마법입니다. 저와 만났던 모든 순간을 야드소님의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것입니다. 야드소님이 저희와 함께하지 못한다면 별수 없이 저희의 안전을 위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마법은 금기의 마법입니다. 다소 위험한 마법이지만 이 또한 반드시 필요한 마법이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마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야드소는 갸우뚱거리며 바그의 말을 들었다.


"금기의 마법이란 무엇인지요?"

"네. 금기의 마법은 제가 야드소님의 몸 안에 마력을 주입하여 특정 단어나 일들을 말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말하고 싶어도 제가 걸어둔 마법이 그것을 방지할 것입니다. 혹시나 누군가 야드소님께 금기에 관련된 것을 물어도 대답할 수 없도록 하고 마법을 통해 읽어낼 수도 없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야드소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고심을 하는 듯 보였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이 랜서가 관련되어 있는 것 때문이겠지요?"


야드소의 바그에게 물었다. 바그는 그렇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일단 들어보도록 하죠."



로데론과 밴이 네 명의 마법사와 함께 보데만 공국의 성 앞에 이동했다. 보데만 공국은 산맥의 지형을 고려하여 안전하게 지어져 있었다. 해자가 없었지만 성을 중심으로 병풍처럼 산맥이 둘러져 있고, 입구로 가는 길의 오른쪽은 절벽으로 왼쪽은 높은 산맥의 줄기로 연결되어 방어하기에 용이하도록 지어진 성이었다.


로데론은 성을 지키는 문지기에게 지크리트가 써준 협조문을 보여주며 말했다.


"보데만 공작님께 긴히 상담드릴 말이 있어 왔네. 우린 마법 협회에서 파견된 병력이네."


보데만 공국의 병사는 협조문을 읽어보더니 자신의 상관에게 그것을 보여주러 갔다. 잠시 후 상관으로 보이는 한 병사가 입구로 나와 그들에게 인사하고 성문을 통과하도록 길을 내주었다. 그들은 길게 이어진 길을 따라 성으로 들어갔다. 바깥에서 보던 것과 달리 성의 안쪽은 보데만 왕국 당시의 화려한 왕성답게 치장되어 있었다. 그들은 몇 개의 문을 더 지나 보데만 공작이 곳에 도착했다. 보데만 공작은 길게 기른 검은 수염을 매만지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공작님. 이번에 불미스러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마법 협회에서 파견된 로데론 살라스라고 합니다."

"살라스? 살라스라면 마법 협회의 지크리트 회장의 가문 아닌가?"


나지막한 음성으로 보데만 공작이 로데론을 내려보며 말했다.


"네. 맞습니다. 저는 회장이신 지크리트님의 동생인 지크론 살라스의 장자 로데론 살라스라고 합니다."

"오. 그렇군. 지크리트와는 한번 만나본 적이 있어 기억하고 있네. 그런데 무슨 일로 이런 곳까지 조사단이 온단 말인가?"


보데만 공작의 질문에 로데론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공작을 쳐다보며 말했다.


"저희 조사단에서 최근 론페즈 봉우리가 거론된 증거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사건을 일으킨 역적 로스 아마드레인이 보데만 공국에 여러 차례 온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서 혹시 그와 관련된 것을 알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조사단이 파견되었습니다."

"흠. 그가 이곳에 오긴 했었지. 시이라드를 방문하기 위해 온 적이 있었다네. 하지만 우리 공국이 그와 관련되었을만한 특별한 것은 없었네. 그러나..."


보데만 공작은 곰곰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듯 미간을 찌푸리더니 턱수염을 매만지며 말했다.


"과거부터 이곳엔 드워프들이 파둔 갱이 많이 있네. 죽었을 거라고 들었지만 이렇게 조사단이 파견된 것을 보면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단 이야기겠지. 살아있다면 아마 그런 곳들 중 하나로 숨어들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흠. 그렇다면 우리도 기꺼이 헬리브 왕국을 도와 산맥과 모든 갱을 함께 조사해주겠네."

"감사합니다. 공작님이 베풀어주시는 호의는 반드시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필라드 왕자님과 관련된 특별한 일들은 없으셨는지요?"


의자에 깊숙이 눕다시피 앉으며 보데만 공작이 곰곰이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떤 생각이 났는지 고개만 로데론 쪽을 향해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 그래. 내가 책을 한 권 그에게 선물한 적이 있네."

"책 말씀이십니까?"

"그렇다네. 드위프의 전설이 담긴 책 한 권이었지. 과거 론페즈 봉우리에서 태어난 드워프의 신에 관련된 이야기였지. 아마. 왕자님께서 유독 관심 있게 그 책을 보았다고 들었네. 그래서 내가 돌아가는 왕자님께 그 책을 선물해드렸다네.

"그렇습니까? 혹시 그럼 그 책의 제목을 기억하십니까?"

"흠. 제목이 딱히 있는 그런 책은 아니었네. 다만 드워프이 전설에 관련된 책이니 아마 비슷한 것을 수도 없이 찾을 수 있을 것이네. 그 책이 다른 책과 다른 것은 드워프가 직접 작성한 책이란 것 말고는 다를게 없네."

