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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 님의 서재입니다.

매화마존은 무림맹에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종
작품등록일 :
2022.07.05 18:01
최근연재일 :
2022.09.05 18:0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8,114
추천수 :
846
글자수 :
212,758

작성
22.08.0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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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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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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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8화. 밝혀진 비밀

DUMMY

"지금 나한테 한 말이오? 호단 장로"


갑자기 마협 호가에 가서 장로를 만나라는 호단의 요구가 터무니없게 느껴진 소진은 자신이 제대로 들은 것이 맞는지 확인해야만 했다.


"그렇습니다. 함께 가주셔야겠습니다. 가서! 당당하게 가주를 뵙고 말씀드리시지요!"


'갑자기 호가 가주를 내가 왜 만나며 무엇을 말하라는거야..!'


슬슬 납득되지 않는 호단의 요구에 심기가 거슬렸는지 소진의 표정이 굳어간다.


그리고 분위기가 제법 험악해지는 것 같자, 호량이 나서서 말리려 했다.


"그게 아니라.."


그러다 문득! 무엇인가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밝게 웃는 소진. 불길한 예감이 든다.


'아..! 이제야 호단 장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겠구나'


"호량, 내가 눈치가 없어 네가 호가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구나. 이런 바보같을 때가 있나..더 이상 실례를 하고 싶지 않으니 부디 말 없이 따라주길 바란다"


그런 그의 표정을 본 호량은 뭔가 소진이 뭔가.. 아주 크게 잘못 이해한 것을 직감했다.


"호단 장로. 결코 무례하고 굴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소 단지.. 내가 누군가와 함께 하는 방법에 아직 미숙해서 실례를 범했소. 사과드리오."


예를 갖추며 사과하는 소진, 교주의 제자가 극진한 예로 사죄하자, 호단은 슬쩍 마음이 풀린 눈치다.


"크흠.. 아닙니다. 고된 시간을 보내오신 것을 알고 있는데 어찌 사공자를 책하겠습니까. 이제라도 와주셨으니 가주께서도 널리 이해해주실 것입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하오. 이렇게 오래 살아도 이런 경우는 익숙치 않은 터라.. 그럼 잠시 실례하겠소"


이립도 안된 소진의 몸으로 건방지게 호가의 장로앞에서 한껏 늙은티를 낸 소진, 두 사람은 호단을 따라 호협 호가로 향했다.


--------------------------


호단을 따라 도착한 호가


'근데.. 마도 삼가라고 하지 않았나..?'


전각이라고 하기엔 조금 민망한.. 아! 소진은 이런 규모의 전각을 본 적이 있다.


문제는 그것이 섬서의 화산의 속가문파들이었다는 것..


"하하, 마도삼가라 불리는 호협 호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공자님"


호단은 이전의 소진의 진심어린 사과에 마음이 완전히 풀린 듯 했다. 이제는 아예 대놓고 웃으며 반기기 까지 한다.


"감사하오. 이곳이 호협 호가로군.."


주변을 두리번하는 소진, 화려하지 않지만 담백한 맛이 있는 전각과 일하는 사람들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 수많은 것들이 이곳이 어떤 곳인지를 설명해주었다.


호단은 간단히 호가에 대해 일러주었다.


"전각이 그리 높거나 하진 않습니다. 일하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지요"


"예. 그래 보입니다"


보이는 것을 굳이 설명하는 호단의 속내를 알지 못한 소진은 또 눈치없이 답했다.


'.. 역시 맘에안들어'


호단은 역시 별로라는 듯한 눈치를 내보이며 호량을 두고 소진만을 데려간다.


"소진 공자, 이쪽으로 오시지요, 가주께서 기다리십니다."


호량은 가주에게 끌려가는 소진을 걱정하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걱정 말거라. 가주와 잘 대화를 나눌테니. 그동안 내가 무심했던 것 같구나. 미안하다"


아무리 봐도 상황파악을 못한 듯한 한마디를 남기고 걸어가는 소진을 본 호량의 두 눈에는 걱정만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게..아닌것 같은데.."


----------------------------


호가의 가주 집무실에 들어선 소진. 그는 소문으로 듣던 마협객을 마주했다. 마협객을 본 소회는 역시, 호가에 들어설 때와 같은 느낌.


