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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조회수 :
53,366
추천수 :
2,060
글자수 :
5,884,774

작성
23.09.21 18:00
조회
24
추천
2
글자
20쪽

제 593화 서열 한자리 괴물의 추격.

DUMMY

‘누구지?’


제 눈앞에 흉악한 괴물이 나타난 이후. 이 시간이 억겹의 시간과 같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저를 노려보는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것은 오직 저를 죽이겠다는 악의와 살의뿐이었기에 저는 바로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눈앞의 괴물은 무엇이기에 생전 처음 보는 저에게 이러한 악의를 품고 있는 걸까요? 과거의 저라면 그대로 오줌을 지려버렸을지도 모르지만. 666의 괴물의 살기에 익숙해졌기에 저는 그 괴물을 똑바로 바로 볼 수가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타오르는 살의 안에 그 괴물과 어울리지 않는 따뜻한 감정이 꿈틀거리는 것이 보이네요. 대체... 뭘까요? 이 괴물.


“당신은 누구죠?”


[내 말에나 답해라. 계집.]


“엿이나 먹어요. 제가 비록 평범하긴 해도. 멋대로 개인정보를 알려줄 멍청이는 아니에요.”


아마 에덴에 있는 괴물인 것 같긴 한데. 3명의 666의 괴물 호위에. 저번 사건 때 서열 40위 묵시록의 붉은용 사탄에게 꽤 큰 호감을 얻어버린 저입니다. 정체불명의 괴물 따위의 협박에 굴해줄 의무는 없습니다. 제 대답이 의외였는지. 잠깐이지만 동공이 커졌다가 작아지는 것이 똑똑히 보이네요.


[부정하진 않으니 네년이 맞군. 버릇없는 계집.]


쿵! 쿵! 쿵!


눈앞의 괴물이 다가와 갈퀴와 같이 날카로운 손가락을 천천히 뻗어옵니다.


[곧 죽여주마. 계집. 네 입에서 어떤 비명이 나올지 기대되는군.]


“마리씨!”


그 순간이었습니다. 주위를 둘러싼 어둠이 걷히고 불안한 눈으로 저를 내려다보는 아쿠아마린의 얼굴이 보입니다. 등에 날카로운 건물의 잔해들이 쿡쿡 찌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저는 갑자기 쓰러졌던 걸까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제가 쓰러진 지 얼마나 됐죠?”


“현기증이라도 나서 쓰러지신 거 아닌가요?”


‘정말 잠시의 시간이었나 보네. 내가 느끼기엔 수십 년은 지난 기분인데.’


“마리. 어디 상처라도 있어?”


“아니에요. 다만 어떤 괴물이 저에게 접촉해왔어요. 마법인지 주술인지. 저로는 모르겠지만...”


“?”, “?”


달기와 하은이 제 말에 서로의 얼굴을 보더니 어깨를 으쓱였습니다. 666의 괴물도 제대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기술인 걸까요?


“쓰러지면서 망상이나 꿈이라도 꿨어?”


아니면 그냥 저를 바보 취급하기에 가볍게 생각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망할 돼지 여우 같으니.


“아니에요. 달기. 살의는 확실해요. 분명 저를 곧 죽이러 온다고···.”


“네가 정 그렇게 단언한다면 손이라도 줘봐. 간단한 탐지 주술 정도는 해줄게. 네 말이 사실이라면 흔적 정도는 남아있을 거야.”


제가 달기에게 손을 내밀자. 달기는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제 손을 잡았습니다. 그러자 어둡고 격렬적인 기운이 제 몸을 돌아다니는 것이 느껴지네요. 으으! 기분이 절로 나빠집니다. 마치 저조차 달기에 물들여지는 기분이네요.


“어떤 괴물인지는 기억나?”


“....온몸이 피부를 벗긴 것처럼 붉은 근육질에 머리에는 이빨들밖에 없었어요. 그 가운데에 눈 하나 있고요.”


“!”


그 순간이었습니다. 태연하던 달기가 제 말에 움찔! 몸을 떠는 것이 보였습니다.


“어때? 뭐라도 찾았어?”


“....흔적은 있어. 근데 이거.”


달기는 여우 귀를 그녀답지 않게 쫑긋 위로 세웠습니다. 저 귀는 긴장했다는 뜻이네요.


“설마... 그 미친놈이 무슨 목적으로? 분명 이곳에 그놈이 있긴 하지만.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된. 우리를 노릴 리가...?”


“누군데?”


