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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축복받은 패륜아 공작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4
최근연재일 :
2022.09.04 22:18
연재수 :
116 회
조회수 :
38,335
추천수 :
862
글자수 :
423,806

작성
22.05.24 22:31
조회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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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1쪽

6. 집안 정리 - 2

DUMMY

1.


본인들은 티가 안나 게 해먹었다고 생각 할지 모르겠으나, 쥐새끼들의 구린내는 결코 감출 수 없는 법이다.


이미 아서는 공작가를 파먹던 벌레들에 대한 살생부를 만들어 둔 상태였고, 첫 번째 타자로서 걸린 것이 바로 올슨이었다.


갑작스러운 납치를 당한 후, 정신을 차린 올슨은 끝이 보이지 않는 고문에 정신이 나가기 직전이었다.


“고..공작님. 제가,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다시는 안 그럴 테니..”

“하아, 올슨 경. 누구나 사과로 실수를 모면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경은 공작가의 행정관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당신의 가정을 책임지는 어른이기도 하고요. 직장과 가족을 생각한다면 죄송할 일을 하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만류하는 기사를 제지하고 아서가 직접 올슨의 앞에 다가가 그의 몸에 친히 인두를 지져주었다.


“끄아아악!”

“자, 올슨 경. 경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 경과 함께 황제에게 붙어먹은 동지들을 불고 명예롭게 죽으면서 최소한 당신의 가문과 가족들은 지키느냐. 아니면.”


다시 기사에게 인두를 건네준 아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산 채로 당신의 가족들의 머리가 광장에 걸리는 걸 지켜보느냐. 올슨 경의 장녀 분이 혼례를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던데...새신부의 목이 광장에 걸리면 좀 그렇지 않겠습니까?”


담담한 아서의 말에 그가 부르르 몸을 떨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아비조차 제 손으로 죽인 이 미친 공작이라면 정말로 자신의 출가외인이 된 자신의 딸마저 잡아다 죽일지도 몰랐다.


찰나의 순간 수많은 고민들이 그의 머릿속을 지났으나, 자식들의 웃는 얼굴을 떠올린 그는 결국 굴복 할 수밖에 없었다.


“공작님..그렇다면 제 가족들의 안위는 장담해 주실 수 있는 겁니까?”

“하하, 재밌는 말이군요. 올슨 경. 보복은 걱정 할 것 없습니다. 당신의 가족을 해코지 할 만한 인물들 전부가 당신의 저승길 동무가 될 테니. 배신자는 용납하지 않는다. 발렌베르의 격언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어두컴컴한 지하실 속, 발렌베르를 배신하고 황제에게 빌붙어 권세를 누려온 배신자들의 이름이 세상에 드러났다.


2.


고문을 끝내고 지상으로 올라오자 저물었던 해가 다시 떠오르고 있었으나 아서는 쉴 수가 없었다.


“과연, 저희가 예상했던 인문들이 대부분이군요. 내탕금을 가로챈 작자들은 우선 나중으로 미뤄두고, 수도로 가기 전까지 이 작자들을 모두 정리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다만, 공작님은 이제 좀 쉬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녁 식사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쉬지 않으셨는데..”

“영지의 모든 면에 문제가 가득하니까요. 흩어진 기사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일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발렌베르가 크나큰 재정난에 직면한 후, 100명에 가까운 선봉대의 기사들은 가문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자신들의 고향과 직장을 떠나야만 했다.


그렇게 길을 떠난 그들은 변경의 식민지나 자치구의 수비대에 고용되거나, 자유도시에 임시로 취업했고, 그런 상황에서도 그들은 여전히 발렌베르가 언젠가 다시 자신들을 찾을 거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우리를 믿고 먼 길을 떠난 그들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한다면, 가문을 향한 다른 기사들과 영지민들의 기대 역시 나락으로 떨어질 겁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그들을 다시 불러들여야 합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공작각하. 이미 기사들을 향해 전령이 출발했습니다.”

“다행이군요.”


다른 사람이라면 모르겠으나, 월리엄 경이 장담하자 아서는 마음을 놓았다.


‘가장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강력하게 지배의 왕관의 힘 아래 놓인 사람이니..’


아버지에게서 지배의 왕관이 넘어온 직후, 왕관이 각성하는 순간 가장 가까이에 있던 월리엄 경은 폭주에 휘말려 강한 암시가 걸려있는 상태였다.


오랜 세월 동안 가문을 위해 희생해온 그를 세뇌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아서의 머릿속에서 항상 사라지지 않았으나, 그럼에도 절대적으로 신뢰 할 수 있는 수족을 놓칠 수 없다는 마음이 월리엄을 놓아주지 않았다.


