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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강탈자님의 서재입니다.

마도의 화신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적하]
작품등록일 :
2016.06.14 10:03
최근연재일 :
2016.10.0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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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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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1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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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낭비할 시간 없다.

DUMMY

페르엘라는 강성우를 흘겼다.

“시끄럽다, 패배한 개 주제에 뭐가 좋다고 입을 나불대느냐. 우리의 보물을 훔쳐간 도둑을 용서까지 해줬었다면 그에 보답을 했었어야지.”

“미안하군.”

“들어와라. 이곳은 아직 차갑다. ······쿨럭!”

말을 끝내며 기침하는 페르엘라의 입에서 침이 아닌 피가 나왔다.

“어서 들어가지.”



***



전생.

신살력 2781년 가을.


“정말 그래야겠나?”

수정구에서부터 전해오는 목소리에 리온은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이미 그들은 인간으로서 행하면 안 될 짓들을 자행했다. 그렇다면 나도 더 이상은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집단 살육.

군대의 무저항 민간인에 대한 학살극.

마하라스 서부 삼개 도시에서 무려 15만명이 희생되었다. 사람이 죽고 그 영혼이 천상으로 흘러갈 때 생기는 적혼류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피가 땅을 적셔 강처럼 흘렀다.

수정구 속의 여인, 페르엘라가 한숨을 쉬었다.

“네가 그렇게 마음먹었다면 이미 내가 말릴 수 없는 문제겠지. 하지만 괜찮겠나?”

“무엇이 그리 걱정 되는가 페르엘라여. 그 웃기지도 않는 인과율에 대한 미신? 거짓 신들의 진노? 난 무엇도 두렵지 않다.”

페르엘라는 길고 긴 생애 속에서 자신을 가장 놀라게 만들고 또 애착도 가게 만들었던 인간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알겠다. 반드시 해야 한다면······ 반신마저 될 수 있었던 인류 최강 마법사의 진짜 힘을 제대로 한 번 보여주게. 내 팝콘이나 먹으며 감상하지.”



수시간 후.

리온은 엔젤폴 성의 첨탑에 서서 한 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 숫자의 적군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서부 칠왕국의 연합군으로 현재 마하라스를 4방면에서 공격하는 공세 중 한 축이었다.

숫자는 무려 10만.

마하라스가 어떻게든 쥐어짜서 만든 총병력이 고작 8만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적들과의 병력격차가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었다.

서부 도시 15만 민간인들의 피를 머금고 진군해오는 병력들을 바라보며 리온이 이를 악물었다.

이때 음성 증폭기를 통한 목소리가 적진에서부터 들려온다.

“본인은 위대한 파틴 왕국의 제1왕자이자 7국연합군의 총사령관인 베이트 드 파틴이다. 어리석은 마하라스의 백성들에게 고한다. 하늘이 내려준 신탁에 의거해, 너희 모두를 정화하리라!”

하늘신 히르말.

현재 인간들 대다수가 믿고 있는 대상이며 마하라스를 멸하라 신탁이 내려왔다 전해지는 존재다.

물론 리온은 그런 것을 믿지 않았다.

‘결국 본인들의 필요에 따라 신탁도 조작하는 것이지.’

그런 생각을 하며 리온이 손을 뻗었다.

손등에 위치한 마법진이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리온의 얼굴이 공중에 크게 이미지화되어 떠오름과 동시에 웅장한 음성이 울려 퍼졌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지만 누군가의 아들이요 동생이며 아버지일 적들이여.

나는 오늘 어쩌면 내가 마도의 길에 들어선 이후에 가장 많은 생명의 목숨을 뺏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부탁한다.

혹시 그 손에 서부 삼개 도시 백성들의 피와 눈물을 묻히지 않은 자가 있다면 지금 바로 떠나라. 하면 죽음은 피할 것이다.”

공세는 사실 이곳으로만 오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북동부에도 벌써 목전에 다다른 공세를 막기 위하여 3만의 병사가 적들과 대치하고 있다.