“확률이 높은 건... 우리 중 제일 쓰레기인 괴물. 오빠도 알잖아?”


하은도 달기의 말에 의문이 피어나더니 곧 설마라는 듯한 감정이 눈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대체 누구이길래. 두 괴물이 저리 동요하는 걸까요?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앗!!!


그 순간이었습니다. 파랬던 하늘이 한순간 어둠이 퍼져나가더니 별들이 반짝이는 검은 하늘로 변했습니다.


“밤?”


“여기 에덴은 태양도 없는 고립 차원이라 날씨를 설정하는 장치가 있어. 시간이 되면 이렇게 밤으로 만들지. 하지만 시간상 아직 멀었는데... 역시 그 새끼인가..? 아쿠아마린! 순성 나침반!”


“있어요!”


“그럼 당장 마리를 들고 중립지대로 향해!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내가 생각하는 게 맞다면 그게 최선이야!”


“네!”


그 순간. 저의 시야가 바뀌었습니다. 아쿠아마린이 저를 아까처럼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려 질주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아쿠아마린의 등 뒤로 하은과 달기가 빠르게 따라붙었습니다.


“제발 비슷한 사칭범이어야 할 텐데. 정말로 그 새끼라면 답이 없어.”


달기의 중얼거림에 아쿠아마린의 긴 귀도 까닥 움직였습니다. 그녀도 달기가 말한 인물이 누구인지 궁금한 모양이네요.


“누군데요?”


끼기기기기기긱!!!


그 순간이었습니다. 아쿠아마린의 그림자에서 기괴한 손톱이 튀어나와 저를 낚아채려고 했습니다!


“<프로즌 쉴드>!”


다행히도 그 전에 아쿠아마린이 펼친 방패가 막아냈네요. 그리고...


서걱!


하은의 검이 한순간에 기괴한 손톱을 깔끔하게 베어냈습니다. 역시 훌륭한 솜씨네요! 손가락 몇 개가 지면을 나뒹구는 것을 보면 습격자는 이제 젓가락질조차 혼자 못할 겁니다.


“큭!”


“하은씨?”


하은씨가 어째선지 몰라도 자신의 오른손을 부여잡네요. 대체 왜?


“맞네. 그 새끼.”


“?????”


[상위 서열에 대한 예의도 없군. 저주받은 구미호 달기.]


저희의 앞으로 그림자가 쭈욱! 늘어나 아까 보았던 괴물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흉하디흉한 붉은 몸에 절로 혐오감이 드네요.


[내 이름은 서열 9위 ‘증오’.]


‘에? 서열 9위? 진짜? 진짜진짜. 그 666의 괴물들에서 꼭대기층이라고요?’


제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달기와 하은의 눈치를 보지만. 반박하는 기색이 없었습니다. 즉 저 말은 진답...


[거기 검은 머리 계집만 넘겨.]


“자...잠깐! 서열 9위 괴물이 저를 왜 노려요!? 전 당신을 모른다고요!!!!!”


제가 외치든가 말든가 달기는 불만인 듯이 꼬리로 지면을 탕탕 두드리며 입을 열었습니다.


“실력주의인 666의 괴물에 인성 항목도 추가해주면 안 될까? 저딴 새끼도 동료로서 묶이니 열 받아 죽겠는걸.”


[내 말에 답해라. 아니면 거기 계집과 함께 죽든지.]


“아아아. 물론 답할게. <광주 : .....>”


달기의 손아귀에서 막대한 빛이 모여들더니 새하얀 구체를 만들었습니다.


“엿이나 먹어. <광멸>!!!!!!!”


눈 부신 빛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자 어둠에 뒤덮인 밤이 한순간 낮이 변해버렸고 아직 그림자에서 나오고 있던 증오의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그걸 확인하자. 달기는 빛의 구체를 하늘로 띄워 작은 태양으로 만들어버리더니 외쳤습니다.


“이걸로 시간은 벌었어! 당장 달려!”


“저희는 세 명인데 쓰러뜨리면...”


“무리야. 무리! 방금 본 놈은 알려진 능력만 20개가 넘어가는 미친놈이야. 서열 자릿수가 한 자리라고! 이 말의 의미를 모르지는 않겠지? 저 인성 파탄자를 싫어하는 666의 괴물들이 더럽게 많은데도. 저 자식이 멀쩡히 살아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거야!”


달기는 그녀답지 않게 굳은 표정으로 이를 갈았습니다.


