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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 님의 서재입니다.

매화마존은 무림맹에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종
작품등록일 :
2022.07.05 18:01
최근연재일 :
2022.09.05 18:0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8,113
추천수 :
846
글자수 :
212,758

작성
22.08.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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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
11쪽

27화. 마협객(魔俠客) 호준

DUMMY

뇌아의 이름을 짓고 호량을 놀리며 어느덧 천마신교 내성에 도착한 소진일행


"신분증을 제시해 주십쇼"


호량은 내성의 성문을 지키는 위사에게 자신의 신분패를 보이고 천마신교 사공자 소진의 복귀를 알렸다.


호패와 호량을 번갈아보는 위사. 호량과 소진의 얼굴을 확인하자 화들짝 놀라며 확인을 마친다.


".. 확인됐습니다. 성문을 열어라!! 사공자께서 돌아오셨다!!"


쿠궁...


위사의 명이 떨어지자 중앙에 마라의 형상이 세겨진 육중한 무게의 철문이 천천히 열린다.


성문이 먼지 바람을 일으키며 열리자 눈에 들어오는 소진 일행


"하아.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너무 그리웠어요. 이 냄새.."


장호는 어찌나 감격스러운지 팔을 크게 펼쳐 있는 힘껏 공기를 들이마셨다.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콜록거리며 숨을 내뱉는다.


피식


"냄새는 무슨, 흙냄새 밖에 안나는구만. 헛소리 그만하고 얼른 가자. 앞으로 넘어야

될 산이 많다.."


'정확히는 넘어야 될 성문이긴 하지만'


가끔은 과도하게 감성적인 장호가 웃긴지 소진이 가볍게 타박한다.


'그나저나, 이 큰 땅 덩어리를 성벽으로 둘러쌓을 생각을 해낸 미친놈은 도대체 누구야.. 게다가 성문은 또 왜 세개나 되는거야!'


소진 일행은 거처가 있는 십만대산 대성의 중심부, 천마신궁까지 가기 위해 앞으로 두 개의 성문을 지나야 한다.


그리고 성문을 기준으로 마도삼가(魔途三家)가 구역을 마일관, 마이관, 마삼관으로 나눠 관리하는데, 이곳은 마도삼가 중 마협(魔俠) 호가의 구역, 마삼관(魔三館)


앞으로 성문을 두 개나 더 넘어야 된다는 사실에 소진의 정신이 아찔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여기는 마협 호가의 마삼관입니다. 내성 구역 중 가장 치안이 좋고 양민들의 만족도가 높기로 유명하죠"


장호는 몇 달 전 출교할 때 설명했던 천마신교 내성의 구조에 대해 상기시켜 주었다. 이곳을 관리하는 가문은 마협 호가. 천마신교 중 가장 협을 사랑하는 일가이며, 마도삼가 중 말석을 차지하고 있는 유력한 무가


내성 안의 두 구역이 마삼관에 비해 풍요로울 지는 몰라도 사람들의 표정은 매우 행복해 보인다. 오죽하면 '마삼관에 오는 사람은 있어도 나가는 경우는 없다'고 할까


"마협 호가라.. 가주가 누구라 했었지..? 제법 맘에드는 인물이었는데 말이야"


소진의 질문에 호량이 신이난 듯 대답한다.


"네! 마협 호가 가주는 마협객(魔俠客) 호준 이십니다. 마협객께서는 주기적으로 외성의 교인들을 위해 구휼과 함께 별도 무력대를 창설해 치안 담당하게 하시는 등 천마신교를 위해 힘쓰고 계시는 정말 훌륭하신 분이시죠!"


'얘가 이렇게 까지 누군가를 길게 설명하는 것을 본 적이 있나..?'


생각보다 마협 호가의 가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호량,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뚱한 표정으로 말이 없었던 모습과 대조되는 모습에 장호에게 귀띔한다.


"아 그..그래?. 생각보다 상세히 잘 아네? 장호, 저거 원래 다 아는 정보야?"


