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안국사의 난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중·단편

완결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8.10 19:03
최근연재일 :
2021.10.31 23:59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961
추천수 :
40
글자수 :
106,574

작성
21.09.10 22:13
조회
30
추천
1
글자
11쪽

13 - 불안했던 계책

DUMMY

가토 등의 출정에 앞서서 미츠나리는 토시이에의 저택을 찾아갔다. 미츠나리는 일련의 이 상황들을 주의깊게 살펴 보고 있었기에 토시이에에게 말할 필요성을 느꼈다.


"대납언. 이렇게 흔쾌히 만나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츠나리. 나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언제든지 찾아와서 할 말이 있거든 하게."


"제가 대납언을 찾아 뵌 이유는 출정을 잠시 보류하는 게 어떨까 하와 온 것입니다."


"왜 그러나? 이미 가토와 고니시는 출정 준비를 마쳤다던데?"


"마사무네에게 사람도 보내보지 않고서 이렇게 무작정 출병을 했다가 그가 모반한 것이 아니라고 밝혀지면 태합 전하의 권위가 실추될까 두렵습니다."


"그럼 자네는 일단 상황을 살펴보자 이 말이로군."


"그렇습니다. 어차피 마사무네는 별 것이 아니니 후에 출병해도 늦지는 않습니다."


"알겠네. 그럼 사람을 마사무네에게 보내보도록 하지."


마에다 토시이에는 일방적으로 사람을 보내고서 히데요시에게 바로 보고하였다.


"태합 전하.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뭔가?"


"마사무네에게 사람을 보냈습니다."


"사람을? 갑자기 왜?"


히데요시는 의아해했지만 이내 토시이에의 설명이 이어졌다.


"어제 미츠나리가 저를 찾아와서 아무래도 이상하다며 먼저 상황을 확실히 알아본 뒤에 출병해도 늦지 않다고 제게 부탁을 했습니다."


"미츠나리 녀석 건방지게 굴었군. 마타시로 자네 미츠나리에게 넘어가기라도 한 건가?"


"건방지지 않았습니다. 미츠나리는 제게 정중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미츠나리의 말을 일방적으로 따를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태합 전하께서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마사무네가 요시아키 놈과 주고 받은 서신이 있어. 그걸로 이미 정황적 증거는 있지 확보 된 셈이 아니겠나??"


여기서 정황적 증거는 혼다 마사노부가 히데요시를 속이기 위해 모가미 요시아키와 다테 마사무네의 서신이었다. 이들은 실제 사이가 좋지는 않았지만 서로가 숙질간인지라 마사노부가 위조한 서신이 의심받지 않았다.


"서신을 주고 받은 것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 그거. 요시아키의 필체가 분명했어."


"몰아 붙이기에는 어렵습니다. 만일 마사무네가 모반한 것이 아니라고 밝혀진다면 전하의 위신이 어찌 서겠습니까?"


"으음..... 이거 참 혼란 스럽군."


"그리고 마사노부는 믿을 자도 못 됩니다. 항간에는 이에야스 공의 모든 계략이 마사노부의 머리에서 나온다지 않습니까. 조심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서신이 위조되었을 가능성도 결코 배제해서는 아니될 줄로 믿습니다."


"알았다. 마타시로 자네의 말이라면 일리가 있지. 자네가 미츠나리와 함께 자세한 것을 알아 봐. 그리고 마사노부를 집중 감시하도록."


"예. 전하."


히데요시를 죽일 기회만 노리던 이순신과 유성룡은 며칠을 기다리다가 이이 나오마사를 에케이의 보호아래 밀실에서 다시 회동하였다. 거기서 나오마사는 일련의 상황들을 설명해 주었다.


"직정 씨.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오? 계획이 틀어졌다니?"


"미츠나리가 우리의 계획을 눈치를 챈 것 같습니다. 마사노부 선생은 이미 미카와로 피신하였습니다. 만일 미츠나리나 유키나카가 찾아오거든 아무것도 모른다고 잡아 떼십시오."


유성룡은 좀 더 깊숙히 알고자 했다. 조선 통신사로써는 한 순간 한 순간이 촉박하니 말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해 보시오."


"대납언 마에다 토시이에 공이 동쪽으로 사람을 보내서 마사무네가 직접 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마사무네가 와서 해명을 한다면 마사무네를 모함한 사람들이 어찌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를 돕는다고 혜경선사가 의심 받는건 아닌지 모르겠소."


"미츠나리가 아직 에케이 선사가 우리 편으로 돌아섰는지는 모르고 있습니다."


이순신은 나오마사를 재촉하였다.


