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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안국사의 난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중·단편

완결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8.10 19:03
최근연재일 :
2021.10.31 23:59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966
추천수 :
40
글자수 :
106,574

작성
21.09.30 00:02
조회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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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8 - 조선의 승리(상)

DUMMY

이순신은 히데요시의 죽음을 확인한 뒤에 그의 수급을 담을 나무상자를 가지러 밖으로 나왔다. 이순신의 얼굴에는 혈흔이 그대로 묻어있고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헉헉......!"


"이 장군?! 어찌 되었소?"


"덕천 장군!"


"도대체 어찌 되었소? 태합을 해치웠습니까?"


"그렇습니다. 누가 나무상자를 좀 가져다 주겠소....?"


"나무상자는 어디에 쓰시려고요?"


"태합 수길의 수급을 담아야 하지 않습니까.."


마침 혼다 마사노부가 나무 상자를 준비해 두고 있던 찰나.


"장군, 여기 미리 준비 해 뒀습니다."


"자, 그럼 어서 들어 가십시다. 여러분이 들어가서 죽은 자가 풍신수길이 맞는지 확인 해 주시오."


군사들이 사열하여 정비하고 이번 난의 주동자들은 모두 이순신을 따라 히데요시가 있는 방으로 갔다. 이들은 조그마한 난쟁이 체격의 한 노인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 이에야스는 옆의 에케이를 툭툭 쳤다. 히데요시가 맞는지 확인하라는 신호였다.


에케이는 슬금 다가가 몸을 앞으로 뉘였다.


"아아.... 나무관세음보살...."


"태합이군요. 분명히 태합이 분명해요."


모두가 죽은 시신이 히데요시임을 확인하자 이순신은 그에게 조언했다.


"아마 소서행장과 석전삼성이 이 쪽으로 오고 있을 겁니다. 그들을 체포해서 우희다수가나 가등청정과 합류하지 못하게 해야 하외다."


마사노부도 이순신의 의견에 찬성했다.


"이 장군 말씀이 맞습니다. 가토나 우키다가 군사를 이끌고 오기 전에 두 사람을 잡아 죽이고 어떻게든 이 곳을 빠져 나가야 합니다."


"알겠네. 그렇게 조치 하게. 나오마사 네가 나가서 고니시와 이시다가 어디 있는지 파악하고 그들을 척살해라!"


"알겠습니다. 주군!"


"마에다 공은 어떻게 할까요?"


"마에다 토시이에라.... 어차피 죽어가는 노인이 아니냐. 내버려둬라."


"그 늙은이도 죽이는 것이 장군의 후환을 제거하는 일 이오."


이순신과 마사노부의 의견은 같았다. 이순신은 이에야스에게 득이 되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지만 마사노부는 제 딴에 득이 되라고 하는 소리랄까.


"맞습니다. 토시이에 공은 태합 다음 가는사람이 아닙니까? 그도 죽여서 후환을 제거 해야 합니다."


"알겠다. 군사 200명을 추려 토시이에를 추격해서 모두 제거하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주군."


군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자 이순신은 이에야스의 변심을 우려하고 빨리 이 곳을 빠져나가고자 했다.


"그럼 풍신수길의 수급은 우리가 거둬 가겠습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원래 우리간의 약속이니까요. 헌데 벌써 떠나려고 하십니까?"


"정사 대감과 서장관이 어찌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혹여라도 소서행장 등이 이미 알아차리고 두 사람을 어찌 했는지 모를 일이지 않습니까? 가서 생사를 확인해야겠습니다."


"음.... 알겠습니다. 나는 일단 증거를 인멸한 뒤에 장군의 뒤를 따르겠소이다."


"그리 하시죠."


이순신이 갑사들과 말을타고 유성룡이 있는 쪽으로 달려가자 10여분이 지나 안국사 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병판 대감! 저기를 보십시오!"


"안국사가 그에 불에 타오르는구나."


"어째서 불을 지르는 걸까요?"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한 것이겠지. 자, 어서 가 보자."


이순신이 다시 말을 달리려는 순간 앞에서 왠 군사들이 나타났다.


"이랴!" "달려라! 어서 가자!"


그들은 다름이 아닌 고니시와 이시다 미츠나리였다.


"워, 이 장군이 아니십니까?"


"오. 소서 장군. 어디를 급히 가시는 길이오?"


"태합 전하가 계시는 안코쿠지에 변고가 일어났다고 해서 가는 중입니다."


황급한 그들에 비해 이순신은 완벽히 그들을 속였다.


"어서 가 보시오. 나도 혹시나 해서 갑사들에게 무장을 시키고 난리통에 도망 쳐 나오기는 했소이다만 저기 불길이 치솟는 곳이 안국사가 아닌지 모르겠소."


"맞습니다. 저기가 바로 안국사에요!"


"고니시 장군, 어서 갑시다. 태합 전하께서 무슨 변고를 당하셨을지 모를 일이오."