'담백하다'


그는 팔척의 큰 키에 긴 수염, 전설의 무장 관우의 그것과 같이 헌앙하였다. 이곳이 천마신교가 아니었다면 도관의 장문인이라 해도 믿지 않을 이유가 없는 영락없는 도인의 풍모


그리고 집무실을 둘러보자 소탈한 그의 성격이 드러나듯, 치장하는 장식품 없이 필요한 것만이 자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호준이 잠시간의 정적을 깼다.


"... 어서오시오, 사공자. 미약하오만 교주님 대신해 마삼관을 관리하고 있는 호가의 가주, 호준이라 하외다."


교주의 제자에 예를 표하는 호준, 소진도 정중하게 예를 받는다.


"반갑소. 소진이오"


...


소진은 수하의 가주에게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기에


"우리.. 량이와 교외로 제법 멀리 또 길게 다녀오셨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꿀꺽


분명 소진은 호준에게서 살기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이 소름끼치는 기운은 도대체 뭐지..?'


"그.. 그렇소. 호량 조장 덕분에 먼 여정을 수월하게 다녀올 수 있었소. 호량 조장이 호협 호가의 사람인줄 미처 알지못해 미리 찾아뵙지 못했소. 이점 사과드리오"


호준은 의아한 표정으로 답했다.


"?? 그 말씀은 혹시? 아니.. 지금 여기 왜 오신겁니까? 공자?"


"에? 당연히.. 호량을 수하로 거두려고 인사차 들른 것인데..?"


"응??"


"네?"


.......


두 사람은 서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납득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답답한 상황을 풀어주는 호준의 한마디.


"뭔가 서로 착오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삼장로에게 호량의 남편감이 찾아온다 들었거늘.."




호량의 남편감이라니, 이 무슨청천병력같은 소리! 마시던 차를 뿜어내는 소진은 충격적인 말에 황급히 물었다.


"!! 뭐라고? 아니, 무슨 소립니까?! 사내가 무슨 남..남편? 게다가 내가?"


....


'세상에.. 설마..'


호준은 이 답답한 놈에게 수개월간 알아차리지 못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량이는 제 딸입니다. 아니 공자. 세달에 걸친 여정 동안 모르셨습니까? 삼장로에게 듣기론 한 침대...에서 밤을 보냈다던데..?"


'사라졌던 소름끼치는 기운이 방금 다시 돌았던 것은 착각일까?..'


호준의 말이 들리는지 안들리는지 소진은 입을 쩍 벌린체 같은 소리만 되내일 뿐이었다..


"세상에.. 호량이.. 여인이라고?"


------------


결국 자초지종을 듣기위해 모인 소진. 그리고 가주 호준과 삼장로 호단까지 가주의 집무실에 모두 모였다.


".... 그러니까.. 호량이 여자라 안해서 몰랐다..고? 요?"


가주 호준의 한마디는 어이없음을 한껏 표출하는 표정으로 시작해서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끝맺었다.


'..할 말이 없네.. 세상에...'


"량이는 언제 오는것이야. 부른지가 언젠데 아직도 오지 않아!"


마음이 급한지 지금껏 부동심을 유지한 호준이 자신도 알지 못한 사이에 언성을 높였다.


그때, 집무실 문이 열리고 호량, 그녀가 들어온다.


사락


비단이 서로 스치는 기분 좋은 소리가 먼저 들리고 향기로운 분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그리고 하늘하늘한 비단 의복을 입은 호량은 더 이상 그가 알고 있던 사내가 아니었다.


수 없이 많이 보았던 저 눈은 원래 저렇게 동그랗었나.. 붉은 입술에 절로 숨이 막힌다. 아름다운 호량의 모습에 눈을 때지 못하는 소진, 그 눈길이 의식되는지 호량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터질것 같은 꽃봉오리 처럼 붉어졌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는 호준과 호단은 복장이 터질 정도로 어처구니 없을 뿐이었다.


그리고는 집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소진을 두둔하는 호량. 그 모습이 마치 남편을 혼내는 장인을 말리는 아낙 같았다.


"소진 공자님은 잘못 없어요! 제가 신궁에서는 남자로 살고있는거 다들 아시잖아요!"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렇지. 수개월 동안.. 신강에서 섬서를 갔다오는 그 먼 여정동안 함께 먹고 자고 해놓고.. 그걸 몰라?'


