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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 님의 서재입니다.

매화마존은 무림맹에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종
작품등록일 :
2022.07.05 18:01
최근연재일 :
2022.09.05 18:0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8,106
추천수 :
846
글자수 :
212,758

작성
22.08.12 13:06
조회
719
추천
13
글자
8쪽

33화. 혼돈속의 진실

DUMMY

소진의 자안(紫眼)에 압도 당한 이성, 그는 무언가에 홀린듯 그 옆에 검날이 반으로 쪼개진 검을 잡기 위해 덜덜 떨리는 팔을 들어 검병을 손에 쥔다.


소진의 일검에 박살난 늑골에서 흐르는 핏물이 흐르고 굳기를 반복하여 엉망이 된 몰골의 이성이 검을 손에 쥔 체 양위가 갇힌 철창을 향해 아슬아슬하게 걸어간다.


검을 들 힘도 거의 남아있지 않은지, 길게 늘어뜨린 손에 날붙이가 바닥에 끌리며 섬뜩한 소음을 자아낸다.


끼긱..


드디어 양위가 오체투지하고 무언가 알수 없는 말을 중얼대고 있는 철창에 당도한 이성, 짧아진 검을 쥔 이성이 청찰의 틈 사이로 손을 집어넣고 엎드려있는 양위의 목을 노린다.


소진이 다시 명했다.


"죽여라"


그리고.. 수직으로 떨어지는 이성의 검!


푹!


이성의 반쪽짜리 검이 양위의 뒷목에 박히고, 힘을 다한 이성은 자리에서 허물어졌다.


털썩


뒷목에 검이 박힌 양위는 자신의 목에 검이 박혔음에도 그 자리에서 굳은 듯 자세를 유지한체 서서히 죽어갔다.


그러자, 소진의 두 눈에서 사라지는 자안(紫眼), 소진은 잠시 휘청인다.


'단전의 천마기를 끌어다 쓰는 것은 마치 진원진기를 소모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군.. 정말 중요한 순간이 아니면 쓰지 말아야겠어'


단전을 구성하고 있는 천마기를 사용한 댓가로 내상을 입었는지 울컥이는 울혈을 억지로 눌러 잠재우는 소진, 그럼에도 그의 입가에는 검붉은 핏기가 비친다.


"후.. 죽겠다.. 이제 조금 있으면 원주가 오겠군, 얼른 마무리 해야지"


스릉


매끄러운 소음을 내며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소진의 검, 그것을 볼 힘조차 없이 널부러져 있는 이성


소진은 정신을 잃은 이성에게 다가갔다.


'이놈은 아직 쓸모가 있으니 죽어선 안된다. 제법 훌륭한 미끼니까.. 그래도 이빨은 뽑아놔야겠지"


이성의 단전에 손을 뻗는 소진, 그리고는 정권을 내질러 이성의 단전마저 폐해 내공을 금했다.


팍!


"억!"


더 이상 비명조차 지를 힘이 남아있지 않은지, 짧은 단말마를 외치고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린 이성.


'이정도면.. 죽진..않겠지?'


소진은 이성의 맥을 짚어 상태를 확인한다. 점차 사라지는 내공과 함께 사그라드는 생명이 느껴진다.


그러더니 이성이 죽으면 안된다는 듯 급하게 점혈하는 소진, 출혈을 막아냈으니 죽진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참 이성의 상태를 살피던 중


"... 결국 내기는 공자의 승이로군요"


등장하는 감찰원주, 철마 채공


평상시의 의관이 정제된 모습이 아닌 흐트러진 행색, 그가 얼마나 급하게 달려왔는지 엿보인다.


채공에 눈에 보이는 대략적인 상황은 이렇다. 목 뒤에 검이 찔려 죽은 것으로 보이는 양위와, 늑골에 깊은 자상을 입고 단전이 박살난 것처럼 보이는.. 숨이 붙어있다고 하기 민망한 몰골의 살수로 보이는 자


"그렇소, 결과는 내가 이겼소만.. 보다시피 이 꼴이라"


어깨를 으쓱하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의 소진을 뒤로하고 채공은 몸을 낮춰 양위의 상처를 살폈다.


