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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군 님의 서재입니다.

루미네라스 연대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도라군
작품등록일 :
2016.04.10 10:35
최근연재일 :
2016.05.03 21:37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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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2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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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필라드 왕자의 국장을 바로 치르는 것으로 회의가 합의되었다. 조금 더 조사를 진행하자고 회의에서 조사단을 대표했던 제1군단 사령관이 이의를 제기했지만, 지크리트는 혹시나 모를 요소를 제거하고 빠르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 왕자에 대한 예의를 운운하고 왕국의 백성들에게 빠르게 슬픔을 잊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며, 더불어 왕위 계승식을 곧바로 듀라드 왕자에게 양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밀어붙였다. 대부분의 여론은 지크리트의 의견에도 동의했다. 또 그와 별개로 국왕은 필라드 왕자를 잃은 슬픔에 잠겨 더욱 쇠약해지고 있었다. 더욱 좋지 않은 상황이 생기기전에 빠르게 국장을 치루자는 것이 그들의 선택에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필라드 왕자의 시해 사건에 대해서는 각종 조사단의 보고가 이어졌다. 리베레아의 존재와 그녀의 신상정보가 보고되고, 리베레아의 집에서 발견된 마법진에 대한 내용이 보고 되었다. 그로인해 로스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그가 6장의 날개를 가진 이상한 형태로 보고되었다는 것은 보고에서 누락되었다. 지크리트가 비밀리에 조사를 더 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최초 보고자와 관리자를 압박하여 비밀에 부쳤기 때문이다.


왕국의 군단은 회의의 내용대로 혹시 살아있을지 모르는 로스를 찾아내기 위해 특별 조사단을 추가로 편성하고 봉쇄선과 차단선을 강화하여 그가 이동할만한 곳을 일제히 막아버리자는 계획을 세웠다. 더욱이 자이덴의 로스의 집을 수색하던 병사들에게서 로스라고 확실시 된 인물에게 습격을 받았다는 내용에 따라 자이덴의 근방을 모두 차단하는 계획도 추가되었다. 그리고 그가 어디로 이동하였을지에 대한 다양한 토론이 이어졌다.


다음으로 덴브와 랜서가 안건으로 올랐다. 실종 이후 그 두 명의 행방이 묘연하고, 그 둘은 로스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던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모든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들이 사라진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그 둘도 로스와 함께 음모를 꾸몄을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주장이 나왔다. 결국 이 두 명에 대한 것도 조사단을 편성해 왕성을 중심으로 그둘의 행적을 쫓기로 했다.


이어서 마법진과 장서관에서 사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마법에 대한 것도 회의의 안건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는 아직 마법 협회에서 모든 조사를 끝내지 못한 탓에 어떤 결론을 내지는 못하였다.


회의가 해산되고 마법 협회로 돌아온 지크리트는 자신의 전령을 불렀다. 자신이 덴브에게 붙여둔 병력이 덴브를 놓쳤다는 보고를 받고 덴브의 행적을 낱낱히 조사하게 시켰는데, 그것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지크리트의 바람과는 다르게 어떤 색다른 정보도 새로 보고되지 않았다.


"어째서 덴브가 사라진 거지? 그리고 랜서라는 작자와 함께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지크리트는 자신의 집무실의 테이블에 앉아 한참을 골똘히 생각했다. 지크리트는 필라드 왕자의 암살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그 둘이 알아냈고, 그로 인해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도망간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 빠르게 그둘을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였지만 그것은 반드시 자신이 운용하는 병사에 의해서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변수가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지크리트는 파이프를 뻑뻑 피워댔다.


"거기 누구 없느냐?"


잠시후 지크리트의 전령이 들어왔다.


"가서 로데론을 불러와라. 당장."

