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賢士 님의 서재입니다.

현대의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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賢士
작품등록일 :
2018.04.11 23:13
최근연재일 :
2018.11.30 22:4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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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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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글자수 :
204,895

작성
18.04.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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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발각

DUMMY

그리고 며칠 뒤


마인(魔人)의 존재가 아테나로부터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그리고 단신으로 안전계역을 함락시킨 4명의 마인. 이미 마인의 레벨을 넘어선 그들은 천재지변의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마왕(魔王)이라 불렀다. 그리고 그들이 다스리는 지역을 ‘어비스’라 칭했다. 인간과 마인이 공존하는 지역.


인류를 절망에 빠지게 하기에 충분했던 마왕. 다행히 마왕은 자신이 점령한 지역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어비스 본부에는 아테나의 성기사 중 최강이라 불리는 로열가드 카이사르가 있었다.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순속의 권능을 손에 넣은 그는 러시아에 나타난 숨어있던 ‘마왕(魔王)’마리아와 대등하게 겨루었다. 아니, 엄밀히 따진다면 대등하게 겨룬 것이 아니라 그녀가 그를 봐준 것이었다. 결국 마리아에게 패하긴 했지만 마리아를 상대하는 그의 집념은 무서울 정도였다.


마리아가 자비를 근간으로 하는 수녀였기에 망정이지 만약 다른 마왕이었다면 그는 분명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의 집념을 가진 사내와 겨룬다는 것은 마왕인 그들에게 있어서도 질리는 일이었다.


그러나 인간은 다시금 공포에 떨 수밖에 없었다. ‘마인(魔人)’이라 부르는 존재.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한 그들이 어비스 뿐만 아니라 인간 사이에 같이 섞여 살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바깥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마인들이 탄생하고 있었다. 마인의 탄생을 막기 위해 성기사들은 더욱 열심히 괴물의 섬멸임무에 임했다.


마인의 존재가 공표되고 난 뒤로 며칠이 지났다.


여동생은 성기사의 임무가 있다고 외출을 했고 집에는 나 혼자만 있었다.


“아 심심하다. 어디 누구 볼 사람 없나.”


핸드폰을 들어 핸드폰을 뒤지기 시작했다. 구형의 핸드폰. 핸드폰엔 저장되어 있는 번호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번호를 뒤지던 중 핸드폰에 저장된 번호 하나를 눌렀다. 오준철. 나의 베스트프랜드. 내가 갑자기 실종되었을 때 제일 걱정해주던 친구였다. 신호음이 들리며 곧이어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 성우냐. 무슨 일이냐.”


그때 수화기 맞은편에서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뭐야. 지금. 누구랑 같이 있냐?”


“아아. 지금 은별이랑 섹스 중이라 바빠. 야, 그럼 끊자. 내가 끝나고 전화할게.”


딸깍


조은별, 오준철의 여자친구. 자신이 실종된 상태일 때 사귀었던 여자 친구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온 뒤 다음 날 준철이와 술을 마시다 처음 그녀를 소개받았다. 성희처럼 화려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긴머리를 가진 꽤나 예쁜 여자였다.


“준철이 자식. 부럽네. 하아. 나도 여자 친구나 좀 생겼으면 좋겠는데.”


고개를 저으며 대충 옷을 걸쳐 입고 밖으로 나왔다. 여름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밖에 있는 여성들의 옷차림이 참 얇았다. 정말 바람직한 모습이었다.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때 맞은편으로 한 여자가 걸어왔다. 선글라스를 끼고 검은색의 원피스를 입고 있는 늘씬한 여성. 그녀는 하얀색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 역시 그녀의 미모와 분위기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니 스쳐지나가는 그녀에게서는 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녀 역시 그것을 느낀 것일까. 멈추어 선 그녀가 나를 불렀다.


“저기 잠시만요.”


“네?”