“과거에 나랑 오빠. 미르, 간디스트로이어, 고블린킹, 퀸, 츄파카브라. 이렇게 7명이 모여서 겨우 대응할 수 있던 놈이야. 이기는 것도 아니야. 대응만 된다고. 대응만. 말이 돼? 현직 666의 괴물 7명이 있어야 겨우 발을 붙잡을 수 있다고! 그게 먼 과거인데. 지금은 얼마나 많은 능력을 개방시켰을지는 나도 몰라! 이 상태로 싸우면 절대 승산이 없어!”


“호...혼자서가요?”


“그래! 서열 1자리 괴물이, 왜 1자리겠어? 우리 666의 괴물들 처지에서도 상대할 때 답이 없어서 그 자리에 있는 놈들이야. 게다가 놈은 목숨이 충전 형식으로 4개 정도 더 있어. 그때 미르에게 뒤진 후. 그 자리에서 바로 부활한 걸 보면. 어찌어찌 죽인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냅다 도망가서 중립지대로 들어가야 해!”


“저런 괴물이라면 그곳으로 와도 될 텐데?”


“거긴 ‘돈 좋아하는 무녀’가 있어. 그녀만 있다면 답이 나와.”


“하지만 놈이 순수히 보내줄 것 같지 않네. 동생아~.”


콰르르르르릉!!!


정면의 대지가 구부러져 270도를 이루어 벽이 되어갑니다. 그 두께는 거의 아파트 크기. 길이는 만리장성처럼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대로 저희를 압사하려는 속셈인 걸까요?


“얍!”


사사삭!


....는. 하은씨가 한순간에 네모란 구멍을 만들어버리네요. 두부처럼 잘린 단면을 보며 저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저 검은 진짜 위험한 것 같습니다.


“일단 여기에 하나.”


그리고는 잔해들 안으로 붉은 부적 하나를 붙여버리네요. 그걸 보자. 달기씨가 중얼중얼하더니 주변에 주술 문양이 잔뜩 새겨집니다. 어라? 저거 안개인 건가요?


“오빠! 정화용 부적은 얼마나 있어?”


“5개. 너는?”


“그럼 내걸 받아!”

달기는 4장 정도로 보이는 주황색 부적 하은에게 전부 던져주네요.


“난 본체가 크고 악성이라 저주에 기본 내성이 높아. 까짓것 몸으로 버틸게.”


“달기야.”


“최대한 승산으로 계산한 거야. 지금 짐 덩어리를 끼고 있는 상태에서 습격당하면 최대한 저주를 버텨야 해. 아쿠아마린!”


“네!”


“너. 저주 대책은 있어?”


“능력으로 흘려버리거나 마력으로 밀어내는 것 외에는...”


“그럼 최대한 놈을 공격하지 말고 막기나 해. 공격해봤자. 우리가 손해야.”


“.....?”


“그리고 마리. 괜히 도움이 되겠다고 설치지 말고 얌전히 있어. 이번에 까닥 잘못하면 너 진짜 죽는다.”


“아...알겠어요.”


“하! 젠장!! 하필 에덴에 와서 제일 귀찮은 괴물에게 찍히다니... 대체 뭘 했길래 저게 너를 쫓는 거야! 마리!”

“제가 증오 클랜인지 하는 거점 하나를 쓸어버려서 그럴지도...?”


“....그거밖에 없긴 하네요.”


저랑 증오의 접점은 그것 뿐이기에 달기의 눈썹이 휘어졌습니다.


“이상해... 겨우 그것만으로 우리를 쫓는다고? 그것도 직접 턴 아쿠아마린도 아닌 마리를? 이해가 안 되는데···? 솔직히 마리는 생긴 것도 특별한 것도 아니고, 가슴도 작고, 신체 능력도 별 특별할 게 없는 괴물인데? 마리 얼굴이 증오에게 열 받게 생기기라도 한 건가?”


“달기씨. 저를 너무 팩트 폭행하고 있어요... 증오에게 죽기 전에 당신에게 먼저 죽을 것 같아요....”


알아. 안다고요. 전 그냥 평범한 인간 출신 괴물이니까요! 근데 그렇게까지 저를 가루로 만드셔야 했나요? 이 망할 돼지 여우야!!!!!!


[날 성가시게 했군! <어둠의 순례.>]


“칫. 모든 그림자는 지울 수 없었나?”


건물 틈 사이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증오입니다. 그가 두 손을 활짝 들어 올리자. 그의 앞으로 핏덩어리들이 모여들더니 그를 소형화시켜둔 듯한 어린이 크기의 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 숫자는 12마리.


