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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 님의 서재입니다.

매화마존은 무림맹에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종
작품등록일 :
2022.07.05 18:01
최근연재일 :
2022.09.05 18:0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8,119
추천수 :
846
글자수 :
212,758

작성
22.08.06 20:11
조회
809
추천
12
글자
8쪽

31화. 목숨을 건 내기

DUMMY

삼공자 양동의 처소


소진의 처소 앞에서 방을 붙이다 이가 깨졌던 전마대 부대주 이성이 천마신교 삼공자 양동 앞에 서있다.


특이한 문양이 새겨진 비단이 그의 사치스러운 성격을 짐작케 했고, 넓은 침대를 원형으로 둘러싸며 붙여져 있는 부적 수십장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더욱 진하게 했다.


양동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침대에 누워있고, 그의 주변은 정신을 잃은듯한 나신의 남녀가 함께했다. 특징이라면 그들 모두 눈밑이 거뭇거뭇해 건강해보이진 않는다는 것.


전마대 부대주 이성은 으레 있는 일이라는 듯 평온하게 보고를 시작했다.


"..흑조가 사공자의 군사를 역모를 죄목으로 하여 연행했다고 합니다. 중죄이므로 쉽게 벗어나긴 어려울 것입니다."


이성의 보고 내용이 제법 마음에 드는지 양동은 세작 발고에 대한 감찰원의 감찰이 끝난 이후로 처음 웃을 수 있었다.


"훗, 그 멍청한놈 옆에서 대신 머리를 굴려줄 놈이 사라졌으니.. 드디어 우리 막내를 편히 쉬게 해줄 수 있겠네. 좋아, 나가보도록 해. 그리고 가는 길에 이것들 좀 치우고.. 아니지, 큰 일이 있을텐데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놔야겠어."


그의 별호, 혈음객에 어울리는 음기가 가득한 목소리


"그리고.."


"그만, 지금은 좀..바쁘니까.."


"..충(忠)"


할 말을 다 하지 못한 이성이 뒤돌아 양동의 처소를 빠져나가고 희열 가득한 남녀의 비명이 이성의 등 뒤를 자극했다. 그리고 한숨을 몰아쉬는 이성.. 답답한 듯 보였다.


"후... 이짓도 쉽지 않구만.."


---------------------


감찰원의 내부 지하감옥.


"헉..!"


눈을 뜬 양위, 소진의 일격에 정신을 잃고 꼬박 하루가 지나서야 눈을 떴다. 아직도 소진의 복호권에 얻어맞은 부위가 욱신거리는지 찡그린 표정을 짓는 양위


그는 통증을 애써 무시하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본다


"... 이곳은?"


자세히 보니 이곳은 양위에게 익숙한 곳 이다. 맡아 본 적이 있는 퀴퀴한 지하 냄새와 며칠전 까지만 해도 사용했던 것 처럼 피딱지가 맺힌 고문도구들이 벽면에 정렬되어 있는 이곳..


"여긴..?! 내가 왜 여기..?!"


그때, 들려오는 목소리, 상황에 맞지 않게 밝아 양위의 짜증을 자아냈다.


"어이, 일어났나"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양위, 그 곳에는 치졸하게 자신을 기습한 소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무표정한 감찰원주, 철마 채공이 함께했다.


"이놈! 감히..!! 원주! 이게 무슨 짓 입니까! 저 죄인이 아닌 나를 가두다니, 미쳤소이까!"


양위는 당장이라도 일어나 때려 죽일듯 소진을 노려보았으나, 그의 양손에는 마기의 운용을 제한하는 희귀한 금속인 금마석(禁魔石)으로 만들어진 청색 수갑이 채워져 있는 터라 복수는 커녕 무력하게 노려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소진의 옆에 서있는 채공을 보았을 때는 양위는 제 눈을 의심했다.


채공은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양위에게 취조하듯 물었다.


소진을 대할 때와 다른 목소리, 진중했고 간결했다.


