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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축복받은 패륜아 공작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4
최근연재일 :
2022.09.04 22:18
연재수 :
116 회
조회수 :
38,304
추천수 :
862
글자수 :
423,806

작성
22.05.14 22:35
조회
584
추천
13
글자
11쪽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5

DUMMY

1.


올리버의 본대가 빠르게 식량창고를 불태우고 자리를 떠난 후 합류를 위해 고삐를 돌릴 시각, 아서의 분견대 역시 포위망을 빠져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각하, 2시 방향 북동쪽에서 20대의 전쟁마차들이 확인되었답니다. 아군과의 조우까지 대략 4시간가량 걸릴 것 같다고 합니다.


“남동쪽에서 오는 10대의 전쟁마차는 3시간가량 걸릴 것 같다고 했었고, 서쪽에서 나타난 2000천 명 가량의 보병들은 충분히 이동했다고요?”


“예. 사전에 계획했던 장소까지 이동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정도면 충분히 시간을 끌은 것 같군요. 이제 다시 서쪽으로 이동해 빠져나갈 준비를 하겠습니다.”


동서남북 모두, 기병이 움직일 수 있는 길목은 전부 적들의 병력이 가로막고 있었으나 아서를 비롯한 기사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이번 작전 자체가 적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특히나 그 중에서도 서쪽에 위치한 마을 와트와 그 일대의 병력을 이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작전이었다.


서쪽에서 나타난 2000명의 병사들은 본래 와트와 인근에 주둔하며 거점을 지켜야 했겠으나, 포위 진형을 위해 그들은 아군이 생각한 지점까지 끌려 나왔고, 지금쯤 텅 빈 거나 마찬가지인 마을에 기사단이 들이닥쳤을 것이다.


그런 아서의 가정을 증명하듯, 하늘에서 짙은 회색빛 깃털을 가진 매가 발에 쪽지를 맨 채 아서의 어깨 위로 올라왔다.


“끼악,끼악”


“너로구나.”


편지를 맨 채 온 매는 올리버가 보낸 전서구였다.


검은 날개에서는 매를 통해 전서구를 보낼 때 총 10마리의 비둘기를 사용했으나, 그럼에도 발렌베르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날릴 경우 단 한 마리조차 도착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올리버가 보낸 10마리의 비둘기가 단 한 마리도 도착하지 못했음에도, 어린 시절부터 아서와 함께 했던 매만은 편지를 가지고 자신을 찾아왔다.


“똑똑하구나. 잘했어.”

“까-악! 깍!”


녀석의 입가에 먹이를 가져다주며 머리를 쓰다듬자 기분이 좋아졌는지 아서에게 달라붙었다.


아서가 종자였던 시절, 아기 새였던 이 녀석을 직접 키운 게 그였기에 본래도 자신의 말에 잘 따랐으나 지배의 왕관이 몸에 깃든 후, 녀석이 더욱 그를 잘 따르는 게 느껴졌다.


‘동물들의 예민한 본능적 감각이 나를 따르게 만드는 건가? 신기하군.’


“올리버 경은 일을 끝냈다고 합니까?”


“예. 별다른 부상자 없이 창고를 제거했다고 합니다. 편지가 도착한 시점을 생각하면 지금쯤 가면 합류 할 수 있겠군요.”


2.


북쪽에서 다시 남동쪽으로, 그리고 마지막은 서쪽으로.


이 일련의 움직임으로 아서와 분견대는 충분한 만큼 적들을 끌어들였고, 이제는 그들이 탈출해야 할 때였다.


그리고 아서와 기사들이 선택한 건, 서쪽에서 포위를 좁혀온 2000여명의 병력들 중 더 남쪽에서 아군이 강을 건너는 걸 막고 있던 1000명의 병사들이었다.


“흐음, 쉽게 무너지진 않는군요.”


강 너머, 도하 지점의 평원을 가득 매운 젊은 청년들의 머리 위로 수십 발의 화살들이 쏟아졌으나, 약간의 물러섬만이 있을 뿐, 농노군이 이룬 대형은 무너지지 않았다.


“젊은 청년들이 모인 만큼 분위기에 휩쓸려 쉽게 무너질 수도 있으나, 오히려 기세에 몸을 맡기고 불굴의 의지를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농노 반란군은 연이은 승전으로 인해 기세가 한층 올라와있지 않습니까.”


본대로 합류한 50명의 정찰 기사들이 분견대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1000명의 농노군의 주위를 돌며 끝없이 화살을 쏟아냈으나, 적들은 진형을 갖춘 채 여전히 아군의 도하 지점을 막고 있었다.


아마 더 남쪽으로 내려간다 한들, 적들이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는 이상 적당한 도하지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기묘한 강은 특정 지점을 제외하면 폭이 상당히 넓었기에 도하가 쉽지 않았고, 상대 역시 그 점을 알고 있었기에 넘을 수 있는 지점 마다 병력을 배치해 둔 상황이었다.


“각하, 선봉대 대원들에게 준비하라고 말해두면 되겠습니까?”


