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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축복받은 패륜아 공작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4
최근연재일 :
2022.09.04 22:18
연재수 :
1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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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2
글자수 :
42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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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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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0. 꿈 - 2

DUMMY

1.


무엇이 두렵냐니.


코너 경의 말에 아서는 대답 할 수 없었다.


매순간 아서에게 주어지는 선택들 하나하나에 따른 결과를 마주하는 것.


자신의 선택 때문에 죽어간 기사들을 마주해야 하는 그 모든 순간들이 아서에게 있어선 악몽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들을 이끄는 리더로서 아서는 나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코너 경. 도전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패를 딛고 일어설 기회는 공평하지 않습니다. 저희들의 손에 굴복한 갈리폴리의 농노 봉기. 그들은 성공이라는 단어에 거의 근접했으나, 마지막 순간 단 하나의 오판 때문에 모든 것을 잃고 주저 앉았죠.”


만약 아서가 나서지 않았다면,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황권이 추락하고 더 이른 시간에 외세가 침입함에 따라 농노군은 끝내 독립을 쟁취 할 수 있었으리라.


하나 아서의 선택에 의해 그들이 얻게 된 건 자유가 아닌 복종을 요구하는 주인의 쇠사슬이었다.


“발렌베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겐 기회가 많지 않아요. 만약 제가 단 한 번이라도 실수하는 순간, 저희는 다시는 일어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겁니다. 그렇기에 네피아를 위해 위험한 길을 걸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공작님 역시 제임스님이 남긴 향수를 느끼지 않으셨습니까.”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으로 대의를 결정 할 순 없는 일입니다.”


사람들과 대화하며 아서는 성 소피아 대학교에, 항구의 조선소에, 도심의 골목길 곳곳에서 아버지가 남기고 간 흔적들을 느낄 수 있었다.


바다를 제패하는 자가 세상을 정복 할 수 있다고 아버지는 평생을 믿고 있었다.


그는 지난 전쟁에서 너무 많은 전비를 소모한 나머지 도시의 치안 일부를 타국에 맏겨야 할 정도로 점차 무너져 가고 있는 도시, 그러나 여전히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네피아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확신을 가지고 계셨다.


네피아의 자본과 발렌베르의 군사력.


두 지역의 강점을 합쳐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


“그러나 아버지가 꿈꾸던 미래는 실패했습니다. 발렌베르는 결국 네피아를 타 도시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했고, 발렌베르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아수스의 카틀레치, 그는 타 도시의 군사력을 등에 업고 선거인단을 협박해 시장의 자리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만약 아서가 자유주의자들과 손을 잡아 그들과 완전히 척을 질 경우, 도시 연합들과의 전쟁을 각오해야 했다.


하나 어째서 우리가 네피아를 위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저들이 자유와 미래를 되찾고 난 후에도 과연 우리를 위해 자신들의 부를 나눠줄지, 그 누구도 장담 할 수 없었고, 아서는 사람들 사이의 신의라는 것을 그리 신뢰하지 않았다.


아무리 약속을 한들, 그릴 이행시킬 힘이 없다면 약속이란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확실히, 각 도시국가들이 고용하고 있는 용병들은 다른 여타 용병대와는 급이 다른 놈들이죠. 하지만 공작님. 그거 아십니까? 그렇다 한들 검은 날개의 이름 앞에선 의미가 없는 놈들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단의 모두가 믿고 있습니다. 공작님이라면 우리 영지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 거라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공작님의 명령이라면 불길 속이라도 뛰어들 수 있습니다.”


코너 경의 말에 그의 뒤에 있던 다른 호위기사들 역시 신뢰의 눈빛을 통해 동의를 나타냈다.


“공작님. 주인의 앞길을 막는 모든 적들은 저희 검은 날개 기사단이 물리치겠습니다. 그 무엇도 아서님의 선택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길.”


2.


탐색을 끝마친 후, 아서는 숙소로 돌아와 테레사에게 자신이 들은 정보에 대해 전달했다.


“확실히 도시 연합의 다른 도시들이 저희가 네피아를 장악하는 걸 쉽게 넘길 것 같진 않습니다.”