"양위.. 나에게 보고도 않고 삼공자의 수하를 역모로 연행했다고 들었다. 누구의 사주를 받았느냐"


"..원주, 다 설명할 수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자로부터 첩보를 받았습니다. 제가 다 설명드릴테니 믿어주십시오!"


모함 당하는 투사처럼 절박한 표정의 양위, 그런 그 앞에 소진이 불쑥 튀어나온다.


"아직 상황 파악이 덜 된 것 같은데, 설명을 좀 해줄게. 여기 어딘지 알지?"


.. 말없이 죽일듯이 째려보는 양위, 애초에 소진도 대답을 기대하진 않은듯 말을 이었다.


"그래, 아는 것 같군. 흑조장 양위, 너는 나에게 감히 살수를 펼쳤지. 감히 교주님의 제자인 나를 공격한 넌, 불경죄의 혐의로 이곳에 갇혔다"


?!


수갑이 채워진 양위와 대비되는 자유로운 행색의 소진. 그 모습에 양위는 더욱더 납득이 되지 않았다.


"뭐..뭣이?! 불경이라니!! 도대체 무슨 짓을 꾸미는 거냐! 원주! 이자의 혐의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저를 믿어 주십시오! 저 세작 놈에게 넘어가시면 안됩니다!"


피를 토내해는 심정으로 소리치는 양위, 소진은 시끄럽다는 듯 스윽 다가가 아혈을 봉한다.


"흑조장이란 놈이 왜 이렇게 시끄러워. 어쨋든.. 널 지금 당장 죽이고 싶다만, 그럼 내가 너무 손해란말이지. 그래서 나랑 내기 하나 해야겠다. 응하지 않는다면 바로 죽일것이니 당연히 받아들이는 걸로 알겠다"


내기?


"그래, 자네는 사공자와 내기를 할 걸일세. 판돈은 두 사람의 목숨. 나는 사공자보다 양위, 자네를 믿네만.. 부디 이 내기에서 승리하여 자네의 결백을 증명해보이게"


까드득


이가 부서질 듯 깨무는 양위, 무엇인가 잘못 되어감을 직감했다.


그런 양위의 복잡한 심경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진이 나서서 설명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지. 내기는 간단하다. 동이 틀 때 까지 네놈이 살아있으면 네가 이기는 것이고. 죽으면 내가 이긴다. 어때? 간단하지?"


!?


'뭐..뭐라고?! 내 목숨을 가지고 이게 무슨!!'


소진은 말못하는 양위의 답답한 표정에 조금은 연민을 느꼇는지 내기를 하게된 배경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너는 분명 내게 첩보를 들었다 했지. 그리고 너는 그 첩보대로 장호를 연행했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이 끝난 지금.. 너는 어떻게 될까? 이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나?"


....


토사구팽(兎死狗烹)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삶아지는법


역사 속에서 수없이 반복된 사냥개의 운명, 그것을 양위가 피해낼 수 있는가에 대한 내기였다.


만약 이것이 정말로 신교를 위한 첩보였다면 양위는 내일 햇빛을 맞이할 수 있겠으나, 누군가의 정치적 사주였다면.. 이곳은 양위의 무덤이 될 터


양위는 소진의 말을 이해했는지 그의 강인했던 마음에 의심과 걱정이 스며들었다. 소진의 한마디는 단단한 둑 같은 그의 마음에 균열을 일으켰다.


'.. 저놈이 살기 위해 아무말이나 하는 걸 것이다.. 그 분 께서는 약속을 어기실리가 없어! 허나, .. 아니다. 그럴리 없다.. 그럴리 없어'


"그러니, 동이 틀 때 까지 니가 살아있다면 네놈의 손목의 금마석은 내게 걸려 역모라는 죄에 대해 조사받겠지. 물론 그렇지 않다면.. 너에게 첩보라는 이름의 사주를 내린 자가 누군지 밝혀라."


복잡한 표정의 양위를 대신해 소진이 말을 이었다.


