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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안국사의 난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중·단편

완결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8.10 19:03
최근연재일 :
2021.10.31 23:59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978
추천수 :
40
글자수 :
106,574

작성
21.09.20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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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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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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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5 - 안국사의 난 : 계획

DUMMY

이에야스는 고민 끝에 조선 통신사들의 요구대로 그를 실행시키기로 하였다. 왜냐하면 마에다 토시이에도 병이 깊어져 자신의 영지인 카가로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가토가 교토로 떠난 상태였고 무엇보다도 더 이상 지체할 명분은 없었다.


도쿠가와는 그대로 나오마사를 대동하고 유성룡, 이순신을 만나고 통역은 강항이 직접 맡았다.


"나오마사에게 모든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이 장군 말씀이 옳습니다. 우리가 생각해 봐도 태합을 제거하는 거사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것이 내 판단입니다."


"허면 무슨 덕천 공은 무슨 대책이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며칠 뒤면 대납언 마에다 토시이에가 자신의 영지로 돌아가게 됩니다. 뭐 그 사람도 있으나 마나하지만 분명 위험한 것은 틀림이 없지요. 해서 토시이에가 돌아가고 나면 남는 사람은 고니시, 와키자카, 이시다 이 셋인데 고니시를 뺀 와키자카나 이시다는 그렇게 위험한 인물이 아니고 각자 다 사이가 좋지는 못한 형편이니 손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이순신은 이에야스의 말에 수긍했다.


"협판안치는 내가 남해안에서 여러 번 격파한 장수이니 별 볼일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다만 덕천 공의 말씀대로 소서행장은 우리 조선에서도 꽤 위험한 인물로 보고 있었으니 조심해야하는 게 맞습니다. 소서행장만 묶어 놓으면 문제 없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 외에는 어중이 떠중이들 뿐 입니다. 가토가 다행히 교토로 가 줘서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유성룡 대감께서는 하실 말씀이 없으십니까?"


유성룡은 침착하였지만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막상 일을 벌인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두렵고도 걱정이 큽니다."


"대감께서 해 주실 일이 있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대감이 정사이시니 고니시와 미츠나리를 좀 잡아 주셔야 겠습니다. 만날 명분은 저희가 마련해 드릴테니 최대한 그들의 주의를 끌어주십시오. 와키자카는 우리가 알아서 해치우겠습니다."


"좋습니다. 허면 병력 동원은 어찌 하실 거외까?"


"대감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에케이 선사가 군사를 보내 대감을 지킬 것 입니다. 그동안에 별동대가 안국사를 기습해 태합의 호위무사들을 모두 제거한 뒤에 이순신 장군이 들어가셔서 태합을 베어버리면 됩니다."


"태합의 수급은 우리가 꼭 가져가야 합니다."


이순신의 말에서 수급 이야기가 나오자 이에야스는 당황했다.


"음.... 그 문제 말씀입니다만 수급이 꼭 필요하십니까?"


"그것이 있어야하지 않습니까? 무엇보다도 덕천 장군께선 양국의 화평을 중요시 하는 분이 아닙니까?"


"좋습니다. 태합의 수급은 마음대로 하십시오. 더 이상 물으실 것이 있습니까?"


"날짜는 정확히 언제입니까?"


"대감. 대납언이 영지로 돌아가면 즉시 일을 꾸밀 것 입니다."


"혜경 선사는 확실하겠지요?"


"오로지 그 사람의 가병들로 이번 일을 처리하는 것이니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닙니다만 오늘 제가 직접 한 번 더 만나서 확답을 받아 놓겠습니다."


"그리 하십시오. 우리는 오로지 덕천 장군을 믿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나오마사."


"예. 주군."


"토시이에 공이 안국사를 떠나기 전까지 네가 책임지고 두 분을 모셔야 한다."


"명심하겠습니다. 주군."


이에야스가 떠나고 난 뒤, 남은 세 사람은 다른 계획을 세웠다. 이순신은 강항에게 말했다.


"배는 준비가 되었는가?"


"걱정하지 마십시오. 무장한 통신사 일행들이 죽을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보다 빨리 순항할 수 있게 개조를 일부 해 놓았습니다."


"잘 하셨네. 그럼 자네는 거사일에 정사 대감을 모셔 주게. 나야 무인이니 걱정이 없지만 정사 대감은 자네가 보좌 해 드리게. 아무래도 소서행장과 석전삼성을 다 상대하려면 있어야 할 게야."


"성심껏 보좌하겠습니다."


"여해. 그럼 우리 호위병들은 어찌하려는가?"


"제가 통제영에서부터 거느리고 있던 무사들은 대감께 맡기겠습니다. 제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


"알겠네. 모든 것이 끝나면 덕천가강이 다른 마음을 품기 전에 속히 이 곳을 빠져 나가야 해. 수길을 죽이는대로 어떻게든 그들에게서 빠져 나오시게."


"잊을리가 있겠습니까. 반드시 그리하겠습니다."


그 즈음. 안코쿠지 에케이는 아직도 마음을 확실히 정하지 못한 채로 토시이에의 병문안을 왔다.


"선사..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소."


"대납언께서 병중이시라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온 것 입니다. 그토록 용맹하던 분께서 어쩌다 이리 병석에 누우셨습니까?"


"내 나이를 생각해 보시오. 이제 병들어 누울때도 되지 않았겠소..."


"이리 누워 계시면 누가 태합 전하를 지켜드린다는 말씀입니까?"


"나 같은 늙은이가 무슨 소용이 있겠소. 여기에 고니시와 와키자카, 이시다도 있는데. 몸이 예전 같지가 않아요. 당장 내일 죽어도 모를 것 같은 기분이오."