"감사합니다. 공작님 보데만 공국에 있는 도서관에서 그와 관련된 책을 좀 찾아볼 수 있게 배려해주신다면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 것이야 어렵지 않지 얼마든 찾아보게."


로데론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병사의 도움을 받아 보데만 공국의 도서관으로 향했다.


"로데론님. 그 책이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로데론의 뒤를 따르는 밴이 물었다.


"알 수 없지. 다만 드워프에 관련된 전설이 론페즈의 봉우리와 관련된 전설이고, 필라드 왕자님이 그것을 관심 있게 봤었다고 한다면 분명히 로스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을 것이네. 우연이라고 볼 수만은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

"그 당시의 호위 무사는 로스와 바그라는 마법사였습니다. 저보다 선임이었지요. 어쩌면 그가 알고 있지는 않을까요?"

"그럴지도 모르겠군. 일단 도서관에서 드워프의 전설을 찾아보고 그를 한번 만나러 가보는 것이 좋겠군."



"흠. 놀랍군요. 정말. 그것이 사실입니까?"


두 눈을 똥그랗게 뜬 야드소가 바그에게 말했다. 바그는 대답 대신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야드소의 말에 대답했다.


"대단하군요. 역시 랜서가 뭔가에 휩쓸리진 않았을까 걱정했었는데, 제 생각을 뛰어넘는 놀라운 일에 휘말린 거였군요."

"그가 추천한 대로 야드소님도 저희와 뜻을 함께하실 생각이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의 바람대로 조사 부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저희에게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바그의 말에 야드소는 머리가 아파지는 것을 느꼈다. 정말 믿기 힘든 일들이었다. 하지만 거짓말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도 자세한 이야기였다. 게다가 바그는 마법의 팔찌를 이용하여 랜서의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하였기 때문에 모든 것을 거짓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려웠다.


"흠. 쉽지 않군요. 하지만 알겠습니다. 저를 믿으신다면 저도 왕자님의 믿음에 보답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저는 왕국을 지키는 자가 되고 싶어 군에 지원한 것이기 때문에 왕국을 지키는 일에 함께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감사합니다. 승낙의 답변이라 생각하겠습니다."

"네. 그럼 제가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바그는 야드소의 말을 듣고 소매에서 자신이 차고 있는 팔찌와 같은 팔찌를 꺼내 야드소에게 건넸다.


"이것을 누구에게도 들키지 말고 가지고 계세요. 그리고 안전할 때 저희에게 조사 부대의 이동경로나 특이사항들을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왕자님께 직접 모시고 가서 뵙게 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 생각하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대신 분명히 언젠가는 저희 모두와 야드소님도 함께 만날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알겠습니다."


야드소는 팔찌를 받아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바그는 빛이 나는 손을 야드소의 가슴에 대었다.


"이것은 금기의 마법입니다. 이제 누군가 야드소님의 생각을 들여다보거나 말을 하게 강요해도 야드소님은 저와 나눈 이 말들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빛이 나더니 야드소의 몸 안으로 들어가는 듯했다. 야드소는 순간 가슴이 뻐근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곧 그런 느낌이 사라졌다. 마법을 몸 안에 넣고 바그는 또 연락을 하자는 말을 하고 회랑을 벗어났다. 야드소는 바그가 회랑을 벗어나 사라질 때까지 그를 우두커니 지켜봤다.


"이런 일에 내가 함께 하게 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군."


야드소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팔찌를 만지작거리다가 회랑에서 나와서 다시 내무실로 향했다.


작가의말

최근 이사 문제로 글을 쓰고 올리기가 쉽지 않네요. 정말 죄송하고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빠르게 정리하고 다시 열심히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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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리베레아의 능력 +4 16.04.25 221 2 22쪽
16 덴브와 랜서 (2) +4 16.04.23 182 2 21쪽
15 덴브과 랜서 (1) +4 16.04.23 172 2 17쪽
14 북쪽으로 가는 여정 (5) +3 16.04.21 229 2 21쪽
13 북쪽으로 가는 여정 (4) +2 16.04.18 175 2 21쪽
12 북쪽으로 가는 여정 (3) +2 16.04.17 236 2 25쪽
11 북쪽으로 가는 여정 (2) +2 16.04.16 230 2 22쪽
10 북쪽으로 가는 여정 (1) +2 16.04.16 168 2 24쪽
9 왕위 계승식 (5) +4 16.04.14 201 3 19쪽
8 왕위 계승식 (4) +2 16.04.13 128 2 18쪽
7 왕위 계승식 (3) +2 16.04.13 115 2 17쪽
6 왕위 계승식 (2) +2 16.04.13 228 3 21쪽
5 왕위 계승식 (1) +2 16.04.12 217 2 11쪽
4 그림을 그리는 아이 (4) +2 16.04.11 158 2 20쪽
3 그림을 그리는 아이 (3) +2 16.04.11 283 2 32쪽
2 그림을 그리는 아이 (2) +2 16.04.10 154 2 23쪽
1 그림을 그리는 아이 (1) +9 16.04.10 300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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