"알겠습니다. 회장님"


로데론은 불의 민족 마법사로 지크리트의 조카였다. 동생인 지크론의 아들로 마법 협회에서 마법을 마법서로 만드는 팀의 중책을 맡고 있었다. 뛰어난 마법사이기도 하여 마법 협회에서 다양한 임무에 배정하기도 했던 사나이었다. 실력 면으로는 파슈보다 뛰어났지만 호위 무사직으로 거론된 적은 없었다. 지크리트는 그를 자신이 언제든 쉽게 부릴 수 있는 위치에 앉혀두고 늘 은밀하게 일을 맡기곤 했었다. 지크리트는 로드론을 시켜서 일단 덴브와 랜서를 찾아보기로 했다.



같은 시각 자신의 방에 대기하라는 것 외에 달리 명령을 받지 못한 밴이 사건 이후 처음으로 방에서 나왔다. 밴은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자신의 방을 나와 회랑을 향해가고 있었다. 취조실에서 온갖 질문들을 받고 방에 들어온 뒤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도록 방에서만 있었던 그였지만 간밤에 전령하나가 자신을 찾아와 다음날 회랑으로 오라는 전갈을 주고 갔기 때문이었다. 전갈에 적혀있는 글귀로 미루어보아 자신을 부른 것은 아멜리아가 분명했다.


1년전 마법 협회에서 열었던 행사에서 우연히 아멜리아를 만날 기회가 생겼었다. 당시 궁내에 모든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던 자리였기에 듀라드 왕자와 필라드 왕자 모두 그 자리에 참석했었다. 둘은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었기에 밴의 멀지 않은 곳에 아멜리아가 앉게 되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있었던 밴은 행사 내내 그녀에게 눈을 떼지 못했고, 그의 시선을 눈치챈 아멜리아도 그것을 즐기며 미소로 그의 시선에 화답해주었다. 국왕이 두 왕자를 자신의 자리로 불러 포도주를 함께 마시고 있을 때 아멜리아가 은밀히 밴을 불러냈다. 호위 무사들이 모두 테이블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터라 밴은 화장실을 핑계로 부대원을 자신의 자리에 배치시키고 아무도 없는 회랑의 한구석에서 아멜리아를 만났다.


아멜리아는 그녀대로의 속셈이 있었기에 밴을 이용하고자 했었지만, 생각보다 훤칠하고 잘생긴 그의 얼굴에 그녀도 밴을 마음에 두기 시작했다. 그 후 아멜리아는 연회에서 마신 술로 인해 듀라드 왕자가 곯아떨어지면 아무도 모르게 후궁에서 빠져나와 밴을 만나곤 했다. 그런 밀회가 길어질수록 밴은 더욱더 아멜리아에게 빠져들었다. 그러던 중 아멜리아가 어느날 자신의 신세를 밴에게 한탄하기 시작했다. 왕국의 공주에서 듀라드 왕자의 부인이 되었으나 작위조차 받지 못하고 왕세자도 되지 못한 듀라드 왕자의 험담을 내뱉으며 처량맞은 자신이 가엽다는 투의 말들이었다. 하루 이틀 그런 말들을 되풀이 해오던 그녀는 어느날 밴에게 말했다.


'밴이 나의 호위무사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매번 이렇게 위험하게 만나지 않아도 될 것인데 말이야.'

'저 또한 필라드 왕자님의 호위 무사인 것이 이토록 안타까울 때가 없었습니다.'

'하아. 그러게 말이야. 그만둔다고 그만 둘 수도 없고, 또 그만둔다고 해도 내 호위무사가 될 수도 없잖아?'


밴은 호위 무사가 되면서 작성한 서약서가 떠올랐다. 호위 무사는 단 한명의 왕자만을 모시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호위 무사가 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왕비도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이 호위무사가 배당되지 않는 위치였다.


'그런데 밴. 자기가 내 마법 선생님이 될 수는 없을까? 그렇게만 되면 내가 밴에게 후원도 해주고 밴의 집안도 훨씬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될수 있을 건데. 자주 만나는 것도 자연스럽고. 안되겠지? 호위무사를 하면서 나를 가르치는 건?'