그녀의 부름에 고개를 돌아서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선글라스를 벗었다. 선글라스를 벗자 드러난 그녀의 모습은..정말 아름다웠다. 어지간한 여배우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 TV에서 봤던 유현아가 차가운 미녀라면 눈앞의 여자는 화려한 미녀였다. 엄청난 미모를 가진 미녀의 부름에 왠지 모르게 가슴이 설렜다.


“흠, 당신 마인이죠?”


“네?”


단도직입적인 그녀의 물음에 내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하자 그녀가 고개를 갸웃한다.


“흠, 아닌가. 분명 마인의 기운이 느껴졌는데. 당신 정말 마인 아녜요?”


나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방어했다.


“아니예요. 마인이라니. 저는 인간입니다. 그러는 당신은요. 마인입니까?”


나의 물음에 그녀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네, 맞아요. 나는 마인이예요.”


그녀의 대답에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백주 대낮에 자신이 마인이라는 것을 당당하게 밝히는 여자. 누가 뭐라 해도 현재 마인은 성기사의 가장 큰 적이었다. 언제 마인과 조우할지 모르기에 상급의 성기사들은 항상 다섯 명이 한 조가 되어 움직였다.


“마...마인...”


내가 두려운 표정을 지으며 뒤로 주춤 물러나자 그런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며 그녀가 말했다.


“당신도 마인 아니예요? 이상하네. 당신에게선 분명 나와 같은 냄새가 나요. 나는 좀 특별하거든요. 마인의 기운을 느낄 수가 있어요. 당신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맑지 않고 탁해요. 이것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기운이 아녜요.”


“아..아닙니다.”


“흐음, 그런가요. 뭐, 좋아요. 그럼 한번 시험해보면 되겠죠.”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녀의 뒤로 거대한 여덟 개의 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색의 검은 반점이 박혀있는 발. 그것은 거미의 발이었다. 거미의 발에는 자잘한 솜털들이 나있었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은 그녀의 모습에 놀라서 소리쳤다.


“꺄아!!”


“으...으악...거....거미괴물이다.!!!”


모두들 TV에서 봤던 거미녀의 무시무시했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헉...거..거미녀..?”


두려운 표정을 지으며 나 역시 뒤로 주춤 물러나 곧 미친 듯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잡히면 죽는다는 생각. 그러나 그녀의 손에서 뿜어져나온 거미줄이 나의 몸을 칭칭 감쌌다. 그러고 그녀의 거미줄에 끌려 들어왔다.


“이곳은 사람들의 보는 시선이 너무 많으니 사람이 없는 장소로 자리를 옮기도록 하죠.”


그리고 그녀가 나를 데려간 곳. 그곳은 아무도 없는 꽉 막힌 골목이었다. 가끔씩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고 양아치들이 학생들의 삥을 뜯기도 하는 곳. 하지만 그곳은 지금 아무도 없었다. 거미다리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지만 거미줄에 꽁꽁 묶인 채로 끌려오는 나의 모습을 똑똑히 지켜봤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도망친 자리. 나는 거칠게 내팽개쳐졌다.


“자아, 말해 보세요. 당신은 정말 마인이 아닌가요? 이 상황에서도 자신이 마인이라는 것을 감출 수 있나요?”


말을 하는 그녀에게서 마치 빠져나올 수 없는 그물을 쳐놓은 것과 같은, 마치 먹이를 앞에 둔 포식자의 눈길을 느낄 수 있었다. 인정한다. 그녀는 정말 강하다. 하지만.


“하아. 이것 좀 먼저 풀어주지 않을래요?”


결국 나도 정체를 드러내고 만다. 이미 저 거미녀는 자신이 마인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숨기고 있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언제까지 이렇게 묶여 있을 수도 없었고. 내가 인정했으나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 나에게 물었다.


“당신의 정체가 뭔지 아직 모르니 풀어줄 수 없어요. 나는 한국에 있는 마인들의 이름과 모습을 분명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은 처음 보는 군요. 도대체 당신은 누구죠. 어떻게 당신 같은 마인이 나의 눈에 드러나지 않은 거죠?"


