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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 님의 서재입니다.

매화마존은 무림맹에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종
작품등록일 :
2022.07.05 18:01
최근연재일 :
2022.09.05 18:0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8,110
추천수 :
846
글자수 :
212,758

작성
22.08.13 19:00
조회
701
추천
13
글자
9쪽

34화. 반격의 서막

DUMMY

소진의 처소


사람의 몰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피떡이된 이성을 들쳐메고 소진이 선다. 소진은 마당 한복판에 이성을 버리듯 내던진다.


털썩


"공자님! 괜찮으세요?!"


호량이 소진에게 번개처럼 짓쳐들며 피칠갑된 소진의 행색을 살핀다.


"아, 걱정하지마. 이거 내 피 아니다. 그보다, 소영! 의원 좀 불러줘, 이놈 죽으면 안된다"


"앗..네! 공자님!"


오랜만에 만난 소회를 풀 세도 없이 소영은 의원을 찾아 처소를 뛰처나갔다.


그러든 말든 호량은 소진의 단단한 몸을 더듬으며 혹시 있을 지 모를 상처를 찾는다. 그 손짓에 지극한 애정이 느껴진다.


"진짜 괜찮으신거 맞죠? 저희 걱정할까봐 숨기시는거 아니죠?"


"아, 괜찮대도, 됐어 됐어. 장호는?"


호량의 손길을 슬쩍 피하는 소진, 호량의 얼굴엔 아쉽다는 듯한 표정이 살짝 비치더니 사라진다.


"크흠, 명하신대로 장호 군사는 감찰원 모처에서 잘 지켰습니다. 지금은 자기 골방에 있어요. 꽤나 자존심 상해보이던데요?"


혹시 모를 암수를 대비해 장호에게 호량을 배치한 소진, 다행히 장호 쪽으로는 어떤 위협도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생각지도 못한 일격을 당한 것을 군사로서 용납할 수 없는 모양


"흠.. 그래? 가보지"


"네!"


두 사람은 장호가 머리를 싸매고 있을 골방으로 향했다.


.....


터벅 터벅


머지않아 도착한 장호의 골방, 여전히 정신없이 어지럽혀져 있는 내부와 산발이 된 머리를 하고 있는 장호가 눈에 들어온다.


"장호, 괜찮나?"


장호는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가까스로 인기척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어 소진을 바라본다.


"..공자, 면목 없습니다.."


"알긴 아니까 다행이긴한데.. 여기서 뭐해, 좀 쉬지않고"


"쉬다뇨, 쉴 가치도 없는 놈이 무슨 면목으로 나자빠져 있겠습니까. 공자께 폐를 끼친 몸으로 죄를 청해야함이 마땅하나, 잠시만 뒤로 미뤄주십쇼.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야할 때니까요"


건방지게도 자신의 잘못에 대한 추궁을 미뤄달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장호, 그런 자신감과 진취적인 태도가 소진에게 만족감을 가져왔다.


'역시.. 맘에 든다니까 저 미친놈'


"그래, 오자마자 여기서 무슨 생각을 그리도 심각하게 하고 있어?"


"사실, 제가 감찰원에 갇혀 있을 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왜 공자님이 아닌 나를 노렸을까. 그 배후는 누구인가.."


"..그래서, 그 답은?"


소진은 일부러 이 상황에 대해 자안(紫眼)으로 습득한 어떤 정보도 전달하지 않았다.


'정제되지 않은 정보는 혼란을 일으킬 뿐. 장호의 의견을 듣고 전해도 늦지않는다'


장호는 산발된 머리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팔짱을 낀채 소진의 질문에 답했다.


"보통은.. 사건의 결과로 가장 큰 이득을 취할 사람을 의심하는게 정설, 그렇다면 너무나 대놓고 삼공자 같긴한데.. 문제는 너무 대놓고여서 오히려 수상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배후가 삼공자라고 생각하는건가?"


