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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강탈자님의 서재입니다.

마도의 화신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적하]
작품등록일 :
2016.06.14 10:03
최근연재일 :
2016.10.0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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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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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허세도 상대를 봐가며 부려야지

DUMMY

“그렇다면 파인더가 본래부터 보통 가상현실이 아닌 무언가 알 수 없는 오파츠(해당 시대의 문명 수준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술)일 것이다. 라고 예상하고 계셨던 겁니까?”

특집방송에서는 삼십대 후반의 사회자가 오십대 초반의 한 패널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사회자의 물음에 패널이 답한다.

“물론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인공지능이란 것에 대해 말해보죠. 파인더의 NPC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자신이 NPC라 생각하지 않으며 독립적인 사고 패턴에 따라 행동합니다.

그들은 사람과 다를 것이 전혀 없어요. 이제야 그게 당연한 것이 됐죠. 그들은 실제로도 이계의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만약 파인더가 차원 접속기가 아닌 진짜 가상현실이었다면 그 엄청난 수의 NPC개개인이 모두 인공지능이란 소리인데······.

애초에 아직 단 하나의 인공지능조차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하는 지구 문명에서 그게 가능할 리가 없죠."

사회자도 공부를 하고 나온듯 자연스럽게 말을 받으며 입을 연다.

“게다가 파인더 내에서 보면 그 역사와 거기에 따른 사회상과 문화 환경등도 제대로 구현이 되어있고요.

네, 사실 그걸 일개 게임 회사가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 지구 전체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모아도 불가능한 일일 테니까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걸 어지간한 선진국의 정부나 좀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워낙에, 에, 그러니까 과학자나 권력자마저도 두려움을 느낄 수준의 거대한 일이었고, 정보에 대한 통제도 이루어지고 있었기에······.”

"좋습니다. 파인더에 대한 것은 됐고, 향후 플레이어들은 어떻게 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제가 단언하죠. 앞으로 사회는 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이제 사회는 던전의 폭주를 막기 위해 플레이어들을 이용할 수 밖에 없을 테니까요. 게다가 과연 이게 전부일까요?

이 짧은 시간 세상은 이렇게 많이 변했습니다. 앞으로 더 변하지 않을까요? 더 충격적인 일은 없을까요? 파인더를 만들고 던전을 만든 자들의 침공은 혹시나 없을까요? 그럼 그때엔 누가 나서서 싸워야 할까요?"

계속해서 뭐라고 뭐라고 말을 했지만, 강성우는 TV에 신경을 끄고 공부를 시작했다.

물론 세계는 변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변화라면 기본적인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 그것을 알기에 강성우는 공부에 집중했다.

‘······재밌기도 하고 말이야.’

제아무리 다른 마법사들과 다른 형태로 성장했다 하나 그도 마법사는 마법사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아는 것에 큰 즐거움을 느끼는 족속.

이때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누군가가 환호와 함께 교실 안으로 들어섰다.

바로 박종식이었다.

강성우에게 눌려 오줌을 싼 뒤로 쥐 죽은 듯이 살던 그였지만, 어제 했던 테스트에서 플레이어 자격을 취득하고 학교에 오니 일순간 스타가 되어있었다.

이미 오줌싸개 별명 따위는 안 나오고 있다.

물론 플레이어라고 해도 던전 안에서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거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어벤저스 등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히어로가 된 것과 마찬가지인 것을.

“꺄악, 종식이 멋지다!”

“오늘 전학가는 거야 종식아? 유명해지더라도 우리 잊으면 안 돼! 응?”

이미 매스컴에서는 한국에서 플레이어 자격을 취득한 사람들을 연일 인터뷰하고 찍어 스타로 만들기 시작했었고, 정부에서는 그들에게 새로 국가 공인 자격을 만들어 부여하겠다며 공언한 상태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아예 전담 경호팀까지 꾸려서 플레이어들에게 붙여주고 거액의 연봉을 제의하고 있다.

한국은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권한을 주고 어떤 편의와 보수를 줘야할지 현재 국회에서 신나게 싸우며 논의 중이다.

박종식이 플레이어 테스트에 통과한 것이 바로 어제다. 그런데 벌써부터 그에게는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열거하기도 힘든 나라에서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 고등학생이란 나이에서 오는 장래성과 571이란 높은 레벨, 그리고 게임 강국인 한국 출신이란 점까지······.

참고로 박종식을 제외한 다른 한국 플레이어들에게도 엄청난 회유가 진행 중이다. 자국으로 귀화시키기 위해서.

“오! 종식이구나. 선생님은 네가 자랑스럽다.”

그렇게 말하며 담임이 박종식의 어깨를 두들겨줬다. 그러자 박종식은 내 몸을 터치하지 말라는 듯 몸짓을 했다.

“이제 남남인데 함부로 이러지 마세요.”

그 모습을 보고 강성우는 속으로 실소를 머금었다.

