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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종 님의 서재입니다.

매화마존은 무림맹에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종
작품등록일 :
2022.07.05 18:01
최근연재일 :
2022.09.05 18:0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48,096
추천수 :
846
글자수 :
212,758

작성
22.08.20 20:50
조회
620
추천
15
글자
9쪽

40화. 재도약

DUMMY

호량을 찾아 달려나간 소진, 오행매화보로는 부족하다 생각 했는지, 암향표까지 꺼내들어 귀신같은 몸놀림으로 그녀의 행적을 쫓기위해 달려나간다.


'내 생각이 너무 단순했다. 도대체 왜 그 생각을 왜 못했을까.. 이거원.. 나이를 허투로 먹은게 분명하다'


자조가 섞인 그의 생각은 이미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발걸음을 더더욱 빠르게 다그쳤다.


주변의 풍경이 몇 차례 바뀌어 갈 때 쯤, 소진은 검은 무복을 입고 기운없이 터덜터덜 걷고있는 호량을 찾을 수 있었다.


문제는.. 호량과 누군가가 마주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그녀와 얘기하고 있는 사람이 감찰원주 채공이라는 것


'..망했다..'


소진은 달리던 것을 멈추고 나무뒤에 숨어 그 둘을 바라보며 고민했다.


'후.. 안봐도 뻔하다. 채공은 분명 '왜 그런 표정으로 걷고 있느냐' 라고 물었을 것이고 호량은 매우 상심한 표정으로 '아무것도 아니에요..'라는 식의 뻔한 변명을 하겠지'


... 자신의 자충수가 뼈져리게 아파온다.


둘의 대화를 몰래 엿들으려 슬며시 다가가는 소진, 그 때, 철마로부터 들려오는 차가운 한마디


"공자, 뭐하고 있습니까?"


....


호량은 소진의 기세를 눈치채지 못했는지 채공의 말에 화들짝 뒤돌지만, 그 두 눈에는 이전의 따듯함과는 조금은 거리가 있는 차가운 원망이 담겨있다.


"... 그게.."


누가봐도 지금 표적은 소진, 그도 그것을 알기에 뚜렷한 변명거리를 찾아내지 못했다.


소진이 변명거리를 찾아 허공을 두리번 거리던 와중에 호량이 대신 말한다.


"저한테 짐이된다고 가라고 하셔놓고, 설마.. 저 잡으러 오신거에요? 왜요?"


호량은 감찰조장 호량으로서가 아닌, 그의 수하이자 그를 사모하는 여인으로서 소진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문제는.. 그것을 소진이 알아챌지 모르겠다는 것


퉁명스럽지만 애교가 묻어나는 말투, 채공은 제자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설마??'


"크흠, 이게 무슨 말입니까, 소진 공자. 가라고 하셨다구요? 호량을?"


대충 돌아가는 판을 눈치챈 듯 채공도 호량의 우군으로 합세하여 소진을 압박한다. 이 상황에서 소진이 둘 수 있는 수는 단 하나. 진심이었다.


"후.. 사실 나도 너를 보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렇게 온거고.. 오히려 약한 것은 나구나. 어떻게든 함께 나아갈 방법을 찾지 않고 이렇게 보내려했으니.. 미안하다 호량"


진심이 담긴 소진의 한 마디에 호량은 아직도 눈빛은 째려보고 있으나 그속에 담겼던 원망은 눈녹듯 사라진 듯 원래 자리했던 애정이 다시 엿보인다.


다만 문제라면.. 채공이 이 상황에 대해 모두 이해했다는 것..


"그러니까.. 호량이 자기 몸 하나 지키지 못할 정도로 약해서 내보낸겁니까? 그런 호량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해서??"


".. 할 말이 없소. 채공"


"허.. 이 철마의 제자가 약해서 내보낸다니. 이 채공, 민망해 얼굴을 못들고 다니겠습니다."


"..그런 의미가 아니라.."


"그럼 무엇입니까? 설마.. 호량이 여자이기 때문입니까?"


!


"..."


