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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테 님의 서재입니다.

세기말 EX급 던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꿀템
작품등록일 :
2021.05.12 10:54
최근연재일 :
2021.06.10 19:01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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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31
추천수 :
432
글자수 :
223,516

작성
21.05.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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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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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7쪽

프롤로그 - 던전은 사람을 먹고 산다

어떤 차원 어떤 우주의 이야기




DUMMY

[던전은 사람을 먹고 산다.]


2025년 베스트셀러 자서전 [나는 던전의 주인이었다.] 中.


저자였던 故 권운재씨는 자서전을 출간한 일주일 후 자택 인근 야산에서 목을 메달아 자살했다.


*****


2030년. 경기도 성남.

어느 봄날의 늦은 아침.


틱-.


TV를 켠 최강현은 맨질맨질한 누런 장판 바닥에 방금 끓인 라면과 김치통을 내려놓고 철퍼덕 주저앉았다.

밥상 같은 것은 애초부터 없었다.

준비물은 그저 어제 저녁에 깔아놓고 치우지 않은 냄비 받침용 헌 소설책이 전부였다


후루룩— 쩝쩝—.


익숙한 젖가락질에 익숙한 소리.

익숙한 향, 익숙한 맛이다.

질린 지 오래지만 그는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면 다발을 젓가락으로 집어 입 안으로 쑤셔넣었다.

다른 라면으로 바꿀 법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는 단순했다. 이 라면이 가장 싼 라면이기 때문이다.

돈.

그놈의 돈이 문제다.

돈만 있다면!!

텅 빈 통장 사정에 울컥한 것일까? 잠깐 젓가락질을 멈춘 그는 멍하니 뉴스 앵커가 찬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명품이겠지? 얼마나 할까? 같은 부질없는 생각이 이어졌다.

그때, 항상 지겹고 뻔한 스토리를 재탕하던 뉴스 앵커가 놀란 눈을 하더니 흥분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속보입니다! 조금 전 오전 10시를 기해 서울 던전이 인천 던전에 선전포고를 발표했습니다. 국방부와 재난관리청은 서울 던전과 인천 던전 권역을 통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인근 주민들에게도 피난을 권고했습니다.

던전 관계에 밝은 전문가들은 쌓일 대로 쌓인 화약고가 마침내 터진 것이라며 앞으로의 던전간 세력구도에 엄청난 파장이 몰아닥칠 것을 경고했습니다.]


한 지역을 다스리는 던전과 던전의 전쟁!

놀라운 소식이 분명했지만 그는 퉁명스런 목소리로 대꾸했다.


“응~ 알고 있었거든.”


늦은 오전, 방바닥에 주저앉아 싸구려 라면을 먹고 있는 그였지만 백수는 아니다.

무려 국가 공인 [B등급 헌터 자격증] 보유자.

즉, 헌터라는 말씀.

그는 원래 서울과 인천 사이 부천에 살면서 일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심상치 않은 조짐을 파악하고 얼마 전 무리해서 경기도 성남으로 거처를 옮긴 것이다.

던전의 권역 밖이라 그나마 안전했다.

그래서 집세가 비쌌고 그래서 손해를 봤다. 주구장창 라면만 먹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시발! 하필 왜 서울하고 인천이냐고!”


절로 욕이 나왔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구만···”


입버릇처럼 나온 말에 덜커덕 최강현은 행동을 정지했다.

TV 뉴스 - 라면 - 미친 세상.

3가지 조합에 오래전 기억이 마법처럼 재생되었다.

20년 전 던전이란는 것이 처음 출현했고, 세상은 곧 끝날 것만 같았다.

그때도 이랬다.

가족이라곤 아버지와 강현 둘 만이 남았고 허름한 피난처에서 사발면을 앞에 두고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


[다음 소식입니다. 던전 사태로 실종된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빈자리를 이어 경제부총리 이성범 장관이 긴급 소집된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권한대행으로 오늘 취임했습니다. 취임식에서 이성범 권한대행은 이제는 던전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생을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

“던전과 공생이라니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구나. 강현아. 참 걱정이야, 걱정···”

“아빠, 엄마 보고 싶어.”

“···그래, 나도 보고 싶구나. 얼른 먹자. 면 뿐다.”


***


진짜다.

세상은 미쳤다.

최강현은 당신의 말씀이 맞았다고 조용히 중얼거리며 6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려 애썼다. 이제는 많이 희미해졌지만 고된 노동으로 굽어진 등과 어머니의 기일에 가끔 보였던 슬픈 눈동자는 확실히 기억났다.


“좆같은 세상.”


붉어진 눈시울을 훔치고 미지근하게 식은 냄비를 들었다.

후루룩—.

마지막 남은 라면 국물 한 방울까지 몽땅 마신 그는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헌터넷]


한국의 대표 헌터 구인구직 앱이다.

