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운명 강탈자님의 서재입니다.

마도의 화신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적하]
작품등록일 :
2016.06.14 10:03
최근연재일 :
2016.10.09 21:27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316,130
추천수 :
27,809
글자수 :
286,653

작성
16.07.09 23:00
조회
24,353
추천
479
글자
10쪽

레벨업이 제일 쉬웠어요

DUMMY

‘아. 그래. 저 사람 사실은 레벨이 높았던 거지. 거짓말쟁이네?’

하고 순간적으로 생각하였지만, 곧 강성우의 머리 위에서 나타나는 레벨업 표시를 보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냥 한 번이면 레벨업이 목전이라 저렙 거미를 학살하며 레벨업을 한 것이구나 생각도 할 텐데, 레벨업 표시는 사라질만하면 새로 나타나며 강성우가 정말 저렙이 맞았단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러니 루리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뭐야 이 인간? 뭐가 이렇게 강해? 저 레벨로 이게 가능하단 말이야?’

불에 타고 얼고 갈리고······.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거미들의 모습과 코를 자극하는 비린내와 탄내.

본래 이 비밀구역을 가득 채우고 있었을 거미들은 어느새 절반도 훨씬 넘게 사라져있었다.

“음. 레벨업을 하면 마력과 체력이 최대치로 차오르는구나. 이거 굉장히 좋은 시스템이네.”

그 덕분에 저렙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마력량을 보유하고 있던 강성우는 마력 걱정도 없이 끝도 없이 계속하여 마법을 난사할 수가 있었다.

루리가 멍하니 강성우의 학살을 지켜보고 있는 와중에 드디어 모든 거미들이 사라졌다.

대형견만한 크기에 입에선 거미줄을 뿜어대고 물면 독을 주입하는 거미들이건만, 또 레벨도 강성우보다 높았건만.

모두 얼마 시간이 지나기 전에 모조리 사체로 변했다.

“역시. 이런 게 마법사의 맛이지. 좁은 곳에서 약한 녀석들이 응집되어 있을 때 광역을 퍼붓는 맛이란······.”

오랜만에 손맛을 느껴서 그런가 기분이 좋아진 강성우의 귓가로 루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 대체 뭐예요? 진짜 초보 맞아요?”

강성우는 그야말로 화들짝 놀랐는데, 이곳이 숨겨진 방이란 메시지를 봤기에 아무도 못 들어오고 자신만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방은 이미 인터넷에 공개가 된 곳이었다.

놀란 것도 잠시. 평소 모습을 되찾은 강성우가 웃으며 말했다.

“네. 뭐 초보야 맞죠. 왜 그런 걸 물어봐요?”

물음에 루리는 거미들의 시체를 가리켰다.

“저것들을 봐요! 저게 어떻게 20렙도 안 된 초보 마법사가 할 수 있는 거예요? 이 비밀방은 30레벨이 파티로 들어와 사냥하는 곳인데!”

“아아. 그것 때문에요? 흠. 혹시 칭호라고 알아요?”

“칭호요? 네, 물론 알죠.”

“사실 제가 운이 좋았는지, 아주 좋은 칭호를 하나 얻었거든요. 얻는 방법은 말해줄 수 없지만요. 이제 됐나요?”

칭호 획득법은 그것이 공개된 것이 아닌 이상에야, 플레이어들 간에 고액으로 거래되는 비밀정보 중에 하나였다.

“치······ 칭호, 그거면 이해가 좀 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강한 효과를 발휘하는 칭호라니······.”

당황해서 그런가, 루리는 자신이 뛰어오면서 후드가 적당히 젖혀져 얼굴이 드러났단 사실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와. 엄청 귀엽고 이쁘게 생겼네. 무슨 인형 같다.’

하얀 피부에 작은 얼굴, 올망졸망한 생김새. 그리고 은발에 귀엽게 묶은 양갈래 머리. 그녀의 외모는 과거 한 일본 SF 애니메이션에 나온 캐릭터와 닮았고, 본인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기에 캐릭터명도 ‘루리’라 정했던 것.

하지만 강성우는 그 애니메이션을 몰랐기에 그런 것까지 생각하진 못했다.

그저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비율, 퍼센테이지로 적용되는 칭호가 아니라 고렙 기준의 스탯치로 적용되는 칭호라서 그래요.”

