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안국사의 난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중·단편

완결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8.10 19:03
최근연재일 :
2021.10.31 23:59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964
추천수 :
40
글자수 :
106,574

작성
21.09.01 10:52
조회
31
추천
1
글자
10쪽

12 - 소문

DUMMY

이에야스는 교토로 떠나면서 마사노부를 통해 동쪽의 다이묘들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소문을 내게 하였다. 그 소문이란 다테 마사무네가 주축이 되어 모가미, 사타케 등의 동부 지역 다이묘들을 선동해 서쪽으로 진군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었다.


히데요시가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구하자 안국사의 모인 대명들은 매우 혼란해 했다. 이들은 의견이 분분하게 갈렸다. 마에다 토시이에와 가토는 그 말이 진실이라 믿었고 고니시를 비롯한 다른 다이묘들은 누군가의 모함이라고 말했다.


"다테가 왜 그리 무모하게 군사를 일으키겠습니까. 마사무네가 그렇게 신망이 있던가요? 모가미씨와 사타케씨가 동조하여 군사들이 일어났다하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고니시의 의견을 합당하다 여긴 토시이에는 근엄한 목소리로 좌중에 말했다.


"그렇다면 그 소문의 근원을 알아야겠군. 만일 소문에 불과하다면 그 소문을 낸 자를 엄벌하고 그게 아니라면 우리 중 한 사람이 토벌군을 데리고 동쪽으로 가야겠지."


"듣자하니 이야기는 우대신의 가신인 혼다 마사노부로 부터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가토. 그게 사실인가?"


"예. 대납언."


"그럼 마사노부를 불러오게."


다이묘들의 호출에 곧 마사노부가 도착했다.


"부르셨습니까."


"이 놈! 네 무슨 저의로 동쪽의 다이묘들을 모함하는거냐!"


"고니시 공.....모함이라니요? 다테씨가 반란을 일으킨 것을 말씀하십니까...?"


"그래. 고니시 화만 낼 일이 아니야. 도대체 무슨 근거로 마사노부가 그렇게 말하는지 어디 들어나 보세."


마사노부는 자신을 질책하는 다이묘들에게 그 내용을 설명했다.


"제가 그 이야기를 들은 것은 에도에 가 있는 타다카츠로 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타다카츠가 뭐라고 보냈길래?"


마사노부는 자신이 조작한 서찰을 보여줬다. 거기에는 관동(간토)지방과 북쪽 다이묘들 사이의 통상이 끊어졌다는 소식이었다.


"음... 이 서찰을 보면 납득이 가기는 하는 군. 그러나 자네 혼자서 아는 것은 아닐테지? 이렇게 소문이 삽시간에 퍼진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이미 타다카츠로부터 서찰을 받을 당시에는 이미 공공연히 소문이 퍼지고 있었습니다. 통신사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더니 알고 있다 하였습니다."


"통신사들도 알고 있더라고?"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걱정을 많이 하는 듯 했습니다."


미츠나리는 마에다에게 제안했다.


"태합 전하께서 통신사들을 만나봐야 좋을 것이 없으니 대납언께서 만나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통신사들을?"


"우리 일본에 내란의 조짐이 있다는 것을 그들이 안 이상 대화를 나눠봐야 합니다. 주선은 제가 해 드리겠습니다."


"알겠네. 그렇게 해 보게. 고니시."


"하!"


고니시의 주선으로 마에다는 유성룡, 이순신과 4자대면을 하였다. 유성룡과 이순신은 조선에서도 알아주는 영웅호걸들이니 마에다나 고니시를 속이는 것은 문제 없었다. 고니시는 토시이에를 치켜 세웠다.


"대납언께서는 태합 전하께서 친구로 여기시는 몇 안되는 분입니다."


"전전리가 장군은 자주 들어서 압니다. 저희에게 하실 말씀이라도 계신지요?"


"음. 귀공들께서 다테씨의 일을 아신다고요?"


"소문이 남의 나라 사람인 우리 귀에 들어왔다면 보통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달정종이라면 우리 조선을 칠 때 진주성을 공격했던 외눈박이 장수일텐데 우리는 그가 귀국의 태합을 몰아내고 일본을 장악하여 우리 조선을 다시 치지는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토시이에는 그들을 보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하하하. 그런 소리 마십시오. 다테씨가 반란을 일으켰다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를 돕는 다이묘들이라고 해도 그 수가 많지는 않으니까 말이죠."


"그렇다면 토벌군을 보내 진압하지 않으십니까?"


