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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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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8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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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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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제 587화 미행

DUMMY

“폐하. 당신은 고위 가문의 딸인 저와 왕실의 권력을 강하게 하려고 정략결혼을 했죠. 나이 차가 심하긴 했으나 이것은 귀족과 왕가에서 흔히 있는 일이었기에 저는 상관없었습니다. 가문의 영광을 위해선 당연한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저에게서 3명의 아이가 태어나자. 당신은 본색을 드러냈죠.”


무슬리마 여왕은 자신의 몸에 새겨진 흉터들을 옷을 걷어 보여주었다. 셀 수 없이 많은 고문의 흉터가 몸에 새겨져 있었기에 릴리스마저 아직 모두 없애지 못한 흔적이었다.


“손톱을 뽑아 그 자리에 못을 박은 후. 힐링 포션을 부어 고정하기. 그 상태에서 억지로 빼내어 살을 찢고 거기에 소금을 쳐 염소로부터 몇 시간이나 빨리게 하여 살이 천천히 찢어지게 하기. 폐하께서 해온 수많은 행동 중 단 하나의 행위가 그것이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죽고 싶은데... 람슬 왕국의 국고에서 나온 최상급 포션으로 기어코 살려냈지요. 몇 날 며칠. ...벌써 몇 년이나 지났군요. 처음에는 고통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니 마음은 죽고 껍데기만이 남았습니다. 당신의 그 엿 같은 재미 때문에 말이죠!”


“하! 여자가 지금 남자에게 감히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냐? 근위병! 근위병! 뭔들 하느냐! 저년을 다시 지하 감옥에...”


“릴리스.”


“예이~!”


콰지지직!


릴리스는 세레나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국왕의 팔을 힘으로 뜯어냈다. 이에 귀가 찢어질 정도의 비명이 사방에 울려 퍼졌으나. 그것은 얼마 못 가 네메시스가 쳐둔 마법에 막혀 조용히 메아리쳤고, 새빨간 피가 릴리스의 발을 적시자. 그녀는 더러운 것을 본 듯이 피를 털어냈을 뿐이었다. 소리 없는 고통의 울부짖음이 끝나자. 릴리스는 다시 국왕의 팔을 붙여주었다.


“하아... 하아.... 하아....”


“아프신가요? 제가 받은 고통은 그것보다 심한데. 사내인 폐하가 저보다도 계집애같이 우시는군요.”


“이.....”


“쉿! 고운 말, 바른말. 알겠죠?”


“.....”


화를 내려는 국왕이었지만. 방금 자신의 팔을 산 채로 뜯어버린 릴리스가 어린아이를 달래는 듯이 속삭이자.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소름 끼치는 공포가 그의 몸을 훑고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폐하. 당신을 비롯한 모든 남성을 저처럼 고문해서 죽여버리는 것이 제가 원하는 일입니다.”


무슬리마 여왕은 거기까지 말한 후. 주먹을 쥐고 부르륵! 떨다가 곧 힘없이 내렸다.


“....하지만 제가 그래선 안 되겠지요. 저는 이 나라의 국모로서 앞으로 람슬 왕국에 태어나 살아가게 될 백성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 나라를 좀먹는 성별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남성이나 여성인가를 떠나서 모두가 자기 스스로 다리로 일어서게 해줘야만 합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네메시스 일행을 보았다. 하나하나 얼굴을 확인한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성은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남성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더더욱 아니지요. 마나를 다룰 수 있는 한. 그 재능에 따라서 충분히 강해질 수 있으니까요.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들 보호만 받아서는 여성은 발전하지 못합니다. 릴리스님이 말씀해주시더군요. 우리 여성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불리해도 묵묵히 일어서서 1인분을 할 수 있음을 보여야 한 사람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분들은 성별을 떠나 동료로서 릴리스에게 맞섰고, 극한의 상황을 뒤집어 승리를 거둔 이들입니다. 이들이 그 산 증인이지요. 싸웠던 이들 중 오직 한 명만이 남성인 것만 봐도 여성이 약하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사실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습니다.