"아뇨, 이번에는 예외입니다. 그 이유는 삼공자가 흑조장을 좌지우지 할 정도의 권력을 갖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혹시라도 누군가가 양위를 죽이려 했다면 반드시 삼공자는 아닙니다.. 혹시.. "


말 끝을 흐리고 소진에게 넌지시 양위의 상태에 대해 질문하는 장호


소진은 운신이 제한된 감옥에서 여기까지 추론한 장호의 지략에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자꾸 칭찬해주면 버릇 나빠지는데.. 이건 정말 어쩔수 없군'


"너.. 정말 전대 마뇌의 후인이 맞구나?..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야. 맞다, 양위를 노리려 전마대 부대주 이성이 나타났었다. 그리고 나는 양위를 죽이도록 이성에게 지시해 양위를 죽이도록 했지. 자세한건 나중에 직접 물어보록해, 살려는 놓앗으니"


"전마대라면 삼공자의? 호오... 그럼.. 아, 이렇게.. 오호.."


소진이 전달한 정보에 시시각각 변하는 장호의 표정, 그것이 제법 의미있는 한 조각이었는지 장호의 미간은 정답을 찾기 위해 쉼 없이 꿈틀거렸다.


"...그렇군요. 이제 알겠습니다. 이건 삼공자의 소행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성에게 양위를 제거토록한 것도 잘하셨습니다. 아마도 저번에 그.."


"그래. 자안(紫眼)이다."


"..이제 행동까지 제어할 수 있으신 겁니까?.. 천마불패.."


장호와 호량의 두 눈에는 경외감이 제법 오래 머물렀다.


"아.. 그런데 장호 군사, 삼공자의 수하가 흑조장을 죽였는데 그것이 삼공자의 짓이 아니라는게 어떤의미요?"


호량이 정신을 차렸는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장호에게 물었다.


"아! 간단합니다. 흑조장 양위는 비록 양가의 방계이나, 삼공자에게 삼촌뻘 쯤 되는 자, 아랫사람이 쓰고 버릴 것을 정할 정도로 양가는 막되먹지 않았습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괜히 마도제일가가 아닌게지요"


'도대체 남의 집 항렬은 왜 알고 있는거야?..'


소진은 이름만 듣고 누가 누구의 조카인지 삼촌인지 알아보는 장호의 기억력이 조금은 변태같이 느껴진건 비밀


"그럼 누가.. 어찌 삼공자의 수하를 이 일에 이용했다고 생각하나"


"아마도.. 전마대 부대주 이성은 삼공자의 수하가 아닐겁니다. 이 일을 꾸민 자는 검마 양준. 그리고 이성은 애초에 검마의 수하일 것입니다. 이제 검마는 안달이 날겁니다. 양위는 죽었다고 하는데 이성은 행방불명이라니 가만히 있을 재간이 있겠습니까?"


!


"오늘 참 여러번 놀라게 하는군.. 그럼 결과적으로 이 상황은 삼공자가 아닌 그의 아비의 소행이고 이성은 삼공자의 사람이 아닐수도 있다?"


"일단은 그렇습니다. 오히려 저는 지난번 세작 건도 어쩌면.. 삼공자는 전혀 알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소진은 장호의 추리에 이전에 삼공자 양동의 처소에서 난동을 부린 것이 기억났다.


'.. 저게 사실이면 나는 갑자기 문을 박차고 처들어가 시비를 걸고온 것 밖에 되지 않는데.. 설마.. 에이'


"크흠. 아무튼, 나는 이제 저 이성을 미끼로 낚시를 해볼까하는데.. 군사의 생각은 어때"


"흠.. 외람되오나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이성에게 무엇이든 캐내야 할 터인데, 듣자하니 상태가 살려만 놓으신것 같습니다? 그러니 우선 다른 것 부터 처리하고 가시죠"


반 죽여놓은 것으로 모잘라 단전 까지 폐한 소진은 적당히 할껄 조금 후회하는 눈치인지 괜히 헛기침 했다.


"크흠, 다른것? 어떤 것을 말하는거지?"


