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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4.03 14:00
연재수 :
6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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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88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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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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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제 584화 자격의 증명

DUMMY

필멸자를 강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가?

필멸자의 변이는 무작위적이기에 방향성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렇기에 가만히 두면 셀 수 없이 많은. 방향조차 정해져 있지 않은 무작위적이며 이해 불가의 존재로 변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비효율적이고 자원을 낭비하게 된다. 그렇기에 필멸자에게 꼭 필요한 것이 있었다.


“죽으라고!”


바로 ‘죽음’이었다.

죽음은 필멸자의 혼돈에 질서를 주는 법칙이 되어 필멸자를 발전시킨다. 한정된 수명과 한정된 자원.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일어나는 생명의 마모. 이는 강력한 원동력이 되어 필멸자에게 삶의 동기가 되고, 쓸모없는 방향으로 자라는 것은 자연히 사라지며, 그나마 나은 ‘차악’이 남아 필멸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게 된다.

그렇기에 하나하나는 쉽게 죽일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번성해가는 아이러니에 천하의 릴리스라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직접 설계한 구조가 무너지고 있어! 무작위적인 변이나 하는 필멸자 따위가! 내가 뿌리부터 설계한 곳을!!!!’


그러나 막을 방법은 없었다. 이미 릴리스의 마의 자궁에 뿌리를 내린 생물체들은 이곳의 환경에 적응하였고 그녀의 육체를 양분으로 삼으며 어둠 속성에 강한 내성을 지니기 시작했다. 게다가 각종 화학물질에 생존할 수 있는 것들만 남으면서 씨앗을 퍼트리고 있었다. 지금이야 릴리스의 힘이 강대하니 힘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지만···.


‘시간이 지나면 불리해지겠지.’


세레나가 세계수의 씨앗으로부터 시작한 식물체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이상. 얼마 지나지 않아 절반 넘게 번성해버린 식물들이 릴리스의 힘을 서서히,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빼앗기 시작할 것이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이거 제대로 당했네! 천 년 전과는 전혀 다른 방법이라 상상도 못 했어! 그래! 이것도 또 다른 무한이긴 하지!”


다른 무한으로부터 빼앗는 무한이라. 한없이 필멸자답고도 필멸자의 근원에 닿아있는 방식이었다. 직접 싸우는 것이 아닌 뿌리부터 말려버리는 악랄하기 짝이 없는 방법. 그렇기에 불멸자가 필멸자를 증오했던 이유를. 괴물인 릴리스가 직접 당해보니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그렇다고 이곳을 아예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면 그녀가 보관하고 있는 생물 병기들은 물론이고 그녀 자신의 목숨까지 자신의 힘에 위협받겠지. 이건 그야말로 기생충이 아닌가? 그래. 필멸자는 세계에 기생하는 기생충이니 그것은 틀린 생각이 아니겠지.


“흥!!!”


그래도 릴리스의 능력은 건재한다. 그렇다면 그걸로 견제를 해두자. 릴리스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이 공간 전체에 검은 구체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더니 녹색이 생겨난 모든 부분에 끊임없이 폭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모두 죽일 수는 없을지 몰라도 번성해가는 속도를 최대한 억제할 생각이었다.


“이걸로 적어도 10시간이 넘은 시간을 벌 수 있겠죠! 그 시간 동안 그 만신창이 몸으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플로라!”


거듭된 전투로 세레나의 체력과 속성은 분명 바닥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이 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세레나는 릴리스의 말에 미소지었다. 이것은 분명 익숙한 감각이었기 때문이었다.


‘플로라는 이 몸으로 너희 666의 괴물들과 지독할 정도로 싸워갔어.’


고블린킹과 싸웠던 기억이 그러하고, 사탄과 싸웠던 기억이 그러하다. 플로라는 끊임없이 패배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승리했다. 그것이 바로 ‘필멸자’이니. 필멸자의 대변자인 플로라로선 그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일그러졌던 저울의 추는 이제 흔들리기 시작하였고 그 방향은 분명 세레나에게 유리한 방향이었다.


‘승산이 생겼어. 그러나 아직 내가 불리해.’


그렇기에 생각한다. 이 상황을 완전히 결정지을 한 가지 방법을!


‘릴리스는 괴물. 나는 필멸자. 그 본질을 보자면···. 내가 쓸 수 있는 수단은 단 한 가지뿐.’


“괴물은 영혼이 육체지. 이는 큰 장점이지만.”


그렇기에 괴물은 능력을 가질 수 있고, 그들의 육체 반응속도는 뇌를 걸치지 않아도 즉시 이루어진다. 이것은 명백한 장점. 하지만 이게 꼭 장점일 수 있는가?