"예?.. 그럴리가요.. 저도 처음 들었습니다. 그냥 마도의 협객으로 유명하신 분이라고만 알았지.."


의심 가득한 눈을 한 두 사람, 호량의 얼굴에 당황함이 깃든다.


"저..저도 어디서 주워들었어요! 아마 뭐 감찰원에서였나? 아무튼! 얼른 가시죠!"


호량의 거짓된 말투와 과장된 몸짓, 누가 봐도 아는 사람을 얘기하는 듯한 호량의 모습에 두 사람은 대충 짐작했다.


'분명 아는 사람이네'


그 후 얼마간을 어색하게 삐걱대며 걷는 호량, 그러다가 발검음을 멈추고 뭔가 못 볼 것을 보았는지 안절부절 한다.


"앗.. 그..저 잠.. 잠시만요. 아! 이쪽으로 가시죠!!"


"어..어! 왜 이래 갑자기!"


호량은 갑자기 소진의 어깨를 잡아 끌며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 간다. 갑작스러운 방향전환에 놀란 일행


"왜 이리로 갑니까, 호량 조장? 저쪽이 맞는데?"


긴장하여 장호의 불평을 듣지도 못했는지, 호량은 원래 가려던 방향으로 고개를 길게 빼며 두리번 거리는 등 사람을 찾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좀 수상하지?"


"조금 뿐입니까? 엄청 수상하죠"


잠깐의 시간이 지난 후, 찾는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지 안심한 표정으로 아무일 없다는 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휴.. 하하 얼른 가시죠! 갈 길이 멉니다!"


길게 안도의 한숨을 쉬더니 계속해서 발걸음을 내딛는 호량, 역시나 수상하다.


그렇게 일행은 다시 천마신궁을 향해 길을 걸어 나아갔다.


.........


"아이고 허리야!"


허리를 부여잡고 자리에 멈춰선 장호, 그런 그를 일행이 걱정스럽게 쳐다본다.


"허리가 나갔나 봅니다. 아이고.. 더 이상은 못 걸어요.. 제발 쉬었다 갑시다.. 나 죽어요!"


허리를 다친 듯 곡소리를 내는 장호, 그의 행색을 다시 보니 거지가 따로 없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가는건데.. 이런 꼴로 가는 건 좀 아니긴 하네..'


"공자님. 잠시 쉬어가시죠. 앞으로 몇 시진은 더 가야하는데.. 이 상태로는 무립니다"


"그래.. 저 꼴을 보아하니 하루는 족히 눕혀놔야겠다. 일단 근처에 객잔으로 가서 의원을 불러보자"


그렇게 소진은 허리를 못쓰는 장호를 등에 엎고 근처의 객잔으로 향했다.


......


객잔에 도착한 소진일행은 우선 방을 잡아 장호를 눕혀놓았다. 그리고는 근처의 의원을 불러 장호를 진찰토록 했고, 결과는 역시 과로..


"그러길래 내가 연공이라도 좀 하라고 했지!"


"아이고, 지금 아파 죽는사람한테 큰소리치는겁니까! 지들은 무인이라고 막가고! 난 죽을거 같은데!"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미안하네..'


자리에 엎드려 꼼짝 못하는 호량의 등어리에는 온갖 침과 약재가 발려있었다. 치료를 얼추 마친 의원을 슬쩍 일어나 소진과 호량에게 안정을 당부했다.


"이 상태로 족히 하루는 두어야합니다. 더 이상 움직였다간.. 허리를.. 크흠.. 어쩌면.. 장가를 못 갈수도 있습니다"




"알겠네.. 풉.. 우리 장호, 혼례는 치뤄야 하는데.. 못난 주인이라 미안하다. 근데 어떡하냐, 장가 못갈수도 있다는데?"


뭐가 그리도 웃긴지 웃음을 참지 못하는 소진과 대비되는 심각한 표정의 장호, 그는 이내 폭발한다.


"다 나가주세요.. 혼자 있고 싶습니다.."


쾅!


