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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 님의 서재입니다.

매화마존은 무림맹에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종
작품등록일 :
2022.07.05 18:01
최근연재일 :
2022.09.05 18:0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8,108
추천수 :
846
글자수 :
212,758

작성
22.08.19 14:08
조회
628
추천
14
글자
10쪽

39화. 자충수(自充手)

DUMMY

양준이 채공에게 잡혀가고, 드디어 적막이 찾아온 소진의 처소


소진은 비틀거리고 있는 이성을 가리키며 장호에게 묻는다.


"근데.. 이성은 어디다 뒀어?"


??


소진의 질문에 고개가 슬쩍 기울어지는 호량, 질문의 의미를 알아채지 못했다.


"공자님, 저기 있는 저 사람이 이성이잖아요. 어디 있냐니 무슨 말씀이세요?"


소진이 뜬금없이 눈앞에 서 있는 이성이 어디있냐니. 호량은 아직 짐작하지 못한 눈치였으나 이어진 장호의 대답이 그 질문의 속 뜻을 눈치챌 수 있게 만들었다.


"크흐흐흐, 제법 감쪽같지 않습니까? 이성은 상태가 악화되어 아예 의원으로 보내두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만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소진의 질문에 대답하던 장호가 갑작스레 이성에게 존대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그만하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설마...'


장호의 말이 끝나자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이성이 소진 일행만이 남은 것을 확인하더니,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이성의 몸에서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두둑..! 두둑!! 으드득..!


단전이 박살나 내공이 새어나가며 말라비틀어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소영의 부축을 받고 등장했던 이성의 몸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풀어 팔척의 장신으로 변화하였고, 시커멓게 죽어가던 피부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활기가 깃든다.



"꺄악! 세..세상에..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거죠?"


비명에 가까운 호량의 목소리, 그녀가 얼마나 놀랐는지 목소리를 바꾸는 것 조차 잊은 듯 했다.


"..후.. 장호 군사. 호량 조장께서도 저리 놀라시는 것을 보니 축골공이 제법 잘 먹힌 것 같습니다"


축골공(縮骨功)


외양 뿐만 아니라 자신의 뼈의 크기를 조절하여 타인의 삶을 잠시 훔칠 수 있는 살막의 비기!


축골공이라는 무공의 실존 여부 조차 호사가들의 갑론을박의 대상이 되었던 전설적인 무공이기에, 이것을 본 사람은 이들이 유일하다. 물론 이승이 아닌 저승에는 제법 많겟지만..


"근데.. 이렇게 대놓고 보여줘도 되는거냐, 강헌?"


소진은 이 기괴한 무공이 얼마나 비밀스러운지 대충 짐작했다. 강헌의 스승이자 그의 오랜 친우, 살왕 대진이 자신에게 조차 비밀로 했던 유일한 무공


".. 사실 살막주에겐 제법 많은 의무가 지어집니다. 그것은 축골공에 대하여도 그러합니다. 이를 견식한 자, 필히 죽일 것(必殺). 허나 우리는 이제.. 남이 아니잖습니까"


'이것 참.. 저러니까 좀 부담스러운데?.. 애한테 뭘 먹여 키웠길래 저렇게 순종적이야?'


순간 수하를 잘 둔 대진이 부러운지 소진은 슬쩍 고개를 들어 장호를 보더니 곧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뭡니까? 왜 사람을 보고 고개를 젓습니까? 기분 나쁘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말을 말자..'


"...아무튼, 고맙다 강헌. 덕분에 위기를 잘 넘겼어"


"별 말씀을, 그럼 이만.."


무척이나 힘이든지 말을 마치고 곧장 안개처럼 사라지는 강헌, 소진의 처소에는 드디어 적막이 돌아왔다.


-----------------


한바탕 거대한 태풍이 그의 처소를 휩쓸고 지난 간 그 날 저녁,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고 소진과 호량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양


다만 어째서 인지 호량의 큰 두 눈에는 금방이라도 뚝 떨어질 것 같은 눈물이 들어차고 있었다.


"..그래서 제가 짐이 되니까.. 가라고 하시는거에요?"


그녀의 눈물을 마주하고 있는 소진, 예상은 했지만 그녀의 눈물은 생각보다 무겁게 마음을 누른다.