“무조건 좋은 것은 없어. 그치?”


네메시스가 선물해준 문스톤 활이 푸른빛을 내고 성스러운 녹색이 활대와 화살을 타고 흐른다.


‘천 년 전 전쟁에서 플로라가 쏘아낸 그 화살을 기억하자.’


우우우우우우우웅!!!!


‘전장의 모든 마법과 속성을 지워버리고 셀 수 없이 괴물의 능력을 침묵시켰던 그때의 화살을! 나도 분명 할 수 있어! 세세한 조종은 포기, 대신 그 효율을 높여서!’


세레나가 지하유적에서 기억을 얻어냈을 때. 플로라는 말리고스와의 전투 이후. 단 한 발의 화살로 전장을 침묵시켰다. 녹색의 빛은 범접하는 그 어떤 것도 남기지 않고 쓸어버렸으며 그것을 막아서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 그것은 분명 무한한 효율에 다다른 것이겠지.


“간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세레나의 외침에 화살이 응답하여 하늘로 쏘아져 가고, 화살촉에 담긴 조화가 엷은 막이 되어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 얇고. 더 얇게! 사방에서 쏟아지는 어둠의 구체 따위는 불판에 증발해가는 눈들처럼 닿자마자 사라져갔고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공중에 부양하고 있는 릴리스에게 다다랐다.


“소용없...!”


콰직!!!


릴리스의 어깻죽지가 박살이 나고 곧이어 재생해버렸다. 그것은 지금까지와 별 차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


릴리스의 얼굴이 굳고 세레나의 발밑으로 갈색의 고목들이 줄기로 길을 만들어 세레나의 몸을 공중에 있는 릴리스를 향해 밀어주었다.


“왜? 아까와는 다르지? 응?”


“무슨 짓을....?”


육체의 상처는 분명 100% 재생했다. 그러나 무언가 달랐다. 릴리스는 속이 거북해지는 감각을 느끼며 자신을 향해 나아오는 세레나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노리는 것은 너의 육체가 아니야. 바로 ‘영혼’이지. 지금의 나에겐 보여.”


셀 수 없이 많은 단세포 군체가 된다고 하들. 릴리스는 분명 하나의 영혼을 가진 괴물이었다. 육체가 나뉘었음에 따라 그녀의 영혼도 잘게 쪼개져 퍼져있으나. 그것은 언제까지나 3차원의 영역. 더 넓은 차원으로 보자면 그것은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괴물이란 영혼이 육체인 존재들. 즉. 영혼 자체의 타격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괴물이라도 유효타를 낼 수가 있었다!


“가장 큰 조각은 역시 너였네!”


세레나가 쏘아낸 화살로 주변에 지독한 어둠 속성을 모조리 몰아내니 그제야 가려져 있던 것이 똑똑히 보였다. 그렇기에 세레나는 여기에 승부를 걸었다. 어차피 체력이 남지 않는 지금. 상황이 뒤집힌 이 순간에 승부를 걸어야만 했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파팟!!!


수십 발의 화살을 난사해 릴리스의 가장 큰 영혼을 노리고, 이에 릴리스는 회피기동으로 피해낸다.


“잊지 마. 내 화살은 적을 놓치지 않아!”


콰직!!!


그러나 세레나는 화살에 담긴 조화 속성으로 궤도를 틀어 릴리스의 날개를 기어코 박살을 냈다. 마족과 천족의 날개는 그들의 힘의 근원. 게다가 몸속을 침투해온 조화로 인해 릴리스의 몸이 중심을 잃었다.


“이제 내 차례야!”


퍼어어억!


그 틈을 타. 도착한 세레나가 릴리스의 턱을 위로 걷어찼다. 그러자 활처럼 접히는 릴리스의 몸이었고 상처는 없으나···.


“큭!”


릴리스의 영혼에 제대로 타격이 들어갔다. 서로 간의 거리는 이제 1m. 빠져나갈 수도 없는 거리에 릴리스는 생각을 정리했다.


‘빠져나갈 수 없어요. 제 영혼을 포착한 이상. 저년은 계속 물어뜯으려 하겠죠.’


그것이 플로라니까. 릴리스의 고요한 마음에 두근거림이 퍼져나갔다.


“그렇다면. 원하는 대로 해주는 수밖에 없겠네요.”