-주군! 준비를 마쳤습니다. 중계와 증폭을 위한 마법진이 완성되었습니다!-


리온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앞에 설치되어있던 수정구에 오른손을 올리고 7클래스의 비기너이자 자신의 충실한 수하인 크로프에게 마력을 전이해줬다.


-주, 주군의 마력. 절대 헛되이 쓰지 않겠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리온은 조용히 왼손을 들어 올렸고 베이트 드 파틴 왕자가 자만심 가득한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하! 어리석구나, 리온. 내가 너의 허풍에 넘어갈 듯 싶은가? 뭐? 나인클래스 마스터?

난 너희 마하라스가 지어낸 그딴 헛소리에 넘어가지 않는다. 넌 여기서 내 손에 죽는다! 네 목을 베고 시체를 갈가리 찢어 돼지에게 먹이겠다!”

들어올린 손을 적의 대군세에 향하며 리온이 조용히 뇌까렸다.

“한심하군······. 살육의 구슬.”

말이 끝난 순간.

손끝에서 빛을 내뿜는 반투명의 구슬이 하나 생겨나 무시무시한 속도로 군세의 가장 앞, 방패병들을 향하여 날아갔다.



같은 시각, 마하라스 북동부. 철의 협곡.

“그래도 협곡 안이라 걱정되는군요. 마법사에게 있어선 최적의 장소일 텐데······.”

해상제국 파스타의 작전참모 중 하나인 로하프 자작이 걱정 섞인 목소리로 말하니 참모장 우제비츠 백작은 특유의 중저음으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시게. 리온이 동부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엔젤폴에 있다는 첩보를 내 이미 받았으니.”

“오! 그렇습니까? 확정이 된겁니까? 다행이군요! 하하. 파틴의 그 미치광이 왕자가 오늘 죽겠군요.”

그들은 리온의 힘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벌써 4년 전, 9클래스가 되기도 전의 리온에 의해 함대가 궤멸 당했던 기억을 안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 리온이 파틴을 막기 위하여 가있는 사이, 우리가 누구보다 빠르게 진군하여 마하라스 왕도를 함락시킬 것이다. 공은 우리의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주변 공기가 변하였다.

“뭐, 뭐죠? 갑자기 몸이 으슬으슬 추워집니다.”

마나를 느끼지 못하던 로하프 자작이 몸을 오들오들 떨며 몸을 감싸고, 마나의 재능이 적게나마 있어 2클래스 익스퍼트였던 우제비츠 백작은 갑자기 진득한 피를 토해냈다.

“헉! 참모장님!”

우제비츠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자신의 피 묻은 입을 감싸며 말했다.

“뭐, 뭐란 말이냐. 이 미친 마나는?”

무시무시한 마나 압력이 사방으로 퍼지고있었다.

그리고 구름이 낮게 깔리기 시작하여 사방이 어두워졌다.

구름 너머 어딘가에 어둠이 열리고 음기가 덮쳐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시무시한 열기와 강렬한 붉은빛이 구름 뒤에서부터 나타난다.

“서, 설마······ 설마! 안 돼, 리온!”

파스타의 궁정마법사. 7클래스 익스퍼트의 쥬피네아가 하늘을 바라보며 소리치고, 곧 구름이 열렸다.

그 속에서.

시뻘겋게 불타오르는 거대한 구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유······ 유, 유······ 성······ 소······ 환.”

유성소환.

메테오 스트라이크.

9클래스만이 발휘할 수 있는 궁극의 마도.

“부, 분명 리온은 엔젤폴에 있었을 텐데!”

리온을 제외하면 이 세상에 유성소환을 사용할 마법사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제비츠는 절규했다.

그리고 리온이 만들어둔 거대 마법진 위에서 그의 막대한 마력을 차원 전송 받아 유성소환의 9클래스 마법을 발현하고 있던 노마법사, 크로프의 온 몸엔 마치 도자기처럼 금이 가고 있었다.