"어서 갑시다."


"우리 정사 대감은 안전하시오?"


"가 보십시오. 아마 회담장에 그대로 계실 겁니다. 차후에 다시 날을 잡기로 하였으니 그 때 다시 뵈십시다."


"알겠소. 일단 나는 정사 대감을 모시고 피신해 있겠소이다. 부디 아무 일 없기를 바라오."


그렇게 고니시 일행은 이순신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 아무것도 모른채 그대로 안국사로 달려갔다.


한 편, 항구에서는 유성룡과 강항이 군사들을 정렬하고 출항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수은. 내가 지시한대로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았겠지?"


"염려 마십시오. 미단 말직부터 병사들, 배의 노꾼들까지 하나도 빠짐 없이 승선을 하였습니다."


"수고하셨네. 이제 좀 기다려 보세. 곧 여해가 올 걸세."


그러나 유성룡과 강항은 30분이 넘게 이순신의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자 혹여나 이에야스가 변심하여 이순신을 죽이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에 초조해 했다.


"아무래도 불안하이. 사람을 안국사로 보내보는 것이 어떨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신 연후에 사람을 보내셔도 늦지는 않습니다."


때 마침.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던가. 멀리서 소규모의 군사들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병판 대감이 오십니다!" "병판이 오신다!"


이순신은 황급히 말에서 내려 배에 승선했다.


"대감! 임무를 수행하고 왔습니다!"


"여해! 고생이 많았네!"


그는 황급히 유성룡과 강항에게 나무상자를 열어 보였다.


"여기 풍신수길의 수급입니다."


역시나 나무상자 안에 있는 것은 풍신수길의 머리. 하지만 역겨운 피 냄새가 흘러나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음.... 좀 역겹군 그래..."


"아, 그 생각을 못했군요."


"갑사들은 모두 돌아왔는가?"


"걱정하신대로 모두 돌아왔습니다."


"그럼 어서 출항하세. 시간이 촉박하네."


항구에 정박하던 배는 히로시마 항구를 떠나 조선으로 돌아가는 항해의 길을 잡았다. 이들은 배에서 자신들이 겪은 상황을 보고 차후의 일본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여해 자네가 보기에는 앞으로 왜국이 어찌 될 것 같은가?"


"덕천가강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것 입니다. 제가 덕천가강에게 전전리가 등을 죽이고 안국사 일대를 벗어나라고 조언했습니다만 전전리가를 죽이는 것은 성공할 지 모르나 그가 안국사를 벗어나기는 힘들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왜국에 혼란이 오리라고 보는가?"


"덕천가강은 결국 우희다수가나 가등청정에 의해서 죽임을 당할 것 입니다. 소서행장, 석전삼성, 전전리가가 가강의 손에 제거 되고 가강을 우희다수가와 가등청정이 죽인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전후사정이 다 밝혀진다면 아마 왜국 전역에 있는 대명들은 풍신수길의 복수를 하겠답시고 관동으로 몰려들 겁니다. 풍신수길도 죽고 덕천가강도 죽는다면 수길의 어린아들이 왜국을 통치하겠습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분명 그리 될 것 입니다."


"여해 자네는 거기까지 생각을 하고 일을 저지른 모양이군."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필히 왜국의 혼란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간단히 이야기해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결국 히데요시의 가신들에게 제거를 당할 것이기에 일본의 혼란은 예견 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 이순신의 설명 요지이다. 유성룡과 강항은 그의 말을 수긍했다.


"병판 대감의 말씀이 지당하신 줄로 믿사옵니다."


"음... 그리 된다면야 걱정이야 없겠네만..."


한 편, 안국사에서 벌어진 일을 아무것도 모르건 마에다 토시이에는 밤길을 달려 노토로 가고 있었다. 그는 덜컹거리는 마차에 불편함을 느꼈다.


"쿨럭! 쿨럭!"


"대납언, 괜찮으십니까?"


"나는 괜찮다. 그대들이나 신경써라. 밤길은 언제나 위험한 법이니까... 쿨럭!"


그러나 마에다 토시이에의 행렬은 꼬리가 밟히고야 말았다. 마사노부가 가려뽑아 보낸 발 빠른 무사들은 토시이에의 마차를 금세 따라 잡고 말았다.


"왠 놈들이냐!"


"........"


"너희들의 정체를 밝혀라!"


"쳐라! 모조리 죽여라!"


"대납언을 보호하라!"


10여분도 채 되지 않아서 마에다 토시이에를 호송하던 그의 가병들은 순식간에 해치워졌다. 잠시 뒤, 무사들이 토시이에의 마차를 둘러싸고, 한 무사가 걸어와 마차의 휘장을 거두었다.


"대납언. 안녕하십니까."


"누가 보낸 자객들이냐."


"저는 에케이 선사의 휘하 무사들입니다. 이미 태합은 죽었습니다."