칭호나 장비에 붙는 스테이터스 관련한 효과의 경우 크게 비율 적용과 스텟치 적용으로 나뉜다. 비율 적용은 몇 퍼센트 증가와 같은 것들이고 스텟치 적용은 단순하게 +50과 같은 느낌이라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비율 적용은 고레벨이 될수록 효과를 발휘하고 스텟치 적용은 저레벨일 때 각광 받는다.

어쨌든 고렙 기준의 스텟치가 부여되는 칭호라면 지금 강성우가 보이는 능력도 얼추 이해가 될 수는 있었다.

“아······ 음, 그런 거군요. 좋으시겠네요.”

하지만 루리도 아직 초보라 게임에 익숙하지 않아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마법의 위력과 사용할 수 있는 횟수란 ‘스텟치’에 연관을 받는 것도 맞지만 수식연산과 이미지 구축 등의 실제 마법 발동에 관련한 것들은 스텟과 무관한 유저 본인의 능력이란 점이었다.

“그런데, 저 걱정돼서 도와주려고 오셨던거예요? 어. 근데 여기 비밀의 방이라던데 어떻게 알고······.”

새하얀 얼굴이기에.

붉어지니까 더욱 도드라지게 느껴졌다. 아직 중학생의 나이로 소녀의 예민한 감성이 그대로 살아있던 루리는 얼굴색이 당근처럼 변해서 말했다.

“아, 아니에요. 걱정은 무슨! 그런 거 아니에요. 그리고 여긴 말만 비밀의 방이지 파인더의 유저라면 90%이상 다 알고 있는 곳이거든요?”

그렇게 말한 루리는 어쩐지 화난 발걸음으로 비밀의 방을 빠져나가 한참 앞서 나가고 있던 선두를 따라잡기 시작하였다.

혼자 남은 강성우는 루리의 마음을 다 이해하고 피식 웃었다.

“아직 어리군, 귀엽네.”

강성우는 저렙인 자신이 혼자 힘으로 고렙 몬스터를 잡았기에 더 많이 드랍된 각종 잡템들을 수거하여 인벤토리에 넣은 뒤 루리를 쫓기 시작하였다.



“좋아! 이제 보스가 있는 방이네.”

“다른 사람들은 왜 안 오지?”

두 고렙 남성 유저가 그렇게 중얼거릴 때, 루리만큼은 아니어도 제법 이쁘장한 두 여성 유저가 말했다.

“어. 오빠들 둘이서 저거 못 잡아?”

그나마 정상적인 말투를 가진 여자가 그리 말하니 두 남성 유저의 가슴에 불이 났고 뒤이어.

“오뽱들! 지슈눈 실망이에효. 설망 듈이서 져거 못 잡아효?”

‘실망’이라는 말에 두 남성 유저는 검과 지팡이를 굳게 잡았다.

“무슨 소리야! 당연히 가능하지!”

“잘 봐봐. 이 오빠들이 거미여왕을 어떻게 잡는지 보여줄게.”

그리고 남자 두 명을 앞세운 네 명의 유저는 용감하게 보스방으로 쳐들어갔다.



“에? 이, 이게 뭐야?”

루리가 중간에 합류한 주근깨 여대생과 함께 보스방에 도착하니, 두 남자와 두 여자 유저는 벌써 체력이 절반 가까이 깎인 상태로 고전하고 있었다. 그건 숫제 ‘잡는다’라기보단 ‘버틴다’라는 개념이 더 강했다.

“아니 왜 안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아무리 고렙 유저 둘이 껴있다 해도, 거미여왕 레이드는 본래 고난이도의 레이드로 소문난 것이기에 무시할 수 없었다.

20~25가량의 유저들 일곱이 조합을 잘 갖추고 팀워크 또한 잘 맞아야 어렵사리 클리어가 되는 난이도인데, 30레벨 후반대의 고렙 둘과 병풍과도 같은 20레벨 중반이 둘 있다하여서 잡을 수 있을 만한 게 아니었다.

정말 신컨에 가까운 엄청난 재능이 있다면 모를까.

두 남성 유저는 죽지 않기 위해 거미여왕의 공격을 피하는 데에만 급급하며 서로 싸웠다.

