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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글쟁이 나카브의 공방

글로 인화한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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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브
작품등록일 :
2013.03.27 15:09
최근연재일 :
2016.03.02 04:44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3,695
추천수 :
51
글자수 :
5,823

작성
13.04.04 01:12
조회
146
추천
5
글자
1쪽

석상

DUMMY

몸은 모난 바위요

한 방울 빗줄기 머금지 못하고

한 포기 풀조차 뿌리내리지 못하며

한 송이 꽃조차 피어내지 못하는

가치라고는 하릴 것 없어

따사로운 햇살에 얼굴을 붉힐 뿐인 바위요.


그러나,

천 번의 폭우와 만 번의 겨울을 지새워

원죄의 용암을 제하고

천번의 망치질과 만 번의 다듬질을 통해

번뇌의 티끌을 깎아내니

이 몸은 석상으로서 반석에 서고

이 마음은 인내로 빛을 발하리라.


하여 도망이란 것을 모르오.

나에게 망치질을 할 자 더 높이 들어

고난과 아픔을 이 몸뚱이에 새겨다오,


모난 돌이기에

물 한 모금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그 아무 것도 담지 못한 바위였기에

한철의 열매가 아닌

영겁의 영광을 품으리오.


작가의말

북한산 근처 도로에서 석상을 깎는 집을 발견했습니다. 연장으로 쪼아 돌을 깎아내는 모습을 보니, 돌이 생물이 아니길 천만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모난 돌이 꿋꿋이 아픔을 참아 반반한 석상이 돼가는 것 아닌가, 그런 상상이 들었어요. 그리고 돌아오면서 쓴 게 이 시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30 킨나이프
    작성일
    13.04.21 21:32
    No. 1

    영광을 품으며. 좋네요. 엔딩/ 그래도 석상이 되면 봐주는 사람들이 있어 외롭진 않을지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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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후회 16.03.02 149 2 1쪽
15 신록 16.03.02 128 2 1쪽
14 그림자 지지 않는 냇가 +1 13.04.08 281 5 1쪽
13 미련 13.04.07 170 2 1쪽
12 돌탑 13.04.06 170 5 1쪽
11 짝사랑 +1 13.04.05 233 5 1쪽
10 정월 대보름 13.04.04 218 3 2쪽
» 석상 +1 13.04.04 147 5 1쪽
8 수평선 +2 13.04.03 300 4 1쪽
7 상아 +1 13.04.02 195 1 1쪽
6 13.04.01 196 2 1쪽
5 +1 13.04.01 170 1 1쪽
4 온기 13.03.31 291 2 2쪽
3 석양 +1 13.03.30 245 3 1쪽
2 비가 오면... +1 13.03.28 291 4 1쪽
1 바람 +6 13.03.27 460 5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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