람슬 왕국은 그동안 무의미한 차별로 국가의 미래를 좀먹어왔고, 이는 짓눌러진 지하에서 극도의 증오와 분노를 쌓아왔습니다. 폐하. 눈이 있다면 보십시오. 증오와 분노의 탑이 결국 왕성을 넘어 이 나라를 한 번 뒤집지 않았습니까?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이가 이 무의미한 혐오와 증오 속에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나라는 이끄는 이로써 우리는 그래선 안 됩니다.”


무슬리마 여왕은 분명 왕을 비롯한 남성들을 증오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그녀가 원하는 것은 람슬 왕국에서 신분이 낮은 여성들의 상승이었다. 비록 그 방법이 비틀려 여성이 남성을 노예로 부리는 막장 사태가 되었지만. 이번에 생각을 바꾸었다.


“폐하. 저는 람슬 왕국을 멸망시키고, 옆 국가들처럼 재능에 따라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나라로 다시 만들 겁니다.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살 수 있도록...”


아이들만은 평등하게 살 수 있도록. 하다못해 지금처럼 성별 갈등이 심한 사회에서 살지 않도록. 여왕 자신처럼 피해자가 생기지 않는 국가로 말이다. 그 길은 쉽지 않겠지. 구세대적인 종교와 문화에 젖은 기성세대는 많았고, 릴리스가 현재 지지해준다고 해도. 그녀가 사라지면 무슬리마 여왕이 혼자서 해야만 하는 일일 것이다. 최악의 경우. 사형대에 오르거나 마녀로 몰려 산채로 불타게 되겠지. 무슬리마 여왕의 결심에 람슬 왕국의 왕은 인상을 구기며 외쳤다.


“람슬 왕국은 내 나라다! 국왕인 내가 있는데. 누구 마음대로!!! 이 나라는 내 것이다! 네년의 것이 아니야!!! 그런데 감히!! 감히..... 여성 따위가....!! 천한 것이 무슨 권리로!!!”


한 번 데여지고 나서도 이것이 당연하다고 자라온 인간은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하물며 고령인 람슬 왕국의 국왕은 자신의 자존심이나 지금까지 배워온 상식 때문이라도 여왕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집을 부릴 뿐이었다.


“그거야....”


입을 연 릴리스는 요염한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술을 닦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4세계 서열 2위 세레나님의 마음대로죠.”


“.....?”


이곳의 왕은 릴리스가 말한 문장의 의미를 모를 것이다. 한날 필멸자에게 그 이름은 아무런 의미가 없겠지. 하지만 이 선언은 릴리스가 666의 괴물로서 침략하겠다는 거나 다름없었다.


“우리 괴물들은 서열 1위 네메시스님의 명령에 따라 하나의 ‘세계’를 멸하려고 한 이들이라서 말이죠. 서열 2위의 명령이라면 인간 나라 하나쯤은 얼마든지 멸망시켜도 상관없답니다. 무슨 권리냐고? 아하하하! 권리를 주장하고 싶으면 그에 따른 힘을 갖추어! 한날 개미에 불과한 것이 우리에게 권리를 논할 수 있다고 생각해?”


어둠 속에서 릴리스는 키득키득 웃었고 그에 따라 섬뜩한 어둠이 모두를 스쳐 지나갔다. 이미 람슬 왕국 전체가 릴리스에게 장악된 지 오래였고 람슬 왕국 왕궁을 지키던 병사들은 릴리스의 생물 병기들로 대체된 지 오래였다. 이런 상황인 이상 람슬 왕국의 국왕이란 이름은 허물 좋은 것일 뿐.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늙을 대로 늙은 사람일 뿐이었다.