반 분위기를 흐리는 일진이라며 개똥보듯 하던 담임이 갑자기 자랑스럽다니 뭐니하는 것도 웃겼고, 플레이어 자격을 얻었다고 세상을 다 가진 듯 막무가내 행동하는 박종식도 웃겼다.

도를 넘는 면박에 화가 나 얼굴이 빨개진 담임이 말도 못하고 화를 삭힐 때, 박종식은 다른 아이들의 동경 어린 시선을 한껏 만끽하며 자신의 자리로 가서 짐을 챙겼다.

짐을 다 챙긴 박종식이 어느새 자신을 무시하고 교과서를 꺼내 공부하고 있던 강성우를 찾아갔다.

“야 강성우.”

강성우가 쳐다보니, 박종식은 순간 움찔하였지만 이내 자신은 플레이어란 것을 상기해 자신감을 되찾고 말했다.

“난 플레이어가 돼서 곧, 대통령령으로 만들어질 특수학교로 갈 거다. 그때가 되면 후회하는 게 좋을 거야. 너따위 하류층이 감히 나에게 그딴 행동을 한 것들 말이야.”

박종식의 유치한 도발에 강성우는 피식 웃으며 손짓했다. 마치 지나가던 개가 귀찮게 굴자 저리 가라고 손짓하는 것처럼.

철저히 무시당한단 생각에 박종식은 입술을 깨물었다.

화만 나면 집안을 다 때려부수고 손찌검을 하던 그의 아버지처럼 피가 거꾸로 솟아 얼굴이 시뻘개졌다.

“너도 파인더를 하냐? 아. 집이 워낙 가난해서 파인더 접속기를 살 돈도 없으려나?”

매우 귀찮았다.

강성우는 그저 가만히 박종식을 쳐다봤다.

“호오, 뭐야. 하나 보네? 그럼 레벨은 몇이냐?”

“112. 근데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될 녀석이, 언제까지 여기서 쓸데없는 에너지만 낭비할거냐?”

박종식은 모든 학생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몰려있는 이때에 자신이 예전에 겪었던 굴욕과 치욕스런 소문 등을 모두 청산하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이 생각해도 오버스럽게 계속하여 강성우를 자극하며 자신이 그보다 낫단 사실을 어필하려 들었다.

“하하하! 고작 112? 뭐야. 아직 플레이어 시험의 요구조건인 300도 되지 못했네? 뭐······ 너 따위는 선택 받은 자만 되는 플레이어도 될 리가 없지만 말이야. 아, 뭣하면 내가 특별히 추천해줄까? 나 같은 플레이어의 추천이라면야 레벨이 안 돼도 플레이어 테스트를 할 수 있는데.”

겨우 112레벨이다.

요새 그렇게 저렙인 파인더의 유저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그러니 쪽팔려서 허락도 안 할 것 같으니 아무렇게나 지껄였다.

게다가 강성우도 자존심이 있으니 이렇게까지 무시하며 거지에게 적선하듯 말하는 자신의 도움을 받고 싶진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던 박종식이었는데······.

“좋아. 그런 호의를 베풀어주니 고마워. 오늘 아니면 내일 테스트를 받고 싶은데, 괜찮겠지?”

강성우 입장에선 당연히 너무나 좋은 제안이었다. 거기에 고등학생들 수준의 자존심 싸움에 휘말릴 내공도 아니다. 그렇기에 덥썩 물어버린 것이다.

“어······ 어?”

그냥 강성우를 놀리기 위해 던진 말이었는데 그가 한 번에 받아들일 줄이야. 박종식이 식은땀을 흘렸다.

‘어······ 안 되는데······ 플레이어 특별 추천은 한 번뿐이라고 했었는데. 사촌형이 기대하고 있는데······. 역시 안 돼! 좀 쪽팔리더라도 말을 바꾸자.’

이때 강성우가 특유의 매력적인 웃음을 지으며 박종식을 빤히 쳐다봤다.

“왜 대답이 없어? 플레이어는 추천을 할 수 있다며? 당황하는 거 보니까 혹시, 그것도 거짓말이고 플레이어가 된 것도 거짓말인 건 아냐?”

단순한 박종식이 발끈했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좋아, 오늘 바로 널 추천할 테니까 내일 테스트를 받아보라고. 300레벨도 안 되는 너 따위가 통과할 리는 없지만 말이야.”

그렇게 말을 하며 박종식은 플레이어가 되어 강성우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겠다던 애초의 목적과 달리, 뭔가 자신이 크게 당하며 끌려가고 있단 느낌을 도저히 지울 수가 없었다.

'아 망했다! 이젠 말을 바꿀 수도 없잖아!'



빨리 플레이어가 되고 싶었는데 일이 생각보다 쉽게 풀리고 있었다.

강성우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에 돌아왔다.

