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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 님의 서재입니다.

매화마존은 무림맹에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종
작품등록일 :
2022.07.05 18:01
최근연재일 :
2022.09.05 18:0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8,111
추천수 :
846
글자수 :
212,758

작성
22.08.05 13:51
조회
807
추천
15
글자
8쪽

30화. 분란의 원흉

DUMMY

호량은 눈 앞의 상황을 인식하는데 조금 오랜 시간이 걸렸다.


보이는대로 말하자면.. 소진이 감찰원의 콧대 높은 그 흑조장 양위를 때려눕혔다..?


수많은 사람 앞에서 꼴사나운 모습을 보인 양위는 소진에게 소리쳤다.


"감히..! 이 양위를 기습해?! 이 하룻강아지 같은 놈이!!"


".. 너는 좀 더 맞아야겠다.


양위는 살면서 저 정도의 속도를 본 적이 없다. 그의 쇄도는 폭풍 같았으나 고요했다. 소진이 세상밖으로 끄집어낸 오행매화보는 그 자체로 자유. 방위를 따지지 않고 흩날리는 폭풍 속의 매화처럼 달려드는 소진


다급한 양위의 손이 소진을 막고자 어지러이 펼쳐진다.


"이익.!"


양위의 노력에도 날아드는 소진의 정권이 양위의 정면으로 올곧게 날아온다.


복호권(伏虎拳) 제삼식 망호격(妄虎擊), 호랑이조차 복속시킬 정도로 강맹하다는 화산의 권법이 소진의 일권으로 펼쳐졌다.


양위는 전신의 공력을 모은 두손을 교차하여 소진의 일격을 막고자 하였으나, 이미 내부가 진탕된 그는 무력했다.


펑! 쾅!


또 다시 들리는 무엇인가 크게 터지는 소리, 순간 폭발하듯 비산하는 먼지가 이 상황을 구경하던 교인들의 시선을 어지럽힌다.


먼지가 걷히다 드러나는 양위의 모습,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흑조의 조장이 혼절한체 객잔 구석에 처박혀 널부러져 있다.


"..죽이신건 아니죠?"


"뭐.. 설마 이걸로 죽었겠어? 근데 저놈, 감찰원에서 제법 방귀 좀 뀌는 놈 같았는데.. 생각보다 약골이네?"


'약골이라뇨.. 당신이 이상한거라구요..'


차마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할 말은 아니라 생각했는지 마음속으로 삭혔다.


"..아무튼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이렇게 크게 일을 벌렸으니 원주께서 직접 나설 거에요"


"알아"


"아는데도 이런.. 난장판을 벌이셨어요?"


"그래. 이 정도는 해줘야 감찰원주가 직접 이 사건에 관심을 갖겠지. 네 사부는 이런 비열한 짓거리를 할 사람이 아니야. 내 마음에 들었거든"


소진은 이 사건이 감찰원주가 직접 지시한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소진이 떠본 양위의 반응이 그 증거. 그렇기에 오히려 원주가 직접 이 사건에 관심 갖기를 바랬다. 양위에게 첩보라는 이름의 사주를 내린 원흉을 잡아내기 위해서. 말 그대로 격산타우(隔山打牛)의 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보는 사람이 많은데 흑조의 조장을 때려잡은 것은 쉽게 넘어가지 못할 것 같네요.."


호량의 걱정많은 표정을 본 소진, 괜찮다는듯 호량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는다.


"괜찮다, 걱정마라. 다 방도가 있으니.. 그나저나 저놈들보다 먼저 감찰원에 들어가야겠다. 어서 가자"


"..네!"


소진은 입조차 다물지 못하고 널부러진 양위에 마혈을 짚더니 어깨에 둘러메고 자리를 떴다.


----------------------------


감찰원주 채공의 집무실


미간에 잡힌 주름이 지금 채공이 듣고 있는 보고가 얼마나 피로한 것인지 짐작케 한다.


"그래서.. 지금 흑조가 사공자의 수하를 역모죄로 본원으로 호송중이다.. 근데 흑조장은 사공자에게 잡혔고, 흑조장을 들쳐메고 이리로 향하고 있다는 건가?"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린가!'


흑조가 아무리 건방을 떨고 다녀도, 업무에는 철저했기에 채공은 그들을 놔두었다. 그런데.. 사공자의 수하를 사로잡아? 그것도 역모의 혐의?!'


이번 일은 전혀 가볍지 않았다. 아무리 흑조가 자체 수사권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이번 일은 선을 넘었다. 만약 그것이 진실이더라도.. 그렇지 않더라도 감찰원에 불어닥칠 후폭풍은 흑조장 따위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


".. 그렇습니다. 흑조장은 변변찮은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사공자에게 사로잡혔다고 합니다. 그 정도의 힘을 숨기고 있었다니.."


후....


깊게 한숨을 쉰 채공은 이마를 짚었다.


'후계들의 다툼에는 끼고싶지 않았거늘.. 흑조를 너무 풀어두었나..'


"그래서.. 사공자는 언제쯤 도착할 것 같은가"


"그게.."


쾅!!


채공의 집무실이 부서질듯 활짝 열리며 들어오는.. 양위?! 정신을 잃고 눈을 까뒤집고 있는 그가 집무실 바닥에 던져졌다.


털썩!


"거 수하 관리좀 똑바로 하시오"


....


소진이 벌컥 열린 문으로 들어오고 뒤이어 호량이 어색한듯 그 사부에게 인사한다.


"원..원주님.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


"..나가있게"


"..예.."


보고하던 수하가 소진과 채공을 번갈아 보더니 이내 자리를 피한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사공자..? 본교에 돌아온지 얼마나 됐다고 또 무슨 사고를 치셨습니까?"