"..목 뒤에서 찌른 검상이라.. 게다가 이 검으로?.."


양위의 목 뒤에 박힌 짧은 검. 본래 단검은 아닌듯 했다.


"뭐.. 그렇게 됐소. 막아보려 했으나, 저자가 부러진 검으로 아득바득 양위를 죽이려 하는 터에 막지는 못했소"


"..막지 못하셨다 하셨습니까"


흔치 않은 목 뒤의 상처를 본 채공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와 의뭉스러운 소진의 두 눈이 허공에서 부딪힌다.


"그렇소, 워낙 신출귀몰한 놈이었소. 그나저나 이놈.. 누군지 아시오?"


소진은 숨을 쉬고 있는게 맞나 걱정될 정도로 끔찍한 몰골을 하고 있는 이성을 슬쩍 가르키며 주의를 환기했다.


".. 아는 자 입니까?"


채공의 눈빛이 순간 반짝인다. 그것은 소진의 눈에는 분노로 보였다.


"이놈 삼공자의 전마대 부대주 이성이라는 놈이오. 예전에 내 처소에 벽보를 붙이다 내가 직접 손봐준 기억이 있소"


소진은 이성의 정체를 자세히 알고 있는 자신에 대한 채공의 의심을 지우기 위해 과거의 행적을 제법 상세히 묘사했다.


"아,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세히보니.. 이자의 얼굴도 알겠군요. 그런데.. 전마대 부대주가 이 감옥에서 흑조장을 죽였다..?"


상황이 점차 조금씩 머리속에 들어오자 채공은 잠시 생각에 잠겨 일의 사후관계를 파악했다.


'갑자기 등장한 삼공자의 무력대, 전마대의 부대주 이성이 사공자 소진의 수하를 역모로 체포하고 이곳에 불경죄 명목으로 갇힌 양위를 죽였다.. 이게 무슨..'


"...이 배후는 누구로 보십니까, 사공자?"


채공은 이 폭풍같이 흘러가는 상황의 핵인 소진의 의견을 물었다. 양위의 죽음을 미리 예견한 소진의 지략에 조금은 믿음이 가는 모양


"글쎄.. 단순하게 생각하면 전마대를 이끌고 있는 삼공자일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공자의 생각은?"


소진의 말이 느려지자 조급해진 채공, 말을 보챈다.


"그 놈의 아비일 수도 있는 것 아니겠소"


!


"검마..?"


검마(劍魔) 양준, 삼공자 양동의 아비이자 마교 전력의 삼할을 관장하는 검부의 수장.


"그렇소, 이놈 전마대라는 무력대에 있을 놈이 아니었소. 상승의 은신술을 사용했지. 게다가 감찰원주도 홀로 와야할 정도로 비밀스러운 장소에 이 자가 어떻게 당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시오?"


"...."


소진의 폐부를 찌르는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공


"그리고, 저자의 품을 뒤져보니 이런 것이 나오더이다, 뭔지 알아 보시겠소?"


고이 접힌 종이가 허공을 나른다. 허공섭물의 묘를 살린 소진의 기공이 바람을 일으켜 채공의 손으로 옮긴다.


"... 이것은..!"


펼쳐진 종이, 그것은 감찰원 지하 감옥의 비밀지도


"대충 보니 이곳 지도같았소, 이 지도를 줄 수 있는 정도의 사람.. 당신 아니면 여기 죽어있는 양위. 그런데 이자 양가 아니오?"


"..맞습니다. 다만, 양위는 양가의 방계출신으로 그 차별 때문인지 양가에 매우 적대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그 정도도 알아보지 않을 정도로 허술하진 않습니다, 공자"


소진의 말이 가르침처럼 들렸는지, 채공의 말투에서 언짢음이 묻어났다.


