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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안국사의 난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중·단편

완결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8.10 19:03
최근연재일 :
2021.10.31 23:59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949
추천수 :
40
글자수 :
106,574

작성
21.08.2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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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11 - 에케이를 설득하라

DUMMY

유성룡과 이순신은 그렇게 강항의 안내를 따라 안국사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거의 무신이라 불리는 이순신의 촉감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었다.


"대감. 아무래도 미행이 따라 붙은 듯 합니다."


"그럼 일단 여기서 갈라서세. 내가 서장관과 오른쪽으로 갈 테니 여해 자네는 왼쪽 길로 가시게."


"그럼 나중에 뵙지요."


미행이 붙은 5인의 사무라이들은 뒤에서 몰래 바라보다 똑같이 갈라섰지만 이순신에게는 3명이나 붙었다. 이순신은 바로 미행을 피하고자 여관에 숨어 들었다.


"에구머니나!"


"쉿! 조용히 하시오. 내 금방 나가리다."


미행하던 이순신이 순간 사라지자 심히 당황했다.


"어디로 갔지?"


"그러게? 낌새를 채고 도망간건가?"


이순신은 여관 문을 열고 칼을 빼 들어 나왔다.


"감히 어느 놈들이 나를 미행하는가 했더니 소서장군의 부하들이로군. 내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나?"


미행에 실패한 사무라이들은 이순신에게 예를 올렸다.


"저희 주군께서 이순신 장군을 극진히 모시라고 하였습니다. 행여나 모를 위험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오니 말씀입니다."


"장군의 호의는 감사드리지만 호위는 필요 없다. 돌아가라."


"하지만 이대로 돌아가면 저희는 주군께 혼찌검이 날 것입니다."


"걱정 마라. 소서 장군께는 내 잘 말해주마."


순간 이순신이 데리고 있던 밀정들이 나와 그를 보호했다.


"어서 물러서라! 누구든 병판 대감께 위해를 가하려는 자들이 있다면 결코 용서치 않으리라!"


"이걸 어쩌지?"


"뭘 어째. 돌아가야지."


사무라이들은 이순신에게 들통이 나 버렸으니 그만 미행을 포기하고 돌아갔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갑니다."


사무라이들이 사라지자 이순신은 밀정들에게 말했다.


"자, 영부사 대감께서 어찌 되셨는지 가서 확인 해 보자."


"예!"


이순신은 도착한 장소에서 유성룡과 강항을 만났다.


"오, 여해. 무사히 도착 했구만."


"미행은 없으셨습니까? 저는 미행을 붙은 자들에게 돌아가라고 엄히 말해 겨우 돌려 보냈습니다."


"자네도 그러했나? 나도 미행을 붙은 자들을 돌려 보냈네."


"미행을 붙여도 그리 허술하게 붙일 줄은 몰랐습니다."


"자, 가세. 이 쯤 하면 미행은 완전히 따돌린 것 같으이."


이들은 히로시마 성 부근으로 와 이에야스가 머무는 곳으로 왔다. 강항은 밖에서 조선의 밀정들과 망을 보고 유성룡과 이순신 단 둘이서 들어가 이에야스와 다시 조우했다.


"어서 오십시오. 두 분을 오랫동안 기다렸소이다."


"오는 길에 소서행장의 부하 무사들이 미행을 따라 붙는지라 따돌린다고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런, 뒤에 더 이상의 미행은 없었겠지요?"


"허술한 미행이었으니 걱정하실 일이 아니외다."


그런데 이에야스 옆에는 왠 승려가 있었다. 그렇다. 바로 그가 안코쿠지 에케이다. 이에야스는 두 조선 통신사에게 그를 소개했다.


"인사 나누시지요. 이 분이 이 곳의 영주인 안코쿠지 에케이 선사입니다."


"반갑습니다. 안코쿠지 에케이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에 따르면 에케이가 문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일본 내 관직이 높으며 고니시의 명령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기술되어 있고 그가 무엇보다도 히데요시의 신임을 받는 사람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유성룡은 들은 대로 에케이에게 제대로 인사를 해 주었다. 사실 유성룡은 임진년 당시에 그의 이름을 들었던 것이 생각났다.