“람슬 왕국의 왕. 너의 나라의 거지 같은 문화와 종교 덕에 서열 1위 괴물과 서열 2위 괴물의 심기를 제대로 건들었어. 우리 괴물들은 어지간해선 필멸자의 정치엔 간섭하지 않는 편이지만. 어쩌겠어. 우리 괴물 측에 피해가 나와버렸는걸? 서열 2위 세레나님이 바라는 것은 ‘람슬 왕국의 개편’. 그러한 명령이 떨어진 이상 나는 수행할 뿐이고, 거기에 너란 존재는 의미 없어. 이 일에 누가 막아선다고 하들...”


릴리스의 손에 어둠이 피어나다가 잦아들었다.


“모조리 치워버릴 뿐이야. 그게 우리 괴물이거든. 세레나의 의지는 곧 4세계의 의지. 그녀가 바란다면 다소 거친 수단을 쓰더라도 이루어줄 뿐. 이 나라는 이제 내 소유라고요?”


“악마! 이 지독한 악마가...! 네년의 일을 신이 용서할 것 같아?”


쓸데없는 고집. 어쩌면 릴리스가 겉으로 보기엔 여성으로 보이기에 국왕은 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는 남존여비로서 남성이 우월하다고 배워왔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람슬 왕국 내에선 그것은 당연한 상식이었다. 그리고 그 어리석음은 릴리스의 가학증을 자극했다.


“미안하지만. 그런 협박은 전혀 무섭지 않아. 네가 그토록 울부짖는 신들은 몇 번이나 밟은 적이 있으니까.”


릴리스는 차갑게 등을 돌리더니 곧 네메시스를 비롯한 일행들에게는 따뜻한 미소를 보였다.


“마음 같아선 죽여버리고 영혼에 상처를 내어 4세계로 보내고 싶지만. 주변국과의 외교에 왕이란 허수아비는 필요하니 살려두어도 될까요? 세레나님?”


“마음대로 해. 릴리스. 너의 전문이라며?”


“우후후. 허락은 받았습니다. 네메시스님은?”


“주신들은 내 쪽에서 최대한 설득해볼게. 마침 드래곤 캐슬에서 모일 일이 있으니. 대규모 학살만 저지르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될 거야.”


“아이참. 저는 학살을 좋아하는 괴물이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지요.”


“이미 사고를 저지르는 것을 봤는데. 어떻게 걱정하지 않겠어? 릴리스.”


“왕에게 신뢰받지 못한 괴물이라니.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요. 못 믿겠으면.... 정말로 가슴을 찢어볼까요?”


“...됐으니. 이번 일이나 제대로 매듭지어둬.”


“예이.”


릴리스는 장난스럽게 대답하고는 마족의 검은 날개를 파닥거리더니 국왕의 목덜미를 잡은 후. 질질 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세레나에게 눈짓했다.


“세레나. 너무 걱정하지는 마. 릴리스가 태도는 저래도 일은 확실히 하는 편이야.”


“그게 우리 666의 괴물 모토랍니다. 놀 때는 놀더라도 일은 잘하자. 쿡쿡!”


“....신뢰가 갑자기 팍 떨어지는 걸 느끼는데? 릴리스!”


“네~.”


“제대로 해두는 것이 좋아. 아니면...”


세레나가 반지를 활로 변환시키자 릴리스 또한 두 손을 갈퀴 형태로 바꾸면서 응답했다.


“다시 당신과 저는 싸우게 되겠지요. 그것도 좋지만...”


릴리스는 장난스럽게 세레나에게 웃음을 보였다.


“지금은 그럴 마음이 없으니 안심하시길.”


“그럼 맡겨둘게.”