토시이에의 처량한 모습은 에케이가 이에야스 쪽으로 마음을 확실히 돌리는데 기여하고 있었다.


"영지로 돌아가실 예정이시라고요."


"그렇소. 태합 전하께서 요양을 오신 마당에 내가 누를 끼칠 수는 없는 일이지..."


"꼭 쾌차하십시오. 기회가 된다면 카가로 가 대납언을 꼭 찾아 뵙겠습니다."


"고맙소. 내가 없는 동안에 태합 전하를 잘 부탁하오."


에케이는 한 숨을 쉬며 토시이에가 머무른 집에서 나왔다.


"나무관세음보살....."


염주를 만지며 공허한 하늘을 보던 에케이에게 의문의 남성들이 다가왔다.


"에케이 선사 아니십니까."


"그... 그렇소만."


"가시지요. 얼마나 선사를 찾았는지 모릅니다. 저희 주군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어서 가시지요."


"당신들은 도쿠가와 공의 무사들이오?"


"그렇습니다.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잠... 잠깐! 이거 보시오!"


에케이는 도쿠가와의 무사들에게 거의 끌려오다시피 왔다. 도쿠가와는 무사들을 매우 질책했다.


"이 놈들! 그 무슨 무례한 짓이냐! 누가 선사를 함부러 모셔 오라고 했나!"


"죄.... 죄송합니다, 주군!"


"됐다. 밖으로 나가서 누가 오는지 좌우를 철저하게 감시해라."


"예!"


도쿠가와는 내려 와 에케이의 손을 잡았다.


"자, 어서 들어 가십시다. 선사. 오늘 그대와 할 말이 많습니다."


도쿠가와는 에케이를 먼저 앉게 한 뒤에 그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하였다.


"오늘 조선 통신사들과 더불어서 태합을 제거하기로 결정을 봤소."


"날짜는 정하셨습니까?"


"토시이에공이 안국사를 떠나는 즉시 일을 벌이고자 합니다. 선사께선 마음에 변함이 없겠지요?"


"아까 전에 토시이에 공의 병문안을 다녀오는 길입니다."


"오오. 그러셨습니까? 토시이에 공의 병세는 어떠합니까?"


"태합 전하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산 송장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로군요."


"더 이상 태합 전하에게는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결행하신다 하면 최대한 돕겠습니다."


도쿠가와는 다시 에케이의 손을 잡았다.


"오오! 고맙소! 정말 고맙소!"


"다만, 걱정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태합 전하께서 우키타 히데이에를 부르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바로 안국사 옆에 히데이에의 영지가 있지 않습니까. 히데이에는 1만이 넘는 군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밖에서 마사노부의 음성이 들렸다.


"에케이 선사의 말씀이 옳습니다. 우키타 공은 고니시, 이시다 두 사람과 친하기 때문에 경계하실 필요는 있습니다."


"듣고 보니 그렇군. 에케이 선사. 너무 걱정 마세요. 그건 우리가 처리 하리다."


에케이는 잠깐 히데요시에게 미련이 남은 듯 했다.


"그런데 꼭 이것은 태합 전하를 죽여야 끝이 납니까?"


"이 모든 것은 황실과 조정이 원하는 일입니다. 태합이 다시 조선을 칠 마음을 먹고 있다는데 그렇게 되면 또 다시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백해무익할 뿐이에요. 살생을 금하는 불제자인 선사가 망설이는 것을 잘 알지만 하나를 희생시켜 만인이 편하다면 어찌 그 길을 마다하겠소?"


"그렇다면 하나만 약속해 주십시오."


"얼마든지 말씀해 보세요."


"히데요리님과 요도도노님은 살려 주십시오. 그분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마사노부.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히데요리님은 주군께서 보살펴 키우시고 요도도노님은 어차피 주군의 며느님이신 스겐인님과 같이 지내게 하신다면 문제 없을 듯 합니다."


"음. 그러면 되겠군."


그 즈음, 이순신은 강항과 함께 있었다.


"대감."


"왜 그러는가?"


"시생은 이 모든 일들이 믿겨지지가 않사옵니다."


"아직 자네는 젊으니 그렇게 느낄 수 있네. 풍신수길의 그 야망에 쓰러져 간 조선의 백성들을 생각하면 나도 아직 아찔한 것을."


"저 역시 그 참상을 잘 압니다."


그러자 이순신은 자신의 장검을 내보였다. 그 검은 1594년에. 그러니까 5년 전에 만들어진 칼이다.


"이 칼을 좀 봐줄 수 있겠나. 내가 임란 때 만든 장검일세."


"이것은 일본도가 아닙니까?"


"보기에는 그러하지. 남해안에서 내가 잡았던 왜군 포로들로 부터 입수한 일본도를 조금 착안해서 만든 것이네."


강항은 그 검을 잠깐 빼 보았다.


"일휘소탕 혈염산하....(一揮掃蕩 血染山河)?"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로 강산을 물들인다는 뜻이지. 내가 이 왜국으로 건너오면서 이 검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었네."


"하오시면 이 검이.....?"


"그렇네. 이 검에 풍신수길의 피를 묻히게 될 걸세. 어쩌면 이 검이 이 날을 위해서 준비 된 것 인지도 모르지."


"풍신수길의 피로 강산이 물들겠군요."


"또 다른 사람도 이 칼에 쓰러질지 누가 알겠나."


임진왜란 때 만들었다는 장검까지 가져와 자신의 신념을 다짐하는 이순신. 조선의 원수를 죽이려는 이순신, 일본에 해악을 끼치려는 역적을 죽이려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제 조선의 원수이자 일본의 역적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제거할 서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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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 - 두 번째 조선 통신사 21.08.11 5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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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 논공행상 +2 21.08.10 8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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