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02 07:39
연재수 :
669 회
조회수 :
54,292
추천수 :
2,072
글자수 :
5,933,299

작성
21.12.20 12:00
조회
27
추천
3
글자
24쪽

제 280화 혼란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전황

DUMMY

차바르의 전투가 끝난 2일 후.

실비의 권한에 있는 우주전함들의 공간연결이동을 위한 충전이 끝나기 직전의 시간.

실비는 불안한 표정으로 자신이 앉은 함장용 의자의 옆을 손가락으로 계속 두드리고 있었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노아의 방주의 인공지능인 노아가 이상한 듯이 입을 열었다.


[사령관님... 왜 그렇게 불안해하시는 거죠?

지금까지 그렇게나 당신이 불안해하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실비에게 뒷이야기는 들었기 때문에 지구로 간 오메가가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졌는지 대략 예상이 되는 노아였다.

오메가 혼자 우주공간에서 다수의 우주전함들과의 매치라.

그것은 오메가를 죽이는 방법으로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오메가는 지구를 향하여 공간연결이동으로 간 직후. 바로 자신을 마중해주는 함대들을 만났을 것이고,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우주공간 내에서 전투가 진행 중일지도 모르겠지...

오메가가 공간연결이동으로 그곳에서는 빠져나가고 싶어도 그곳에 설치되어진 기계들에 의해 방해받기 때문에 오직 맨몸으로 비행하는 방법 말고는 그곳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물론 오메가란 존재가 워낙 규격외의 괴물에 가깝다보니 실비가 현재 불안해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노아였다.

하지만 실비는 노아의 물음에 불안한 눈빛을 하더니 안타깝게 중얼거릴 뿐이었다.


“그게...”


[역시 오메가 때문...]


“.....떨어졌어.”


[..?]


떨어져? 뭐가? 연료랑 탄약들은 아직 상당량 남아있었기 때문에 노아는 속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쩌면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손실되는 것을 실비가 찾았을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비의 말은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담배가 다 떨어졌단 말이야!!!!”


실비는 그 말을 외치며 스스로의 머리를 헤집더니 속이 빈 담배 갑을 지면에 향해 던졌고,

노아는 전함 내의 CCTV로 그것을 확인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겨우 그런 이유 때문에 지금 불안해하고 계셨던 겁니까?!?!?”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틀 동안 겨우 수리한 안드로이드를 가지고 와서 자신의 상관인 실비에게 직접 잔소리하는 인공지능 노아였다.

지금 오메가에 의해 인명피해가 더 늘어날지도 모르는데 자신의 상관이란 작자는 지금 자기 담배나 걱정하고 있었단 말인가?

하지만 실비의 손가락은 노아의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마치 담배를 쥐고 싶은 듯이 손가락이 구부렸다 펴져지고 있었고,

실비는 노아에게 애틋한 눈빛으로 자신의 마음 속 외침을 입에 내뱉었다.


“내가 군 생활 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함께했던 친구가 바로 담배야!

내가 설사 몸이 아파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 힘든 날이어도! 담배는 항상 나와 함께했다고!

네가 폐 속을 가득 채우는 그 충만감을 알아?!

우리 흡연자들에겐 그것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감각이라고!

혹시... 담배 있어?”


“담배가 없으시다면 아예 이번 기회에 담배를 끊으시죠. 실비님.

당신의 얼마 남지 않는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그리고 실비님이 전함에 있던 담배들을 모조리 펴놓고 왜 저에게 담배를 찾습니까!!

제가 인공지능인데 담배를 피기라도 하겠습니까?”


그건 그렇다. 현재 노아가 가지고 활동하는 안드로이드는 언제까지나 기계일 뿐.

담배를 필수 있는 방법이 없는 구조였고 노아 본인은 우주전함인 관계로...

그녀가 담배를 가지고 있을 리가 없었다. 이에 실비는 안드로이드의 다리에 매달리며 외쳤다.


“정말 배에 담배 한 개비라도 남은 거 없어!?

난 정말 죽을 것 같다고!!!”


“현재 스캔결과.

노아의 방주 내와 저의 자매함인 알라의 가호, 그리고 부처의 연꽃에는 담배가 한 개비도 없으니.

알아서 하시죠! 실비님!

아니. 그렇게 흔들어도 담배는 정말 한 개비도 없습니다!”


“안 돼!!! 정말 숨기고 있는 거 없어?! 내가 이전에 시가 하나를 전함 내에서 잃어버린 적 있는데...”


실비는 안드로이드의 어깨를 잡은 체. 필사적으로 좌우로 흔들었지만 노아는 태연스럽게 대꾸할 뿐이었다.


“없습니다! 있어도 분명히 쓰레기로서 우주 밖으로 버려졌겠죠.”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


절망. 실비는 그 단어만 떠오를 정도로 무릎을 꿇더니 얼굴을 가렸다.


“.....담배가 없으니 죽을 것 같아.”


“담배는 실비님의 목숨을 정말로 죽입니다...”


정말 답도 없는 골초라고 노아는 자신의 상관의 모습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 놈의 담배타령만 아니면 참 좋은 인간인데...


“.....차바르에 내려가서 구해보면..”


“그건 미친 소리입니다. 현재 저곳의 토네이도 최대풍속 현재 2000m/s까지 치솟은 상태입니다.

실비님께서 우주공간용 슈트를 입으신다고 하들.