“아 그러니까 내가 한 명 정도는 20레벨 후반대 잘하는 유저로 뽑자 그랬잖아! 이러다 죽음 어쩔 거야!”

“뭐 이 새끼야? 너도 같이 하자고 했었잖아. 왜 이제와서 내탓인데?”

“씹탱. 아까 그 리비언인가 뭔가하는 병신을 받는 게 아니었는데!”

실력도 없는데 고작 넷이서 덤빈 것이 잘못일 텐데.

이제와서 뜬금 없이 리비언을 욕하며 그의 탓을 돌리는 두 사람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은 루리는, 그래도 던전에 들어온 이상 클리어는 해야 한단 생각에 옆의 주근깨 여대생에게 말했다.

“우리도 합류하죠!”

“네, 좋아요.”



여섯 명이 되어서 싸웠지만 그래도 전투는 힘들었다.

벌써 일행 중 넷의 체력이 반 이상 빠지고 마력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니 더더욱 그렇다.

일단 탱커인 미녀체리가 제대로 탱킹 역할도 하지 못하고 얻어맞기 일쑤였으며, 차라리 그러기만 해도 나을 것을 무섭다며 자꾸 피해댔다.

또 다른 20레벨대 중반의 이쁘장한 여성 유저는 암살자였는데, 게임을 어떻게 해 온 것인지 제대로 된 콤보며 기술을 사용하지 못해 딜링은 기대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이 파티에서 고렙으로 치부되던 두 남성유저는 제법 싸웠는데, 그마저도 그냥 그 레벨 유저의 평범한 플레이에 불과하다.

그래도 눈에 띄는 것은 루리의 전투 센스와 저레벨에 어울리지 않는 훌륭한 소환술이었는데, 그마저도 루리 본인의 레벨이 낮으니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

전투가 격해져서 결국 거미여왕이나 레이드를 하는 6인이나 전부 기진맥진하여 체력이 바닥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결정타가 터졌다.

바로 거미여왕의 광역 거미줄 뿌리기.

본래는 전사인 고렙 남성 유저가 스턴기술을 날려서 끊어줘야 하는 것인데, 오랜 전투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타이밍을 잡지 못하였다.

“아 이런 제길!”

“흐아앙. 이줴 오똑해효! 오뽱들 어케든 해보떼효!”

자신을 끈질기게 괴롭힌 유저들이 모조리 거미줄에 걸려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보며, 거미여왕은 이를 갈면서 주문을 영창했다.

반경 3미터 이내의 모든 적들에게 치명적인 독 공격을 가하는 것이었는데, 즉시 데미지도 엄청나고 지속 데미지는 더욱 큰 무시무시한 공격이었다.

지금 받는다면 모조리 즉사할 것이었다.

이윽고 거미여왕이 영창을 거의 끝내고 주문을 발동하려 두 앞발을 치켜 올린다.

“하······. 쩔은 얼어죽을······.”

자신이 왜 이런 작자들을 따라왔을까하는 생각에 자책하며 루리가 눈을 질끈 감았는데, 그녀의 옆구리로 뭔가 뜨거운 것이 화악하고 지나갔다.

놀라서 눈을 뜨니, 시뻘건 불덩이 하나가 긴 꼬리를 남기며 날아가고 있었다.

슈화아아악-

그것은 주문을 발동시키려하는 거미여왕의 큰 입으로 빨려 들어가 안에서 폭발했다.

콰광!!

“꾸에에에엑!”

거미여왕이 주문을 발동시키기 위해 만든 마나홀에서 마나의 역류가 일어났고, 그것은 불덩어리의 폭발력에 더해져서 거미여왕의 머리를 산산조각냈다.


작가의말


지수의 이름이 체리로 표현된 곳들이 있어서 해당 부분들을 수정하였습니다.