장호를 놀리는 두 사람을 쫒아낸 의원, 자기가 웃음의 단서를 제공한 주제에 매몰차다.


"후. 일단 장호 식사도 부탁할 겸 내려가서 식당으로 가자"


"네! 좋아요!"


호량은 밝게 웃으며 소진을 따라 객잔의 식당으로 향했다.


"여기"


소진은 바삐 뛰어다니는 어린 점소이를 부르고 간단한 식사를 주문했다.


그리고는 장호가 없는 틈을 타 호량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호량, 요새 정말 고민같은거 없어? 장호가 놀리듯 물었으나.. 사실 제법 걱정된다. 별일 아니더라도 말해줫으면 좋겟는데.."


"고..고민이라뇨! 전혀 없어요. 이제 집에도 다 왔는걸요"


당치않다는 손놀림에 비해 당황함이 역력한 표정, 소철마라 불리는 사람이 맞니 싶다.


그 반응에 소진은 아직 호량이 이야기 하고 싶지 않은 내용인가 싶어 더 이상 질문을 멈췄다.


그때


"역시! 아까 내가 잘못본게 아니구만 이게 얼마만입니까!"


시끌벅적한 식당 안에서 누군가 소진을 향해 친근한 인사를 건네며 다가온다. 키가 작고 고집이 세보이는 인상의 노인


'나한테 인사하는 건가? 이 몸이 알고 있던 자 인가 보군'


소진은 눈치껏 손을 살짝 흔들며 다가오는 노인을 아는 체 했다.


"어.. 안녕하시오?"


노인이 다가올 수록 보이는 표정이 밝은듯 하면서도 어딘가 어색한 표정이 소진과의 관계를 짐작하기 힘들게 했다.


"사실 내가 기억이.."


그러나 그가 찾아온 것은 소진이 아니었다.


"호량 아..아니 조장님! 이게 얼마만입니까. 세상에.. 감찰원으로 가신 뒤로는 통 보지 못하였으니.. 한 십년만인거 같습니다. 아까 분명 호량 조장을 본 것 같다 했더니, 역시! 내 눈이 틀릴리 없지!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어? 나한테 인사한게 아니구나?'


뻘쭘한 표정의 소진은 자연스럽게 인사하려 들었던 손을 뒷머리로 가져가 긁는 척했다.


호량은 저잣거리에서 보다 더 크게 당황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모르겠는지 계속 소진의 눈치를 살피며 마지못해 인사했다.


"아..안녕하세요..."


호량의 인사를 받은 노인은 고개를 슬쩍 돌려 맞은편에 앉아있는 소진을 바라보며 묻는다.


"큼큼, 근데 이분은 누구.."


호량은 소진이 누군지 밝히고 싶지 않은 듯 말을 막으려 했으나, 소진이 선수를 쳤다.


"반갑소. 소진이라 하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노인, 잠시간의 생각 끝에 기억해낸다"


"아! 설마.. 사공자?! 이런.. 실례를 범했습니다. 소인 호협 호가의 삼장로 호단이라 하외다. 외유를 나가셨다 들었습니다. 이제 교로 복귀하신겁니까?"


"반갑소. 그렇소이다. 여기 호량 조장 덕분에 수월하게 잘 다녀왔지"


소진은 호량을 아는체 하는 노인에게 면을 살려주고자 호량을 치켜세웠다. 허나.. 어쩐지 망했다는 듯 한 표정을 하고 있는 호량


....


그리고 그런 표정을 짓는 것은 호량 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호협 호가의 장로라 소개한 호단도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에 소진은 눈치챘다.


'하긴.. 감찰원 조장과 호가의 삼장로라.. 호량이 어려워할 만한 사람이로군.. 안되겠다 면을 좀 세워줘야겠어!'


"외유를.. 함께.. 다녀오셨습니까? 두 분께서?.. 제법 긴 여정이셧을텐데요.."


호탕한 기세는 어디가고 어쩌면 분노에 가까운 감정이 목소리에 새어나오는 호단


소진은 호량을 치켜세워 주기에 급급하여 어줍잖은 칭찬을 이어갔다.