소진은 호량의 두둔이 오히려 더 민망한지 변명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땅바닥에 처박고 있을 뿐..


"..그럼에도 제 생각은 변함 없습니다!"


삼장로 호단의 폭탄선언에 소진은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다.


"혹시 변함이 없다는 것은..."


"뭘 묻습니까! 몰랐다고 해도 이미 먹고 자고 다 해놓고 설마.. 이렇게 내뺄 것은 아니지요, 아니그렇습니까, 공자?"


"아니, 어감이 좀 그렇습니다! 뭘 다 해요! 진짜 먹고 자고만 했는데!"


소진은 자신의 바보같음은 인정했으나 호단 장로의 이야기를 전부 납득하진 못하겠는지 순간 발끈했다.


눈을 감은체 이 모든 이야기를 듣던 호준은 눈을 떴다.


그 순간 호준의 집무실은 중압감에 휩쌓이고 거대한 기파가 호준의 곁에 맴돈다.


꿀꺽..


저것이 마협객이라 불리는 호협 호가의 가주 호준의 기세. 누가 마도삼가의 말석에 호협호가를 놓는 것인가, 역시 세간의 평가는 믿을게 못된다는 생각이 촌각을 다투는 이 순간에도 들었다.


"다 필요없다. 량이.. 량이 너의 마음이 어떻느냐. 이 아비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구나"


'아니 무슨 마음이 어때! 쟤도 남자 나도 남자였는데 마음이 있을게 뭐가 있냐고!'


그런 소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호준의 한마디에 모두 호량을 쳐다본다.


"저는.. 사실 소진 공자님을 사모하고 있어요.. 물론 공자님은 그렇지 않겠지만요.."


'잠깐.. 여기서 이게 무슨소리야..?'


호량은 소진을 처음 본 순간부터 매화를 피워내는 그의 강함에 끌렸고, 함께 여행했던 동안에 확신했다. 자신은 소진을 사모하고 있다는 것을..


호준은 자신의 금지옥엽이 여자인지도 몰랐다는 멍청한 놈에게 홀려있는 자신의 딸을 보고있자니 화가 치밀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을 뿐 더라 딸이 좋다는 남자가 교주님의 사공자라는 사실이 그나마 조금은 위안을 남겼다. 그리고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후.. 이것도 운명인가.. 량아, 예전에 너의 어미를 만난 이야기를 들려준 것.. 기억하느냐.. 그때 나는 딱, 소진 공자 같았다. 눈앞에 사랑을 두고도 알지 못하는 애송이였지. 그러니 나는 더더욱 너를 말릴 수 없구나.. 좋다. 허락하마"


"아버지!"


"가..가주!"


'... 뭘 허락한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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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화. 거부할 수 없는 조건 22.08.31 455 12 9쪽
45 45화. 뜻 밖의 운명 22.08.30 476 12 10쪽
44 44화. 하늘을 베어낸 검 22.08.26 542 10 16쪽
43 43화. 귀마고 22.08.23 544 12 9쪽
42 42화. 뜻밖의 성과 22.08.22 547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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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자충수(自充手) 22.08.19 629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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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난입(亂入) 22.08.15 667 12 8쪽
35 35화. 확전(擴戰) 22.08.14 681 13 10쪽
34 34화. 반격의 서막 22.08.13 702 13 9쪽
33 33화. 혼돈속의 진실 22.08.12 720 13 8쪽
32 32화. 새로운 국면 22.08.11 726 15 11쪽
31 31화. 목숨을 건 내기 22.08.06 809 12 8쪽
30 30화. 분란의 원흉 22.08.05 808 15 8쪽
29 29화. 돌아온 전쟁터 22.08.04 818 16 9쪽
» 28화. 밝혀진 비밀 22.08.04 827 18 10쪽
27 27화. 마협객(魔俠客) 호준 22.08.03 825 20 11쪽
26 26화. 감추고 싶은 비밀..? 22.08.02 888 20 8쪽
25 25화. 집으로.. 22.08.01 933 20 9쪽
24 24화. 마(魔)의 강림 22.07.31 942 18 10쪽
23 23화. 살막의 형제 22.07.30 976 16 8쪽
22 22화. 이어진 인연 +1 22.07.30 948 18 7쪽
21 21화. 옛 친우와의 재회 +1 22.07.27 1,058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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