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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이야기

세계관 최강 마왕님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박별
작품등록일 :
2020.05.12 00:02
최근연재일 :
2020.06.19 07:00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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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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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글자수 :
29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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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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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5. 오랜만이네.(1)

DUMMY

성을 나선 나는 오랜만에 유유자적하게 숲을 거닐고 있었다.

이렇게 유유자적하게 숲길을 걸어본 게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오느라 좀처럼 여유를 가질 틈이 없었다.

마왕이 되기 위한 여정.

그 여정에 휴식 같은 것은 없었으며, 회귀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차에 드디어 생겨난 꿀맛 같은 휴식은 기분이 상쾌하게 만들었다.

그래봐야 내리쬐는 태양 따위는 없었지만···.


“그나저나.”


유유자적하게 거닐며 주위를 둘러본 나는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분명 내 주변에서 느껴지는 기척은 마물의 기척이었다.

확실히 이곳은 마물들이 많이 서식하는 지역다웠다.


“이 주변엔 성이 없었지 아마?”


혼자 말하며 주변을 둘러보던 나는 나를 쫒아오기만 할 뿐.

공격하지 않는 마물들을 보며 역시 강한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중급 마족의 기운이었다.

그것을 하급 정도 되는 마물들이 견딜 수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한테 접근하지 않고,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뺏어 갈까봐 경계만 하고 있는 것이었다.


“여기다 별장이나 지어볼까.”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별장을 짓고, 쉬고 싶을 때마다 방문하는 것은 썩 괜찮은 생각 같았지만 지금 당장 나에게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그것을 이루기 전까지는 별장 같은 것을 지을 생각이 없었다.

다만, 모든 게 끝이 난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마왕으로써의 삶을 누릴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은 목표를 위해 움직여야 할 때였다.

목표를 이루기 전까지 휴식은 사치였다.

비록 지금은 휴식시간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도 곧 사라질 터였다.


“저기가 입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생각에 잠긴 채 걷던 내 시선에 익숙한 푯말이 보였다.

나무로 만든 조잡한 푯말에는 ‘접근금지’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무시하고 지나쳤다.

하급 마족이야 들어서는 순간 순식간에 암살을 당하지 중급 마족의 힘을 지니고 있는 나는 암살 당할 확률이 몹시도 적었다.


“호오. 역시 움직임이 은밀하네.”


내 감각에 전해지는 은밀한 움직임들.

무언가가 나를 지켜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새 나를 경계하며 졸졸 따라다니던 마물들의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곳은 마물들이 접근 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성지였으니까.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자 이제는 주변에서 대놓고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일리아나를 보러왔다.”


완벽한 그들의 영역의 중심부에 들어선 순간.

자리에 멈추며 말했고,

순간 나무 위에서 한 인영이 바닥에 가볍게 착지했다.

신이 조각한 듯 아름다운 얼굴에 눈 밑에는 송곳니 같은 문신이 새겨져 있었고, 길쭉한 귀를 지닌 갈색 피부의 존재.

다름 아닌 다크엘프였다.

마계에 서식하는 주민들 중에서 그나마 강한 힘을 지닌 이들이 바로 다크 엘프였다.

그들은 정령도 다룰 수 있었는데 자연계에서 서식하는 정령들과는 그 궤를 달리했다.

어둠의 마력을 먹고 자란 정령들은 파괴의 기운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 위력 또한 상당했다.

내가 이들을 찾아온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수호자로 발탁하기엔 무리였지만 중간 관리자로 써먹기는 적당했다.


“일리아나님은 왜 찾으시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자신보다 상위의 종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다크엘프는 공손하게 물었다.

그 모습에 짧은 탄성을 내뱉었다.

역시 다크엘프였다.

다른 마족들과 달리 대놓고 덤벼들지 않는 점이 몹시도 마음에 들었다.


‘그래봐야 겉으로만 그렇지만.’


마계에 사는 주민들 중에 멀쩡한 존재들을 본 적이 없었다.

이 마계라는 곳은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으니까.

또한, 이곳의 주민들이 파괴적인 성향을 지니게 된 이유도 어둠의 마력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나 또한 파괴적인 성향이 강했고,


“할 말이 있다.”

“정확한 신분을 밝혀주셔야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다크 엘프들의 수장이자 우두머리인 일리아나.

여인의 몸으로 다크 엘프들을 통솔하는 일리아나는 중급 마족에 버금가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금의 나랑 비등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봐야 흡수한 권능과 수많은 능력들을 사용할 수 있는 나를 이길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내 이름은 라온 데카르. 렌스 성과 아른 성의 주인이다.”

멈칫-


내 대답에 순간이지만 몸이 살짝 굳은 다크 엘프를 바라봤다.

아마도 눈앞에 다크 엘프는 상당히 당황했을 게 분명했다.

왜냐고?

처음 들어보는 마족의 이름이었을 테니까.

이들은 마계에서 정보를 담당하고 있기도 했다.

이 척박한 마계에서 마족들의 손아귀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보는 필수였다.

그렇기에 처음 듣는 내 이름에 당황한 것이리라.


“믿기지 않는가?”

“···아닙니다.”


몹시도 태연하게 묻는 내 말에 잠시 뜸을 들이다 대답하는 다크 엘프.

아마도 내 말이 진실인지 파악하려는 의도일 게 뻔했지만 나는 씩 웃어보였다.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럼 이제 일리아나에게 안내하도록.”

