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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축복받은 패륜아 공작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4
최근연재일 :
2022.09.04 22:18
연재수 :
116 회
조회수 :
38,314
추천수 :
862
글자수 :
423,806

작성
22.05.28 22:14
조회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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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9쪽

9. 새로운 물결 - 1

DUMMY

1.


수많은 염문을 몰고 다닌 말썽쟁이 소드마스터 피오네초가 죽었다.


그것도 이제 막 성인이 된 젊은 발렌베르 공작과의 결투 중, 단칼에 목이 베여.


수많은 귀족들이 보는 앞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귀족사회에 큰 충격을 가져왔다.


사람이 목이 잘리고, 피가 흩날리는 모습에 일부 심약한 귀족들은 비명과 함께 쓰러졌고, 어떤 이들은 생각 이상으로 화끈한 경기에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그리고 대다수의 귀족들은 입을 모아 공작의 태도가 너무 무례한 것 아니냐 성토했다.


예의 없이 결투가 끝났음에도 아무런 인사조차 하지 않고 사라지다니.


그러나 그 누구도 직접적으로 공작에게 불만을 내뱉을 순 없었다.


상대는 소드마스터의 목을 자른 기사였다.


함부로 입을 놀리기엔 원초적인 공포가 그들의 정신을 가로막았다.


그렇게 귀족들은 발렌베르 공작에게 새로운 별명을 붙여주었다.


발렌베르의 도살자.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것도 모자라, 공식적인 결투에서 잔혹하게 적을 살해한 그에 대한 멸칭이자, 그 힘에 대한 두려움이 담긴 별명이었다.


2.


귀족들이 아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뒷담 화를 이어가고 있을 무렵, 볼일을 끝낸 아서는 테레사와 함께 황도를 벗어 난지 오래였다.


“참, 귀족들도 어이없다니까. 졌으면 패배자라고 모욕할 거였으면서, 이기니까 예의가 없었다고? 그럼 진검으로 싸우면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데 예의는 무슨 예의.”

“뭐, 저들이 뭐라 떠들어 대든 저는 별로 신경 쓰지 않으니까요.”


어차피 패륜으로 인해 아서의 인성적인 평판은 바닥을 기고 있었다.


이제 와서 그걸 되돌리려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고, 아서의 개인적 평판과는 별개로 그의 능력과 가문에 대한 평가는 이번 결투로 더 뛰어올랐기에 아서는 현 상황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다.


그리고 상대를 죽이지 않을 수 있으면서 일부로 죽인 건 틀림없는 사실이었으니까 말이다.


‘주제를 모르고 입을 놀리는 벌레를 살려둘 순 없지.’


살려줬다면 분명 복수를 해왔을 적을 아서는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는 어떤 보상을 주겠다고 하셔?”

“근 몇 년 간 지급이 정지되었던 발렌베르에 대한 지원을 다시 이어주시겠다고 하시더군요.”

“하? 참, 아버지도 너무하시네. 이번 일로 글루터리스에게 정치적으로 빚을 지어놓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에 대한 보상이 겨우 끊어두었던 지원이라니.”

“하하.”


아무리 자신의 아버지라곤 해도 그 뻔뻔한 태도에 그녀조차 어이가 없었는지 테레사는 연신 한숨을 내쉬며 아서에게 미안하다 대신 사과했다.


허나 테레사의 오해와는 다르게 황제의 지원은 평범한 지원이 아니었다.


‘안 그래도 신형 갑옷과 병장기의 여분이 슬슬 부족하던 참이었는데 다행이군.’


황실의 황제 친위대에게만 지급되는 남부에서 수입 한 판금갑옷을 비롯해, 오직 황실에서만 반입하고 있는 여러 군용 물품들은 돈을 주고도 구하지 못하는 것들이었다.


황실의 지원을 통해 병장기를 보충 한다면, 곧 기사단으로 복귀할 단원들에 더해 기사단의 규모를 키울 수 있으리라.


‘모두가 외면하고 있지만, 피할 수 없는 전쟁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연회를 통해 아서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더 이상 제국은 전쟁의 화마에서 도망 칠 수 없다는 걸, 그리고 지금이야 말로 기사단을 포함한 발렌베르의 군사력을 투자해야 할 때라는 걸.


상공업의 발달로 제국은 주위 나라에 비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부를 쌓았으나, 반대급부로 군대에 대한 관심은 바닥을 기고 있는 상태였다.


‘어차피 급할 땐 용병을 고용하면 되는데,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상비군을 육성하다고? 투자 할 돈이 부족해 대출까지 해서 투자하고 있는 마당에, 자네 미쳤나?’