서울과 인천 두 던전의 전쟁 준비 때문에 최근 일거리가 없었다. 평범한 인간인 헌터는 말이다.

최소한 인간을 벗어난 각성자는 되어야 손해 안보는 일거리를 구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가 헌터넷을 들여다 보는 이유는 첫째는 딱히 할 일이 없어서였고, 둘째는 이제 본격적으로 전쟁이 시작되었으니 전쟁 특수가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용병을 노리는 것이다.

헌터넷에 들어가 자신의 이력서에 입력해놓은 키워드를 다시 확인한다.


[B급 헌터 자격증, C급 2년 B급 3년 경력, 임무 성공률 65%, 29세 남, 180-80kg, 개인화기 및 기타 장구류 보유, 2028년 대한헌터협회 주관 레인져 교육 훈련 수료.]


TV 뉴스가 끝나고 광고가 나왔다. 다시 뉴스가 시작하고 낯 익은 전문가들이 출연해 서울-인천 전쟁에 대해 침을 튀겼다. 다시 끝나고 다시 광고가 나왔다.

누워서 구인 알람을 기다리던 그는 마침내 말라 비틀어진 냄비를 싱크대로 옮겼다.

설걷이는 당연히 저녁으로 미루려 했으나···


“그냥 할까?”

덜그럭- 덜그럭-.


바로 설걷이를 끝냈다.

그가 나중에 성공한다면 오늘은 필시 역사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다.

왠지 상쾌한 기분으로 다시 자리에 누워 베개에 뒤통수를 붙이려는 찰라.


띵—동!


알람이 울렸다.


“왔다!”


그의 손가락이 번개같이 움직여 탭을 터치했다.


[수색 임무 구인> 수원 던전 19층 수색 임무. 당일일정. 두당 200. 성과에 따라 인센 지급.]


간단한 일이다. 게다가 무려 전쟁하는 던전이 아닌 평화롭다고 소문난 수원 던전에서 하는 수색임무.

다만 헌터가 갈 수 있는 한계층인 20층에 가까운 19층이라 위험도가 높아 보였지만 당일치기에 수당도 좋았다.

어느덧 손가락이 [지원]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채용되었으니 내일 아침 던전 앞 광장으로 오라는 메세지가 왔다.


“하하, 역시 하늘은 성실한 사람을 돕는구나. 다음부턴 밥 먹고 바로 설거지 해야지.”


오랫만의 행운이 설거지를 한 덕분이라 생각해보는 그였다. 한동안 몇 번이나 임무를 확인한 그는 이내 헌터용 배낭을 꺼내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독자님의 추천과 건전한 댓글이 작가를 춤추게 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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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성주참외휴게소 +1 21.06.04 294 5 13쪽
33 헉! 여긴 어디? 21.06.03 288 7 13쪽
32 포위망 21.06.02 342 6 13쪽
31 100층과 소원 21.06.01 347 6 14쪽
30 커피와 수첩 21.05.31 344 8 13쪽
29 뚝배기를 피하는 방법 21.05.30 371 8 13쪽
28 비밀기지의 비밀 21.05.29 381 7 13쪽
27 갈 곳은 한 곳 뿐 21.05.28 382 10 13쪽
26 뚝배기 길드 21.05.27 398 10 13쪽
25 뚝배기 길드 21.05.26 421 10 13쪽
24 뚝배기 길드 21.05.25 422 11 13쪽
23 서유리의 대환장 파티 21.05.24 448 10 14쪽
22 나 각성했다. 21.05.23 458 10 13쪽
21 악연의 굴레 21.05.22 462 9 13쪽
20 닥터 최 21.05.21 458 11 13쪽
19 버스사고 +1 21.05.20 498 12 13쪽
18 새로운 능력 21.05.19 496 10 13쪽
17 춘하추동 21.05.18 483 11 13쪽
16 춘하추동 +2 21.05.18 493 12 12쪽
15 아버지의 바위 21.05.17 512 10 13쪽
14 오이도 해안경비 21.05.17 520 12 13쪽
13 오이도 해안경비 21.05.16 524 11 12쪽
12 오이도 해안경비 21.05.16 569 11 13쪽
11 오이도 해안경비 21.05.15 580 11 14쪽
10 오이도 해안경비 21.05.15 635 12 13쪽
9 이순신 장군상 테러! +2 21.05.14 650 13 12쪽
8 솔로잉과 무기시장 +2 21.05.14 686 15 13쪽
7 솔로잉과 무기시장 21.05.13 739 15 13쪽
6 할 일은 한다 21.05.13 794 17 13쪽
5 어떤 던전핵 21.05.12 849 19 12쪽
4 어떤 던전핵 +5 21.05.12 903 20 13쪽
3 수색임무 +4 21.05.12 913 17 12쪽
2 수색임무 +2 21.05.12 1,086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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