“안내하겠습니다.”


나를 경계하면서도 순순히 자신들의 주군인 일리아나가 있는 곳으로 나를 안내하는 다크 엘프.

하지만 나는 그 뒤를 따라가면서 조금씩 힘을 끌어올렸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이들이 순순히 나를 일리아나가 있는 곳에 데려다 줄 리가 없었다.

한 번도 들어본 적도 없는 강한 마족이 등장했으니 자신들의 주군에게 무슨 짓을 할지 어떻게 안다는 말인가.

내가 수하였다고 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역시나.

다크 엘프는 점점 숲의 깊숙한 곳으로 나를 끌고 갔고,

어느 순간 우뚝 멈춰서며 뒤로 물러났다.


“어떻게 우리의 마을을 발견했는지 모르겠지만 순순히 돌아가신다면 목숨만큼은 살려드리겠습니다.”


어느 새 기운을 뿜어내며 나를 노려보는 다크 엘프.

그에 반응하듯 숨어서 은밀히 따라오던 다크 엘프들도 모습을 드러냈고,

그 숫자는 생각보다 많았다.

물론 난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미 이들이 습격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나를 유인할 것이란 건 알고 있었다.”

“의외군요.”


내 대답에 눈가에 이채를 띈 다크 엘프.

곧 그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맺혔다.

수호자나 중간 관리자도 없이 홀로 나타난 중급 마족.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어떤 권능을 지녔든 그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그들 또한 하급 마족에 버금가는 힘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또한 이곳엔 그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파아아앗-


어느 새 파괴의 기운을 머금은 검은 불덩이들이 사방에서 나타났다.

저 검은 불덩이들은 모두 정령들이었는데 다크 엘프들이 다루는 정령들이었다.

비록 겉으로 보기엔 주먹만 했기에 약해보였지만 무시하다간 큰일 난다.

정령이 괜히 정령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다시 한 번 경고하겠습니다. 순순히 돌아가신다면 목숨은 살려드리겠습니다.”

피식-


눈앞에 다크 엘프가 하는 경고에 나는 다시 웃었다.

물론 평범한 중급 마족이었다면 수많은 정령들과 저들만으로도 인상을 찌푸리며 돌아갔겠지만.

사람. 아니, 마족을 잘 못 봤다.

내가 어째서 수호자도 없이 이곳에 혈혈단신으로 들어왔을 거라 생각하는가.

나에게는 몹시도 사기적인 권능이 있었다.

지금 이들을 상대하는데 가장 쉬운 것은 처음에 얻었던 소환하는 권능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미 강화를 통해 한층 강화된 권능.

그것은 이미 이곳에 오기 전부터 발동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걸 모르는 다크 엘프는 내 웃음에 인상을 찌푸리며 외쳤다.


“공격!”

콰아아아아-


순식간에 사방에서 파괴의 불길을 토해내는 정령들과,

단검을 투척하는 다크 엘프들.

파괴의 기운을 머금은 불길들이 나를 집어삼키기 위해 똬리를 틀었고,

그 불길을 피할 수 없게 사방에서 쏟아지는 단검들.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다크 엘프들은 똑똑한 만큼 강한 상대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 증거로 처음 공격을 펼쳤음에도 순식간에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거기다 몇 명은 내 뒤로 은밀히 은신까지 해서 다가오고 있었다.

그 움직임이 얼마나 은밀하던지 미세한 기척이 느껴지는 게 전부였다.

만약 보통의 중급 마족들이었으면 이 공격에 많이들 당황할 것이다.


“쯧.”

스스스슷-


하지만 이미 이들이 이렇게 암습을 가할 것을 느끼고 있었기에 나는 이곳까지 오며 발동준비를 끝마친 소환의 권능을 사용했다.

순식간에 바닥에 그려지는 마법진.

그 사이에서 발록을 비롯한 미노타우로스들이 등장하며 괴성을 질렀다.

이왕 힘쓰는 거 여기서 가볍게 끝낼 생각이 없던 나는 용언을 발현했다.


-동결

팟-


리치 킹 때처럼 순식간에 어둠의 마력을 동결시켜버리자 나를 집어삼키려던 불길들이 푸시시- 하며 꺼졌다. 그리고 마법진에서 나온 발록과 미노타우로스들이 내 의지에 따라 다크 엘프들을 향해 흉포한 괴성을 토해내며 달려들었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다크 엘프들은 느닷없이 등장한 발록과 미노타우로스를 피해 몸을 날렸다.


“정령들! 왜 공격-”

“어둠의 마력이 동결 됐어!”


발록과 미노타우로스들의 공격을 피하며 나무위로 올라간 다크 엘프들.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포효를 토해낸 발록들과 미노타우로스들이 나무를 부섰다.


콰직- 콰직-


그들의 주먹이 휘둘러질 때마다 두꺼운 나무들이 손쉽게 부러지며 기울었고,

나무 위로 피신했던 다크 엘프들은 황급히 뛰어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공중으로 뛴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여전히 인사가 거칠구나.”

퍼억-


다름 아닌 나였다.

허공으로 뛰어오르는 족족 다크 엘프들의 뒤통수를 후려갈겼고,

내 공격에 하나씩 바닥에 처박히며 뿌연 먼지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떠오른 다크 엘프는 나를 이곳으로 안내했던 이였다.

씩-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그에게 나직이 읊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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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6. 어금니 깨물어라.(1) 20.05.20 867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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