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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 님의 서재입니다.

매화마존은 무림맹에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종
작품등록일 :
2022.07.05 18:01
최근연재일 :
2022.09.05 18:0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8,098
추천수 :
846
글자수 :
212,758

작성
22.07.30 22:51
조회
974
추천
16
글자
8쪽

23화. 살막의 형제

DUMMY

쓰레기 청소


소진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같은 정파인 화산을 욕보이고, 마교의 양민들 까지.. 그들은 더 이상 인간취급 할 수 없는 쓰레기, 그리고 그들을 이 세상에서 지워내는 것


'마교가 옳고 정파가 그르다는 것이 아니다. 단지.. 새롭게 쥐여진 두 번째 삶이 주어진 이유. 내 몫의 역할을 다할 뿐'


소진은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지로 눌러내며 대진에게 호소했다.


"그래서 널 마교로 부른거고, 내가 신강에서 여기까지 온거다. 나는 니가 필요하다. 대진"


대진은 소진의 불타오르는 눈동자를 바라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흠....


"무슨 말인지는 충분히 이해 했다. 설마 그 정파의 방주라는 무림맹의 소현이.. 그딴 짓거리를 일삼는 개자식일 줄이야.. 좋다. 친구가 외로이 싸우게 둘 순 없지"


"고맙다! 역시 개고생을 하더라도 오는게 맞았어!"


'젠장..! 믿고 있었다고!'


그때, 느껴지는 허접한 인기척이 진지한 둘의 대화를 멈추었다.


삐걱..!


장호는 본인이 만들어낸 마룻바닥의 비명 소리에 흠칫 놀란다.


".. 안녕하십니까?"


'어휴, 저 화상...'


".. 와서 앉아라, 장호. 여긴 저번에 종남에서 봐서 누군지 알지? 살왕 대진이다"


"안녕하십니까, 어르신.. 소진 공자를 따르는 장호라 합니다"


..


장호의 인사에도 대진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소진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무관심한 대진의 반응에 머쓱하게 말했다.


"이..인사하는데 왜 반응이 그렇냐? 아니 그렇습니까?"


대진은 장호를 한 차례 흘겨보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어투로 답했다.


"이 객잔을 폐가라 할 정도의 안목을 가진 놈과 말을 섞고 싶지 않다"


풉..


'저 쪼잔한 놈.. 그거 때문이었어?..'


소진은 멀뚱하게 서있는 장호에게 팔꿈치를 내질렀다.


퍽!


"헙..! 왜 갑자기 때려요!"


소진은 눈치없는 장호에게 원망을 담은 눈치로 째려보더니 이를 꽉 깨물고 나즈막히 말했다.


"빨리 사과해, 눈치 챙겨"


한대 얻어맞은 장호는 집나간 눈치가 돌아왔는지 바로 사과했다.


"아.. 그 때는 당황해서.. 하하하하, 잠시 제 눈이 어떻게 되었나봅니다. 하하하하"


'... 잘 온거 맞겠지..?'


------------------------------


망한객잔의 한복판, 둘러 앉은 원탁에서 한 바탕 사과와 질책이 오가고 드디어 평화가 찾아왔다.


"결국.. 너희들은 마교의 소교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살막이 필요하다.. 이것이냐?"


'뭐.. 정확하게는.. 정보지만'


"예, 뭐.. 그렇죠.."


일행에게 전생의 인연을 납득시킬 수 있을 자신감이 아직은 없는 소진은 대진에게 존대했다.


대진은 소진의 간청에 도움을 주지 않을 수 없겠으나, 제법 복잡한 심경이 느껴지는 말투로 말했다.


"네놈들, 살막이라는 살수 집단이.. 무림이 생긴 이후로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살수집단이라는 것은 아무리 다양한 수식어를 붙여 숨기려해도 결국 사람을 죽이는 것, 동시에 적을 만드는 것이 업인 살막은 다른 문파가 흥망성쇠할 때도 악착같이 살아남았다.