"그것은 태합 전하께서 장수를 뽑아 교토의 조정과 상논하여 정할 일 입니다."


계속되는 이야기에 이순신도 한껏 거들었다.


"우리도 여기에 안주해 있을 수는 없는 처지입니다. 여기 영부사께서는 영의정 직을 던져버리고 오신 몸이고 나도 병권의 대임을 맡은 처지로써 어찌 이곳에 계속 머무르겠습니까? 속히 반란을 진압하신 뒤에 귀국의 태합께 우리가 다시 보자한다고 전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따로 하실 말씀은 없으십니까?"


"이 이순신이 태합께 독대를 청하더라 전하셔야 합니다."


"장군께서 태합 전하와 독대를 청하시는 이유라도 있으십니까?"


"그건 전하시면 아마 태합께서 수락하실 것이니 이유는 따로 말씀 아니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에다와 고니시의 돌아가는 모습을 본 유성룡은 그들을 비웃었다.


"제 죽을 줄들 모르고 저렇게 태평하다니...."


"그러게나 말씀입니다. 특히나 소서행장이 더욱 믿는 듯 합니다."


"헌데 자네는 풍신수길과 단 둘이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시는가?"


"풍신수길은 제게 품은 원한을 아직 떨쳐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살풀이를 해야지요."


한 편, 다테 마사무네가 변란을 일으켰다는 소문은 교토 각지에 퍼져 천황과 공가 귀족들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이에야스는 공가 귀족들을 모아 놓고 계략을 한층 더 실행시켜 나갔다.


"이에야스 공. 마사무네가 반역을 일으켰다는게 참말이오?"


"그렇사오이다. 내 가신인 타다카츠가 보낸 서찰이니 의심의 여지는 없습니다."


"그럼 당신이 가서 막아야하지 않습니까?"


"아니 그러해도 본영지에 있는 모든 군사를 동원해 군권을 타다카츠에게 주어 북쪽으로 진군하라 명령을 내렸습니다만 다른 다이묘들에게도 참전을 명령해야할 것 같습니다."


"다른 다이묘라면 누구를 이름입니까?"


"고니시 유키나카나 가토 기요마사, 와키자카 야스하루 등이 있지 않습니까."


"그들은 태합의 가신인데 태합이 허가할 것 같소?"


"그러니 공가 여러분들께 이 이에야스가 부탁 드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폐하께서 성지만 내려주신다면 태합도 거절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거 참 옳은 말이오. 그렇게 하십시다. 우리가 당장 써 주지."


6월 11일. 이에야스의 공작에 따라 교토의 조정에서는 히데요시에게 명령서를 보냈다. 거기에는 가토와 고니시를 필두로 한 히데요시의 휘하 다이묘들에게 군사 5만을 모아 관동지방으로 가라는 내용이었다. 히데요시로써는 터무니 없었지만 그 내용을 아니 따를 수 없었는데 단순히 천황의 명이라서라기 보다는 다른 이유가 존재했다.


"마타시로..... 갑자기 이 양반이 왜 나온걸까?"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여기를 읽어 봐.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고노에 사키히사..? 사키히사님이라면 태합 전하의 양부가 아니십니까?"


그랬다. 고노에 사키히사. 공가 사람 중에 하나면서 태정대신을 지낸 일본 제일 유력가. 히데요시는 천하를 통일한 뒤에 쇼군이었던 아시카가 요시아키의 양자가 되고자 했으나 그가 히데요시의 미천한 신분을 들어 거절하자 대신 사키히사의 양자로써 태정대신, 관백이 되었다는 것이 일본에서 널리 퍼진 이야기다.


사키히사는 무엇보다도 히데요시의 관백 임명 이후에는 아예 은거를 한 입장인지라 히데요시는 어이가 없었다.


"이런 낭패가 어디 있어? 은거를 한 사람이 왜 갑자기 나온거지?"


"이것이 정녕 사키히사님의 서찰이라면 전하께서는 따르셔야하지 않습니까?"


토시이에의 말 처럼 그건 현실이었다.


"이걸 거절하면 세상 사람들이 말로만 황실을 보호하는 위선자에 양부의 명을 거역했다며 불효자라고 나를 손가락질 하겠지...."


"불안하십니까."


가토는 히데요시에게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태합 전하! 마사무네는 제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저를 어서 보내 주십시오! 고니시, 와키자카 장군들과 더불어서 제가 반란군을 싹 쓸어버리고 오겠습니다!"