그녀의 물음에 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날 내가 모습을 드러낸 건 한국의 마인들을 모두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였어요. 그에 호응해 많은 마인들이 나를 찾아왔죠. 하지만 그 중에 당신은 없었어. 당신은 어째서 나를 찾아오지 않았나요? 마인이면서 말예요.”


그녀의 물음에 내가 대답했다.


“그냥. 난 내가 마인이라는 걸 밝히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마인이란 걸 밝히고 싶지 않았다구요. 좋아요. 그럼 하나만 묻도록 하죠. 그 날, 거대한 장벽이 분명 안개로 변했어요. 그렇기에 나와 다른 마인들, 그리고 팬텀들이 수월하게 들어올 수 있었죠. 후에 그러한 권능을 가진 마인이 누군지 알아봤지만 나에게 호응했던 마인들 중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그때 알게 되었죠. 분명 모습을 감추고 있는 마인이 있다고. 그 후 모습을 감추고 있던 몇몇 마인들을 만나봤지만 그들 중 그 누구도 그런 권능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거대한 장벽이 안개로 변하는 권능, 그래요. 그런 초월적인 권능을 가진 마인이라면 분명 일반적인 마인은 아니겠지요. 나와 같이 상위에 존재하는 마인, 아닌가요?”


그녀가 그렇게 까지 이야기 하자 더 이상 감출 필요는 없었다. 어느새 나의 말투도 존대에서 반말로 바뀌었다.


“후우 어쩔 수 없나. 맞아. 그 날 장벽을 안개로 만든 것은 나의 권능이야. 내가 가진 두 번째 권능인 『안식 속에 잠들다』. 그 권능을 사용한다면 그래, 이런 것도 가능하죠.”


말과 동시에 나는 두 번째 권능을 사용했다. 그러자 나를 감싸고 있던 거미줄이 안개로 변해버렸다. 안개로 변해버린 거미줄을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빠져나왔다. 곧이어 안개가 사라지고 거미줄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단지 바뀐 것이 있다면 거미줄에 묶여 있어야 할 내가 거미줄 밖으로 빠져나왔다는 것.


“호호호 과연 그것은 당신의 권능이었군요. 정말 대단해요. 그나저나 두 번째 권능이라구요. 설마 이 한국에 우리가 파악하지 못한 두 개 이상의 권능을 가진 마인이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뭐 TV에서 봤던 러시아나 미국 중국 이탈리아 이란에 있는 규격 외의 존재인 마왕들은 제외한다면 말예요.”


그녀의 감탄성에 내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마인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 만족했나요. 나는 그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아아, 집에 가도 별로 할 것도 없지 않나요. 나온 복장을 보아하니 할 거 없어서 그냥 아무거나 걸쳐 입고 대충 나온 것 같은데. 어차피 집에 가봤자 뒹굴 거리면서 TV를 보던가 컴퓨터를 하던가 하겠죠. 아닌가요?”


촌철살인(寸鐵殺人). 정곡을 찌르는 그녀의 말에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러지 말고 우리 서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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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실험 18.04.25 821 9 8쪽
15 카페습격 18.04.23 841 7 9쪽
14 미스터송 18.04.20 863 7 13쪽
13 습격 18.04.19 895 9 7쪽
12 카페 18.04.18 967 8 8쪽
11 논의 18.04.17 960 8 12쪽
10 제안 +2 18.04.16 1,007 11 10쪽
» 발각 18.04.13 1,026 13 10쪽
8 이탈리아와 미국 18.04.12 1,051 11 10쪽
7 이란과 중국 18.04.12 1,128 8 11쪽
6 접전 18.04.11 1,143 9 11쪽
5 마인 18.04.11 1,288 12 10쪽
4 습격 18.04.11 1,653 11 8쪽
3 4년 후 +4 18.04.11 1,850 17 9쪽
2 부서진 일상 18.04.11 2,268 17 8쪽
1 프롤로그(마왕의 탄생편) - 1권 시작 +2 18.04.11 3,712 1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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