...


소진 일행은 대진의 질문에 누구도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살막은 누구와도.. 누구와도 적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또한 친구도 되지 않지. 그것으로 살막은 수백년의 역사를 지켜왔다"


결국..


'중립'


장호를 뺀 소진 일행은 대진의 이야기를 바로 이해하진 못했다.


"중립.. 마치 하오문 처럼 말입니까?"


장호를 바라보는 대진의 눈빛에 의외라는 듯이 잠시 이채가 돈다.


"안목에 비해 머리는 제법 잘 굴러가나 보군. 맞다. 즉, 우리를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을 막아주는 것, 그것이야 말로 우리에겐 창과 방패지"


살막을 노리는 수많은 적과 살막이 필요한 수많은 아군이 공존하는 상황, 그것이 살막의 살아남을 수 있었던 그들만의 방식이었다.


"..그런데 그 말씀을 지금 하시는 이유는 혹시.."


장호는 이러한 이야기를 꺼내는 대진의 속내가 궁금했다.


"그래, 나는 지금 수백년간의 살막의 전통을 깨고 천마신교 사공자 소진을 살막의 친구로 삼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


탁자에 앉은 이래로 한 마디 말없이 듣기만 하던 살막주 강헌도 사부의 예상치 못한 발언에 충격을 받았는지 소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쳤다.


"사..사부님?!"


"조용, 두말하게 하지 말거라"


소진은 생각보다 전향적인 대진의 태도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대진에게 되묻는다.


"그.. 아까 하신 말씀이랑은 좀 무게감이 다른듯 한데...요?"


피식


사실 소진은 대진에게로부터 살막의 정보를 얻으려 왔을 뿐, 그 이후의 일에 대하여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럼, 뭐 정보만 낼름 먹겠다고? 가는게 있으면 오는게 있어야 하는법. 그것이 진짜 친구 아니겠나"


소진과의 인연은 수백년간 지켜온 중립을 깨고 살막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 그것 까지였다. 이제부터는 살막에 군림하는 대진으로서의 질문이었다.


다만, 대진의 질문에 장호가 이미 생각해둔 답이 있는지 막힘없이 답했다.


"물론입니다. 어르신. 다만.. 살막이 저희를 정말 친우라 생각해 주신다면.. 살막의 천마신교 지부를 만들어 저희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십쇼. 그렇다면 살막이 수백년간 원해왔던 숙원을 이뤄드리리다"


"...숙원이라?"


"그렇습니다. 살막이 수백년간 명맥을 이어올수 있었던 이유이자.. 그 중립이라는 이름의 고독. 끊어내 드리지요"


!!


호량은 장호의 대답이 제법 건방지게 느껴졌다.


"장호 군사!"


그렇게 느낀 것은 호량 뿐만이 아니었는지, 장호가 소진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드러나는 살의


"지금.. 뭐라했느냐"


소진은 대진의 등 뒤로 부터 새어나오는 막강한 기세를 느꼇다


꿀꺽


'저..저 성격 더러운거 아직도 못고쳤네..!'


소진마저 침이 절로 삼켜지는 기운이 장호에게 향한다. 놀란 소진이 나서 이를 제지하려하자, 장호가 말렸다.


"살왕, 제 말이 틀립니까? 그렇지 않다면.. 어찌 살막의 행사를 창살객이 아닌 살왕께서 결정하십니까. 살막주는 창살객 아닙니까? 사실은.. 지치신 것 아닙니까?"


대진은 의도적으로 장호의 목숨줄을 살기로, 정확기 죽기 직전 까지 옭아맸다.


"... 그 다음 말이 네놈의 유언이 아니길 바란다.."


장호의 의식이 점차 아득해진다.


"..윽.. 이미..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 중립이라 포장하지만... 결국은 도망이라는것을!!.."