갈리폴리에서 보았던 농노들.


자신들을 억압하는 주인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들고 일어선 그들은 결국 스스로 노예가 되었다.


‘내가 실패한다면, 그리고 무너진다면 우리 영지 역시 같은 꼴을 맞이 하겠지.’


저항 할 수 없는 피로가 아서의 어깨에 쌓여왔으나,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짊어진 그는 멈출 수 없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하며 젊은 공작이 걸음을 옮겼다.


3.


동부 직할령.


동부 대륙과 제국을 연결하는 중계지로서 본래 라니에 황가의 자본줄 역할을 하던 중요한 지역 중 하나였으나, 부임 총독들의 부패와 실정으로 인해 혼란에 빠져가던 지역이었다.


허나 아무런 기반도 없이 단신으로 나타난 황제의 딸이 새로운 총독으로서 부임 한 후, 동부 직할령의 모든 것이 제자리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공직자들과 손잡고 시장을 좌지우지하던 거상들이 몰락하고, 치안을 어지럽히던 범죄조직들은 모두 소탕됐다.


그 결과, 쇠락하던 도시들은 다시 활기를 찾아가기 시작했고 믿을 수 없던 젊은 여자는 단 번에 동부 직할령 모두가 사랑해마지 않는 훌륭한 지도자가 되었다.


“그래도 병력은 역시 지방군 수준이군요. 물론 다른 지역 보다는 낫기야 합니다만..”

“하,하,하..아무래도 군대를 육성하는 건 생각 이상으로 어렵더라고. 나름 개선한다고 개선해 봤는데.”


사열조차 제대로 못하는 동부 직할령의 병사들을 보며 아서는 물론 그와 함께온 기사단의 간부들도 한숨을 참지 못했다.


그 모습에 테레사는 머쓱했는지 머리를 긁적일 뿐이었고.


‘이래서 기사단과 함께 와줄 수 있냐고 물은 거였군.’


일주일 간 공작령 내부에 있는 배신자들에 대한 청소를 끝낸 후, 아서는 월리엄과 동생에게 공작령을 맡긴 후 테레사의 부탁에 따라 120명의 기사들을 이끌고 동부 총독령을 찾았다.


그리고 동부 총독령의 총독 친위대라는 것들의 모습을 확인 한 순간, 아서는 본인의 선택을 후회했다.


“크흠, 공작님. 아무래도 월리엄 공의 말이 맞은 것 같습니다.”

“하아~. 친위대를 생각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군요. 확실히 이건 제 실수입니다.”


혹시 모르니 200명 이상의 기사단을 이끌고 가라는 월리엄의 말에, 황제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만큼 소수의 인원만 대동하겠다고 한 아서는 스스로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걸 인정 할 수밖에 없었다.


월리엄이 걱정한 대로, 제국의 개판 난 군대의 악명은 총독의 친위대라 한들 여전했다.


“음, 그래도 나름 친위대와 지방군을 키우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말이야. 썩 만족스럽진 않더라고.”

“왜 그런지는 알 것 같군요.”


‘제국 중앙군 소속 장교들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겠군.’


제국의 변방수비대부터 수도방위군까지.


모든 가문의 사병을 제외한 모든 병력은 황제의 임명을 받은 사령관이 지휘했고, 이는 총독령의 군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해군을 제외한 제국의 모든 군대는 정말 세금 도둑들이나 다름없는 존재였고.


“차라리 이러면 호위대를 제외하고 기사단만을 이끌고 빠르게 수도로 향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만..괜찮으시겠습니까?”


답답한 마음에 테레사에게 조심스럽게 제안을 건넸으나, 이게 얼마나 그녀에게 위험한 제안인지 아서는 잘 알고 있었다.


그 누구도 믿어선 안 될 황위계승후보에게 안전에 대한 모든 것을 맡기라는 말은 사실상 목숨을 내놓으라는 것과..


“하하하하! 아서, 설마 내가 널 못 믿을까봐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크흠, 아무래도 테레사님은 그런 자리에 있지 않습니까.”

“약혼자조차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황제가 될 수 있겠어?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엔 아버지에게 충성하는 저들보다 차라리 너와 기사들이 더 믿음직스럽다고.”

“그럼 다행이군요.”


아서의 걱정과는 다르게 그녀는 시원하게 그의 의견을 허락했다.


‘그 빌어먹을 황제는 그 누구도 믿지 않았지. 자신이 선택한 부인조차.’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인간적인 도리조차 저버렸기에 현 황제 헨리 4세는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으나, 그랬기에 아서는 그를 혐오하고 증오했다.