그 날 이후로 람슬 왕국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국왕과 여왕인 무슬리마 여왕의 이름으로 개혁이 선포된 것이었다. 기존에 여성을 남성의 도구로 명시했던 종교적인 것들은 모조리 금지되었고, 비정상적으로 강력했던 여성들의 힘이 줄어들어 남성들과 비슷하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람슬 왕국에 특이한 저주가 생겼다. 람슬 왕국 내에서 남성이나 여성이 서로에게 상처 입히면 상대에게도 같은 상처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는 목숨 자체를 빼앗은 경우도 같이 적용되어, 상대를 죽인 이는 저주로 인해 그 자리에서 즉사하였고, 그 결과. 남성과 여성의 살의 어린 분쟁이 강제적으로 줄어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증오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이것은 언제까지나 미봉책일 뿐. 저주를 해제하거나 우회할 수단이 있다면 갈등은 다시 폭발할 테니 말이다. 갑자기 일어난 개혁에 시위가 일어났지만. 왕궁에서 생겨난 신성한 ‘신수’들이 그들을 무혈로 진압하였고,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재원이 사회를 풍족하게 하기 시작하자. 그러한 시위도 잦아들기 시작했다.


“괴물들은 터무니없이 돈이 많네.”


“666의 괴물 중 보석을 산처럼 생산하는 괴물이 있으니 말이지.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할 거야. 사회 문제는 산처럼 쌓여있으니. 지금 벌어둔 시간으로 하나하나 해결해야 하겠지.”


“하도 분쟁이 심해서 마을을 성별에 따라 반으로 가른 곳도 있다고 하니까.”


“그래도... 저는 미래에 나아질 거라고 믿어요. 네메시스님.”


“나도 람히르의 의견에 동의한다. 애초에 람슬 왕국이 폐쇄적이었기에 이딴 상황이 벌어진 거지. 주변 국가와 교류가 확대되면 좋든 싫든 변할 수밖에 없을 거다.”


월검향은 툴툴거리면서 붕대를 벗었고 그러자 완벽히 회복된 피부가 드러났다. 이것으로 세레나를 제외한 모든 이가 회복되었고 세레나는 상처가 간지러운 듯이 팔을 긁적였다.


“내 판단 하나로 나라가 이렇게 변한다라. 묘한 느낌이네.”


“세레나는 4세계 2위로서 나. 다음 가는 권력을 가지고 있어. 모든 괴물이 따르지는 않겠지만. 릴리스는 세레나를 인정하고 666의 괴물로서 행동한 것이니. 딱히 놀랄 일은 아니야.”


“....만약에 당신이 원한다면 어떻게 됐을까?”


“모든 666의 괴물들이 움직이겠지.”


네메시스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 말에 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내 몸도 움직이는 데에 문제가 없어. 드래곤 캐슬로 출발할 거라면 언제라도 좋아.”


“그럼 내일 출발할까? 하지만 가는데 속도는 좀 늦출 생각이야.”


“응? 왜?”


“벨라스트라즈 때문에.”


네메시스는 엄지손가락으로 릴리스가 붙여둔 생물 병기들과 몸으로 싸우고 있는 벨라를 가리켰다.


“용의 여왕이 무슨 시험을 준비했는지 몰라도. 가는 길에 벨라를 좀 단련시켜주려고. 주로 격투술 위주로.”


“그런 거라면 내가...”


“일반적인 인간이나 그런 종족이면 그래도 되는데. 벨라는 드래곤이잖아? 폴리모프를 통한 육체로 하다 보니 그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힘들어.”


하긴. 본체는 언제까지나 드래곤이었다. 그런 벨라에게 인간형으로 육체 전투를 가르치는 일은 해당 지식이 없으면 힘들었다. 세레나는 그의 의견이 타당 하자 고개를 끄덕였고, 네메시스는 벨라를 불렀다.


“벨라스트라즈.”


“왜 네메시스! 난 지금 바빠!”


“오늘은 여기까지.”


“정말로?”


“응. 그러니 어서 와.”


네메시스의 부름에 릴리스의 생물 병기들도 일제히 멈추고는 예를 갖추어 물러섰다. 그러자 벨라스트라즈는 흙범벅이 된 강아지 같은 모습으로 걸어들어왔다. 그녀가 손을 튕기자. 위생 마법이 그녀의 몸에 붙은 모든 먼지와 지저분한 노폐물들을 빨아들여 작은 구체가 되었다.


“힘들지? 여기 과일 주스라도 마셔.”