마에다 토시이에는 큰 숨결을 한 번 가쁘게 쉬었다. 그는 에케이의 소행으로 오해하고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다.


"태합 전하께서 그에 역적들의 손에 돌아가셨는가....! 에케이 그 중놈이 그에 일을 그르치는구나. 일생에 후회는 없다. 어서 날 죽여라."


"그럼 편히 모시겠습니다."


"이얏!"


칼이 살 속을 파고드는 소리가 묵직하게 들려온다. 그 순간, 토시이에가 탄 마차의 등불은 꺼졌다. 히데요시의 친구 마타시로. 향년 62세. 토시이에를 죽인 무사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자, 마사노부님께 가서 어서 보고하자!"


이러한 상황을 전혀 모르고 고니시와 미츠나리는 계속 안국사로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어느샌가 그 둘을 따라오는 무사들은 불행하게도 뒤쳐졌는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미츠나리는 이상한 눈치를 채고 뒤를 돌아보았다.


"고니시 장군! 따라오던 자들이 어디로 갔습니까?"


"아무래도 우리가 급히 달려오느라 뒤쳐진 것 같소이다."


풀숲에 매복해있는 이이 나오마사.


"저 놈이 미츠나리다. 어서 활을 쏴라!"


"피융!" "으악!"


"이 무슨 일이냐!"


"고니시 장구운......!"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에 미츠나리는 심장을 정통으로 맞고 그대로 낙마해서 숨이 끊어졌다.


"미츠나리 공!"


둘이 지나가는 길을 미리 예측하고 있던 나오마사는 병사들을 데리고 나가 고니시를 포위했고 고니시마저 자신이 탄 말이 놀라 그 역시 낙마하고 말았다. 고니시는 나오마사를 응시했다.


"네 이놈! 나오마사!"


"모든 것은 정리 되었습니다. 고니시 공. 이제 희망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미츠나리와 함께 보내드리죠."


"나는 기리시탄이다! 내가 죽음을 두려워 할 것 같으냐! 천주님께서 나를 구원하실 것 이다!"


"천주님이 계시다면 아마 이 나오마사는 날벼락을 맞았을 겁니다."


"네 이놈! 너희에게 저주가 있을 것 이다...! 으아악!!"


고니시는 비명소리와 함께 목숨을 잃었다. 히데요시를 따르던 두 가신의 최후였다. 고니시는 45세, 미츠나리는 39세였다.


나오마사가 두 사람을 죽인 사이. 이에야스가 멀리서 말을 타고 군사들을 몰아 달려왔다.


"주군!"


"나오마사. 고니시와 이시다는 죽였느냐?"


"마침 여기를 지나가던 차에 모두 죽였습니다. 여기 두 사람의 시신입니다."


"잘했다. 아주 잘했어. 너의 공이 크다, 나오마사. 너도 어서 말에 올라라."


"무슨 일로 그러십니까? 이미 상황은 다 정리되지 않았습니까?"


"아직은 끝난 게 아니다. 회담장으로 가서 유성룡을 만나야겠다. 그와 나눌 말이 있어."


"이랴!"


비가 쏟아지는 밤길에 모든 일은 순식간에 벌어지고 일본의 정계는 요동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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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 - 조선의 승리(하) +2 21.10.05 35 1 11쪽
» 18 - 조선의 승리(상) +2 21.09.30 28 1 11쪽
18 17 - 안국사의 난 : 실행(2)/히데요시의 최후 21.09.25 28 1 12쪽
17 16 - 안국사의 난 : 실행(1) +2 21.09.22 24 1 11쪽
16 15 - 안국사의 난 : 계획 21.09.20 27 1 10쪽
15 14 - 최후의 대담 +2 21.09.16 31 1 12쪽
14 13 - 불안했던 계책 +2 21.09.10 31 1 11쪽
13 12 - 소문 +2 21.09.01 32 1 10쪽
12 11 - 에케이를 설득하라 +2 21.08.28 36 1 11쪽
11 10 - 풍신수길 +2 21.08.25 37 2 11쪽
10 9 - 선조의 모략 +2 21.08.22 49 4 12쪽
9 8 - 이순신의 꿈, 이에야스의 꿈. 21.08.19 52 2 10쪽
8 7 - 첫번째 탐색 21.08.18 47 3 10쪽
7 6 - 이순신 장군 VS 일본 다이묘 +2 21.08.15 49 2 12쪽
6 5 - 대마도(2) 21.08.13 45 2 11쪽
5 4 - 대마도(1) +2 21.08.12 51 3 12쪽
4 3 - 두 번째 조선 통신사 21.08.11 54 2 12쪽
3 2 - 이순신, 유성룡, 윤두수 +2 21.08.11 64 3 12쪽
2 1 - 논공행상 +2 21.08.10 85 4 11쪽
1 등장인물 소개, 프롤로그 21.08.10 124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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