아멜리아는 분명히 마법에 대한 재능이 없었다. 하지만 재능이 없는 자들이라고 모두 마법사가 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기초를 연습하고 마력을 움직이는 훈련을 하다 보면 누구도 마법을 쓸 수는 있었다. 다만 마법에 재능이 없는 자들은 일정 수준을 넘는 마법사가 되긴 힘들었다. 그녀는 따지고 보면 물의 민족에 가까운 사람이었기에 물의 민족이던 자신이라면 그녀가 기초 수준의 마법은 다루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그녀가 후원을 해준다면 그녀는 땅의 민족 마법사를 한 단계 끌어올려 영웅으로 칭송받는 센듀크처럼 자신도 물의 민족의 영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귀가 솔깃했다.


밴의 집안은 물의 민족에서 그리 뛰어난 가문은 아니었다. 호위 무사로 발탁되며 자신이 가장 자신의 가문에서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내가 되었을 정도의 가문일 뿐이었다. 그러나 마법 협회에서 물의 민족을 대표하는 가문인 펠라프 집안보다 늘 자신의 가문이 더 대단한 가문이라는 것을 헬리브 왕국 모두에게 남기고 싶었다. 그런 열망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는 왕세자의 호위 무사가 되었을 때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기뻤다. 그러나 그가 왕세자의 호위 무사였지만 제1 호위무사였던 로스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한 남자였다. 그에게 늘 가려져 제2 호위 무사 그 이상이 될 수가 없었다.


가문을 보다 드높이고 싶었던 밴은 아멜리아의 말대로 후원을 받고 연구에 매진한다면 지금 허울뿐일 수 있는 제2 호위무사보다 자신의 목표에 보다 빨리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더욱이 왕세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왕가의 재력을 후원으로 받는 것이기에 그것이 더욱 가능해 보였다. 언제나 왕자의 곁에 붙어 연구할 시간을 가질 수 없는 허울뿐인 제2 호위무사는 점점 그런 면에서 자신에게 짐이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멜리아님. 저는 호위 무사의 임무를 수행하기도 벅차서 그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호위 무사를 그만두고 아멜리아님의 마법 선생님이 될 수는 있겠으나, 그것도 쉬운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밴은 아쉬운 듯 말했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하면서도 내심 속으로는 어떤 방법이 있진 않을까 하며 아멜리아를 조심스럽게 바라봤다. 아멜리아도 은연중에 그런 속내를 내 비치는 듯한 밴을 알아차렸다.


'그런 날이 올 수 없겠지. 더욱이 왕세자의 부인도 아닌 내가 어찌 그런 돈과 재력을 쓸 수 있겠어. 후궁에 처박혀 입맛에 맞지도 않는 사치를 부리는 수밖에 없을 것이야. 하아. 원래대로 왕세자의 부인이 되는 것이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을... 세상 참 쉽지 않아. 그치?'