대진의 위협에도 대쪽같이 할 말을 마친 장호는 대진의 살기에 의해 쓰러지고, 호량이 쓰러진 장호에게 달려가 맥을 짚어내며 혼절했음을 알린다.


대진은 장호를 죽이지 않았다. 정확히는.. 장호의 말이 건방질 지언정 틀리지 않았기에 죽이지 못했다.


'살왕으로서 수행한 임무들.. 그것으로 생겨난 수많은 적들의 증오를 막아내는 것도 한계가 있다.. 나라는 방패가 없어진다면 살막의 중립이라는 방패는 허물어진 둑처럼 밀려드는 적들의 살의를 막아내지 못하겠지'


대진이 살막주가 아닌 살왕으로서 살고 있는 이유, 그의 제자가 살막주로서 살아가고 있는 이유, 실로 도망이었다. 살막이 수행하기 꺼려지는.. 수행하기 어려운 임무만을 살막과 단절된 체 독단적으로 수행하는 대진의 속내가 장호에게 꿰뚫렸다.


장호의 일갈이 대진에게 하나의 깨달음을 주었는지, 결심한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살막은 마교 사공자와 친우가 되겠다고 했지.. 나는 그 약속을 번복하겠다. 저 따위 망발을 듣고도 내가 네놈들과 친구가 되면 저잣거리 필부도 살막을 비웃을 게야!!"


대진은 장호의 발언에 심기가 매우 거슬렸는지 소진의 친구가 되고자 했던 약속을 번복했다.


"뭐?! 이거 약속이랑 다르잖아!"


소진은 다된 밥에 코를 빠뜨리고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장호 옆에 뒷목을 잡고 함께 쓰러져 버리고 싶었다.


"..그러니.."


다시 말을 이어가는 대진


"친구로는 부족하다. 나 살왕 대진, 천마신교 사공자 소진과 의형제의 연을 맺겠다. 그것이 내 조건이다"


'뭐..뭐라고? 의형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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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화. 자격(資格) 22.09.03 453 11 13쪽
46 46화. 거부할 수 없는 조건 22.08.31 455 12 9쪽
45 45화. 뜻 밖의 운명 22.08.30 476 12 10쪽
44 44화. 하늘을 베어낸 검 22.08.26 541 10 16쪽
43 43화. 귀마고 22.08.23 543 12 9쪽
42 42화. 뜻밖의 성과 22.08.22 547 11 7쪽
41 41화. 영약을 찾아서 22.08.21 576 13 9쪽
40 40화. 재도약 22.08.20 621 15 9쪽
39 39화. 자충수(自充手) 22.08.19 628 14 10쪽
38 38화. 종막(終幕) 22.08.17 641 15 10쪽
37 37화. 일촉즉발(一觸卽發) 22.08.16 649 14 9쪽
36 36화. 난입(亂入) 22.08.15 667 12 8쪽
35 35화. 확전(擴戰) 22.08.14 681 13 10쪽
34 34화. 반격의 서막 22.08.13 701 13 9쪽
33 33화. 혼돈속의 진실 22.08.12 719 13 8쪽
32 32화. 새로운 국면 22.08.11 726 15 11쪽
31 31화. 목숨을 건 내기 22.08.06 809 12 8쪽
30 30화. 분란의 원흉 22.08.05 807 15 8쪽
29 29화. 돌아온 전쟁터 22.08.04 817 16 9쪽
28 28화. 밝혀진 비밀 22.08.04 826 18 10쪽
27 27화. 마협객(魔俠客) 호준 22.08.03 824 20 11쪽
26 26화. 감추고 싶은 비밀..? 22.08.02 888 20 8쪽
25 25화. 집으로.. 22.08.01 933 20 9쪽
24 24화. 마(魔)의 강림 22.07.31 941 18 10쪽
» 23화. 살막의 형제 22.07.30 975 16 8쪽
22 22화. 이어진 인연 +1 22.07.30 948 18 7쪽
21 21화. 옛 친우와의 재회 +1 22.07.27 1,058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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