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용사의 등장 -------- [1권 완료]
새롭게 시작한 세 번째 작품 [역대급 개발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베인스 집안과 손을 잡고 거래를 하게 되면서 돈이 안정적으로 쌓이기 시작했다.
‘조금 더 자금이 모이면 맥캐이드 가문만의 상단을 만들어야겠다.’
앞으로도 베인스 집안과 거래는 계속할 생각이지만 맥캐이드 가문이 지금보다 더 커지기 위해서는 따로 상단을 갖출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숙부가 돌아올 때까지 헤스카인드 한 대를 마련할 생각이었다.
이미 맥캐이드 집안의 가솔들은 150명이 넘고 있었는데, 그 중에 100명이 사병과 용병들이었다. 귀족 집안으로서 차츰 구색을 갖추고 있었지만, 기갑이 없는 게 문제였다.
귀족들 대부분이 세 대 정도의 헤스카인드를 보유하고 있었고, 용병들이 가지고 있는 기체까지 합치면 다섯 대가 기본이었다. 하지만 맥캐이드 가문의 헤스카인드는 숙부가 사용하는 것과 쿠도의 것을 합쳐서 두 대가 전부였다.
‘일단 C급 헤스카인드를 하나 구매하자.’
철로 만든 C급 헤스카인드의 가격은 100만 딜런이었다.
가문전쟁 이후로 400만 딜런이 넘는 돈을 모았지만, 전쟁에 참여했던 사병들과 용병들에게 포상금으로 지급한 돈이 많은데다가, 에슐리에게 빌렸던 돈까지 갚으니, 160만 딜런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행이 미얀트 가문에서 피해 보상으로 80만 딜런을 보내와서 현재 240만 딜런이 남아 있었다.
쿠도와 함께 홀럼도시 안에 있는 헤스카인드 상점으로 가서 기갑을 둘러왔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기갑이 하나도 없어서 보르타 항구 도시까지 가보기로 했다.
“캬··· 역시 항구도시라서 그런지 헤스카인드가 많네요.”
쿠도가 번쩍거리며 줄지어 서있는 헤스카인드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보르타 항구 도시는 동북쪽에 있었는데, 모로크 왕국과 햄프턴 왕국 등 다양한 국가들과 해상 무역을 통해 많은 물품들을 거래하고 있었다.
나는 헤스카인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말콤을 만나 기체를 하나씩 확인해 봤다.
온 몸이 니크리움 금속으로 되어 있는 S급 헤스카인드가 맨 앞에 서 있었고, 그 뒤로 아래 등급의 기체들이 서 있었다.
“저희 상점에서 팔고 있는 기체들은 상태가 모두 최고로 좋습니다. 그러니, 마음 놓고 고르셔도 됩니다.”
말콤이 사람 좋은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장사꾼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절대 안되었다. 그들의 미소만 보고 샀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허다했다.
말콤은 구석진 곳에 있는 기갑들을 나에게 보여주며, 얼마 전에 들어온 상품이라고 말했다.
내가 나이가 어리다 보니, 헤스카인드에 대해서 모를 줄 알고 수작을 부리고 있었다.
“직접 타보고 결정하겠네.”
“어차피 다 비슷할 겁니다.”
말콤이 자신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흥, 나에 대해서 몰라서 하는 말이다. 옆에 있던 쿠도도 말콤을 보며 웃었다.
나는 기갑에 올라타자 마자 화려한 기술을 선보였다. 그렇게 모든 시험이 끝나자, 말콤이 입을 다물지 못하고 나를 쳐다봤다.
헤스카인드를 타고 있던 나의 전투 실력은 어린 아이의 것이 아니었다.
“나··· 나이도 어리신데, 기갑을 정말··· 잘 다루시는군요...”
당당했던 말콤이 연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탄 헤스카인드가 그나마 괜찮군··· 엔진 소리를 들어보니 제작 된지 5년은 된 것 같은데.”
“마··· 맞습니다.”
나는 기체에서 나는 미세한 소리만 들어도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마음에 드는 기갑이 없는데 이를 어쩐다.’
항구 도시라서 좋은 기갑이 많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못한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방금 탔던 기갑이 제일 좋습니다. 제가 90만 딜런에 드리겠습니다.”
말콤은 어떻게 해서든 거래를 성사시키고 싶은지 가격을 내렸다.
“최근에 들어온 기갑은 이게 다인가? 항구 도시치고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지금 말로스 영주가 전쟁을 하고 있어서 던트 항구에 헤스카인드가 몰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던트 항구에 가봐야겠군.”