단숨에 모든 계획을 말해버리고 싶었지만 아멜리아는 급하지 않게 밴을 자신의 계획에 가담시키기로 마음먹었다. 모든 준비를 철저히 한 뒤에 그를 가담시키는 것이 훨씬 안전했다. 아멜리아의 말을 듣고 그녀의 생각대로 밴은 아쉬움이 가득 묻어 나오는 말들을 몇차례 더 해댔다. 아멜리아는 그런 말들을 들으며 연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반년이 흘렀다. 아멜리아는 밴이 자신의 열망에 곪아 물러 터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 시기가 오면 자신의 생각대로 그를 움직여 원하는 바를 쟁취할 생각이었다. 물론 그가 바라는 것을 이루어줄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자신에게 푹 빠진 밴은 다루기도 편했고, 약점을 쥐고 있어 나쁠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바람은 결국 연미복을 로스에게 입힘으로써 이루어졌다. 밴에게 지크리트가 건네준 마법의 도안을 연미복에 새겨 넣게 만들었고, 그것을 이용하여 필라드 왕자를 해치울 수 있었다. 반대로 밴은 자신의 열망에 따라 이제 호위 무사에서 평범한 마법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제 마법 협회로 돌아가 왕세자의 왕비의 후원을 받으며 연구에 매진하는 마법사, 물의 민족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끈 마법사가 되는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회랑의 한 편에 아멜리아가 서있었다. 언제나처럼 시종 없이 혼자 온 모양이었다. 아멜리아는 밴에게 작은 종이를 하나 건네주고 다시 회랑에서 사라졌다. 밴은 그렇게 떠나는 아멜리아를 아쉽게 바라봤다. 그러나 벌건 대낮에 다른 사람의 눈에 띄기라도 하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기에 별 수 없이 아쉬움을 스스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밴은 곧장 쪽지를 열어 봤다. 작은 종이에 깨알같이 글씨가 적혀있었다.


[모두 계획대로 되었지만 아직 안전하진 않아. 로스가 살아 있는 듯 해. 이대로라면 밴이 위험해질까 봐 너무 두려워. 그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면 누굴 먼저 찾겠어? 먼저 손을 쓰는 게 좋아 보여. 아마도 그는 몸이 반도 남지 않은 사람일 테니까. 일을 마치고 나면 다시 만나서 앞으로의 일을 상의하자.]


밴은 쪽지를 다 읽고 작은 불길을 손에서 불러내 종이를 태워버렸다. 그리고 곧 회랑을 벗어나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분명히 곳곳이 찢겨나갔던 로스가 만에 하나 살아있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 더욱이 다른 이들이 먼저 찾게 되어 혹시라도 자신의 일을 말하게 된다면 더욱 안될 일이었다. 밴은 이를 악물고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돌아왔다.



지크리트의 방에서 로데론이 나갔다. 지크리트는 그가 자신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덴브와 랜서를 잡아서 어째서 왕성에서 사라져 버렸는지를 밝혀내야만 했다. 로스마저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변수가 더욱 커져선 안되는 것이었다. 지크리트는 미간을 찌푸리며 창가에 서서 파이프에 불을 다시 붙였다. 그때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지크리트님 필라드 왕자의 제2 호위 무사 밴이 찾아왔습니다."

"밴이?"


뜻밖에 인물에 지크리트는 사뭇 놀랬다. 어차피 그를 처리할 생각도 했어야 했는데, 그가 먼저 찾아오다니 놀라웠다. 지크리트는 파이프를 깊게 한번 빨고 자리에 앉았다.


"들라하게."


마법사를 위해 고안된 갑주를 착용하고 밴이 들어왔다. 그는 간단하게 지크리트에게 인사하고 그의 지시에 따라 맞은편에 앉았다.


"어쩐 일인가 자네가."

"지크리트님 청이 있어 왔습니다."

"자네가 나에게? 흠. 그것이 무엇인가?"


밴은 지크리트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저는 지크리트님과 한배를 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청하옵건데 제가 로스를 추격하여 그의 숨을 끊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흠. 한배라...? 그렇지 한배를 탔다지."


지크리트는 밴이 같잖게 느껴졌다. 자신과 한배를 탔다는 이야기에 묘한 협박도 느껴졌다. 마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듯한 뉘앙스였다. 하지만 지크리트는 밴의 부탁이 싫지 않았다. 안그래도 자신의 안전과 훗날 귀찮은 짐이 될것이 분명한 밴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던 차에 그가 먼저 꺼낸 제안이 좋은 기회가 될 것같았다. 그가 로스를 해치운다면 그것도 나름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고 죽는다면 그것도 결국 원하는 바가 되는 것이었다. 물론 로스를 해치울 경우 그 뒤에 그를 없애도 늦지 않을 것 같았다. 로데론을 덴브와 랜서쪽으로 보낸 것이 정말 좋은 방법이었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좋네. 그럼 자네가 로스를 찾아보게. 단 조건이 있네."