[가라. <잔해>들아!]


하나같이 사방으로 흩어져 공포영화에서나 볼 법한 아크로틱한 움직임으로 한 번에 달려들었습니다!


“<화주 : 염제>.”


콰앙! 콰앙! 콰앙!!


하은이 붉은 부적은 던지자. 그것은 거대한 불길이 되어 사방으로 뻗어 나갔고 자신에게 닿는 모든 것을 용해 시켰습니다. 잔해란 것들이 닿자마자. 한순간에 산화 당해 그대로 폭발해버리네요! 아무래도 처음부터 움직이는 폭탄 용도의 존재들 같습니다. 어라? 어디서 본 듯한...


[<어둠의 순례>!]


증오가 그림자 형태로 질주해와 지옥 불 속으로 그대로 뛰어듭니다. 그걸 보자마자. 하은이 불길을 거둬들였지만 늦었습니다.


“윽!”


[케케케케케케케케케!!]


증오의 몸이 불탈 때마다 하은도 충격을 받는 듯이 그의 몸이 잠시지만 휘청입니다. 이건 대체...? 하은이 다치는 것도 다치는 거지만. 제가 놀란 점은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내가 즐겼던 아레나 게임에서 그 사기 캐릭터 ’복수자‘와 비슷하네?’


제가 했던 게임에서 E스킬로 잔해를 소환해 자폭시키거나 자신을 때리게 하여 자해하며, R스킬로 상대의 공격을 몇 배로 반사해 고통을 주는 그 캐릭과 닮아있었습니다. 게다가 ‘어둠의 순례’? 저건 게임 시간상 밤일 때만 사용하는 사기 이동기인데? 이건 왜일까요? 제가 알고 있던 게임 캐릭터와 흡사하네요.


‘분명한 점은 증오에게 피해를 주면 그만큼. 아니 거기에 몇 배는 돌려받는 것 같아.’


약간 남은 불길로도 666의 괴물이 충격을 받는다면 그 이유밖에 없겠지요. 흠... 만약 정말로 그 캐릭과 비슷하다면. 눈앞의 괴물은 철저한 카운터형입니다. 달기의 말대로 공격하지 않고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특수한 케이스만 제외하면 말이죠.


“<어둠의 순례>!”


작은 그늘이라도 있다면 그곳으로 이동해 다짜고짜 제 머리를 향해 갈퀴와 같은 손을 뻗어댑니다. 이에 맞서 아쿠아마린이 저를 던지는 듯이 뒤로 물러가게 한 후. 바로 돌려차기를 하네요.


“<프로즌 블로우>!”


그러자 증오의 손이 새하얗게 얼어붙고 그와 동시에 아쿠아마린의 손도 푸른 동상이 생겨났습니다. 인어에게 동상이라. 이게 가능하네요.


“제가 동상을? 이건 뭐죠?”


“놈의 <인과 역전> 능력에 의한 거야. <저주피해 증폭> 능력도 같이 있어서. 때리는 쪽이 더 피해가 커! 거의 두 배는 손해 볼걸? 말했잖아! 증오를 함부로 공격하지 말라고! <수주 : 수사>!!”


물의 뱀이 지면에서 치솟아 증오의 팔다리를 휘감습니다. 직접 공격하지 않고 간접적으로만 움직임을 제한하네요. 저러면 증오의 저주 대상이 아닌가 봅니다.


“게다가 놈이 원한다면 자기에게 피해를 준 상급 지휘관까지 저주를 뻗을 수가 있어. 그 덕에 앤 기관총 진지에 돌진만 해도. 연합군의 지휘체계가 모조리 작살이 낫지. 더럽게 성가신 놈이야!”


아! 이건 저도 들은 적 있는 내용입니다. 병사가 총을 쏘니 그 병사는 물론이고 그 위로 명령을 내리는 자들이 모조리 전멸했다는... 그 괴물이 저 괴물이네요. 아 젠장! 왜 제 괴생(?)은 이렇게 꼬이는 걸까요!? 제가 달기의 단검을 휘두르면 제 목도 같이 날아가겠네요! 불합리해! 불합리하다고요!!! 저를 호위하는 666의 괴물들이 최소로 반격하며 달려 가보지만 그 속도는 느리기만 합니다. 그들의 이마에 흐르는 땀이 돌아오는 저주로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네요. 하지만 누구 하나 신음성 없이 어떻게 상대를 조질까 고민하는 눈입니다.


“아! 더럽게 아프네! 개자식이!”