대부분의 대귀족들이 돈이 돈을 낳는 무역의 황금기에 돈 먹는 하마나 다름없는 군대를 양성하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냈고, 황제 역시 대대적인 군제개혁이 대실패로 돌아가자 친위대만 신경 쓸 뿐, 중앙군에 대해서는 손을 놓은 상태였다.


지금의 제국은 마치 아무런 울타리도 없는 평지에 금괴를 쌓아놓은 거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근 몇 년간 분열을 극복하고 세력을 규합한 제국 밖의 사냥개들은 더 이상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있는 잔뜩 살이 오른 먹잇감을 더 이상 보고만 있지 않으리라.


그리고 그들이 제국을 침략하는 순간, 제국 최강의 군대를 소유한 발렌베르가 가지는 영향력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갈게 분명했다.


대전쟁으로 제국 모두가 혼란에 빠지는 그 날, 발렌베르는 다시 일어서리라.


3.


수도 로드 알베올에서 발렌베르 영지로 돌아가는 길, 테레사 역시 아서와 기사들과 함께 발렌베르 성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저희들의 다음 목표는 네피아 항구를 합병 하는 것 입니까?”

“맞아. 공식적으로는 네피아의 성 소피아 대학교의 후원 계약을 위해 도시에 방문하는 거지만, 이미 물 밑으론 도시를 지배하는 아수스 가문과 거래가 끝나가고 있어.”


아서와 테레사가 수도의 승전연회에 참석하는 동안, 그녀가 부리는 수족들이 도시의 지배자 아수스 가문과의 계약을 거의 다 끝낸 상황이었고, 이제 아서와 테레사가 방문 해 그 결과물을 직접 수거하는 일만 남은 상태였다.


“도시의 시민들로선 어이가 없겠군요. 아무리 반독재 중이라곤 하나, 엄연히 자유도시인데도 불구하고 아수스 가문 마음대로 도시를 타인에게 팔아버렸으니.”

“물론 상황에 따라 변할 순 있겠으나, 시민들에게 있어서도 아수스 가문보다는 나와 제국의 지배가 더 반길 수밖에 없을 거야. 애초에 아수스 가문에 대한 현지 민심이 좋지도 않은데다 현재 네피아 항구는 해적은 물론, 산적과 도시 내 치안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거든. 아수스 가문은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고.”


그녀의 설명으로는 이번 거래에 제국 해군 측에서도 새로운 기항지 확보를 위해 지원을 약속했다고 했다.


제국 해군이 주둔한다면 해적들의 활동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을 터.


“그리고 도시의 치안을 비롯한 지상의 위협은 검은 날개 기사단이 주둔함으로써 해결하는 거지! 겉으로는 내가 도시를 인수하는 것처럼 꾸미겠지만, 도시의 조세권을 비롯한 여러 이득은 주둔에 대한 대가로서 발렌베르에게 넘어가게 될 거야.”

“확실히 그렇다면 주위 다른 가문들의 경계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겠군요.”

“참, 그런데 성 소피아 대학교는 아서의 아버지가 졸업한 학교 아니었니?”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궁금하군요.”

“그래?”


동과 서의 문화가 결합된 대륙 최고의 교육기관 중 하나라고 불리는 성 소피아 대학교.


아버지, 제임스 발렌베르가 졸업한 대학교이기도 한 그곳에는, 아서가 찾고자 하는 왕관에 대한 힌트가 있을지도 몰랐다.


‘암시장에서 구한 고서에 적힌 일화, 인간이 악마에게 선물한 7개의 나뭇잎에 관한 이야기는 분명 내 손목에 각인된 축복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 것이 분명해.’


책의 내용이 정말로 진짜라면, 아서가 물려받은 악마의 축복은 동쪽 너머에서 건너온 것이 분명했다.


과연, 동쪽에서 건너온 신묘한 주술이라는 게 진짜라면 정보가 이렇게 부족한 것 역시 당연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떤 경로를 통해 동쪽에서 전해진다는 신묘한 주술이 우리 가문에 퍼지게 된 거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정보가 드러나고 있었으나, 저주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져만 갔다.


4.


공작성에 도착한 아서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월리엄 경, 오랜만에 만나자마자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하지만, 네피아 항구로 향할 기사단원들은 모두 준비를 끝냈습니까?”


빠른 일처리를 위해 아서는 수도에서 출발하기 전, 미리 공작령에 전령을 보내 네피아 항구로 향할 기사들을 준비시키라 명령했다.


그 결과, 역시나 월리엄 경은 아서가 만족할 수 있는 일처리를 보여줬다.


“흐음, 이정도면 적당하겠군요. 다만 수도까지 호위행렬에 포함되었던 기사들의 피로도가 걱정인데..”