"반갑습니다. 임진년 전쟁 때 부터 선사의 대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영광이올시다."


"무슨 말씀을요. 도쿠가와 우대신께서 이 자리를 마련하셨습니다만 조선의 사신들께서 저를 뵙자고 하셨다고요?"


일전에 없는 이야기라 두 사람은 당황했지만 적당히 둘러대었다.


"그렇습니다. 선사께 긴히 드릴 말씀도 있고 해서...."


"말씀 하시지요."


"우리가 조선에서 건너 온 까닭은 일본의 사과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요?"


"전쟁이라는 것은 백해무익입니다. 더군다나 지금의 일본 사정으로써는 우리 조선과 화평을 맺고 그런 생각은 버리는 것이 국익에도 좋겠지요. 하지만 귀국의 태합께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요."


이에야스는 유성룡의 말에 매우 동감했다.


"음, 사실이 그렇기는 하지요. 우리는 이미 7년이 넘는 시간동안 조선을 정복하려고 너무나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물자가 소모되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명을 치려는 것이었지만 무모하긴 했어요."


"도쿠가와 공!"


"선사. 내 말이 아니 틀리오? 애초에 황실과 조정에서는 조선을 치는 것을 매우 반대하는 입장이었어요. 하지만 태합 전하께서 그 말을 들어주기나 하셨습니까?"


"으음.... 우대신 말씀도 맞습니다만..."


"이대로 간다면 태합 전하께서 또 무슨 객기를 부릴지 모르오. 그러니 선사께서 태합전하의 신변을 이 이에야스에게 넘겨주시오."


"예.....? 태합전하의 신변을요....?"


이순신도 에케이를 설득하려 나섰다.


"지금 선사가 처해 있는 처지를 잘 압니다. 태합의 가신들이 선사의 의도를 의심하고

모함하니 태합이 안국사를 떠나는 순간 선사의 처지는 끈 떨어진 연에 불과하게 될 겝니다."


"지금 말씀하시는 분은 이순신 장군이십니까?"


"그렇습니다. 내가 바로 이순신입니다. 우리는 이 곳에 있으면서 모든 일을 여기 덕천 장군께 맡겨 두었죠."


이순신의 말은 도쿠가와에게 전적으로 의지를 해 그 목표인 히데요시를 자신 손으로 베는 것을 이륙하겠다는 뜻이다. 그러자 도쿠가와는 에케이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나는 선사께서 어찌된 영문으로 이 좁은 안국사로 태합 전하를 모시자고 했는지 알 수가 없소이다만 우리 부탁을 좀 들어주시오."


"태합 전하를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내가 전하를 지켜드려야겠지. 미츠나리나 기요마사 같은 자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있어야지요. 선사께서 나를 믿고 전하의 신변을 우리에게 책임지고 넘겨 준다면 내가 적극적으로 선사를 노리는 다이묘들로부터 선사를 지켜 드리겠소."


이에야스는 일단 에케이에게 두루뭉술하게 말했지만 에케이는 신변 요구에 무슨 뜻이 있음을 알아차렸다.


"제게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시간이 없소이다. 조선의 사신들께서는 얼마 지나면 본국으로 돌아가셔야 할 처지에요. 선사께서는 빨리 결정을 하셔야 할게요."


"조만간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에케이는 놀란 마음에 황급히 그 자리를 벗어났다. 유성룡은 걱정하는 눈빛으로 이에야스를 보았다.


"공께서는 어찌 말도 없이 혜경선사를 부른 것 입니까."


"아, 그래도 저 사람이 도와줘야지 우리의 계획을 실현시킬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너무 무모한 일이 아닙니까? 저 사람이 태합에게 가서 말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그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애초에 태합의 가신들이 에케이 선사를 다들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을 것 입니다."


이들이 대화하는 사이에 에케이는 황급히 안국사로 돌아왔다. 에케이는 가는 길에 미츠나리와 마주쳤다.