"짐이 된다라.. 그래 맞지. 지금의 나는 네가 다치지 않게 보호하며 더 앞으로 나아갈

자신이 없다. 그러니.. 너는 지금 나에게 짐이다."


"...."


울먹이는 자신의 모습에도 아량곳 하지 않고 소진이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예리한 비도처럼 꽂혔는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호량.


부서질 듯 열리는 문 틈 사이로 눈치보고 있던 장호와 눈이 마주쳐 잠시 멈칫했으나, 곧장 밖으로 뛰쳐나간다.


".. 호량 조장, 뭐라고 했길래 저럽니까?.. 좀 심각해보이는데요?"


책상에 앉아 양손으로 관자놀이를 지긋이 누르고 있는 소진의 모습, 고민이 두통으로 변모하여 소진에게 찾아왔다.


"하.. 잘 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그래서, 왜 왔어 너는. 가뜩이나 피곤해죽겠구만"


"아, 제가 지금 앞으로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하자.. 라고 하려고 왔는데. 저희 중요 전력 하나가 방금 저렇게 나간 걸 보니 좀 막막해지네요? 하.."


가뜩이나 일손이 둘 밖에 없는데 호량이 방금 제 눈앞에서 뛰쳐 나간 것을 목격했다.

그렇기에 장호의 머릿속은 다시 뒤죽박죽이 된 것


머쓱한 표정의 소진, 장호에게 묻는다.


"내가 두 배로 뛸 테니까 말해. 뭔데"


"어휴.. 일단 그대로 말 하겠습니다. 이제 공자님과 살수와의 관계라는 소문은 사실 무근으로 판명이 난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뭐.. 그렇겠지, 양준이 흑조장에게 사주하였고, 또 그를 살인멸구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니까?"


소진의 입에서 양준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장호는 골치아픈지 머리를 마구 헝클어 뜨린다.


"젠장! 제 고민이 바로 그 부분이라구요! 양준은 자그마치 군부의 수장입니다. 확실한 증거가 있어도 모자랄 판에 지금 뭐가 있습니까? 아무것도 없어요!"


"이성이 있잖아. 직접 얘기하면 되는거 아니야?"


"이성이 있으면 뭐합니까. 그 이성이 이성(理性)이 없어 그냥 산 송장인데! 언제 정신차릴 지도 모르는 그 놈만으로는 감찰원은 절대 양준을 오래 잡고 있지 못할 겁니다"


'흠.. 증거 불충분이라는 건가..'


사실 장호의 말은 매우 합리적이다. 비록 살막주가 나타나 이성을 연기해 양준을 연행하는 것 까진 성공적이었으나, 그를 완벽히 묶어두기 위해서는 정신을 차린 진짜 이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그것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


"살막주한테 좀 더 부탁해 볼까? 그때 양준도 속아 넘어간걸보니 괜찮을 것 같은데.."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장호


"안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살막주한테 이미 물었는데, 축골공이 내공 소모가 심각해 그의 경지로도 일각 이상은 지속하지 못한다 합니다. 이번에도 제가 미리 언질을 주지 못했다면 그 전설속의 축골공이라 하더라도 모두를 속이기는 절대 불가능 했을 겁니다"


'사실, 장호의 말을 모두 옳다. 저 녀석이 마삼관에 있던 강헌을 미리 준비시켜 두었기에 가능한 일. 그리고.. 저 녀석 덕분이기도 하지'


"끼룩?"


소진의 시선이 뇌아에게 닿는다.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려 마주보는 녀석


"고마웠다, 뇌아. 덕분에 잘 지나갔구나"


슬쩍 손을 올려 뇌아의 이마에 닿는다. 손이 닿자 느껴지는 뇌기


번쩍! 뇌아에 닿은 손 끝이 얼얼하다.


".. 기분 좋은거 맞겠지?"


"저는 만지지도 못합니다.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아무튼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검마는 머지않아 분명 풀려나게 될 거라구요. 아무리 길어 봤자.. 한 달 남짓일 겁니다. 우리는 반드시 그 안에 두 가지를 이루어야 합니다"


"두 가지?, 한 달안에 우리 둘이 두 가지나 하기엔.. 너무 벅차지 않아?"


"어쩌겠습니까? 원래는 셋이서 두 가지 였는데,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에 사람을 내쫒기나 하고.. 어휴!!"