‘아직이다. 아직은 안 된다. 더 버텨야 한다!’

머리가 빠개질 것 같은 고통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 크로프는 마지막 순간까지 유성소환을 유지했다.

마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가 지팡이를 번쩍 들며 소리쳤다.

“마하라스를 위하여,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외침과 함께 유성소환은 15만 대군의 머리 위에 작렬하여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 크로프의 육신은 깨지고 바스라져 먼지로 변해 사라졌다.

“스승이시여!”

“스승님!”

마하라스를 위하여 한시도 후진 양성에 게을리하지 않던 크로프.

그의 죽음에 제자들이 눈물로 울부짖었다.



크로프에게 유성소환을 위한 마력을 전이해줘야 하니 리온 본인이 사용할 마력은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렇기에 리온이 선택한 마법은 살육의 구슬이었다.

그의 손에서 날아간 구체가 첫 번째 중장갑보병의 갑옷과 방패를 두부와 같이 뚫고 들어가 내부를 휘저었다.

푸컥- 츠처처철처럭-

살육의 구슬이 상대의 생살을 찢는 소리가 그대로 느껴지고 피와 장기의 촉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하지만 리온은 눈썹 하나 찌푸리지도 않고 죽은 이의 피와 미약한 마나를 바탕으로 하여 구슬을 둘로 나누었다.

중장갑보병의 속으로 들어갔던 구슬은 둘이 되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날아간다.

푸푹-!

가까이 있던 두 중장갑보병이 2차 피해자가 되고 구슬은 다시 네 개가 되었다.

“뭐······ 뭐냐 저건?”

파틴 왕자의 놀란 음성이 끝났을 땐 어느새 구슬이 열여섯 개로 불어나 있었다.

무섭게 회전하는 구슬에 꿰뚫리면 회전력의 여파로 몸이 찢어지며 피가 마치 안개처럼 터진다.

피의 안개는 두 배에 두 배로 계속하여 증식된다.

어느덧 구슬의 숫자는 1024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리온의 분화된 정신도 1024개다.

1024개의 구슬에서 1024개의 정신으로 들어오는 희생자들의 생생한 촉감과 단말마, 생명의 소실이 리온의 영혼을 강타한다.

파틴은 너무 놀라, 노예들이 떠받들고 있던 높은 단상 위에서 뒤로 넘어지고 벌벌 떨었다.

"저, 저게 뭐냐! 저게 뭐란 말이냐!"

공포스러운 구슬들이 피안개를 만들 때마다 병사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게 조각조각난다.

8192개까지 늘어난 구슬들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지만 피의 안개는 끊김이 없이 계속 생겨난다.

"으, 으하앗!"

파틴왕국의 제1기사단장이며 소드마스터인 로한이 오러를 담아 자신을 향해 날아온 구슬을 갈랐다.

번쩍-!

갈린 구슬은 빛과 함께 사라졌다.

하지만 그와 동시, 주위에서 다른 병사들을 꿰뚫고 있던 14개의 구슬들이 마치 생명을 가진 것처럼 멈춰서더니 로한을 향해 쇄도했다.

그것을 확인한 로한이 검을 사방으로 휘둘렀다.

3개의 구슬은 사라졌으며 11개의 구슬은 튕겨나갔다.

14개의 구슬로도 로한을 죽일 수 없자 이번엔 20개의 구슬이 더 증원을 왔다.

다시 전방위로 검을 뿌린 로한이었지만 단 하나의 구슬이 복부를 꿰뚫었다. 소드마스터의 강대한 마나가 육체를 보호하기에 몸이 찢기진 않았지만 구멍이 생겼다.

이어서 30개의 구슬이 로한의 몸을 마구 관통했다.

"크아아아악!"

고통의 비명과 함께 두 무릎을 꿇는 로한의 눈에 첨탑 위에서 백안으로 전장을 내려다보고 있는 리온이 보인다.

"리온, 리오오오오오온!"

