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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안국사의 난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중·단편

완결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8.10 19:03
최근연재일 :
2021.10.31 23:59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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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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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글자수 :
106,574

작성
21.08.13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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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 - 대마도(2)

DUMMY

고니시는 미츠나리를 데리고 강항의 숙소로 들어왔다. 그는 강항에게 미츠나리를 소개시켰다.


"강 선생. 인사 하시지요. 태합 전하의 오봉행 중 한 명이시자 지방의 모든 행정을 감독하고 계시는 이시다 미츠나리 공이십니다. 조선국에서는 석전삼성이라고 부른다지요?"


"반갑습니다. 조선국 공조좌랑 강항이라고 하옵니다."


"감해유사 이시다 미츠나리요."


"강 선생. 우리 태합전하께서 미츠나리 공을 아주 신임하고 계시니 모든 것은 미츠나리 공과 의논하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하시면 미츠나리 공. 저는 나고야로 가 보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미츠나리는 강항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려고 심문하듯이 말을 시작했다.


"그래, 강 선생이 통신사의 서장관이라고요."


"그러 하옵니다."


"지금 고니시 장군이 나고야성으로 가셨지만 아마 우리 태합 전하께서는 그 이순신 장군을 아주 보고싶어 하실게요."


"그 어른 뿐 만 아니라 전시에 재상을 지내신 유성룡 대감도 함께 오십니다."


강항의 말에도 미츠나리는 유성룡 보다는 이순신에게 관심을 가졌다.


"그럴테지요. 하지만 강 선생, 아마 그대들이 나고야에 가면 꽤 시끄러워 질 게요."


"무슨 말씀이신지.....?"


"우리 일본의 한다하는 대명들은 모두 이순신 장군에게 모조리 깨져서 그에게 원한이 깊은 사람이 많지요. 구키 공은 물론이고 와키자카, 도도 등이 그러하지요. 특히나 한 성질 하는 가토 장군은 더 할 거외다."


강신은 미츠나리의 말에서 다이묘들 사이에 불화를 감지했다.


"설마 지금 그들이 우리 대감을 해칠 것이라고 하시는 겁니까?"


"그럴리야 있겠소. 설사 그렇더라도 막아야지요."


"하오시면 석전 공께서는 귀국의 태합께서 저희 통신사를 받아 주시리라 생각하십니까?"


"못 받을 이유가 없죠. 지난 전쟁에도 조선에서 돈녕부 도정 황신이라는 사람이 왔었지요."


강항도 정보를 캐 내려 하기는 마찬가지.


"오는 길에 이 곳 대마도를 돌아보니 언제나 봐도 경광이 아주 좋은 곳인 듯 합니다. 얼마 전이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습니다."


"강 선생은 이 곳에 와본 적이 있습니까?"


"예. 몇년 전 전쟁 포로로 끌려 오면서 잠시 거쳐 간 적이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역시나 전쟁은 좋은 것이 아니지요. 나는 원래 평민이라 나는 원래 전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태합 전하께서 나를 거둬주지 않으셨다면 떠돌이 신세였겠지만 원래 나는 조선과의 전쟁을 썩 내키지 않아 했답니다."


현재 일본에는 미츠나리와 히데요시 간의 일화가 전해진다. 오우미 국 관음사라는 절에서 공부했던 미츠나리가 히데요시에게 차를 대접할 기회가 생겼는데 미츠나리가 영특하게도 세 잔 마다 히데요시가 마시기 좋게 타 대접했다는 일화 말이다. 물론 그 실체가 분명하지 않지만 나아가서 미츠나리가 승려였다느니 불교학을 배운 사람이라느니 하는 떠도는 이야기들도 있다.


"그러시군요. 저는 일본에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오해 마시오. 그건 다 사람 나름입니다."


서로 할 말이 없자 정적이 흐르고... 곰곰히 생각하던 미츠나리는 이런 말을 했다.


"혹시 부산포에 있는 통신사 일행이 모두 얼마입니까?"


"3, 400명은 될 겝니다."


"그럼 우리도 준비하는데 꽤 고생이나 하겠군요."