"그렇소 정확히는 셋이긴한데.. 어쨋든! 장장 세 달에 걸친 대장정이었지. 호량 조장이 없었다면 어떻게 다녀왔을까 싶었다오! 하하하. 긴 시간을 함께 보내니 호조장과 아주 긴밀한 사이가 되었소. 얼마나 친하면 한 침대에서 밤을 보낸 사이요! 이 교주님의 사공자인 나와 말이지!"


...


다시 찾아온 침묵.


'뭐지?.. 이 싸늘한 공기..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느낌이다'


"두 분이.. 한..침대....."


넋이 나간 삼장로 호단은 소진의 말을 읊조렸다. 특히.. 침대를 같이 썼다는 부분을..


'이 사람은 또 왜 이래, 호량 쟤는 또 왜 저러고 있고?'


두 손에 고개를 파묻고 있는 호량과 넋이 나가 눈동자의 초점을 찾을 수 없는 호단, 그는 이내 정신을 차리더니 초점 없던 두 눈에는 불꽃 같은 안광이 타오른다.


".. 사공자 혹시.. 호량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로님!!"


장로의 말을 가로막으려는 호량, 소진은 괜찮다는 표정으로 태연하게 답했다.


"호량 조장은 아주 좋은 사람이오. 사실 나를 취조하러 온 그날 부터 마음에 들었소. 감찰원주에게 돌려보내고 싶지 않을 정도지"


호량의 절도 있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소진. 마교에서 한수 군장 다음으로 맘에 드는 무인이었다. 물론 장호는 무인은 아니니까 빼고..


"...그럼 됐습니다.. 잠시 따라오시죠"


"응? 어딜?"


"가주를 뵈어야겠습니다. 두 분 모두 따라오십쇼.. 당장!"


'어? 갑자기? 내가 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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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환기(喚起) 22.09.05 371 11 8쪽
47 47화. 자격(資格) 22.09.03 453 11 13쪽
46 46화. 거부할 수 없는 조건 22.08.31 455 12 9쪽
45 45화. 뜻 밖의 운명 22.08.30 476 12 10쪽
44 44화. 하늘을 베어낸 검 22.08.26 542 10 16쪽
43 43화. 귀마고 22.08.23 544 12 9쪽
42 42화. 뜻밖의 성과 22.08.22 547 11 7쪽
41 41화. 영약을 찾아서 22.08.21 576 13 9쪽
40 40화. 재도약 22.08.20 621 15 9쪽
39 39화. 자충수(自充手) 22.08.19 629 14 10쪽
38 38화. 종막(終幕) 22.08.17 643 15 10쪽
37 37화. 일촉즉발(一觸卽發) 22.08.16 649 14 9쪽
36 36화. 난입(亂入) 22.08.15 667 12 8쪽
35 35화. 확전(擴戰) 22.08.14 681 13 10쪽
34 34화. 반격의 서막 22.08.13 702 13 9쪽
33 33화. 혼돈속의 진실 22.08.12 720 13 8쪽
32 32화. 새로운 국면 22.08.11 726 15 11쪽
31 31화. 목숨을 건 내기 22.08.06 809 12 8쪽
30 30화. 분란의 원흉 22.08.05 808 15 8쪽
29 29화. 돌아온 전쟁터 22.08.04 818 16 9쪽
28 28화. 밝혀진 비밀 22.08.04 826 18 10쪽
» 27화. 마협객(魔俠客) 호준 22.08.03 825 20 11쪽
26 26화. 감추고 싶은 비밀..? 22.08.02 888 20 8쪽
25 25화. 집으로.. 22.08.01 933 20 9쪽
24 24화. 마(魔)의 강림 22.07.31 942 18 10쪽
23 23화. 살막의 형제 22.07.30 976 16 8쪽
22 22화. 이어진 인연 +1 22.07.30 948 18 7쪽
21 21화. 옛 친우와의 재회 +1 22.07.27 1,058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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