다행히도 서열에 비해 힘이나 민첩성이 압도적으로 강한 괴물은 아닙니다. 맞부딪힌다고 하은이나 달기가 압도당하진 않고 힘겨루기 정도는 할 수 있네요. 원거리에서 날리는 기술들은 달기가 전부 지워주고 있습니다.


‘다양한 능력에 비해 숙련도가 부족한 건가?’


확실히 능력이 20개가 넘어가면 하나의 능력을 가진 괴물에 비해 숙련도가 부족할 수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능력의 연계에 의한 힘은 치명적입니다. <각질화>된 증오의 신체는 신소재 합금이나 다름없어서. 웬만한 주술에는 꿈쩍도 없이 맨몸으로 잘만 싸우고 있습니다. 마치 걸어 다니는 탱크 같네요! 어라? 달기가 결국 꼬리를 붙잡혔습니다.


[하아아아아아앗!!!!]


콰앙!!!


그러자 증오는 주저 없이 주변 건물을 향해 휘둘러버리네요! 흙먼지가 비상하고 머리에 피가 흐르는 달기의 모습과 함께 달기의 꼬리를 잡았던 증오의 손도 터져나갔습니다. 달기가 피해를 감수하고 빠져나가기 위해 공격한 거네요.


끼이이이이익!


“흐읍.....!!”


이번엔 뒤에서 기습한 하은의 검이 증오의 몸을 관통하자. 증오가 손으로 검날을 잡았네요. 하은이 억지로 검을 빼내자. 고통스러운 하은의 신음과 함께 그의 주변에 떠도는 주황색 부적 하나가 불에 타 사라집니다. 이제 그의 정화용 부적은 얼마나 남았을까요? 증오의 상처로 붉은 피가 콸콸 나왔으나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회복되었습니다.


“미르 정도는 아니어도. 바로 그 아래의 회복력이야. 답 없는 새끼 같으니!!!”


제대로 화난 달기가 꼬리로 화풀이로 지면을 때렸지만, 답은 없습니다. 저를 호위하다 보니 큰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크네요.


‘...어째서인지 증오도 큰 기술을 안 쓰네?’


저를 죽인다면 처음부터 큰 기술로 피하지 못하도록 이곳 지역을 모조리 날려버리면 될 겁니다. 행성 단위로 힘을 행사하는 666의 괴물이 서열 한 자리이니, 그것은 당연한 일. 근데 그렇지 않는다면....?


‘저에게서 무언가를 얻을 것이 있다?’


그것 말고는 솔직히 다른 답은 없습니다. 그럼 평범한 저에게서 무엇을 얻으려고.... 아!


‘.....야누스가 나에게 심은 코어?’


야누스가 제 가슴 사이에 박은 코어 말고는 증오가 탐낼만한 것은 없을 겁니다. 근데 이거 뽑으면 전 심장이 박살 나서 죽는데요? 줄 수도 없네. 시발.


[성가신 놈들! 이제 얼마나 버틸 수 있지? 응?]


“흥! 일주일도 할 수 있어!”


[허세는!]


확실히 증오의 말대로 666의 괴물 옷 여기저기가 핏빛으로 물들어지고 있었습니다. 피해를 돌려주는 저주로 상처가 터져 피부 바깥으로 피가 스며 나온 탓이겠지요. 반면에 증오는 모든 상처를 재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저를 보호하려는 666의 괴물들부터 걷어내려는 듯이 일부로 저만을 공격해 방어하는 공격을 일부러 맞아주고 있었습니다.


“충분히 거리를 벌렸어! 지금이야!”


달기의 외침에 하은은 수인을 맺으며 지면에 손을 얹고 아쿠아마린은 영창을 했습니다.


“<토주 : 현무팔진.>”


“<프로즌 노바.>”


그러자 하은의 영창에 8개의 벽이 올라와 증오의 몸을 감싸고, 그 바깥을 아쿠아마린이 얼렸습니다. 달기의 손짓에 하늘의 빛 구슬이 내려와 비추니 그림자도 사라지네요.


끼기기기기기기기긱!!!


[이따위 잡 기술을!!!]


그러자 내부에서 소름 끼치는 긁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치 지옥의 망령이 울부짖는 것 같네요.


“이건 선물이야. 친구.”


한순간에 갇혀버린 증오를 향해 하은이 푸른 부적을 던졌습니다!


파아아아아아아앗!!!!!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것들이 사라지고 붉은 부적이 남았네요. 어라. 이 부적은...?


“아까 그 잔해들 아래로 던진 부적?”