외침과 함께 로한이 목숨을 잃고.

이대로면 모두가 학살 당할 것이라 생각한 7왕국 연합군의 기사와 마법사들이 리온을 향하여 공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공격은 산발적이었고 태반은 모여든 구슬에 의하여 리온에 당도하지도 못하고 죽임을 당한다.

겨우 리온에게 근접한 공격들은.

"주군은 우리가 지킨다!"

마하라스가 자랑하는 12검 중의 3기사와 4대법사 중의 1마법사가 강철의 벽처럼 막아준다.

자신의 마나 대부분을 크로프에게 넘겨 그가 유성소환을 쓸 수 있게 만들고 소량의 마력만이 남았던 리온.

그는 그것만으로 대군을 상대하기 위해 마법을 사용하는 순간엔 어떤 행동도 취할 수 없고 그 자신도 막대한 정신력과 영혼을 소모해야만 할 수 있는 9클래스 궁극마법 [살육의 구슬]을 사용했다.

물론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이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잠시 후.

성 앞엔 거대한 피의 강이 흐르기 시작했다.



***



페르엘라를 만나 잠시 과거를 회상했던 강성우는 이내 오만함이 느껴지는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

“내 그때도 말하지 않았더냐, 페르엘라. 인과율따위 마법사의 힘을 통제하고 싶은 위정자들과 무지몽매한 이들의 바람일 뿐이었다고.”

마법사는 선망의 대상임과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마법사에게 마법과 정반대에 있는 종교의 철학을 빌려와 인과율이란 명목으로 구속하려 했었다.

선한 일을 하면 선한 보상-천국-을 현세나 내세에 받고 악한 일을 하면 악한 보상-지옥-을 받는다. 이러한 종교의 강제적 권선징악론과 인과율은 기본적으로 같다.

하지만 강성우는 그런 것들을 모두 개소리로 생각한다. 악인이 끝내 승리하는 모습을 확인하는 건 현실에서 너무나 쉽게 가능하지 않은가?

“흐응?”

페르엘라의 콧소리에 강성우가 답했다.

“난 최소 50만명 이상의 사람들을 살육했지만 이렇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어 이곳에 있다. 진정 인과율이 작용한다면 이게 말이나 되겠는가?”

“하하하! 변함없이 긍정적이구나, 리온. 어째서 그 때문에 마하라스가 멸망했고 네가 죽었으며, 다시 환생했음에도 전생에 의해 현생이 고통 받게 됐음을 생각해보지 않는 거냐?”

“나를 모르는가, 페르엘라? 두 번 실수는 하지 않는다. 나에게 이건 분명 축복이다.”

피식 웃으며 페르엘라가 강성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돌아왔구나, 리온.”

“늦게 와서 미안하다. 페르엘라.”

둘은 악수를 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데미트린은 가슴이 뻐근해오는 감동을 느꼈다.

악수를 나눈 뒤, 페르엘라는 자신의 거대한 의자로 돌아가 방만한 자세로 앉았다.

깊게 파인 치마와 큰 가슴에 비해 지나치게 얇은, 흡사 줄 내지는 띠와 같은 상의가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부담스럽군.”

“오호호호! 그거야 당연하지. 미천한 계집들은 상상도 못할 이 풍만함이 어디 가겠더냐?”

“상상도 못할 만큼 부담스러울 수 있단 걸 안다면 좀 조심하면 안 되는가? 옷은 그렇게 입으라고 있는 게 아니다.”

“흥. 다른 세상에서 환생하여 돌아왔음에도 잔소리는 여전히 심하군.”

“나도 그러고 싶진 않다. 하지만 데미트린이······.”

자신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얼굴이 더욱 빨개진 데미트린은 얼굴을 푹 숙인 채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

“쯧. 그 모진 고초를 견뎌냈단 놈이 아직도 저리 애송이 티를 못 벗어서야. 리온 넌 목욕 중이던 나와 마주했던 첫 만남에도 당당하지 않았더냐?”