미츠나리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렇습니다. 태합 전하께서 병이 깊어지신 것을 빙자삼아 반역을 획책하는 자들은 다시는 그런 마음을 품지 못하게 막으셔야 합니다. 이왕에 조정에서 명하는 것이니 못 이기는 척 하시고 명을 받들겠다 하십시오."


하지만 히데요시가 말하고자 하는 것과 그 가신들의 말은 아귀가 맞지 않았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대들이 여기를 비웠을 때 일이다. 혹시라도 누가 딴 마음을 품으면 어쩌나?"


"제가 지키고 있을텐데 뭐가 걱정이십니까?"


"마타시로는 벌써 그 일을 잊었나보군. 우리의 주군이신 노부나가님께서는 우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혼노지에서 미츠히데의 공격을 받고 돌아가셨어. 나는 아직도 그 일을 잊을 수가 없다."


"듣고 보니 그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여기 어느 누가 전하를 시해하려 들겠습니까? 위협이 되는 도쿠가와공은 교토에 가 있고 여기 제가 이렇게 버티고 있지 않습니까? 또한 미츠나리가 남아 있으니 걱정 마시고 휘하 장수들을 파견하십시오."


히데요시는 그렇게 못 이기는 척 하고 받아들였다,


"고니시."


"예. 태합 전하."


"교토에 성지를 받들어 따르겠다고 전해라. 고니시, 가토, 와키자카, 후쿠시마 네 사람이 군사 5만 5천명을 데리고 출정한다. 모두들 알겠나?"


"예. 태합 전하. 하옵고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뭐냐?"


"이순신이 전하와의 독대를 청해 왔습니다."


"그래? 그럼 조만간 시간을 잡아서 만나자고 전달 해라."


"그리 하겠습니다."


이 소식은 빠르게 조선 통신사들의 귀에 들어갔다. 발 빠른 강항이 이이 나오마사에게 들은 것을 유성룡과 이순신에게 전했다.


"풍신수길이 가등청정, 소서행장, 협판안치, 복도정칙 등의 가신들에게 군사 5만 5천을 주어 관동으로 출병하게 했답니다."


"그래? 그렇다면 태합의 가신들이 모조리 떠나는 셈이로군."


"그러하옵니다. 남은 사람은 수길의 친구라는 전전리가와 석전삼성 뿐입니다."


"그럼 여해 자네가 풍신수길의 눈을 이쪽으로 돌려줘야겠군."


"물론입니다. 일단 풍신수길을 만나보겠습니다."


거의 홀로남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의 가신들이 모두 속아 다테를 토벌하러 떠난 사이에 이순신과 히데요시 두 사람은 과연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안국사의 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새로운 공지 21.10.11 18 0 -
공지 공지사항 +2 21.08.10 33 0 -
21 20 - 귀환 21.10.31 36 0 16쪽
20 19 - 조선의 승리(하) +2 21.10.05 35 1 11쪽
19 18 - 조선의 승리(상) +2 21.09.30 27 1 11쪽
18 17 - 안국사의 난 : 실행(2)/히데요시의 최후 21.09.25 28 1 12쪽
17 16 - 안국사의 난 : 실행(1) +2 21.09.22 24 1 11쪽
16 15 - 안국사의 난 : 계획 21.09.20 27 1 10쪽
15 14 - 최후의 대담 +2 21.09.16 31 1 12쪽
14 13 - 불안했던 계책 +2 21.09.10 31 1 11쪽
» 12 - 소문 +2 21.09.01 32 1 10쪽
12 11 - 에케이를 설득하라 +2 21.08.28 36 1 11쪽
11 10 - 풍신수길 +2 21.08.25 37 2 11쪽
10 9 - 선조의 모략 +2 21.08.22 49 4 12쪽
9 8 - 이순신의 꿈, 이에야스의 꿈. 21.08.19 52 2 10쪽
8 7 - 첫번째 탐색 21.08.18 47 3 10쪽
7 6 - 이순신 장군 VS 일본 다이묘 +2 21.08.15 49 2 12쪽
6 5 - 대마도(2) 21.08.13 45 2 11쪽
5 4 - 대마도(1) +2 21.08.12 51 3 12쪽
4 3 - 두 번째 조선 통신사 21.08.11 54 2 12쪽
3 2 - 이순신, 유성룡, 윤두수 +2 21.08.11 63 3 12쪽
2 1 - 논공행상 +2 21.08.10 85 4 11쪽
1 등장인물 소개, 프롤로그 21.08.10 124 4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