도착해서 보니, 동생인 강수영이 에투스의 접속기 앞에 앉아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걸 보고 미소 지은 강성우가 거래 사이트에 접속하여 환전하고 남은 골드를 확인했다.

“응? 골드 시세가 좀 올랐네?”

아주 오랫동안 1골드는 1만원의 시세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런데 파인더 속의 세상이 또 다른 현실이고, 던전을 통해 무언가의 연결이 있단 것이 밝혀진 후로 환전 비율이 달라졌다.

현재는 1.4만원에 1골드 가량.

“앞으로 좀 더 올라갈 것 같기도 한데······ 기다려볼까?”

그렇게 생각도 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돈이야 더 벌면 되는 거지. 지금은 일단 환전하자.”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다. 최소 300만원가량의 현금은 비상금조로 갖고 있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인터넷 서핑을 하며 여러 정보를 수집하다보니 어느새 강수영의 접속 시간이 끝났다.

"어? 오빠! 왔네? 난 다 끝냈어. 샤워하러 갈테니까 오빠 게임해."

그렇게 강성우가 파인더에 접속했다.

후우우욱-

이동이 끝나고 눈을 떴을 때, 그의 눈앞에는 아지트의 모습이 있었다.

침대 위를 쳐다보니 로누아는 손수건을 이불 삼아 아직도 단잠에 빠져있었다. 그 앞에는 요정가루로 허공에 써놓은 글자가 있다.


-미녀는 잠꾸러기! 오랫동안 잘 것 같으니 깨우지 말 것!


그녀의 말대로 부화한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잠이 많은가보다.

강성우는 아지트의 문을 닫고 나와 밤하늘을 쳐다봤다.

그리고 마법을 이용하여 허공에 둥실 떠올라, 데미트린이 있던 대장간 방향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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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대모 페르엘라 +26 16.08.12 16,899 465 13쪽
51 다크엘프 +30 16.08.11 17,196 473 14쪽
50 악연의 고리 +19 16.08.11 17,987 437 12쪽
49 또 다른 도전자 +26 16.08.09 18,464 487 15쪽
48 마나 +26 16.08.08 18,378 463 12쪽
47 로누아, 강림! +23 16.08.05 18,634 499 14쪽
46 병기고의 주인이 바뀌다 +20 16.08.04 18,146 489 13쪽
45 칠흑병기고 +19 16.08.03 18,611 492 12쪽
44 레벨업을 하였습니다. +16 16.08.02 18,698 437 13쪽
43 어명 +21 16.08.01 18,635 456 12쪽
42 간단한 제압 +19 16.07.30 18,801 491 11쪽
41 주목을 받다 +21 16.07.30 19,278 439 12쪽
40 협상 +25 16.07.29 19,435 459 12쪽
39 사냥 +17 16.07.27 19,533 461 12쪽
38 절명검 판테스 +14 16.07.27 19,873 426 12쪽
37 던전 폭주 +16 16.07.25 20,261 488 12쪽
36 1급 발암물질은 여의도에 있다. +41 16.07.24 20,848 457 11쪽
35 A++ +13 16.07.23 20,432 453 12쪽
34 입소 +12 16.07.23 20,246 465 12쪽
33 플레이어 테스트 +21 16.07.21 20,348 478 14쪽
32 승자의 역사 +10 16.07.21 20,322 440 12쪽
31 기사, 데미트린 +32 16.07.19 20,434 476 9쪽
» 허세도 상대를 봐가며 부려야지 +18 16.07.19 20,463 477 10쪽
29 요정용 로누아 +12 16.07.18 20,806 452 8쪽
28 고문 마법사 +14 16.07.17 20,652 466 7쪽
27 오거 1인 레이드 +17 16.07.16 21,134 466 8쪽
26 기시감 +16 16.07.15 21,321 414 9쪽
25 타일런트 기사 체술 +12 16.07.15 21,585 403 9쪽
24 다짐2 +20 16.07.13 21,966 441 11쪽
23 게임 속도 변한다. +11 16.07.12 22,233 460 7쪽
22 세상이 변한다. +14 16.07.11 24,253 460 14쪽
21 아임 유어 파더 +14 16.07.11 23,757 479 6쪽
20 분리수거의 생활화 +32 16.07.10 24,220 509 14쪽
19 레벨업이 제일 쉬웠어요 +23 16.07.09 24,354 479 10쪽
18 거미여왕의 둥지 +15 16.07.09 24,340 483 12쪽
17 문제의 그것 +26 16.07.08 24,470 48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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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허물을 벗어 나비가 되다. +28 16.06.25 33,482 581 11쪽
3 마나를 탐식하라 +21 16.06.23 35,327 619 11쪽
2 그의 접속과 함께 던전은 생겨났다. +15 16.06.23 39,918 555 8쪽
1 [프롤로그] 못난 왕이 살았습니다. +34 16.06.14 47,994 54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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