“피로는 무슨, 주인이 결투를 치르는 동안 편하게 구경만 한 놈들이 무슨 피로를 느꼈다고 걱정하십니까. 걱정하지 마시죠. 각하. 본래 발렌베르의 이름을 단 기사들에게 이 정도는 고생도 아닙니다.”

“아무래도 이번 일이 끝나고 나면 한 번 기사단원들에게도 휴식시간을 줘야겠군요. 참, 복귀한 기사들은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합니까?”

“다들 한 때는 검은 날개의 망토를 두르고 싸웠던 놈들인 만큼, 별다른 문제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다행이군요.”


앞으로 제국에 닥쳐올 혼란 속에서 활약하기 위해, 발렌베르의 검은 날개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더욱 단단해져야 했다.


공작령의 부흥을 위해.


작가의말

제국의 현 상황은 쇄락하기 전의 동로마 제국과 유사한 느낌이 있군요.


2회 연재를 올리지 못해 독자분들에게 죄송합니다.


글을 찾아주신 모든 독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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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23 그렇게됫다
    작성일
    22.05.29 20:18
    No. 1

    드르륵 탁….대전쟁으로 제국 모두가 혼란에 빠지는 그 날, 발렌베르는 다시 일어서리 라드르륵 탁….대전쟁으로 제국 모두가 혼란에 빠지는 그 날, 발렌베르는 다시 일어서리라 드르륵 탁….대전쟁으로 제국 모두가 혼란에 빠지는 그 날, 발렌베르는 다시 일어서리라 드르륵 탁….대전쟁으로 제국 모두가 혼란에 빠지는 그 날, 발렌베르는 다시 일어서리라 드르륵 탁….대전쟁으로 제국 모두가 혼란에 빠지는 그 날, 발렌베르는 다시 일어서리라 드르륵 탁….대전쟁으로 제국 모두가 혼란에 빠지는 그 날, 발렌베르는 다시 일어서리라 드르륵 탁….대전쟁으로 제국 모두가 혼란에 빠지는 그 날, 발렌베르는 다시 일어서리라 드르륵 탁….대전쟁으로 제국 모두가 혼란에 빠지는 그 날, 발렌베르는 다시 일어서리라 ... 진짜좋다....< 이상태로 보고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기하학
    작성일
    22.05.29 22:34
    No. 2

    꾸준히 댓글을 통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세비허
    작성일
    22.06.26 12:17
    No. 3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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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9. 새로운 물결 - 3 +3 22.05.30 398 10 9쪽
27 9. 새로운 물결 - 2 +1 22.05.29 427 8 9쪽
» 9. 새로운 물결 - 1 +3 22.05.28 449 7 9쪽
25 8. 결투는 신중히 - 1 +2 22.05.27 430 12 9쪽
24 7. 축배 - 3 +4 22.05.27 435 9 10쪽
23 7.축배 - 2 +7 22.05.26 445 9 9쪽
22 7. 축배 - 1 +5 22.05.25 471 9 10쪽
21 6. 집안 정리 - 2 +5 22.05.24 510 10 11쪽
20 6. 집안 정리 - 1 +3 22.05.23 515 10 10쪽
19 5. 부활의 신호탄 - 2 +1 22.05.22 498 9 10쪽
18 5. 부활의 신호탄 - 1 +1 22.05.21 494 12 9쪽
17 4. 매가 약이다. - 4 +1 22.05.20 479 9 10쪽
16 4. 매가 약이다. - 3 +4 22.05.19 484 9 9쪽
15 4. 매가 약이다. - 2 +3 22.05.17 503 12 11쪽
14 4. 매가 약이다. - 1 +1 22.05.17 525 10 12쪽
13 3. 어제의 적이 내일의 아군 - 3 +2 22.05.16 536 13 10쪽
12 3. 어제의 적이 내일의 아군 - 2 +4 22.05.16 541 14 11쪽
11 3. 어제의 적이 내일의 아군 - 1 +2 22.05.15 578 12 10쪽
10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5 +3 22.05.14 585 13 11쪽
9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4 +1 22.05.14 595 13 11쪽
8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3 +1 22.05.13 635 11 10쪽
7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2 +1 22.05.13 717 11 9쪽
6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1 +5 22.05.12 830 18 11쪽
5 1. 아버지가 죽었다. 오늘, 아니 어제. - 4 +4 22.05.11 960 22 10쪽
4 1. 아버지가 죽었다. 오늘, 아니 어제. - 3 (내용 수정) +2 22.05.11 1,010 29 12쪽
3 1. 아버지가 죽었다. 오늘, 아니 어제. - 2 +2 22.05.11 1,233 3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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