"아, 네놈이 죽는데 어떻게 밝히냐고? 걱정마라 너 안죽는다. 내가 여길 지킬것이니"


소진의 내기에 대한 일장 설명이 끝나자 채공은 양위를 뚫어지듯 쳐다보며 내기의 시작을 선언했다.


"이 내기의 과정이 어떻든 상관없다. 그것이 본교의 분란을 일으키려는 자를 잡아낼 수 있다면 족하지. 두 사람 모두.. 결과로 증명하도록"


한마디를 남기고 떠나가는 채공, 그가 점점 멀어지는지 발걸음 소리가 점점 옅어진다.


"..들었지? 내가 지킬터이니 죽진 않겠지만.. 혹시 모르니 피차 조심하자고?"


소진은 떠나는 채공을 두고 지하감옥 한켠에 은신했다.


소리지를 수 조차 없는 양위가 몸부림쳤다.


'젠장.. 젠장!!!'


-------------------------------------


천마신궁 내부 감찰원 어귀


사사삭


이미 어둠이 내린지 오래, 감찰원 전각의 지붕을 타고다니는 검은 무복 차림의 인영 하나가 달빛 아래 숨어들었다.


...


'이렁 곳에 비밀 감옥이 있었다니..'


검은 무복의 사내는 품속의 지도를 슬쩍 꺼내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 세상에.. 저런 다 쓰러져가는 마굿간이 신교 핵심부에 위치한 감찰원의 비밀 감옥의 입구라.. 음흉한 감찰원 놈들 답군'


사내의 시선이 감찰원 외곽에 잠깐 머물렀다. 지도를 다시 품안에 갈무리한 사내는 나즈막히 혼잣말 했다.


"슬슬 시간이 됐나.. 저쪽은 알아서 처리하겠지.. 전서구 관리인 출신 주제에 역모로 죽는거면 오히려 우리에게 감사해야지"


피식


달빛아래 숨어든 사내가 자취를 감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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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환기(喚起) 22.09.05 371 11 8쪽
47 47화. 자격(資格) 22.09.03 453 11 13쪽
46 46화. 거부할 수 없는 조건 22.08.31 455 12 9쪽
45 45화. 뜻 밖의 운명 22.08.30 476 12 10쪽
44 44화. 하늘을 베어낸 검 22.08.26 542 10 16쪽
43 43화. 귀마고 22.08.23 544 12 9쪽
42 42화. 뜻밖의 성과 22.08.22 547 11 7쪽
41 41화. 영약을 찾아서 22.08.21 577 13 9쪽
40 40화. 재도약 22.08.20 621 15 9쪽
39 39화. 자충수(自充手) 22.08.19 629 14 10쪽
38 38화. 종막(終幕) 22.08.17 643 15 10쪽
37 37화. 일촉즉발(一觸卽發) 22.08.16 650 14 9쪽
36 36화. 난입(亂入) 22.08.15 668 12 8쪽
35 35화. 확전(擴戰) 22.08.14 681 13 10쪽
34 34화. 반격의 서막 22.08.13 702 13 9쪽
33 33화. 혼돈속의 진실 22.08.12 720 13 8쪽
32 32화. 새로운 국면 22.08.11 726 15 11쪽
» 31화. 목숨을 건 내기 22.08.06 810 12 8쪽
30 30화. 분란의 원흉 22.08.05 808 15 8쪽
29 29화. 돌아온 전쟁터 22.08.04 818 16 9쪽
28 28화. 밝혀진 비밀 22.08.04 827 18 10쪽
27 27화. 마협객(魔俠客) 호준 22.08.03 825 20 11쪽
26 26화. 감추고 싶은 비밀..? 22.08.02 888 20 8쪽
25 25화. 집으로.. 22.08.01 934 20 9쪽
24 24화. 마(魔)의 강림 22.07.31 942 18 10쪽
23 23화. 살막의 형제 22.07.30 976 16 8쪽
22 22화. 이어진 인연 +1 22.07.30 948 18 7쪽
21 21화. 옛 친우와의 재회 +1 22.07.27 1,058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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