"그럼 이대로 있을 수 만은 없는 일이 아니오? 일이 틀어지면 에케이 저 사람이 태합을 직접 만나 말할 수도 있는 일이거니와 장차 그대의 주군인 덕천 장군도 위험하게

된다는 걸 모른답니까?"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래서 저희 주군께서 교토에 남아 공가들을 다시 설득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만나는 것은 삼가해야 할 줄로 압니다."


"알겠소이다. 우리는 그대들만 믿을 것 이오."


나오마사가 떠나자 이순신은 유성룡에게 말했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어서 일을 빨리 처리하고 조선으로 돌아가야 하겠습니다만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면 더욱 신중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대감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풍신수길이 굳이 아니더라도 그 휘하들이 내심 걱정되긴 하였었네. 하지만 풍신수길은 얼마가지 못할 것 이네. 두고 보세나."


이순신은 한 숨을 쉬며 생각을 하다 급히 뭔가 떠올랐다.


"잠깐.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무엇인가?"


"서장관은 가서 직정씨를 다시 데리고 오게. 시간이 없네."


"알겠습니다."


이순신은 마당으로 나와서 강항이 쫒아가 다시 데리고 온 그와 만났다.


"무슨 일이십니까? 다시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십니까?"


"이달정종을 죽여버리면 어떻겠소?"


"마사무네를 죽이자고요?!"


"그렇소이다. 모든 것이 그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니 그를 죽이면 그만이외다. 정사 대감은 여기 남으라고 하시고 나만 경도로 가서 일을 벌이는 거 외다."


"대감! 너무 무모하신 생각입니다."


강항의 만류에도 이순신은 계속 나오마사에게 부탁했다.


"이왕에 나를 통해 태합을 죽이려는 것이라면 내 실력이 어떤지는 알아야 할 게 아니겠소. 그러니 덕천 장군께 그리 전하시오."


"일단 알겠습니다. 가서 주군께 말씀 드려보겠습니다."


도쿠가와에게로 이목이 집중되자 나오마사는 아주 은밀하게 이 사실을 도쿄에 있는 이에야스에게 알렸다. 그럼에도 이순신의 파격적인 제안을 들은 도쿠가와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순신과 내가 함께 다닌다면 공연히 더욱 의심을 살 뿐이다. 그리고 우리의 목적은 태합의 암살이지 마사무네가 아니지 않는가?"


교토에 있던 도쿠가와의 가신들은 모두 수긍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마사무네가 안국사로 가서 태합에게 모든 것을 말한다면 주군의 위치는 아주 어렵게 됩니다."


"그러니 마사무네를 잘 설득해야지. 이건 우리가 전적으로 전담할 일이다. 그러니 그대들은 내가 시키는대로 해라."


여기서 이에야스의 정치적 역량은 다시 한번 발휘되었다. 이에야스는 공가 귀족들을 재설득하여 마사무네를 교토에 잡아두는데 성공했다. 초췌한 모습의 마사무네는 이에야스와 만났다.


"우대신. 만나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사무네. 어쩌다가 그런 의심을 받게 되었나. 이 미련한 사람 같으니라고."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모든게 제 불찰 아니겠습니까."


마사무네에게 이에야스는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거짓을 늘어놓았다.


"지금 자네가 안국사로 가 태합 전하 앞에서 해명해 본들 자네는 살아남는다고 해도 가이에키를 면치 못해."


가이에키. 그러니까 한문으로는 개역이다. 다이묘들의 영지를 몰수하는 것으로 할복만큼은 아니지만 모든 재산을 몰수하는 일이니 매우 큰 중벌을 내리는 것이다.


마사무네는 억울한 마음을 계속 토로했다.


"제가 어떻게 모반을 꾀하였겠습니까? 그리고 요시아키와 손을 잡다니요? 요시아키 공이 사사로이는 제 외숙부가 되는 사람이지만 그와 제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은 관동사람들 중에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게나 말일세. 누가 그런 허황된 모함을 했는지 모를 일이로군. 일단 자네는 영지로 돌아가게. 내가 안국사로 찾아가서 자네를 적극 변호해 주겠네."


마사무네는 자신을 모함한 이에야스에게 아무것도 모르고 그에게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우대신. 이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다행히 마사무네의 안국사행을 막은 소식은 강항을 통해 두 통신사에게 전해졌다. 그 때가 6월 26일이었다.


"그래. 어찌 되었는가? 정이직정이 자네를 보자고 했다면서?"


"예. 병판 대감. 다행히도 덕천가강이 이달정종이 여기 안국사로 오는 것을 막았다고 합니다. 이달정종은 가강이 잘 설득해서 영지로 돌려 보냈답니다."


유성룡은 아직 불안감을 거두지 못했다.


"그걸로 끝날 일이 아닐텐데... 태합이 아직까지는 덕천가강을 의심하는 처지가 아니던가? 여해 생각은 어떤가?"