“고마워. 잘 먹을게~.”


벨라는 네메시스에게 음료를 받고는 그의 옆에 앉았고 그러자 네메시스는 음료를 홀짝이는 벨라에게 입을 열었다.


“1세계에 체류하는 666의 괴물들에게서 모두 서류를 받았으니. 내일부터는 제국 위에 나타난 드래곤 캐슬로 갈 거야.”


“오랜만에 엄마를 만나겠네. 그리고...”


“너의 남동생도.”


끄덕.


얼굴도 보지 못했지만 하나뿐인 남동생이라고 하니 꽤 흥미가 생긴다. 앞으로의 일로 가슴이 두근거린달까? 그런 벨라의 감정을 눈치챘는지. 네메시스는 고개를 내저었다.


“너의 남동생은 사실상 적으로 봐야 하니. 너무 좋아하지는 마. 그리고 4명의 드래곤 로드들도 수작을 부려올 가능성이 커.”


“나도 알아.”


“내일부턴 내가 직접 육체를 단련시킬 거야. 괜찮겠어?”


“문제없다니까.”


“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아플 거야.”


“.....괜찮아.”


벨라의 각오를 확인한 네메시스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알겠어. 이제 잘 시간이니 오늘은 푹 쉬어둬. 내일부턴 힘들어질 거야. 벨라스트라즈.”


“응!”


네메시스는 그 말을 끝으로 방을 나서서 서서히 멀어져갔고 그가 사라지자 람히르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리고 보니...”


“왜?”


“네메시스님이 밤만 되면 사라지네요?”


“그거야 약 준비하러 가는 거 아니야?”


세레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이 마시던 컵을 보여주었지만 벨라는 고개를 내저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요즘 우린 대부분 회복되어서 약을 안 먹고 있잖아? 근데 네메시스가 어디로 갈 필요가 있나? 대부분은 세레나에게 딱 붙어있는 게 네메시스 일상이잖아?”


“그리고 릴리스가 하는 말도 있고요.”


“아아. 밤마다 즐거운 일한다는 헛소리 말이지....? 보나 마나 나를 놀러 먹으려고 농담...”


“이라고 해도. 괴물은 거짓말을 못 하죠?”


“그리고 현재 주신도 일행에 없으니 말이지.”


아직 주신들은 람슬 왕국 바깥에서 얌전히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는 반대로 주신들의 눈이 람슬 왕국에선 닿지 않는다는 소리로 무언가를 꾸미기에는 딱 좋은 상황이었다.


“...수상하지?”


“그쵸?”


네메시스 일행 사이로 묘한 기류가 스쳐 지나갔다. 다들 회복에 전념한다고 침대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심심한 상태였고 새로운 흥밋거리가 생기자 마음이 동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네메시스가 별짓은 하지 않을 것 같지만, 몰래 따라가 보자.”


“역시 그래야지!”


네메시스 지나간 길을 따라 그의 뒤를 쫓는다. 야간이라서 그런지 릴리스의 생물 병기들은 바깥에서만 순찰할 뿐. 텅 빈 성이나 다름없었다.


“.........”


일행들 모두가 한 가닥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소리는 거의 없었고 그것마저도 벨라가 마법으로 감추니 암살자들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너무 빨리 움직이면 바로 들킬걸.]


뒤쫓고 있는 건 666의 괴물이니 작은 기척이라도 있으면 바로 들킬 거다. 뭐 일행이니 별문제는 없겠지만. 그래서야 재미가 없었다.


[지하로 가네?]


[람슬 왕국 국왕이 갇힌 곳인가?]


정치용 허수아비로 살려두고 있긴 하지만. 인간쓰레기를 좋게 대우해주고 있진 않았다. 그렇기에 람슬 왕국의 국왕은 이전의 여왕처럼 지하 감옥에 썩고 있었고, 지하로 간다는 말에 당연히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아니에요. 방향이 다르네요. 여긴...]