"미....미츠나리 공! 잠깐 나 좀 봅시다!"


"어, 이게 누구신가. 에케이 선사 아니시오? 당신 같은 사람이 날 보자고 할 이유가 없을텐데?"


"도쿠가와를 내가 지금 만나고 오는 길인데 그 자가 태합 전하의 신변을 넘기라고 했소이다!"


에케이의 말은 사뭇 진중했지만 미츠나리는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우대신이 왜 당신에게 그런 말을 한다는 겁니까? 당신이 전하의 신변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처지랍니까?"


때 마침 지나가던 가토도 둘이 대화하는 것을 보고 다가왔다.


"무슨 일이신가 들?"


미츠나리는 가토와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아, 가토 공. 지금 도쿠가와가 전하의 신변을 에케이 선사에게 넘겨 달라고 그랬다는데 어찌 생각하십니까?"


가토는 그 말에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 그 무슨 얼토당토 하지 않은 말씀입니까? 선사,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이 가토가 태합 전하를 지키고 있는데 어느 놈이 감히 태합 전하에게 위해를 가하겠소?"


"그러게 말입니다. 선사께서 술이라도 취하신 모양이오. 그런 말을 하시려거든 다시 절로 돌아가서 목탁이나 두들기시구려."


"으하하하! 그거 참 미츠나리 말이 옳구만!"


가토와 미츠나리가 가 버리자 에케이는 주먹을 불끈쥐고 화를 참았다. 그는 안국사를 다시 나와 아까 일을 다시 곱씹어봤지만 모욕을 참을 수는 없었다.


"이런 머저리 같은 놈들! 굴러 들어온 복을 제 발로 차 버리는 구나! 태합 전하께서도 나를 우대하시는데 일개 촌구석 다이묘 놈들이 감히 나를 우습게 봐?! 네놈들과는 절대로 같이 살 수 없겠다!"


에케이는 그 길로 이에야스에게 돌아왔다. 혼다 마사노부는 에케이가 오는 것을 보고 잠깐 킥킥 웃어댔다.


"아니 선사께서 어쩐 일이십니까요?"


"오, 마사노부, 어서 우대신께 안내하시오. 내 그대 주군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소."


"지금 손님들과 이야기 중이십니다. 나중에 다시 오시지요."


에케이는 억지로 들어가려고 했다.


"손님들이야 통신사 일행들 아니신가! 어서 비키시오!"


에케이는 다시 문을 박차고 들어와 이에야스에게 말했다.


"이에야스 공! 시키는대로 하겠습니다!"


유성룡은 무릎을 탁치고 웃었다.


"옳거니! 아주 잘 생각하셨소!"


"에케이 선사. 그게 정말이시오?"


"안국사 주변에는 사병 1천명이 있습니다. 그들의 지휘권을 모두 이에야스 공께 인도하겠습니다."


"후회하지 않으시겠소?"


"고니시나 가토, 이시다 같은 어리석은 자들 보다는 이에야스 공께서 훨씬 낫다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고맙소! 정말 고맙소!"


"그럼 이 에케이는 그만 돌아갑니다."


"조심히 가시오. 선사, 정말 고맙소이다."


이에야스는 직접 일어서 에케이를 배웅해 주고는 이이 나오마사를 찾았다.


"나오마사! 나오마사는 어디있나?!"


"여기 있습니다."


"밖에서 다 들었겠지? 네가 책임지고 에케이 선사를 따라가 이 일대 사병의 지휘권을 인도 받아라."


"주군께서는 어디로 가십니까?"


"교토에 다녀 오겠다. 가서 천황 폐하를 뵙고 오겠다."


"알겠습니다."


이순신은 이에야스의 행동을 의아해 했다.


"경도에서 돌아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다시 경도로 가시겠다는 겁니까?"


"태합을 잡으려면 어명을 받아와야 할 게 아닙니까. 제가 없어도 마사노부와 나오마사가 있으니 중대사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십시오."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제 그는 그가 신임했던 에케이의 배반으로 고립 된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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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등장인물 소개, 프롤로그 21.08.10 122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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