"이번에 제가 살수를 이용해 역모를 꾀했다 발고한 것은 저 만을 노린것은 아닐 겁니다. 저희와 살막의 관계를 눈치챘다고 보는게 맞겠죠"


"흐음. 망한객잔에서 몰살한 인원 때문인지.. 그럼 너와 살막을 한번에 꺾어버리기 위해 이 짓을 꾸몄다는 건가?.. 제법이군"


"맞습니다. 그러니 우선 살막의 날개를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살막의 운신의 폭이 제한되고 그건은 즉.. 우리가 섬서에 가서 얻은 것을 수포로 돌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맞는 말이다'


장호는 애초부터 후계자 다툼을 위해 정보 싸움을 강조했다. 적을 알지 못하고 싸우는 전쟁은 필패(必敗), 살막의 숨통을 틔워줘야한다.


"흠.. 그럼 이성은 잠시 회복하게 두고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때 라는것인데.. 좋은 방도라도 있나?"


장호는 이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데 모든 전력을 쏟았는지,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민망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공자. 하루.. 아니 반나절만 주십쇼"


그때,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호량이 튀어나온다.


"근데.. 살막이랑 같은 편이 되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사실 웃기지 않습니까. 겨우 살막과 한편 의심된다는 것 만으로 역모라는게.. 저만 이상한가요?"


"그렇긴 한데, 어느 집단에서든 후계자 다툼에 외세를 끓여들이는 것은 그 자체로 불문율이긴 하니까.."


호량이 내뱉는 질문에는 소진이 정설로 답했다. 다만 장호는 소진이 보지 못한 것을 보았는지 눈동자에 이채가 돈다.


"그렇죠.. 외세.. 오호.. 이거 좀 재밌는 생각이 떠오르는데.. 공자님, 혹시 이번 작전 저한테 다 맡겨주실 수 있습니까?


허를 찌르는 소진의 한마디, 호량으로 부터 시작한 계책은 장호로 완성되었다. 다만 문제라면.. 장호가 짓고 있는 표정이 제법 이상하다는 것..


".. 뭔데 그렇게 쳐다봐? 불안하게.."


이글거리는 장호의 두 눈에 뒷걸음질 치고 싶어지는 소진


"혹시 연기 해보시겠습니까?"


... 연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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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화. 자격(資格) 22.09.03 453 11 13쪽
46 46화. 거부할 수 없는 조건 22.08.31 455 12 9쪽
45 45화. 뜻 밖의 운명 22.08.30 476 12 10쪽
44 44화. 하늘을 베어낸 검 22.08.26 541 10 16쪽
43 43화. 귀마고 22.08.23 544 12 9쪽
42 42화. 뜻밖의 성과 22.08.22 547 11 7쪽
41 41화. 영약을 찾아서 22.08.21 576 13 9쪽
40 40화. 재도약 22.08.20 621 15 9쪽
39 39화. 자충수(自充手) 22.08.19 629 14 10쪽
38 38화. 종막(終幕) 22.08.17 643 15 10쪽
37 37화. 일촉즉발(一觸卽發) 22.08.16 649 14 9쪽
36 36화. 난입(亂入) 22.08.15 667 12 8쪽
35 35화. 확전(擴戰) 22.08.14 681 13 10쪽
» 34화. 반격의 서막 22.08.13 702 13 9쪽
33 33화. 혼돈속의 진실 22.08.12 720 13 8쪽
32 32화. 새로운 국면 22.08.11 726 15 11쪽
31 31화. 목숨을 건 내기 22.08.06 809 12 8쪽
30 30화. 분란의 원흉 22.08.05 807 15 8쪽
29 29화. 돌아온 전쟁터 22.08.04 818 16 9쪽
28 28화. 밝혀진 비밀 22.08.04 826 18 10쪽
27 27화. 마협객(魔俠客) 호준 22.08.03 824 20 11쪽
26 26화. 감추고 싶은 비밀..? 22.08.02 888 20 8쪽
25 25화. 집으로.. 22.08.01 933 20 9쪽
24 24화. 마(魔)의 강림 22.07.31 942 18 10쪽
23 23화. 살막의 형제 22.07.30 976 16 8쪽
22 22화. 이어진 인연 +1 22.07.30 948 18 7쪽
21 21화. 옛 친우와의 재회 +1 22.07.27 1,058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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