“최악의 경우 그래야겠지 만, 일단은 기다리죠. 아직 시간은 꽤 많이 남았으니.”


예상보다 공작과 기사들의 공격이 버틸 만하자 농노군은 고함을 지르며 우리를 도발해왔고, 이에 정찰기사들 역시 화살을 쏘아 대응했으나, 양 측 모두 큰 피해는 주지 못했다.


“뭐가 제국 최고냐! 역시 패륜아의 명령을 따르는 놈들답구나!”

“도망치는 거냐! 귀족도 별거 없구나!”


“저 건방진 놈들이!”


“저는 괜찮습니다. 월리엄 경. 상대가 알아서 기운을 빼준다면 우리야 좋으니까요.”


장시간 이어지던 양측의 지루한 대치상황을 깬 건 긴급한 표정으로 아서에게 다가온 정찰대의 기사였다.


“각하, 북동쪽에서 다가오는 30대 가량의 전투마차가 이제 30분 안에 아군에게 접근 할 것 같습니다. 남동쪽에서 10대의 차량이 1시간 안에 아군을 향해 도달 할 것 같습니다.”


“각하, 선봉대와 저희 호위대가 앞장선다면 저런 농노들의 대열 따위, 손쉽게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명령을.”


월리엄 경의 말대로 호위대와 선봉대가 앞장선다면 길을 뚫는 건 가능하겠지만, 강이라는 방해물이 있는 이상 속도에 따른 충격력이라는 강점을 잃은 아군 역시 막심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미 후퇴를 위해 각 지역으로 흩어져있던 정찰 기사대 역시 모두 분견대로 돌아온 상황.


아서의 고민이 깊어지려던 순간, 강 너머 평원에서 아서의 고민을 해결 해줄 해결사들이 나팔소리와 함께 나타났다.


뿌우---우우


검은 날개의 깃발을 휘날리며 나타난 450명의 기사단에 도하를 막던 농노군은 혼란에 빠졌고, 강 너머에서 이를 지켜보던 아서와 분견대는 곧바로 돌격 준비를 시작했다.


“정말로 제 시간 안에 도착해줬군요! 이거, 제 아둔한 머리로 괜히 각하의 계획을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코너 경. 저도 이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넘을 줄을 예상하지 못했으니까요. 반대편 기사들의 돌격에 맞춰 우리도 강을 건널 준비를 하죠.”


건너편 병력을 지휘하는 사령관은 결단을 내렸는지 급하게 병력을 반전시켜 진형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으나, 한번 고정된 진형을 바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정예 병력이 아닌 각 마을에서 소집한 청년 병사들로는.


게다가 분견대의 정찰기사들이 쏟아낸 화살보다 4배는 많아 보이는 화살의 비가 궁기병들의 활 끝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으니 병사들이 제대로 된 진형을 갖추지 못한 채 기세가 꺾여가는 게 아서의 눈에도 보일 지경이었다.


물론 그와 반대로 그 잠깐 사이, 이미 검은 날개의 기사들은 돌격준비를 끝내고 가장 용감한 40명의 고위기사들과 선봉대를 앞세운 채 4열 횡대를 이루어 천천히 적들을 향해 다가갔다.


쿵--- 쿵— 쿵-


130명의 중무장한 기사들과 뒤를 받쳐주는 경기병대가 진격하자 대지가 흔들렸고, 그 진동에 농노들의 간담이 서늘해졌으나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는 검은 사신들의 속도는 점차 빨라졌다.


그리고 마침내 돌격거리 내에 적들이 들어온 순간, 기사단은 최전방 열은 더 이상 참지 않고 폭발적으로 적을 향해 돌격했다.


“반역자들에게 죽음을!!”

“검은 날개의 유일한 주인, 발렌베르에 영광을!”


단 40명이 내뿜는 기세.


그러나 그 40명의 기세에 1000명에 가까운 병사들은 이미 압도당해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지휘관의 명령 아래, 간신히 혼란스러운 본대에서 빠져나와 진형을 이룬 400명의 병사들의 눈에는 공포와 후회가 가득했다.


‘이런 걸 꿈꾼 게 아닌데, 그저 나는, 가족의 복수가..’


아마 자신의 양 옆과 뒤에 있는 전우들이 동향에서 같이 참전 한 이웃과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이미 대열은 붕괴됐으리라.


허나, 그럼에도 진형 전체가 점차 뒤로 물러나고 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물러서지 마라! 우리가 사랑했던 가족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잊었는가!?”


병사들을 독려하기 위해 사령관이 필사적으로 외쳤으나 발에서 느껴지는 대지를 뒤흔드는 진동에서, 자신들을 향해 사납게 달려드는 검은 망토를 두른 악마들의 모습에서, 그리고 적들이 외치는 고함소리에서 죽음의 기운을 느끼고 있는 병사들에겐 공허한 외침일 뿐이었다.


병사들의 두려움이 극에 달하려는 순간, 기사들의 창이 그들의 공포를 해결해 주었다.


쾅!!