"그럼 당신이오?"


".."


양위가 아니라고 주장하면 지도를 제공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주장할 수 밖에 없는 외통수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은 추측일 뿐이오"


검마는 증거 없이 범인 선상에 올리기에는 무거운 이름이었기에 채공은 애써 소진의 의견을 추측으로 치부했다.


"후.. 그건 감찰원에서 알아서 잘 알아내 보시오. 난 내 할일 다 했으니 가보겠소"


그리고 채공을 뒤로하고 이성을 어깨에 들처메는 소진, 그를 채공이 나무란다.


"어찌 그자를 데려가십니까, 공자! 그자는 감찰원에서 조사해야 합니다!"


소진은 채공의 일갈에도 고개만 돌려 답했다.


"눈앞을 가리고 있는 허물이나 벗기고 오시오. 이자는 내가 데려가겠소. 불만있으면 내 처소로 직접오시오. 재밌는 것을 보여줄테니"


그리고 지하감옥을 빠져나가려 했으나 잠시 멈칫하는 소진


"아, 그리고 이제 첩보를 받은 놈이 죽엇으니.."


말끝을 일부러 흐리는 소진, 채공은 마지못해 그 뒷말을 잇는다.


".. 장호 군사는 즉시 풀려날 것입니다. 그 죄를 입증할 증거가 없으니"


"고맙소"


말을 마치고 이성과 함께 자리에서 벗어나는 소진, 채공은 어둠속으로 멀어지는 소진을 말없이 바라보더니 양위의 시신으로 시선을 옮긴다.


'엎드린 양위의 자세는 마치 지엄한 예를 표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목 뒤에 검이 찔러옴에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경외할 무언가를 사공자에게서 본 것인가..'


양위의 시신이 자아내는 수많은 궁금증이 채공을 괴롭힌다.


"오히려 나는 궁금하구려.. 사공자, 당신이.."


채공도 이내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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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화. 자격(資格) 22.09.03 453 11 13쪽
46 46화. 거부할 수 없는 조건 22.08.31 455 12 9쪽
45 45화. 뜻 밖의 운명 22.08.30 476 12 10쪽
44 44화. 하늘을 베어낸 검 22.08.26 541 10 16쪽
43 43화. 귀마고 22.08.23 543 12 9쪽
42 42화. 뜻밖의 성과 22.08.22 547 11 7쪽
41 41화. 영약을 찾아서 22.08.21 576 13 9쪽
40 40화. 재도약 22.08.20 621 15 9쪽
39 39화. 자충수(自充手) 22.08.19 628 14 10쪽
38 38화. 종막(終幕) 22.08.17 642 15 10쪽
37 37화. 일촉즉발(一觸卽發) 22.08.16 649 14 9쪽
36 36화. 난입(亂入) 22.08.15 667 12 8쪽
35 35화. 확전(擴戰) 22.08.14 681 13 10쪽
34 34화. 반격의 서막 22.08.13 701 13 9쪽
» 33화. 혼돈속의 진실 22.08.12 720 13 8쪽
32 32화. 새로운 국면 22.08.11 726 15 11쪽
31 31화. 목숨을 건 내기 22.08.06 809 12 8쪽
30 30화. 분란의 원흉 22.08.05 807 15 8쪽
29 29화. 돌아온 전쟁터 22.08.04 818 16 9쪽
28 28화. 밝혀진 비밀 22.08.04 826 18 10쪽
27 27화. 마협객(魔俠客) 호준 22.08.03 824 20 11쪽
26 26화. 감추고 싶은 비밀..? 22.08.02 888 20 8쪽
25 25화. 집으로.. 22.08.01 933 20 9쪽
24 24화. 마(魔)의 강림 22.07.31 942 18 10쪽
23 23화. 살막의 형제 22.07.30 976 16 8쪽
22 22화. 이어진 인연 +1 22.07.30 948 18 7쪽
21 21화. 옛 친우와의 재회 +1 22.07.27 1,058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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