채공은 못 말리는 조카를 다그치듯 했다. 호량은 의외라는 표정이나 소진은 자연스럽게 채공의 맞은 편에 앉았다.


"그러게 말이오. 나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흑조라는 망종들이 감히 내 사람을 잡아갔소. 물증도 없이 말이지. 게다가 무공도 익히지 않은 내 군사를 기절 시킨 상태로 말이오. 이것이 감찰원의 뜻인지 확인하려 왔소"


소진의 두 눈은 채공을 똑바로 쳐다본다. 한치의 수작도 없는 올곧은 눈동자, 저 두눈이 채공을 꿰뚫는다.


".. 일단 진정하십시오. 공자의 사람이라면.. 장호 군사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맞습니까?"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소진


"아시다시피 감찰원의 흑조는 자체 수사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흑조장에게 진위여부를 물어야 할 것인데.. 저자가 저러고 있으니 확인할 방도가.. 지금으로선 없습니다"


"원주의 말대로라면 장호의 죄에 대하여도 진위를 가릴 수 없다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 이 절차는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하오. 내 말이 틀리오?"


.. 논리적인 소진의 반박, 채공은 소진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무슨 말씀이신지는 이해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장호 군사를 지금 내어드릴 순 없습니다. 흑조장이 깨어나고 자초지종을 파악한 뒤, 아무 문제가 없다면 즉시 풀어드리리다"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럼 나도 어쩔수 없구만. 호량, 가자!"


채공은 갑자기 태도를 바꾼 소진의 다음 말이 매우 걱정스러웠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소진이라는 것을.. 방금 뼈저리게 깨달았기에


".. 어디로 말입니까?"


"교주께 갈 것이오. 그리고 감찰원의 불경죄에 대해 직접 고할것이오"


?!


천마신교에서 역모라는 대죄 위에 있는 유일한 죄, 그것은 신에 대한 무례. 즉 불경죄(不敬罪). 신에 대한 불경은 이유를 막론하고 그 자체로 중죄.


소진은 양위가 자신에게 행한 언사를 토대로 교주에게 감찰원에 대해 불경죄를 고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


"그렇게 까지 해야겠습니까.. 공자?"


협박에 가까운 소진의 언행이 곱게 보이지 않았는지, 시종일관 예를 차리던 채공도 참고 참았던 기세가 새어나왔다.


소진을 짓누르려는듯 뿜어져 나오는 채공의 폭압적인 흑색 기운. 검마 양준도 이 기운에 내뺐다. 그러나 소진은 그에 질새라 자하기를 흘려보냈다. 허공에서 폭풍을 일으키는 자색 기운과 흑색의 기운이 기싸움을 이어간다. 예상 밖으로 채공의 기세에 크게 밀리지 않는 소진, 채공의 눈에는 순간 이채가 돈다.


'.. 이정도 였던가, 사공자'


못 당하겠다는 표정으로 기운을 거두는 채공, 소진도 어깨를 으쓱하며 새침하게 답한다.


"후.. 연극은 그쯤 하십시오, 사공자. 어차피 교주님을 뵈러 가지도 않았을 거잖습니까"


"피차일반 아니오, 원주"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나는 교의 분란을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지난 번 출교건도 허락한 것이구요.. 그러나 지난번 세작건도 그렇고.. 이번에도 사공자 주위에는 분란이 끊이질 않는군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나는 이런 불필요한 분란을 만드는 자가 사공자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인지 확인해야겠습니다"


".. 어떻게 말이오?"


채공의 두 눈이 불길에 휩 싸인듯 타올랐다.


"협조.. 해주시겠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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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환기(喚起) 22.09.05 371 11 8쪽
47 47화. 자격(資格) 22.09.03 453 11 13쪽
46 46화. 거부할 수 없는 조건 22.08.31 455 12 9쪽
45 45화. 뜻 밖의 운명 22.08.30 476 12 10쪽
44 44화. 하늘을 베어낸 검 22.08.26 541 10 16쪽
43 43화. 귀마고 22.08.23 544 12 9쪽
42 42화. 뜻밖의 성과 22.08.22 547 11 7쪽
41 41화. 영약을 찾아서 22.08.21 576 13 9쪽
40 40화. 재도약 22.08.20 621 15 9쪽
39 39화. 자충수(自充手) 22.08.19 629 14 10쪽
38 38화. 종막(終幕) 22.08.17 643 15 10쪽
37 37화. 일촉즉발(一觸卽發) 22.08.16 649 14 9쪽
36 36화. 난입(亂入) 22.08.15 667 12 8쪽
35 35화. 확전(擴戰) 22.08.14 681 13 10쪽
34 34화. 반격의 서막 22.08.13 702 13 9쪽
33 33화. 혼돈속의 진실 22.08.12 720 13 8쪽
32 32화. 새로운 국면 22.08.11 726 15 11쪽
31 31화. 목숨을 건 내기 22.08.06 809 12 8쪽
» 30화. 분란의 원흉 22.08.05 808 15 8쪽
29 29화. 돌아온 전쟁터 22.08.04 818 16 9쪽
28 28화. 밝혀진 비밀 22.08.04 826 18 10쪽
27 27화. 마협객(魔俠客) 호준 22.08.03 824 20 11쪽
26 26화. 감추고 싶은 비밀..? 22.08.02 888 20 8쪽
25 25화. 집으로.. 22.08.01 933 20 9쪽
24 24화. 마(魔)의 강림 22.07.31 942 18 10쪽
23 23화. 살막의 형제 22.07.30 976 16 8쪽
22 22화. 이어진 인연 +1 22.07.30 948 18 7쪽
21 21화. 옛 친우와의 재회 +1 22.07.27 1,058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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