최전방의 기사들의 돌격에 진형의 가장 앞에서 창을 들고 있던 농노들이 형체조차 남기지 못하고 뭉개졌다.


농노군의 일 열을 관통한 기사들의 창들은 시체를 관통하고도 두,세명을 더 천국으로 보낸 후에야 힘을 잃고 부러졌다.


단 한 번의 돌격 만에 방진의 2할의 병력이 증발했으나, 이는 끝이 아니었다.


이어지는 2파와 3파의 돌격이 가해지자 용감히 적들의 앞에선 400명의 청년들의 절반이 으스러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강 너머에서 도하를 준비하던 아서와 기사들 역시 적들을 향해 돌격했다.


“전우들이 공격받고 있다! 돌격!”


“공작님의 뒤를 따라라! 주인의 등 뒤에서 겁쟁이처럼 주저하는 놈은 버리고 갈 테다!”


전열에 맨 앞에서 아서가 검을 들고 돌격하자, 기겁한 월리엄 경을 필두로 코너 경과 기사들이 고함을 지르며 적들을 향해 강을 건넜다.


어느새 흘러나온 피에 붉게 물들기 시작한 강을 건너자, 공포에 몸이 얼은 병사가 아서의 앞을 가로막았으나 그의 검은 주저하지 않았다.


“컥!”


가볍게 적의 머리를 베어낸 검은 곧바로 눈앞의 적들을 학살했다.


“발렌베르의 공작, 황제의 사냥개가 여기 있다, 내 목을 취하고 영웅 될 자, 아무도 없느냐!”


아서의 도발에 희망을 가진 농노들이 창과 쟁기를 들고 그를 말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달려들었으나, 그 누구도 아서의 곁에 도달하지 못했다.


횡으로 벤 검이 그를 향해 다가오는 적들을 학살했고, 아서의 검이 휘두른 자리에는 피와 시체만이 남아있을 분이었다.


‘몸이 가볍다, 아니 힘도 더 강해진 건가? 검이 가벼워.’


기사들의 선봉에 선 공작의 갑옷이 피로 물들어 갔고, 그의 팔목 속 월계수 관의 여섯 개의 검은 잎사귀 중, 하나에 붉은 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월계수관의 잎사귀가 점차 힘을 갖기 시작하는 군요.


지배의 왕관 다음은 어떤 왕관이 깨어날지..


기사들이 돌격할 때 일반적인 장창으로 서술할지, 랜스를 서술할지 고민했습니만 랜스 특성상 보급이 안되고 있는 현상황에서 사용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여겨 그냥 창으로 묘사했습니다.


오늘도 글을 찾아주신 독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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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0. 꿈 - 1 +3 22.05.31 392 8 10쪽
29 9. 새로운 물결 - 4 +3 22.05.30 392 7 9쪽
28 9. 새로운 물결 - 3 +3 22.05.30 398 10 9쪽
27 9. 새로운 물결 - 2 +1 22.05.29 427 8 9쪽
26 9. 새로운 물결 - 1 +3 22.05.28 448 7 9쪽
25 8. 결투는 신중히 - 1 +2 22.05.27 430 12 9쪽
24 7. 축배 - 3 +4 22.05.27 434 9 10쪽
23 7.축배 - 2 +7 22.05.26 445 9 9쪽
22 7. 축배 - 1 +5 22.05.25 471 9 10쪽
21 6. 집안 정리 - 2 +5 22.05.24 510 10 11쪽
20 6. 집안 정리 - 1 +3 22.05.23 515 10 10쪽
19 5. 부활의 신호탄 - 2 +1 22.05.22 497 9 10쪽
18 5. 부활의 신호탄 - 1 +1 22.05.21 494 12 9쪽
17 4. 매가 약이다. - 4 +1 22.05.20 479 9 10쪽
16 4. 매가 약이다. - 3 +4 22.05.19 484 9 9쪽
15 4. 매가 약이다. - 2 +3 22.05.17 503 12 11쪽
14 4. 매가 약이다. - 1 +1 22.05.17 524 10 12쪽
13 3. 어제의 적이 내일의 아군 - 3 +2 22.05.16 536 13 10쪽
12 3. 어제의 적이 내일의 아군 - 2 +4 22.05.16 540 14 11쪽
11 3. 어제의 적이 내일의 아군 - 1 +2 22.05.15 577 12 10쪽
»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5 +3 22.05.14 585 13 11쪽
9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4 +1 22.05.14 595 13 11쪽
8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3 +1 22.05.13 635 11 10쪽
7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2 +1 22.05.13 717 11 9쪽
6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1 +5 22.05.12 829 18 11쪽
5 1. 아버지가 죽었다. 오늘, 아니 어제. - 4 +4 22.05.11 959 22 10쪽
4 1. 아버지가 죽었다. 오늘, 아니 어제. - 3 (내용 수정) +2 22.05.11 1,010 29 12쪽
3 1. 아버지가 죽었다. 오늘, 아니 어제. - 2 +2 22.05.11 1,232 3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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