손톱을 들었다. 그와 동시에 마의 자궁 내에 있는 모든 생물 병기들의 힘을 현 육체에 집중시켰다. 그러자 검은 불꽃과도 같은 아지랑이가 릴리스의 몸에서 분출되어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자아! 해보자고요!!!!!!!!!”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마족의 손톱과 야수화된 손톱이 공중에서 격돌하는 순간. 어둠과 조화의 파동이 부딪쳐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둘의 손의 피부가 갈라져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살을 찢고! 내장을 끄집어내며! 뼈를 부수고! 뇌수를 삼키고! 그래! 우리 괴물의 방식으로!!!!”


세레나의 어깨가 날카롭게 베이고 허벅지에 실선이 그어진다.


“그 방식이 싫다는 거야. 릴리스.”


릴리스의 날개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꺾이고 얼굴이 베인다.


“큭!”


베일 때마다 몸속으로 침투해오는 조화는 분명 지독하기 짝이 없는 독이었다. 이것은 몸 내부로부터 속성을 교란하고 신체를 둔화시켜 그 어떤 괴물도 플로라를 상대로 백병전을 우위로 갖기 힘들게 만들었다. 몸에 걸린 모든 버프마저 지워버리기에 666의 괴물들에 있어서 플로라와 근접전은 분명 미친 짓. 하지만 릴리스는 막대한 교환비로 지우거나 혹은 일부로 자신의 신체 부위를 날리며 재생시켰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느껴진다. 죽음에 실시간으로 가까워지는 감각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섬뜩한 감각이 몸을 훑고 가고 이는 쾌락이 되어 릴리스를 자극했다.


퍼어어어어억!


몸이 느려진 릴리스가 세레나의 발뒤꿈치를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지상으로 추락했다. 그러자 지상에 동그란 크레이터를 만든 릴리스였지만 그녀는 태연히 재생하고 두 손을 하늘로 올렸다.


위이이이이이이이잉


그것만으로도 지상 전체를 채우는 거대한 마법진이 형성된다. 그 안에서 거대한 어둠이 꿈틀거리더니 곧 하늘 전체를 삼키며 하늘로 치솟았다.


콰아아아아앙!!!!


“...온다.”


파아아아아아아앗!!


하지만 그래도 꺾이지 않는다. 세레나는 실시간으로 몸이 어둠에 잠식되면서도 조화를 최대한 아껴가며 지상으로 돌진해왔다.


“릴리스!!!!!!”


서걱!


“큭!”


하늘에서의 내려찍기에 왼팔이 날아갔다. 하지만 그러면 어쩌하리. 아직 다른 팔이 있고 칼날이 담긴 날개가 있으며 상처는 재생...


“....되지 않네.”


영혼의 손상이 커서 제어력이 떨어진 것이었다. 이거 잘못하면...


‘진짜 죽을지도.’


“하지만 그 전에 제가 이기겠죠!”


지쳐있는 것은 세레나도 마찬가지. 릴리스는 세레나의 얼굴을 깔끔한 돌려차기를 먹였고 그 직후 몸을 회전하며 날개의 칼날로 그녀의 옆구리를 찍었다.


“흥!”


내장을 찌르는 일격. 하지만 세레나는 덤덤한 얼굴로 릴리스의 날개를 뜯어버렸다. 출혈을 막으려고 일부러 칼날을 빼지 않는 모습에 릴리스는 웃었다.


“그래. 이러한 감각! 너무나 느끼고 싶었어요!”


“넌 변태야.”


“아아아아아! 그럴 지도요! 하지만 변태가 아닌 괴물이 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요?”


몸을 부수고 살을 깎는다. 이 원초적인 폭력은 괴물 내재한 본능이자. 생물로서의 본능이니. 이 얼마나 솔직한 욕구인가? 릴리스는 세레나에 의해 몸이 부서지면서도 쾌락에 몸을 떨었다.


“.......?”


고통을 잊어가며 치고받던 중 세레나는 시간이 서서히 감속하는 것을 느꼈다. 이질적인 감각에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저주 종류라고 생각했지만. 조화가 흐르는 세레나에게 그런 것이 먹힐 리가 없었다. 그럼 이건...


[.....왜! 왜!!! 왜!!!! 저를 배신합니까? 여긴 제가 만들었다고요!]


[남성들의 인권을 말할 때부터 각오했어야지! 명예 남자!]

[넌 배신자야!]


“이건.... 릴리스....의 기억?”


세레나는 금방 그것이 무엇인지 눈치챌 수 있었다. 릴리스의 영혼을 직접 타격한 결과. 영혼에 새겨진 기억 일부가 바깥으로 흘러나온 것이었다.