"으음..."


강항을 미츠나리가 상대하는 사이 고니시는 배를 타고 빠른 길을 달려 나고야성에도착했다. 마침 그 날은 대명들이 모두 모여 히데요시에게 문안을 드리는 날이었다.


고니시는 홀연히 나고야성으로 들어가려다 마에다 토시이에(전전리가)와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를 마주쳤다.


"대납언이 아니십니까."


대납언은 마에다 토시이에를 말한다. 정3위의 높은 관직으로써 거의 부총리급에 맞먹는 지위이다. 마에다 토시이에는 오다 노부나가 때 부터 노부나가를 따랐던 인물로써 히데요시가 거의 의지하는 동료이자 격의없이 지내는 친구였다.


"오호. 고니시가 아닌가."


"오랜만이오. 고니시 장군."


"그렇군요, 가토 장군."


고니시는 조선에서 통신사가 온다는 사실을 극구 숨기고 있었지만 겉으로 티가 나 보이는 행새를 했다. 그의 이마에서 나는 땀이 바로 그 증거였다.


"이 봐. 고니시. 혹시 자네 뭐 숨기는 거 있나?"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대납언."


"아무래도 수상하군요."


고니시는 끝까지 사실을 숨기려고 했다.


"무슨 소리요! 내가 무슨 획책이라도 꾸민다는 말이오?"


"고니시 당신이 강화교섭인지 뭔지를 주도하는 바람에 우리가 조선과의 전쟁에서 완전히 패했는데 무슨 일을 꾸밀지 모를 일이지."


"아니. 뭐야? 힘만 쎄면 눈에 보이는 게 없나보지?"


"이 자식이!"


두 사람이 싸우자 토시이에는 두 사람을 혼냈다.


"태합 전하를 뵈러 가는 길에 이 무슨 추태인가! 싸우지 말고 어서 들어가세! 자네들이 싸워봐야 도쿠가와만 좋은 일 시켜준다는 것을 왜 모르나!"


당시 일본의 다이묘들은 도쿠가와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세 사람이 나고야성 안에 들어가자 히데요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바둑을 두고 있었다.


"전하. 도시이에가 왔습니다."


"마타시로인가."


마타시로는 히데요시가 토시이에를 부르는 애칭이다. 그는 바둑을 두느라 정신이 없는 듯 보였다.


"아, 역시 태합 전하의 바둑은 당해내지를 못하겠군요."


"저런. 우대신이 나하고 두는 바둑도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세이쇼오와 바둑을 겨루면 아주 쩔쩔 매겠구려."


"아닙니다. 태합 전하께서는 세이쇼오 대사 못지 않게 바둑을 잘 두시는 것 같습니다."


세이쇼오 쇼타이. 지금 이자리에는 없지만 승려이기 이전에 일본이 알아주는 바둑의 명수이다.


"한 판 더 둡시다. 세이쇼오는 너무 잘 해서 바둑을 할 맛이 안나는데 우대신과는 할 맛이 나요."


"아니옵니다. 대납언께서도 오셨는데 나중에 두시죠."


"그럼 그럴까?"


도쿠가와가 자리를 피해주자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세 사람을 접견했다.


"마타시로. 내 친구. 아주 잘 왔네."


"전하. 병세의 차도는 어떠하십니까."


"아주 말끔해. 몇달 전만 해도 죽을 것 같았는데 갑자기 병이 나아졌어. 자네는 내가 걱정 되어서 그 멀리서 여기까지 온 겐가?"


"저는 태합 전하께서 무슨 일이라도 당하시면 어쩌나 하고 몹시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하하하. 그랬던가. 그나저나 고니시 자네는 왜 쓰시마에 안 있고 여기에 왔지?"


히데요시의 물음에 고니시가 숨겼던 말을 전했다.


"태합 전하. 조선에서 통신사를 보내왔습니다."


토시이에와 가토는 고니시가 숨긴 사실에 흠칫 놀랬다.


"왜 들 놀라는 겐가?"


"아... 아닙니다. 전하."


고니시는 다시 이야기를 했다.