강성우가 어깨를 으쓱했다.

“사람의 성격이란 다 다른 것 아니겠나. 케이스 바이 케이스. 자 그보다. 어때? 다시 한 번 나에게 걸어보겠나?”

“확신이 서지 않는군. 물론 너의 재능을 난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실패했던 것 역시 알고 있지. 이번엔 저번과 다르다······ 증명할 수 있나? 어떻게 할 것이냐?”

강성우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나직한 중저음으로 부드럽지만 힘이 느껴지는 말을 했다.

“난. 신이. 될. 것이다.”

페르엘라조차도 도무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었는지. 그녀의 눈이 순간적으로 커지고 이내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반신이 아니라 진짜 신······ 하하, 하하하하하!”

그녀가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고 강성우는 단호히 말했다.

“네 종족의 영원한 번영을 약속하마. 나를 믿어라. 그때와 똑같이 말하마. 어차피 다크엘프의 상황이 돌이킬 수 없을 파멸로 향하고 있다면, 나에게 도박을 걸어라.

시간이 흘러 천천히 괴사하나 당장 도박을 하여 실패하고 빠르게 최후를 맞이하나. 결국 멸종은 같은 것 아닌가?”

웃음을 멈춘 페르엘라가 불타오르는 눈빛으로 강성우를 직시했다.

“진정 그렇다 생각하는가? 네 실패의 원인이 그것이었다 생각하는가?”

“물론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한낱 범인들의 노력만으로 날 어찌할 수 있었을까?”

“좋아! 어쩌면 다시 한 번 걸어볼 수도 있겠군. 하지만 나도 이번엔 내 독단으로 하기 민망하구나. 보여주어라.”

“기한은?”

“자그마치 리온이다. 세 달이면 충분하지 않나?”

“대신 신전의 열쇠를 내놓아라.”

페르엘라의 눈이 다시 한 번 흔들렸다.

“진정 그렇게까지 할 것이냐? 넌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

“전부 얻으려면 모든 걸 걸어야지.”

그녀가 자신의 목에 매달고 있던 작은 링을 뜯어 강성우에게 던졌다.

“가져가라.”

“고맙군. 아 그리고 그동안 이 녀석을 좀 맡아다오.”

데미트린을 턱짓하고 말하며 강성우가 쪽지 하나를 페르엘라에게 던졌다.

“이건······.”

쪽지를 받아 읽어본 페르엘라가 말꼬리를 흐리고 강성우는 이제 이야기는 다 끝났다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급히 자신을 따르고자하는 데미트린의 어깨를 두드리며 앉혔다.

“당분간 이별이다, 데미트린. 넌 여기서 예전의 경지를 모두 회복하고 기다리도록.”

데미트린이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나도 서둘러야겠구나. 8클래스를 다시 이룩하려면 제법 힘들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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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비할 시간 없다. +25 16.08.15 17,010 472 16쪽
52 대모 페르엘라 +26 16.08.12 16,899 465 13쪽
51 다크엘프 +30 16.08.11 17,196 473 14쪽
50 악연의 고리 +19 16.08.11 17,987 437 12쪽
49 또 다른 도전자 +26 16.08.09 18,464 487 15쪽
48 마나 +26 16.08.08 18,378 46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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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병기고의 주인이 바뀌다 +20 16.08.04 18,147 489 13쪽
45 칠흑병기고 +19 16.08.03 18,611 49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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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첫번째 증거 +21 16.06.28 30,949 518 7쪽
5 혹시? +34 16.06.26 32,546 528 10쪽
4 허물을 벗어 나비가 되다. +28 16.06.25 33,482 581 11쪽
3 마나를 탐식하라 +21 16.06.23 35,327 619 11쪽
2 그의 접속과 함께 던전은 생겨났다. +15 16.06.23 39,918 555 8쪽
1 [프롤로그] 못난 왕이 살았습니다. +34 16.06.14 47,994 54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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