'지금이라도 데려와야 되나?....'


"... 그래서 뭔데, 두 가지"


소진을 갈구는 장호의 소리침에 쪼그라든 기세, 눈치라는 것을 보는 소진이다.


"첫 번째. 호량 조장의 무력. 사실 호량 조장의 무력을 염려하는 것도 정말 어이가 없긴합니다. 자그마치 소철마라 불리는 사내인데.. 우리가 나아갈 길이 워낙 험준하다 보니 호량 조장의 힘은 사실 부족합니다"


'사내는 아니긴 하지만.. 맞는 말이지'


".. 호량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사실 다치지 않고 싸우기에 이 앞은 가시밭길이라는 것에는 동감해. 그렇기에 보낸 것이기도 하고.."


?


"예? 겨우 그런 이유로 호량 조장을 보냈다구요? 정말? 미치셨습니까?"


'어? 얘 또 눈깔 돌았네'


"아니, 너도 호량 약하다매. 왜 난리야! 눈 똑바로 안 떠?!"


"약하죠.. 약한데. 그건 당신이나 검마 기준이지, 자그마치 소철마에요, 소철마! 혹시라도 감찰원주가 데려갈까봐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었는데.. 뭐, 보내? 약해서? 자기가 키울 생각은 안하고!!"


!


'누군가를 가른친다라. 생각지도 못한 길을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인가'


비록 화산의 제자로서 수많은 사제들이 있었지만 은매화로서 외로이 살던 소진은 누군가를 가르쳐 본 경험이 전무했다. 그렇기에 호량을 가르쳐 상황을 헤쳐나간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던것


'당연히 그 녀석의 사부에게 보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 햇는데.. 어쩌면 내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겠군'


"그리고, 자그마치 감찰원주의 제자인데!! 이번에도 감찰원주가 우릴 왜 도와줬겠습니까? 공자가 뭐가 이쁘다고.. 그런 복덩이를 제발로 걷어 찼으니.. 아이고 두야"


정말로 머리가 아파보이는 표정이 소진을 더 다급하게 만들었다.


"혹시 지금 쯤이면 멀리 갔을까?.. 지금이라도 데려오는게 맞겠지?"


".. 아직 거기 있었습니까? 진짜 좋은 말 할 때 빨리 나가서 데려오세요. 당장!!"


"그..그래!'


장호의 다그침에 쏜살같이 뛰어나가는 소진, 얼마나 다급했는지 그는 오행매화보를 밟으며 튀어나갔다.


그리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의뭉스러운 장호의 표정


"으휴.. 저래가지고 장가가시겠어? 주군 연애 전략도 봐줘야 되는 내 팔자가 기구하다 기구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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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화. 귀마고 22.08.23 543 12 9쪽
42 42화. 뜻밖의 성과 22.08.22 547 11 7쪽
41 41화. 영약을 찾아서 22.08.21 576 13 9쪽
40 40화. 재도약 22.08.20 621 15 9쪽
» 39화. 자충수(自充手) 22.08.19 629 14 10쪽
38 38화. 종막(終幕) 22.08.17 643 15 10쪽
37 37화. 일촉즉발(一觸卽發) 22.08.16 649 14 9쪽
36 36화. 난입(亂入) 22.08.15 667 12 8쪽
35 35화. 확전(擴戰) 22.08.14 681 13 10쪽
34 34화. 반격의 서막 22.08.13 701 13 9쪽
33 33화. 혼돈속의 진실 22.08.12 720 13 8쪽
32 32화. 새로운 국면 22.08.11 726 15 11쪽
31 31화. 목숨을 건 내기 22.08.06 809 12 8쪽
30 30화. 분란의 원흉 22.08.05 807 15 8쪽
29 29화. 돌아온 전쟁터 22.08.04 818 16 9쪽
28 28화. 밝혀진 비밀 22.08.04 826 18 10쪽
27 27화. 마협객(魔俠客) 호준 22.08.03 824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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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집으로.. 22.08.01 933 20 9쪽
24 24화. 마(魔)의 강림 22.07.31 942 18 10쪽
23 23화. 살막의 형제 22.07.30 976 1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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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옛 친우와의 재회 +1 22.07.27 1,058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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