“하지만 조심하셔야 합니다. 말로스 영주가 라니스 도시의 맥켄시 영주와 던트 항구 도시의 세르지오 영주까지 끌어들여서 왕실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다 보니 도시 전체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말콤의 얘기를 들어 보니, 전쟁이 생각보다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숙부가 전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궁금했다. 그래서 기갑을 살 겸 직접 가보기로 했다.
보르타 항구에서 배를 타고 3일 만에 던트 항구에 도착했다.
확실히 전쟁 중이라 그런지, 도시 경비대와 용병들, 개인 사병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던트 항구 도시를 담당하고 있는 대영주 세르지오 백장은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 철저히 조사를 했다. 왕실에 반기를 든 입장이다 보니, 경계를 철저히 하는 게 당연했다.
나는 쿠도와 함께 항구 주변에 있는 여관에 들려 방을 잡았다.
“이 보게 주인장. 전쟁 상황이 어떤가?”
여관 주인에게 500딜런을 주며 물었다.
“왕실에 반기를 든 말로스 영주가 맥캔시 영주와 세르지오 영주를 끌어들여서 이제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소문에 의하면 말로스 영주가 최근에 초급 소드 마스터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맥캔시 영주도 초급 소드 마스터 인데다가 그가 모집한 사병 중에도 소드 마스터가 있다고 합니다.”
‘소드 마스터가 세 명이라···’
나는 전쟁에 나가서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왕실에서 부르지 않은 이상 마음대로 나설 수는 없었다.
“전쟁 중이니 돌아다닐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괜히 오해라도 샀다가는 세르지오 영주의 병사들에게 끌려가니까 말입니다.”
“걱정하지 말게, 헤스카인드 한 대를 구매하기 위해 왔을 뿐이니까 말일세.”
다음날 쿠도와 함께 헤스카인드 상점으로 갔다. 확실히 던트 항구 보다 좋은 기갑들이 많았다.
“펠레스라고 합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헤스카인드를 구매하러 왔다.”
“죄송하지만 팔 물건들이 없습니다.”
“이렇게 많은 기갑이 있는데 팔 물건이 없다니, 무슨 소린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펠레스를 쳐다봤다.
“B급 이상 되는 헤스카인드는 모두 예약이 되어있습니다.”
“나는 C급 헤스카인드를 보러 온 거네.”
“아 그러셨군요. 그렇다면 이쪽으로 오시죠.”
펠레스는 나와 쿠투도를 안으로 안내했다.
‘그런데 누가 열 대가 넘는 B급 헤스카인드를 구매한단 말이지? 설마 세르지오 영주가 구매한 것인가?’
B급 이상의 헤스카인드는 가격이 엄청났기 때문에 웬만큼 부유한 귀족이 아닌 이상 한꺼번에 세 대 이상 구매하기란 불가능했다.
어찌 되었든 나는 C급 헤스카인드를 타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골랐다.
펠레스가 105만 딜런을 요구했는데, 품질이 좋기 때문에 곧바로 돈을 지불하고 거래를 마쳤다.
그때 멀리서 수갑과 족쇄를 찬 사람들이 끌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모두가 노예였다.
그 중에 어린 아이들도 있었는데, 붉은 머리의 여자 아이 하나가 슬픈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노예 상인에게 끌려가는 여자아이를 한참 동안 바라보며 망설였다.
‘마음은 안타깝지만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소녀에게서 눈을 땠다.
나는 남에게 기대는 삶을 살아 본적이 없었다. 오로지 나의 힘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갔고 왕의 자리까지 올라갔다.
“꼼짝 마라!”
그때 누군가 소리쳤다.
주변을 보니 50명이 넘은 병사들과 다섯 대의 헤스카인드가 상점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심에 귀족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서있었다.
“세··· 세르지오 영주님 아니십니까···”
“펠레스가 놀라며 고개를 숙였다.
‘던트 항구 도시의 대영주 세르지오라고? 이곳에 왜 왔지?’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세르지오를 쳐다봤다.
“네 녀석이 첩자라는 제보가 들어왔다. 두 녀석을 포박하라!”
세르지오는 나를 가리키더니, 다짜고짜 체포하려고 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첩자라니요?”
“어제 밤 여관에서 전쟁에 관해 묻고 다녔다는 것을 그 곳에서 술을 마시던 용병이 알려주었다. 그런데 지금 이곳에서 기갑을 사는 것을 보니, 병력을 모아서 공격하려는 속셈 아니더냐? 이미 왕실에서 보낸 다른 녀석들도 붙잡았으니, 발뺌해도 소용없다!”
다른 녀석들? 이건 또 무슨 엉뚱한 소리란 말인가?
“저는 첩자가 아닙니다! 뭔가 오해를 하신 모양입니다!”