2세계의 어느 문명이었다. 릴리스는 마왕으로서 업무를 보던 중 우연히 강렬한 감정이 주신들이 세계 간의 경계를 넘으며 만든 길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느꼈고, 감정에 민감한 마족 특성상 호기심에 그것을 따라갔다. 그리고 보게 되었다. 같은 종족인데도 너무나 달랐던 양성 간의 사회를.


[이해가 안 되는 필멸자들이네. 같은 필멸자인데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렇다고? 마족인 나는 이해가 안 되지만...]


성별 상관없이 평등하게 하고 싶었다. 그것의 시작은 동정심일 수도 호기심이기도 했다. 릴리스는 마왕으로서의 업무를 하면서도 어둠의 주신 벨라작스의 허락하에 필멸자들의 사회에 숨어들어 여성 인권 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몇백 년 후.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법적으로 충분히 보장되고, 오히려 더 높아 보이는 부분도 보이자. 릴리스는 남성사회로 침투해 남성과 여성의 분쟁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결정을 내렸다.


[이 부분은 남성들이 너무 부당하게 의무를 지고 있어. 당연히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사회가 억누르고 있네. 그럼 평등을 위해서라면 남성의 목소리도 필요하겠어.]


저울이 반대로 치우쳐졌다면 반대에 추를 올려줄 뿐. 하지만 거기서 릴리스가 예상 못 한 이변이 일어났다. 릴리스는 여성 인권 운동가로서 많은 활동과 기적(이란 이름의 마법)을 이루어내며 여성 인권에 힘을 썼으나. 남성 인권에 대해서 말하자마자. 그녀를 따르던 모든 여성이 배신해버린 것이었다.


[난 수백 년간 투표권이 없는 너희 여성들을 위해 싸워서 너희가 투표권을 가지게 해주었고, 보장의 자유가 없는 너희들을 위해 싸워서 원하는 것을 입게 해주었어. 그런데 그 결과가 이거야?]


그래. 중간에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다. 법적으로 평등해졌다면 여성이 굳이 편한 일을 하지 않아도. 그리고 남자에 얹혀살지 않아도 혼자서 사회의 주축으로 살아도 되는데. 왜 남자에 얹혀서 편히 살려고 했는지. 릴리스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모두가 멍청이야. 남자든 여자든. 남자든 권력을 내려놓기 싫어하는 것은 물론이고 힘이 없는 이전 세대의 남성에게 원인을 떠넘기기 바쁘고,

여성들은 만족을 모르고 더 많은 권리를 탐내. 거기에는 아무런 책임감도 없어. 진짜 평등을 원한다면. 광부 일을 여성이 못하게 하는 법부터 비난해야 하는데.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만을 아무런 책임 없이 원하고 있어.

처음 내가 여성 인권 운동을 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러지 않았는데. 뭐가 문제인 걸까?]


행성 전체에 저주를 걸어 성별을 반전시키거나 혹은 한 쪽 성별로 바꾸었다. 그러자 이전 성별을 이유로 서로 차별하거나 싸우기 시작했다. 변하는 것은 없었다. 그들은 무조건 서로 간의 경계를 나누고 반대쪽은 짓밟기를 원했으며 책임을 떠넘기고, 권리만을 취하기 바빴다.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인가?]


진화 자체가 신체적으로 좋은 남성은 사냥하고 희생하는 역할을, 여성은 아이를 돌보는 방향이었기에 여성은 상대적으로 이기적으로 변했다. 그것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있었지만. 릴리스는 그러한 성향 차이를 혐오할 수밖에 없었다.


[...이래서는 평등을 이룰 수가 없어. 그럼 어찌해야 하지?]


답을 정했다. 처음부터 이러한 진화 과정을 걸치지 않는 생물체. 즉 그녀가 직접 뿌리부터 쌓아 올린 자웅동체 생물이라면 해결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많은 고난이 있다. 자연적인 번식에 따라 자웅동체는 퇴화해 결국 특화를 위해 성별은 분화된다. 그렇기에 릴리스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적인 진화에 섞어 들어가. 필멸자들의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궁극의 유전자 조합이 필요해. 다른 종족의 유전자를 받아들여 자연스럽게 번성할 수 있는....]


다 죽여버리고 릴리스의 생물병기가 대신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불필요한 살육을 해봤자. 그녀가 만든 에덴동산이지. 필멸자들의 사회가 아니었다. 그렇기 위해 자연스럽게 필멸자 사회에 섞어 들어가 변화시켜야 진정한 평등을 이룰 수 있었다. 그녀의 생명공학 연구는 모두 이 궁극적인 정의를 위한 것이었다.


“쿨럭! 쿨럭!”