채공의 통찰력 있는 질문에 소진은 답할 수 없었다.


"허허.. 이런 바보같은.. 내가 이번에 왜 공자를 도운지 아십니까?"


"그야.. 호량 때문.."


당연하게도 채공의 호의는 소진이 아닌 호량에게 닿아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소진, 허나 채공의 두 눈은 소진을 향하고 있었다.


"아니요. 나는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호량이 당신을 따른다는 이유로 공자를 도울리 없지요. 나는 공자가 교주가 되어 이끌 신교가, 달라질 세상이 궁금했기에 당신을 도운겝니다"


...


'내가 만들 세상?...'


"사공자는 특이한 사람이었습니다. 교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인가 싶다가도 지금은 협잡이나 일삼는 다른 공자들과 다르게 누구보다 마인 답게 우직하게 자신이 찾을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열변을 토하는 채공, 그의 말속에 녹아있는 마음은 모두 소진에 대한 기대, 그렇기에 소진은 이 상황이 더욱 괴로워졌다.


"허나, 지금보니 내가 잘못 본 것 같기도 합니다. 호량이 약하다구요? 글쎄요.. 공자는 호량의 전력을 받아낸 적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설마 세검으로 펼쳐낸 철마검세를 전력이라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


소진은 자신의 연무장에서 호량이 선보인 철마검세를 떠올렸다. 얇디 얇은 세검에 가공할만한 두께의 검기. 소진이 경악했던 그것이 호량의 전력이 아니었던 것


소진이 아무 말도 않고 그저 눈알만 굴리고 있자, 채공이 일갈했다.


"이정도 안목으로 뭐라구요? 호량이 약해서 짐이 된다? 허허, 지나가는 개가 웃겠소이다. 공자. 호량은 여인이기 전에 무인입니다. 그런 편협한 마음가짐의 소인배에게 우리 호량을 줄 순 없습니다. 돌아가십시오"


!


채공의 매서운 비판에 오히려 호량이 그를 두둔한다.


"사..사부님!"


"조용하거라! 너는 너를 한계 짓는 자를 주군으로 모실만큼 하찮은 사람이었더냐! 나나와 마협은 너를 그리 키우지 않았다."


...


'젠장.. 한 마디도 틀린 말이 없다. 나는 겨우 여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걱정이라는 평계를 내세워 수하를 못본체한 편협한 소인배..'


소진은 채공의 신랄한 비판에도 단 한마디도 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드디어 깨달았다.


'호량은 소철마라 불리는 강인한 무인 임에도.. 나는 호량을 여인으로 보고 있었다'


"채공. 그대의 말 중 틀린 말은 전혀 없소. 사실 나는 호협 호가에서 호량이 남장을 하지 않았을 때 저 녀석이 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호가의 삼장로가 우겨 마협에게 둘 사이(?)를 허락받았던 때가 머리속에 스쳐간다.


"그 때 부터 인것 같소. 아무래도 나는 저 녀석을 지켜주고 싶은 것 같아. 그렇기에 앞으로 나아갈 싸움에 저 녀석이 다치는 것을 보고싶지 않았소"


소진의 진심 어린 고백에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붉어지는 호량


...


'..젊은 것들 이어주려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


어제까지는 하늘이 내린 두 천재였던 소진과 호량은 삽시간에 무공을 연마하는 것 밖에 모르는 바보가 되어 있었다. 그 둘의 무공실력은 날이 갈수록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나 많은 것을 놓쳤다.


"..그래서 어쩌시겠다는 겁니까, 사공자"


채공의 질문에 무엇인가 결심한 듯 눈빛이 반짝이는 소진


"내가 바보 같았어. 그러니 나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줄 수 없겠나, 호량?"


"..공자님.."


'그래.. 어떻게든 잘 이어지면 됐지..'


이제야 안심되는 채공, 둘의 사이를 이어준 오작교가 된 기분이었다. 물론, 아주 잠깐 동안은..


"당분간 호량을 감찰원 업무에서 배제시켜 줄 수 있겠소?"