세르지오를 향해 소리쳤지만 소용없었다. 병사들이 나와 쿠도를 둘러쌌다.
‘혹시 나를 왕실 보낸 첩자로 생각한 건가? 이미 붙잡혔다는 녀석들이 있다는 것을 보니, 그런 것 같은데···’
숙부가 왕실의 편에서 싸우고 있기 때문에 나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면 첩자로 알고 죽일 게 뻔했다.
일이 복잡하게 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할 수 없다!’
나는 병사들이 다가오기 전에 내가 구입한 헤스카인드에 올라탔다.
드드득!
“레아르트님 어쩌시려고요!”
“쿠도, 너도 다른 기갑에 올라타라!”
시간이 없었다.
엉뚱한 사건으로 인해 말도 안 되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나는 인정사정 없이 놈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적의 헤스카인드 다섯 대가 나를 공격했지만, 나의 뛰어난 검술로 두 대의 기갑을 쓰러뜨렸다.
그사이 쿠도도 한 대를 쓰러뜨렸다.
[일시적 오러가 허용되었다!]
나의 특수 스킬이 발동이 되면서 나머지 헤스카인드를 모두 파괴할 수 있었다. 던트 항구 도시는 순식간에 전쟁터가 되었다.
그사이 세르지오 영주를 따르던 귀족들이 헤스카인드를 타고 지원을 왔다. 모두 다섯 대였는데 그들 모두 상급 소드 익스퍼트라서 오러의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적의 기갑에 의해 내가 타고 있던 기체가 조금씩 손상을 입기 시작했다.
“오러블레이드!”
쾅! 쾅! 쾅!
하지만 오늘 따라 나의 특수 스킬이 마음껏 발휘 되며 놈들을 어렵지 않게 쓰러뜨릴 수 있었다.
나의 주변에는 열 대가 넘는 헤스카인드가 파괴 된 채 쓰러져 있었고 병사들도 100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
“으···. 이럴 수가···”
세르지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있었다.
나는 헤스카인드에서 내려 놈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오러의 힘을 이용해 놈의 목을 단숨에 베어 버렸다.
“그래서 내가 말했지! 첩자가 아니라고!”
나는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세르지오의 머리를 향해 말했다.
주변에서 전투를 지켜보던 도시의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펠레스! 헤스카인드는 다음에 찾으러 오겠다. 잘 보관해 두게!”
“네··· 네.”
펠레스가 목소리를 떨며 말했다.
나는 쿠도와 함께 항구로 달려갔다.
출항 준비를 하던 조그마한 배에 무작정 오른 후 선장에게 출발하라고 했다.
선장은 난데없는 상황에 당황했지만 10만 딜런을 넘기자 곧바로 출항을 했다.
“휴··· 다행이네요.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하죠?”
“상관 없다. 어차피 왕실에 반기를 들었던 녀석들이다. 왕실에서 보낸 자들 중에 누군가가 죽인 줄 알겠지.”
배가 부두를 떠나고 있을 때 멀리서 아까 보았던 노예들이 다른 배에 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 사이에 붉은 머리 여자 아이가 있었다.
[일곱 개로 나뉘어진 대륙, 너를 지켜줄 7인의 용사 중 두 번째 용사가 선택 되었다. 그들은 너와 함께 과거로부터 선택 받았으며, 죽는 그 순간까지 함께할 것이다. 신의 피를 이어 받은 자들을 찾아라!]
‘이럴 수가···’
나의 팔뚝에 새겨진 빛 하나가 날아가더니 붉은 머리 여자 아이의 가슴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멀어져 가는 배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여자 아이를 쳐다봤다.
‘나의 두 번째 용사가 저 아이라니···.’
나는 눈 앞에서 나의 운명과 연결된 두 번째 용사를 놓치고 말았다.
‘운명이 나를 이곳까지 이끈 게 분명하다. 다시 돌아와서 반드시 너를 찾고 말겠다!’
나와 쿠도는 그렇게 홀럼 도시로 돌아왔다. 그리고 왕실 전쟁은 던트 항구에서의 터무니 없는 사건으로 인해 왕실의 승리로 끝이 났다.
세르지오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말로스 영주가 병력과 기갑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해서 전쟁에서 패한 것이다.
그날 세르지오와 그의 병사들을 죽인 자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퍼졌지만, 그자가 누구인지 아무도 몰랐다.
[추천과 코멘트]를 주시면 글을 쓰는데 힘이됩니다.^^ 세 번째 작품 [역대급 개발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제레니스입니다.
연중이 없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이번 작품도 끝까지 달려보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댓글과 재밌어요는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Commen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