“그와 관련해 귀족들 사이에서도 걱정이 상당하더라고. 아수스가 물러나면서 다른 도시의 군대가 네피아를 침략하는 건 아닌지. 물론 기대 하는 이들 역시 적지 않았어. 이번 기회에 제국의 힘을 빌려 도시 연합의 간섭과 남부 왕국들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길 기대하는 자들 역시 많더군.”

“제국의 힘을 빌리는 것이 여우를 몰아내기 위해 호랑이를 끌어들이는 짓이라는 걸 그들도 모르진 않을 텐데요.”

“그들로선 호랑이를 돈으로 조련 할 수 있다고 믿는 거겠지.”

“상황에 따라서는, 틀린 말도 아니군요.”


지금은 바야흐로 상업의 시대였다.


고귀한 핏줄도, 수백 년의 역사도, 막강한 권력도


충분한 양의 돈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얻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겐 도시연합은 물론, 남부왕국과도 적대하는 걸 감수할 만큼의 대가를 지불할 능력이 없지 않습니까?”

“그치들은 도시가 정상화 된 후, 과거의 수익을 되찾을 수 있다면 우리들이 원하는 만큼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더군.”

“웃기는 군요. 정상화 된다 해서 수익 역시 돌아올 거란 보장도 확실하지 않은 데다가, 귀족들과 일반 시민들 사이의 견해 차이도 존재 할 텐데요.”

“그 점 만큼은 안심하라더군. 이미 귀족들 사이에서도 신분제를 완전히 폐지하고 완전한 공화제를 세우기로 합의한 모양이야.”


그렇다 한들, 아서는 그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 할 필요 없이 아수스를 쫒아낸 후 도시연합과 손을 잡아 네피아의 살덩이를 천천히 파먹는다 해도 발렌베르에게 있어선 손해가 아니었다.


물론 몇 십 년 안에 번성했던 도시는 과거의 찬란했던 영광을 완전히 잃어버리겠지만, 어차피 아서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몇 년 제국 전역을 불태울 전쟁을 대비하는 것이었다.


함께 미래로 갈 동맹 보단, 지금 당장 돈을 뽑아낼 수 있는 금고가 그에겐 더 시급했다.


“하지만 만약 도시의 시민들을 완전히 우리편으로 만들어 도시를 정상화 시킬 수만 있다면, 도시의 시민들은 생각 이상으로 너의 아버지에 대해 호의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어. 선대 공작님이 양 측의 협력을 위해 준비했던 것들 역시 아직까지도 남아있고. 아서, 실패가 두렵니?”

“예.”

“크흠, 거 참 단호하네.”


잠시 헛기침을 한 그녀는 다시 분위기를 잡았다.


“물론 칼끝 위를 걷는 것과 같은 너와 발렌베르로선 위험한 도박을 하기 부담스럽겠지. 하지만 걱정하지마, 모든 실패는 내가 감당 할 테니.”

“감당하신다면?”

“설령 일이 어긋나서 도시연합과 전쟁 상태가 된다 한들, 제국 해군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할거야. 해상무역을 제패하기 위해 그들은 지금 전쟁도 불사할 기세거든. 어차피 도시연합과의 전쟁은 피할 수 없으니까 말이야.”


확실히, 점차 예산이 줄고 있는 중앙군과는 다르게 제국 해군은 무역로의 확대를 노리고 있는 황제의 전폭적인 투자에 힘입어 5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그 규모를 키워 놓았다.


만약 그녀의 말대로 황제가 이미 도시연합과의 전쟁을 계획하고 있다면..


아버지가 남겨놓은 포석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는 것 역시 가능해 보였다.


“어때, 이래도 불가능한 것 같니?”

“흐음, 잠시 고민해 봐도 괜찮겠습니까?”

“얼마든지.”


테레사의 방에서 나와, 아서는 빠르게 모든 가능성을 다시 고민해 보기 시작했다.


“현재 네피아에 발을 걸친 도시는 총 2개, 하지만 잠재적인 적군까지 가정한다면 총 포아트, 루넨, 요르낭. 이 세 곳이다. 그 중에서 네피아에 자국의 병력 일부를 배치한 것이 루넨이야, 그렇다면..”