“위치를 바꾸는 주술이야. 시간은 벌었으니 달려!”


아하! 싸우면서 그곳과 거리를 많이 벌린 만큼 가두고 위치를 바꿔버리면 상당한 시간을 벌 수 있겠네요. 증오가 서열 9위인 만큼 금방 부수겠지만....


“환영 주술은 미리 쳐뒀어. 오빠.”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자 달기가 미리 손을 써뒀네요. 말도 안 했는데. 호흡도 좋아라.


“네!”


-------------------------------------------------------


“마리는 알고 있을까? 자신이 왜 나에게 선택받았는지를? 후후후.”


야누스는 자신의 집 안에서 마리가 비추어진 거울로 추격전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침입할 수 없는 그의 공간 속. 야누스는 포도주를 들이켜며 입꼬리를 올렸다.


“짓궂으시네요. 야누스님.”


야누스의 옆으로 올림머리를 한 검은 머리 메이드가 비워진 그의 잔을 채워주었다. 그녀는 동그란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움직임 하나하나에 기품이 넘쳤다. 마치 메이드 일을 하기 위해서 살아왔달까? 하지만 그녀의 손에 있는 푸른 장갑은 그녀가 평범한 이가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건... 666의 괴물에 자리에 도달한 적 있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상징이었으니까.


“저 아이는 죽기 전엔 야누스님이 만든 게임을 즐기던 것 같던데.”


“그래서 필요한 거야.”


야누스는 잔을 비우고 손을 내저어 불필요한 물건들을 모조리 지워버렸고 손에 있는 포도주도 사라지자. 메이드는 아쉬운 듯이 안경을 고쳐 썼다.


“‘그걸’ 완성 시키기 위해서 말이지.”


작가의말

플로라랑 네메시스는 증오의 저주 자체가 먹히지 않기에 증오를 개처럼 팰 수 있습니다.

저주는 네메시스에게 달콤한 우유를 주는 것과 같고요.

증오의 입장에선 최악의 상성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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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 제 602화 타락 시스템 발동. +1 23.09.27 26 2 27쪽
602 제 601화 세계를 속이는 환영. +1 23.09.27 26 2 16쪽
601 제 600화 구미호의 애도. +1 23.09.27 28 2 14쪽
600 제 599화 에덴에서의 탈출. +1 23.09.27 23 2 26쪽
599 제 598화 666의 괴물들의 모임. +1 23.09.27 23 2 22쪽
598 제 597화 타락하는 미래. +1 23.09.27 18 2 16쪽
597 제 596화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1 23.09.27 28 2 22쪽
596 제 595화 물러나는 죽음. +1 23.09.21 17 2 16쪽
595 제 594화 왕따 괴물. +1 23.09.21 20 2 16쪽
» 제 593화 서열 한자리 괴물의 추격. +1 23.09.21 25 2 20쪽
593 제 592화 죽음의 위기. +1 23.09.21 19 2 16쪽
592 제 591화 승려와 눈의 소녀. +1 23.09.21 19 2 14쪽
591 제 590화 습격을 하다. 습격을 당하다. +1 23.09.21 26 2 23쪽
590 제 589화 첫 사냥. +1 23.09.21 29 2 22쪽
589 제 588화 타락의 씨앗. +1 23.09.21 23 2 15쪽
588 제 587화 미행 +1 23.08.28 31 2 19쪽
587 제 586화 여왕과 국왕 +1 23.08.28 31 2 14쪽
586 제 585화 화해 +2 23.08.28 29 2 16쪽
585 제 584화 자격의 증명 +1 23.08.28 28 2 18쪽
584 제 583화 약탈자들. +1 23.08.28 30 2 23쪽
583 제 582화 릴리스의 정체. +1 23.08.28 27 2 14쪽
582 제 581화 과거로부터 빌려오다 +1 23.07.19 44 3 19쪽
581 제 580화 쓰러지는 네메시스 일행들. +1 23.07.19 33 2 13쪽
580 제 579화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1 23.07.19 47 2 21쪽
579 제 578화 변화하는 전황 +1 23.07.19 28 2 23쪽
578 제 577화 세레나 vs 릴 +1 23.07.19 31 2 16쪽
577 제 576화 키메라 +1 23.07.19 30 2 14쪽
576 제 575화 라우레아 그라티아 더 릴리스. +1 23.07.19 91 2 17쪽
575 제 574화 새로운 무공 +1 23.06.30 41 2 14쪽
574 제 573화 도발 +1 23.06.30 4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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