살아 숨 쉬는 듯한 고깃덩어리 입구. 그것은 들어오지 말라는 듯이 실시간으로 꿈틀거리고 있었고, 마치 살아있는 창자와도 같았다.


[.......이거 누가 만들었는지 알겠다.]


[릴리스네.]


[왠지 릴리스의 말에 신뢰성이 붙는 것 같지 않아?]


내부에서 나온 정신이 혼미해지는 향기가 그들을 스쳐 지나가자마자. 벨라는 바로 정화 마법으로 막았다.


[조금 맡았을 뿐인데. 몸이 뜨거워지는데. 이건 아마...]


[‘색욕’의 릴리스니까 말이지. 다들 대비나 잘해둬. 괜히 이상해지긴 싫으니까. 특히 월검향.]


[흥! 괜한 걱정이다. 내가 람히르 앞에서 실수할 것 같으냐?]


[하지만 변태잖아요.]


[람히르....]


반박은 못 했다. 월검향은 자신의 성적 취향에 한탄하며 말없이 따라갔고 그러한 월검향의 모습에 세레나는 고개를 저은 후. 곧 의문을 내뱉었다.


[....근데 네메시스는 왜 이곳으로 들어오는 거지?]


[.......]


모른다. 그렇기에 따라가 보는 것이었다. 왠지 모를 의심이 들었지만. 그들은 네메시스를 믿었다. 하다못해 월검향도 그의 음흉한 속은 알아도 이런 것들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흥♡!”


이 소리가 들리기 전까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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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 제 602화 타락 시스템 발동. +1 23.09.27 27 2 27쪽
602 제 601화 세계를 속이는 환영. +1 23.09.27 26 2 16쪽
601 제 600화 구미호의 애도. +1 23.09.27 28 2 14쪽
600 제 599화 에덴에서의 탈출. +1 23.09.27 23 2 26쪽
599 제 598화 666의 괴물들의 모임. +1 23.09.27 23 2 22쪽
598 제 597화 타락하는 미래. +1 23.09.27 18 2 16쪽
597 제 596화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1 23.09.27 28 2 22쪽
596 제 595화 물러나는 죽음. +1 23.09.21 17 2 16쪽
595 제 594화 왕따 괴물. +1 23.09.21 21 2 16쪽
594 제 593화 서열 한자리 괴물의 추격. +1 23.09.21 25 2 20쪽
593 제 592화 죽음의 위기. +1 23.09.21 20 2 16쪽
592 제 591화 승려와 눈의 소녀. +1 23.09.21 19 2 14쪽
591 제 590화 습격을 하다. 습격을 당하다. +1 23.09.21 26 2 23쪽
590 제 589화 첫 사냥. +1 23.09.21 29 2 22쪽
589 제 588화 타락의 씨앗. +1 23.09.21 23 2 15쪽
» 제 587화 미행 +1 23.08.28 32 2 19쪽
587 제 586화 여왕과 국왕 +1 23.08.28 31 2 14쪽
586 제 585화 화해 +2 23.08.28 29 2 16쪽
585 제 584화 자격의 증명 +1 23.08.28 28 2 18쪽
584 제 583화 약탈자들. +1 23.08.28 30 2 23쪽
583 제 582화 릴리스의 정체. +1 23.08.28 28 2 14쪽
582 제 581화 과거로부터 빌려오다 +1 23.07.19 44 3 19쪽
581 제 580화 쓰러지는 네메시스 일행들. +1 23.07.19 33 2 13쪽
580 제 579화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1 23.07.19 47 2 21쪽
579 제 578화 변화하는 전황 +1 23.07.19 28 2 23쪽
578 제 577화 세레나 vs 릴 +1 23.07.19 31 2 16쪽
577 제 576화 키메라 +1 23.07.19 30 2 14쪽
576 제 575화 라우레아 그라티아 더 릴리스. +1 23.07.19 91 2 17쪽
575 제 574화 새로운 무공 +1 23.06.30 41 2 14쪽
574 제 573화 도발 +1 23.06.30 4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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