"전하. 쓰시마 섬에 뭐라고 전보를 보낼까요."


"그 놈들이 미치지 않고서 또 통신사를 보낸다는 말이냐? 그 전에도 나를 기망한 놈들인데... 그냥 돌려 보내라."


히데요시는 통신사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통신 부사로 이순신이 온다고 합니다. 그래도 막으시렵니까?"


"뭐? 이... 이순신이?"


"그러하옵니다. 통신사 서장관 강항이라는 자가 지금 쓰시마에서 미츠나리 공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히데요시는 눈을 번쩍 뜨였다.


"오호라. 그럼 당연히 오게 해야지. 아주 성대하게 맞이를 해야지. 도대체 그 이순신이 누구인지 궁금했거든. 이순신이 온다면 당연히 오게 해야지. 어서 오라고 해."


"그럼 나고야로 통신사 일행을 데리고 오면 되겠습니까?"


"아니야. 안코쿠지로 데리고 와."


"안코쿠지로 행차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래. 에케이 그 중늙은이가 하도 꼬셔대는 통에 안 갈 수도 없고 말이야. 속는 셈 치고 가 보는 거지. 이 나고야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 지긋지긋하기도 하고..."


사실 고니시가 오기 며칠 전 부터 에케이는 계속 안코쿠지로 오기를 설득하고 있던 찰나였다. 게다가 이것을 이용하려는 술책이었는지 히데요시의 양자였던 우키타 히데이에도 안코쿠지 에케이를 옹호하고 나섰다고 한다.


"전하. 통신사들을 접견하시기에는 안코쿠지는 매우 협소하십니다. 다른 곳으로 가시려면 교토로 가시는 것이..."


"모든 것은 도쿠가와 공과 의논 하도록 해라. 아직 내 병은 다 낫지도 않았는데 그런 일로 왜 날 귀찮게 하는거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히데요시의 심중을 파악한 도시이에가 고니시에게 말했다.


"고니시. 태합 전하의 말씀 잘 알아 들었겠지?"


"예. 명대로 따르겠습니다."


고니시는 히데요시의 명에 어쩌는 수 없이 도쿠가와를 찾아갔다. 그는 가토와 함께 배석하는 사실 조차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도쿠가와는 고니시의 생각을 합당하다고 여겼다.


"접견을 위해서는 전하께서 교토로 행차하시는 게 좋겠지. 하지만 통신사들이 양해만 해 준다면 전하께서 안코쿠지에 가 계시는 것도 좋지 않겠나?"


"우대신께서는 어찌 그리 생각하십니까."


"조선 통신사가 오면 먼저 교토에 들려야 할 게 아닌가? 아무리 허수아비라지만 엄연히 태합 전하는 천황 폐하의 신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돼. 더더군다나 황실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태합 전하시라면 더욱 그리 하셔야지."


"그건 그렇지요."


가토는 거기에 대해 한 마디 거들었다.


"그러면 시간이 꽤 오래걸리겠군요. 이순신을 꼭 좀 빨리 봤으면 좋겠는데...."


"이거 보시오. 가토 장군. 혹시 이순신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그럴 생각은 아니겠지요?"


가토는 거기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했다.


"고니시 장군. 나를 지금 모욕하는 게요? 나도 그것이 무사정신에 어긋난다는 사실 정도는 잘 알고 있소!"


"으흠... 그럼 고니시 자네가 쓰시마로 가서 통신사들을 모시고 교토로 오게. 가토 자네는 이 일을 태합 전하께 말씀 드리고."


"알겠습니다."


4월 11일. 연락선을 통해 고니시는 먼저 대마도에 이 사실을 전했다. 미츠나리는 연락을 받고 강항에게 달려왔다.


"강 선생. 태합 전하의 허락이 떨어졌소. 그러니 어서 부산포에 기별을 넣어 통신사 분들께 오시라고 전해 주시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오. 선생을 기다리게 해 드려서 미안할 따름입니다."


드디어 통신사가 일본으로 향하게 되었다. 부산포로 연락선이 띄워지고 이제 유성룡과 이순신은 바다 건너 일본으로 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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