슬프게도 발렌베르에겐 이제 더 이상 기회가 남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해서 안전한 길 만을 걷는 다 해서 후일 찾아올 전쟁의 혼란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국의 판세를 뒤엎기 위해선, 상황을 뒤집을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했다.


강자들을 피해 도망치는 나약한 피식자에서 포식자의 자리로 올라가기 위한 결정적인 한 수.


지금의 발렌베르의 힘으로선 그런 한 수를 노리기 힘들다고 아서는 예상했으나, 만약 황제의 권세를 등에 업을 수 있다면, 더욱 빠르게 판을 뒤집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어쩌면 아버지와 그의 친구들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룰 방법 역시도.


힘든 일은 제국의 해군에게 넘기고, 최소한의 부담만으로 이득을 취한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대가를 얻어내기 위해 자신의 방에 들어선 아서는 쉬지 않고 가정과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3.


그렇게 자신의 방에 들어가 식사조차 하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발렌베르 공작은 마침내 21시간이 지난 순간에서야 방문을 열고 기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작님! 이제야 나오셨군요. 식사도 하지 않아 기사들 모두 걱정이 많았습니다.”

“아, 벌써 그렇게 됐습니까?”

“예. 우선 식사부터 하시겠습니까?”

“일단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게 있어서 말입니다. 식사는 그 후에 진행하죠. 다들 따라오세요.”

“예? 공작님? 공작님!!?”


부하들의 간절한 외침에도 아서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작가의말

늦게 업로드 되서 죄송합니다.

오타는 곧바로 수정하겠습니다.


글을 찾아주신 독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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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0. 꿈 - 1 +3 22.05.31 393 8 10쪽
29 9. 새로운 물결 - 4 +3 22.05.30 392 7 9쪽
28 9. 새로운 물결 - 3 +3 22.05.30 398 10 9쪽
27 9. 새로운 물결 - 2 +1 22.05.29 427 8 9쪽
26 9. 새로운 물결 - 1 +3 22.05.28 449 7 9쪽
25 8. 결투는 신중히 - 1 +2 22.05.27 430 12 9쪽
24 7. 축배 - 3 +4 22.05.27 435 9 10쪽
23 7.축배 - 2 +7 22.05.26 446 9 9쪽
22 7. 축배 - 1 +5 22.05.25 472 9 10쪽
21 6. 집안 정리 - 2 +5 22.05.24 510 10 11쪽
20 6. 집안 정리 - 1 +3 22.05.23 515 10 10쪽
19 5. 부활의 신호탄 - 2 +1 22.05.22 498 9 10쪽
18 5. 부활의 신호탄 - 1 +1 22.05.21 495 12 9쪽
17 4. 매가 약이다. - 4 +1 22.05.20 479 9 10쪽
16 4. 매가 약이다. - 3 +4 22.05.19 484 9 9쪽
15 4. 매가 약이다. - 2 +3 22.05.17 504 12 11쪽
14 4. 매가 약이다. - 1 +1 22.05.17 525 10 12쪽
13 3. 어제의 적이 내일의 아군 - 3 +2 22.05.16 536 13 10쪽
12 3. 어제의 적이 내일의 아군 - 2 +4 22.05.16 541 14 11쪽
11 3. 어제의 적이 내일의 아군 - 1 +2 22.05.15 578 12 10쪽
10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5 +3 22.05.14 585 13 11쪽
9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4 +1 22.05.14 595 13 11쪽
8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3 +1 22.05.13 636 11 10쪽
7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2 +1 22.05.13 718 11 9쪽
6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1 +5 22.05.12 830 18 11쪽
5 1. 아버지가 죽었다. 오늘, 아니 어제. - 4 +4 22.05.11 960 22 10쪽
4 1. 아버지가 죽었다. 오늘, 아니 어제. - 3 (내용 수정) +2 22.05.11 1,011 29 12쪽
3 1. 아버지가 죽었다. 오늘, 아니 어제. - 2 +2 22.05.11 1,233 3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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