"이달정종이 제 영지로 돌아가고 이 오해가 풀린다면 가등청정과 같은 태합의 가신들을 떨어트려놓는 것은 힘든 일이 되고야 맙니다. 일단 가강 측의 행동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그건 그러하고 서장관 자네는 병판이 태합과 독대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논의 하였는가?"


"소서행장을 만나 의견을 물었으나 태합이 어수선한 때에 대감을 만나 뵙는 것이 무슨 일이냐면서 사태가 수습된 이후에 다시 논의하자고 했답니다."


"태합이 저를 만나지 않는 것은 그 자신이 몸을 사리려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저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는지도 모르는 일이라는 말 입니다."


통신사들이 한껏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7월이 되었다. 날은 더워지기 시작했고 안국사에 머무르는 히데요시와 그의 가신들도 날씨의 변덕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이에야스가 안국사로 돌아와 히데요시를 만났다.


"태합 전하. 그간 무고하셨습니까."


"그대가 걱정해준 덕에 걱정 없소. 내 며칠 전에 공이 마사무네를 돌려보냈다는 이야기는 들었소이다. 그 내용을 자세히 말 해보시오."


"제가 마사무네를 만나보니 그는 매우 억울해 하는 눈치였습니다."


"억울한 눈치라?"


"예. 그렇습니다. 마사무네와 함께 모반을 일으켰다는 모가미 요시아키는 그의 외숙부이기는 하지만 사이가 아주 좋지 못한 처지입니다. 그 외에도 그의 영지에서 군사들이 움직였다는 보고는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상황만 놓고 보면 마사무네는 무고한 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최초의 보고자는 그대의 가신인 혼다 타다카츠가 아니오?"


"그래서 제가 이리 찾아와 해명을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 일을 즉시 알고서 타다카츠를 매우 질책하였습니다. 타다카츠도 제 명에 따라 최초로 소문을 퍼트린 자들을 수소문 했지만 그 일대의 잇코잇키들의 장난인 것으로 밝혀냈다고 합니다."


"음.... 그럼 나도 공도 잘못 집은게로군.... 혹시 마사무네가 다른 말은 없었소? 아마도 교토에서 내 처분을 기다리고 있을테죠?"


"아닙니다. 마사무네는 기회가 된다면 태합 전하께 정식으로 해명하겠다면서 영지로 돌아갔습니다."


히데요시는 그 말에 격하게 반응했다.


"이런 시건방진 놈! 내 명도 없이 함부러 영지로 돌아가?!"


"진정 하십시오. 전하."


"도쿠가와 공! 내게 그대가 진정하라고 하셨나! 가토!"


"예! 태합 전하!"


"당장 가라! 가서 마사무네 놈이 어디 있는지 알아내서 잡아 와!"


"지체 없이 따르겠습니다!"


모든 것은 이에야스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제 곧 이에야스가 자리만 만들어 준다면 조선의 대영웅 이순신은 바로 그의 손으로 히데요시를 죽일 수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안국사의 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새로운 공지 21.10.11 18 0 -
공지 공지사항 +2 21.08.10 33 0 -
21 20 - 귀환 21.10.31 35 0 16쪽
20 19 - 조선의 승리(하) +2 21.10.05 35 1 11쪽
19 18 - 조선의 승리(상) +2 21.09.30 27 1 11쪽
18 17 - 안국사의 난 : 실행(2)/히데요시의 최후 21.09.25 28 1 12쪽
17 16 - 안국사의 난 : 실행(1) +2 21.09.22 24 1 11쪽
16 15 - 안국사의 난 : 계획 21.09.20 27 1 10쪽
15 14 - 최후의 대담 +2 21.09.16 30 1 12쪽
» 13 - 불안했던 계책 +2 21.09.10 31 1 11쪽
13 12 - 소문 +2 21.09.01 31 1 10쪽
12 11 - 에케이를 설득하라 +2 21.08.28 36 1 11쪽
11 10 - 풍신수길 +2 21.08.25 37 2 11쪽
10 9 - 선조의 모략 +2 21.08.22 49 4 12쪽
9 8 - 이순신의 꿈, 이에야스의 꿈. 21.08.19 52 2 10쪽
8 7 - 첫번째 탐색 21.08.18 47 3 10쪽
7 6 - 이순신 장군 VS 일본 다이묘 +2 21.08.15 49 2 12쪽
6 5 - 대마도(2) 21.08.13 45 2 11쪽
5 4 - 대마도(1) +2 21.08.12 51 3 12쪽
4 3 - 두 번째 조선 통신사 21.08.11 54 2 12쪽
3 2 - 이순신, 유성룡, 윤두수 +2 21.08.11 63 3 12쪽
2 1 - 논공행상 +2 21.08.10 85 4 11쪽
1 등장인물 소개, 프롤로그 21.08.10 124 4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