"음? 그건 뭐.. 어렵지 않습니다. 아예 집에 들이시려 합니까?!"


'요즘 것들이란.. 빠르군'


"그렇소. 그리고 당분간 내가 좀 지도를 해보려합니다. 다치지 않게 말이오"


"음.. 그것도 뭐 지아비로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소.. 어? 지아비? 뭔소리요? 갑자기?"


"어? 뭔소리긴, 지금 우리 호량이 아예 데려간다는거 아닙니까?"


"맞긴 한데.. 지아비라니? 난 저 녀석 죽도록 굴려 다치지 않게 만들건데?.."


'... 젠장, 이놈은 멍청이가 아니다. 머저리, 등신.. 또 뭐가 있을까..'


채공은 잠시간의 침묵동안 소진을 속으로 욕하던 것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저런 바보를 본 적기에..


물론 가장 어이없는 사람은 호량


".. 지금 저를 데려간다는게 굴리시려고.. 데려간다는 거에요? 약하지 않게 만들려고?"


"그거 아니면 뭐겠어?.."


....


"둘 다.. 나가.. 당장.."


당장이라고 폭발 할 것 같은 채공의 기세, 적잖이 화가난 듯 하다.


그와중에도 소진은 '여긴 밖인데 어딜 나가라는 거지'라고 눈치없이 생각하는 얼굴 이였기에 호량은 허겁지겁 소진을 데리고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 공자가 저 말을 내뱉는다면 진짜 그땐 사단 날지도 몰라..'


"어..아니 인사는.. 어! 채공! 밖이라 나갈 순 없으나, 호량은 내가 잘 가르쳐 보겠소!"


"제발 조용하세요.. 제발.."


다급하게 소진을 잡아가는 호량, 채공은 이제 화조차도 나지 않는다.


"어쩌자고 저런 놈을.. 너도 앞길이 캄캄 하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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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환기(喚起) 22.09.05 371 11 8쪽
47 47화. 자격(資格) 22.09.03 453 11 13쪽
46 46화. 거부할 수 없는 조건 22.08.31 455 12 9쪽
45 45화. 뜻 밖의 운명 22.08.30 476 12 10쪽
44 44화. 하늘을 베어낸 검 22.08.26 541 10 16쪽
43 43화. 귀마고 22.08.23 543 12 9쪽
42 42화. 뜻밖의 성과 22.08.22 547 11 7쪽
41 41화. 영약을 찾아서 22.08.21 576 13 9쪽
» 40화. 재도약 22.08.20 621 15 9쪽
39 39화. 자충수(自充手) 22.08.19 628 14 10쪽
38 38화. 종막(終幕) 22.08.17 641 15 10쪽
37 37화. 일촉즉발(一觸卽發) 22.08.16 649 14 9쪽
36 36화. 난입(亂入) 22.08.15 667 12 8쪽
35 35화. 확전(擴戰) 22.08.14 681 13 10쪽
34 34화. 반격의 서막 22.08.13 701 13 9쪽
33 33화. 혼돈속의 진실 22.08.12 719 13 8쪽
32 32화. 새로운 국면 22.08.11 725 15 11쪽
31 31화. 목숨을 건 내기 22.08.06 809 12 8쪽
30 30화. 분란의 원흉 22.08.05 807 15 8쪽
29 29화. 돌아온 전쟁터 22.08.04 817 16 9쪽
28 28화. 밝혀진 비밀 22.08.04 826 18 10쪽
27 27화. 마협객(魔俠客) 호준 22.08.03 824 20 11쪽
26 26화. 감추고 싶은 비밀..? 22.08.02 888 20 8쪽
25 25화. 집으로.. 22.08.01 933 20 9쪽
24 24화. 마(魔)의 강림 22.07.31 941 18 10쪽
23 23화. 살막의 형제 22.07.30 974 16 8쪽
22 22화. 이어진 인연 +1 22.07.30 948 18 7쪽
21 21화. 옛 친우와의 재회 +1 22.07.27 1,058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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