그리고 테레사 역시 그녀의 아버지의 그런 면모 때문에 어머니를 잃었기에, 최소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양심만은 지키고자 노력했다.


그랬기 때문에 테레사는 믿을 수 있었던 거였고.


“올리버 경, 용병들을 고용하지 않고도 수도까지 갈 수 있겠습니까?”

“혹시 몰라 최정예 인원들만 데려왔습니다. 충분히 가능할 것 같군요.”

“좋습니다. 기사들에게 전하세요. 오늘 하루 준비를 끝낸 후, 내일 아침 일찍 수도로 출발한다고.”


4.


과연, 월리엄의 예상대로 수도로 가는 동안 아서와 테레사는 열 번이 넘는 습격을 받아야 했다.


물론 단 한 번도 악의를 담은 시도가 호위대상인 테레사의 곁에 접근하지 못했다.


대륙최고의 척후와 기사들을 보유한 검은 날개의 호위는 철통과 같이 그녀를 보호했고, 최소한의 짐으로 수도를 향한 결과 일행은 1주 만에 수도 로드 알베올의 동문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다행이도 별다른 희생자 없이 도착 할 수 있었군. 수고했습니다. 올리버 경.”

“뭐, 2번 정도를 빼면 전부 도망친 농노들이 도적이 된 경우였으니까요. 확실히, 요즘 제국의 정세가 심상치 않은 것 같긴 합니다. 도적들이 이렇게 많아지다니..”


제국의 변방에서는 끝없는 분쟁과 더불어 무능한 제국군으로 인해 고향을 잃은 영민 들이 끝도 없이 늘고 있었고, 제국의 주요 도시는 지배자들의 폭정으로 인해 시름을 앓고 있었다.


물론 제국의 지배자들은 다음 황제 선출에 눈이 멀어 제대로 된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있었고.


그 결과, 지난 며칠 동안 수도로 오며 아서가 마주했던 대부분의 영민 들은 빈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저 멀리, 수도 성벽의 동쪽에 놓인 아름다운 동문이 아서와 일행의 눈에 고고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제국의 수도 로드 알베올.


저 도시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요구되고 있을까.


작가의말

가난해서 그런지 집에 벌레들이 많이 사는 아서였습니다.


글을 찾아주신 독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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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9. 새로운 물결 - 3 +3 22.05.30 398 10 9쪽
27 9. 새로운 물결 - 2 +1 22.05.29 428 8 9쪽
26 9. 새로운 물결 - 1 +3 22.05.28 450 7 9쪽
25 8. 결투는 신중히 - 1 +2 22.05.27 430 12 9쪽
24 7. 축배 - 3 +4 22.05.27 436 9 10쪽
23 7.축배 - 2 +7 22.05.26 446 9 9쪽
22 7. 축배 - 1 +5 22.05.25 472 9 10쪽
» 6. 집안 정리 - 2 +5 22.05.24 511 10 11쪽
20 6. 집안 정리 - 1 +3 22.05.23 515 10 10쪽
19 5. 부활의 신호탄 - 2 +1 22.05.22 498 9 10쪽
18 5. 부활의 신호탄 - 1 +1 22.05.21 495 12 9쪽
17 4. 매가 약이다. - 4 +1 22.05.20 479 9 10쪽
16 4. 매가 약이다. - 3 +4 22.05.19 485 9 9쪽
15 4. 매가 약이다. - 2 +3 22.05.17 504 12 11쪽
14 4. 매가 약이다. - 1 +1 22.05.17 525 10 12쪽
13 3. 어제의 적이 내일의 아군 - 3 +2 22.05.16 536 13 10쪽
12 3. 어제의 적이 내일의 아군 - 2 +4 22.05.16 542 14 11쪽
11 3. 어제의 적이 내일의 아군 - 1 +2 22.05.15 578 12 10쪽
10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5 +3 22.05.14 586 13 11쪽
9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4 +1 22.05.14 595 13 11쪽
8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3 +1 22.05.13 636 11 10쪽
7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2 +1 22.05.13 719 11 9쪽
6 2. 바보야, 문제는 식량이야! - 1 +5 22.05.12 830 18 11쪽
5 1. 아버지가 죽었다. 오늘, 아니 어제. - 4 +4 22.05.11 960 22 10쪽
4 1. 아버지가 죽었다. 오늘, 아니 어제. - 3 (내용 수정) +2 22.05.11 1,011 29 12쪽
3 1. 아버지가 죽었다. 오늘, 아니 어제. - 2 +2 22.05.11 1,233 3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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