정신을 차려보니 피투성이인 릴리스가 쓰러져 지면에 누워있었다. 하도 영혼을 깎아내 버린 이상 더는 서 있기도 힘든 것이었다. 그걸 보자 세레나도 다리에 힘이 풀려 앞으로 쓰러지는 것을 느꼈다.


“...제 기억을 봤나요?”


“....응.”


“이것들은···. 제 영혼에 새겨진 기억이니까요. 제가 추구하는 정의이자. 저의 신념. 도달하기는 힘들지만. 언젠간 도달하고 싶은 그런 이상향이에요.”


“네 입으로 여성 인권 운동가라며?”


“’여성 인권‘운동가가 아니라. 여성 ’인권운동가‘라니까요. 전 보편적인 평등을 추구하는 괴물이라고요?”


릴리스는 피투성이인 자신의 몸을 보고 침투해온 조화에 한숨을 내쉬었다. 몸을 까닥 움직일 힘조차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래서 플로라와 근접전은... 아니. 이제 세레나라고 해야 하나?


“저는 당신과 상성이 참 나쁘다니까요. 어둠 속성의 자랑인 저주도 안 먹히고 속성 교환비는 손해지. 근접전도 이렇게 피를 말려서 와버리니 참. 마의 자궁도 썼는데. 그 내부에 필멸자를 번식시켜 막아버리니.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니까요.”


릴리스는 거기까지 말한 후. 고개를 돌려 숨만 헐떡이고 있는 세레나를 따뜻하게 보았다.


“항복. 당신이 이겼어요. 축하해요. 세레나. 당신은 자신의 자격을 증명해냈어요. 뭐 아직은 힘이 정상이 아닌 것 같지만요.”


작가의말

여성 인권운동가 중 가정 폭력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시설을 만든 분이 있습니다.

여러 시설을 만들며 여성 단체들의 존경을 받았죠. 하지만 그분이 남성 인권에 대해서 입을 열자마자. 그분은 여성 단체에 비난 받고 자기가 만든 시설에서 자신이 쫓겨났습니다. 정말 웃기는 일 아닌가요?

릴리스란 캐릭터의 모티브를 그 일에서 따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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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 제 602화 타락 시스템 발동. +1 23.09.27 27 2 27쪽
602 제 601화 세계를 속이는 환영. +1 23.09.27 26 2 16쪽
601 제 600화 구미호의 애도. +1 23.09.27 28 2 14쪽
600 제 599화 에덴에서의 탈출. +1 23.09.27 23 2 26쪽
599 제 598화 666의 괴물들의 모임. +1 23.09.27 23 2 22쪽
598 제 597화 타락하는 미래. +1 23.09.27 18 2 16쪽
597 제 596화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1 23.09.27 28 2 22쪽
596 제 595화 물러나는 죽음. +1 23.09.21 18 2 16쪽
595 제 594화 왕따 괴물. +1 23.09.21 21 2 16쪽
594 제 593화 서열 한자리 괴물의 추격. +1 23.09.21 25 2 20쪽
593 제 592화 죽음의 위기. +1 23.09.21 20 2 16쪽
592 제 591화 승려와 눈의 소녀. +1 23.09.21 20 2 14쪽
591 제 590화 습격을 하다. 습격을 당하다. +1 23.09.21 26 2 23쪽
590 제 589화 첫 사냥. +1 23.09.21 29 2 22쪽
589 제 588화 타락의 씨앗. +1 23.09.21 23 2 15쪽
588 제 587화 미행 +1 23.08.28 32 2 19쪽
587 제 586화 여왕과 국왕 +1 23.08.28 31 2 14쪽
586 제 585화 화해 +2 23.08.28 29 2 16쪽
» 제 584화 자격의 증명 +1 23.08.28 29 2 18쪽
584 제 583화 약탈자들. +1 23.08.28 30 2 23쪽
583 제 582화 릴리스의 정체. +1 23.08.28 28 2 14쪽
582 제 581화 과거로부터 빌려오다 +1 23.07.19 45 3 19쪽
581 제 580화 쓰러지는 네메시스 일행들. +1 23.07.19 33 2 13쪽
580 제 579화 장점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1 23.07.19 47 2 21쪽
579 제 578화 변화하는 전황 +1 23.07.19 28 2 23쪽
578 제 577화 세레나 vs 릴 +1 23.07.19 31 2 16쪽
577 제 576화 키메라 +1 23.07.19 30 2 14쪽
576 제 575화 라우레아 그라티아 더 릴리스. +1 23.07.19 91 2 17쪽
575 제 574화 새로운 무공 +1 23.06.30 42 2 14쪽
574 제 573화 도발 +1 23.06.30 4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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