또한 싸움 상황 설명에 먼저 싸운 네 명이 타격을 받아 제대로 싸울 수가 없었다~하는 부분들을 추가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도의 화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필명을 바꾸고 제목 변경 신청을 했습니다. +6 16.08.09 20,797 0 -
59 9클래스, 다시. +129 16.10.09 11,789 326 11쪽
58 거꾸로의 혁명 +34 16.10.09 10,626 291 12쪽
57 일촉즉발 +94 16.09.13 12,900 395 15쪽
56 급전직하 +53 16.09.11 12,726 407 12쪽
55 웨어울프의 습격 +56 16.08.23 15,458 449 14쪽
54 마신 비그릿 +31 16.08.19 15,963 449 13쪽
53 낭비할 시간 없다. +25 16.08.15 17,009 472 16쪽
52 대모 페르엘라 +26 16.08.12 16,899 465 13쪽
51 다크엘프 +30 16.08.11 17,196 473 14쪽
50 악연의 고리 +19 16.08.11 17,987 437 12쪽
49 또 다른 도전자 +26 16.08.09 18,464 487 15쪽
48 마나 +26 16.08.08 18,377 463 12쪽
47 로누아, 강림! +23 16.08.05 18,634 499 14쪽
46 병기고의 주인이 바뀌다 +20 16.08.04 18,146 489 13쪽
45 칠흑병기고 +19 16.08.03 18,611 492 12쪽
44 레벨업을 하였습니다. +16 16.08.02 18,698 437 13쪽
43 어명 +21 16.08.01 18,635 456 12쪽
42 간단한 제압 +19 16.07.30 18,801 491 11쪽
41 주목을 받다 +21 16.07.30 19,278 439 12쪽
40 협상 +25 16.07.29 19,434 459 12쪽
39 사냥 +17 16.07.27 19,533 461 12쪽
38 절명검 판테스 +14 16.07.27 19,873 426 12쪽
37 던전 폭주 +16 16.07.25 20,261 488 12쪽
36 1급 발암물질은 여의도에 있다. +41 16.07.24 20,848 457 11쪽
35 A++ +13 16.07.23 20,432 453 12쪽
34 입소 +12 16.07.23 20,246 465 12쪽
33 플레이어 테스트 +21 16.07.21 20,348 478 14쪽
32 승자의 역사 +10 16.07.21 20,322 440 12쪽
31 기사, 데미트린 +32 16.07.19 20,434 476 9쪽
30 허세도 상대를 봐가며 부려야지 +18 16.07.19 20,462 477 10쪽
29 요정용 로누아 +12 16.07.18 20,806 452 8쪽
28 고문 마법사 +14 16.07.17 20,652 466 7쪽
27 오거 1인 레이드 +17 16.07.16 21,134 466 8쪽
26 기시감 +16 16.07.15 21,321 414 9쪽
25 타일런트 기사 체술 +12 16.07.15 21,585 403 9쪽
24 다짐2 +20 16.07.13 21,966 441 11쪽
23 게임 속도 변한다. +11 16.07.12 22,233 460 7쪽
22 세상이 변한다. +14 16.07.11 24,253 460 14쪽
21 아임 유어 파더 +14 16.07.11 23,757 479 6쪽
20 분리수거의 생활화 +32 16.07.10 24,220 509 14쪽
» 레벨업이 제일 쉬웠어요 +23 16.07.09 24,354 479 10쪽
18 거미여왕의 둥지 +15 16.07.09 24,340 483 12쪽
17 문제의 그것 +26 16.07.08 24,470 488 8쪽
16 분리수거 완료 +16 16.07.07 24,528 501 9쪽
15 인생은 실전이다 +21 16.07.06 24,637 487 9쪽
14 숨가쁘다 +13 16.07.05 25,006 489 8쪽
13 병아리반 선생님 +16 16.07.04 25,592 479 8쪽
12 주변 정리의 시작 +10 16.07.03 25,412 479 8쪽
11 크리에타 청식 +15 16.07.02 26,083 503 9쪽
10 외공&내공 그리고 마법 +10 16.07.02 26,864 475 8쪽
9 그래도, anyway, しかし, 可是, mais. +13 16.06.30 26,842 495 10쪽
8 다짐 +17 16.06.29 27,836 511 8쪽
7 두번째, 세번째 증거 +24 16.06.28 29,457 546 10쪽
6 첫번째 증거 +21 16.06.28 30,949 518 7쪽
5 혹시? +34 16.06.26 32,546 528 10쪽
4 허물을 벗어 나비가 되다. +28 16.06.25 33,482 581 11쪽
3 마나를 탐식하라 +21 16.06.23 35,327 619 11쪽
2 그의 접속과 함께 던전은 생겨났다. +15 16.06.23 39,918 555 8쪽
1 [프롤로그] 못난 왕이 살았습니다. +34 16.06.14 47,994 546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