"조건이요?"

"로스는 무조건 사살해야 하네. 그렇다면 자네의 청을 들어주지."

"물론 그리할 것입니다."


지크리트는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밴을 바라봤다. 요 며칠 머리 아프고 복잡한 것들 투성이었는데, 밴의 제안은 정말 골치 아팠던 두 가지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좋네. 그럼 자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마법 협회에서 자네가 추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네. 그리고 자네가 왕성을 떠나 그를 추격하는 명분도 잘 만들어주겠네. 그리 안 하면 자네는 왕성을 떠나기도 힘들 테니 말이야."

"네. 저도 그것을 원합니다. 이대로 대기 명령만을 따르며 방에 있을 수만은 없고, 더욱이 몰래 그를 쫓는다면 저 또한 다른 이들에게 의심을 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지크리트님이 저를 추천하여 조사단을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에 온 것이었습니다."


지크리트는 소리 내 웃고 싶은 기분을 꾹 눌렀다. 그리고 가볍게 미소만을 보이며 말을 이었다.


"좋네. 그럼 세명을 자네에게 붙여주겠네. 선별은 자네가 해가도록 하게. 현재 임무를 수행중이지 않는 마법사라면 누구든 데려가도 좋네."

"네. 감사합니다. 그럼 바로 준비되는 대로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밴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나섰다. 그가 나가는 모습을 보며 지크리트는 연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의 인기척이 멀리 사라지자 전령을 불렀다. 지크리트의 부름에 전령이 방에 들어왔다.


"자네는 이제부터 밴, 저 작자를 미행하게. 그리고 로스를 발견하면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되 로스가 죽었을 경우 밴도 그 자리에서 바로 죽여 뒤탈이 나지 않도록 처리하게. 반대로 밴이 죽었을 경우 로스를 그 자리에서 바로 죽이게."

"네. 알겠습니다."


전령은 지크리트의 말이 끝나자 바로 방을 나섰다. 지크리트는 파이프를 들고 다시 창가로 향했다. 지크리트는 파이프를 입에 물고 소리 내서 웃기 시작했다.


"크하하. 둘 다 죽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이 되는 게지."



잠시후 밴과 로데론은 지크리트가 시킨 대로 각자의 목표를 찾아 왕성을 떠났다. 본격적인 추격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시는 분들 덕에 정말 힘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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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격 (1) 16.04.25 125 0 17쪽
17 리베레아의 능력 +4 16.04.25 221 2 22쪽
16 덴브와 랜서 (2) +4 16.04.23 182 2 21쪽
15 덴브과 랜서 (1) +4 16.04.23 172 2 17쪽
14 북쪽으로 가는 여정 (5) +3 16.04.21 229 2 21쪽
13 북쪽으로 가는 여정 (4) +2 16.04.18 175 2 21쪽
12 북쪽으로 가는 여정 (3) +2 16.04.17 236 2 25쪽
11 북쪽으로 가는 여정 (2) +2 16.04.16 230 2 22쪽
10 북쪽으로 가는 여정 (1) +2 16.04.16 168 2 24쪽
9 왕위 계승식 (5) +4 16.04.14 201 3 19쪽
8 왕위 계승식 (4) +2 16.04.13 128 2 18쪽
7 왕위 계승식 (3) +2 16.04.13 115 2 17쪽
6 왕위 계승식 (2) +2 16.04.13 228 3 21쪽
5 왕위 계승식 (1) +2 16.04.12 217 2 11쪽
4 그림을 그리는 아이 (4) +2 16.04.11 158 2 20쪽
3 그림을 그리는 아이 (3) +2 16.04.11 283 2 32쪽
2 그림을 그리는 아이 (2) +2 16.04.10 154 2 23쪽
1 그림을 그리는 아이 (1) +9 16.04.10 300 3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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