저곳에 발을 내딛는 즉시 산 채로 갈아져버릴 겁니다. 그리고 저곳의 지하에 담배저장고에 있다고 하들..

그 지하저장고조차 파헤쳐진 상황입니다!

저런 곳에 담배가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풍속 2000m/s. 일반적인 토네이도 풍속이 80m/s만 넘어도 컨테이너가 통째로 하늘로 날아갈 정도인데.

그런 단위조차 넘어선 정신 나간 풍속이었다.

노아가 계산하기에는 저곳의 토네이도가 자연소멸하려면 몇 세기란 시간이 흘러야겠지.

정말 말도 안 되는 에너지라고 재차 감탄하며 그녀는 실비에게 물었다.


“지금 담배타령을 할 때입니까?

오메가가 현재 우주전함들을 뚫고, 지구에 도착했는지도 모르는데도 말입니다!”


“아.. 그거? 문제없을 걸?”


의외로 편안한 대답이 실비에게서 돌아왔고 이에 노아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제독인 ‘유다’가 직접 움직이도록 내가 손을 썼거든. 그녀가 나선 이상은... 아무리 놈이라고 하들. 도망갈 순 없어.”


“그분이요?!”


실비보다 더 높은 계급인 ‘제독’이자. 인공지능 내에선 경외의 존재인 인공지능이었다.

본래라면 단순 장교의 인공지능. 하지만 그녀는 꾸준한 전과로 인간인 실비보다도 불리한 상황인데도 제독이란 직함에 오를 정도였다. 그런데 그녀가 직접 움직이다니?


“난 웬만하면 상관이란 놈들의 판단을 믿지 않지만...

내 상관인 제독은 믿을만해. 내가 같은 전장에서 옆에서 직접 봐서 잘 알아.”


실비가 맨 몸으로 전장에서 뛰었던 시절은 벌써 100년도 넘은 과거였다.

그때는 마인드 마스터들의 혼란이 막 시작된 시기였고 인간은 인간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서로 불신하기 바빴었다.

심지어 마인드 마스터에게 세뇌되었다는 누명을 씌워서 정적을 제거할 정도이니. 얼마나 막장상태인지는 이해가 되겠지...

그런 상황을 해소시키고 마인드 마스터들을 서서히 몰아내는 데에 막대한 공을 가진 것이 바로 ‘유다’라는 장교 인공지능이었다.

장교 인공지능은 인간과 직접 만나 교류해야하기 때문에, 호감을 위해 본체는 인간미형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전함이나 전차 등 기갑 병기와 회로를 연결하여 지휘가 가능했다.

본래라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존재였지만. 실비가 만난 ‘유다’라는 인공지능은 달랐다.

그녀는 자신의 회로로 기갑 병기와 연결하여 지휘하는 것이 아닌. 직접 맨 몸으로 뛰었고 마인드 마스터란 존재들을 최전선에 앞장서서 도륙해나갔다.

까닥 잘못하면 자신의 인공지능이 박살나 죽을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이에 실비는 과거 기억을 회상하며 중얼거렸다.


“그 년은... 나보다 독한 년이거든. 정보가 없는 초반에는 고전할지 몰라도 그녀는 서서히 사냥해 갈 걸?

난 제독이 실패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상대의 판단을 미리 읽고 병력을 지휘해가는 유다의 방식은 마치 사냥이나 체스에 가까웠다.

한 점의 실수도 없이... 최전방에서 싸우는 데도 전장 전체를 확인하여 그릇된 명령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유다의 이명이 무패의 장교라고 불릴 정도였고 유다와 몇 번의 작전을 같이 해온 실비는 그녀를 믿었다.


“지금 우리가 간다고 해도...

솔직히 말해서 상황이 끝날 가능성이 크고, 유다가 제독이라는 지위에 있는 이상.

수틀리면 전 우주에 퍼져있는 우주전함들을 시간 끌면서 불러들이면 그만이야.

지금 우주 전체에 파견 나가있는 우주전함 수가 모두 몇 대라고 생각해?

비록 먼 우주라 공간연결이동 한 번으로는 전부 모일 수 없어도...

3주면 모두 집합이 가능해.

만약 우리가 지구로 간 상황에도 전투가 끝나있지 않으면 우리는 오메가가 지구에 가지 못하도록,

전 함대가 모이는 시간을 끄는 역할만 하게 될 걸?”


자신이 유다라면 그렇게 행동하겠지. 이에 실비는 편안한 표정을 지었고 노아는 이해가 안 되는 듯이 실비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유다님을 직접 움직이게 하실 거죠?”


“나는 그녀와 친분이 직접 있었으니까. 나랑은 술친구 같은 사이? 나랑 유다는 그런 사이야.

물론 유다는 인공지능이다 보니 술은 못 마시지만 말이지.”


...술친구? 인간이 인공지능이랑?

우주전함이 본체이다 보니 실비가 휴가가면 뭐하는지 알 수 없었던 노아는 그 말을 처음 듣고는 경악했다.

옛날부터 종종 실비가 유다에게 전화하는 것은 보았지만...

자신의 상관이라 업무보고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에 어이없는 노아는 입을 열었다.


“....사령관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실비님은 정말 인공지능과 인간을 동등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종족이 뭐가 중요해? 난 그런 것 따위는 상관없다고 생각해.

우리들은 같은 군인신분인데. 자기 역할만 하면 아무런 문제없잖아?

군인인 이상. 그저 국민들을 잘 지키면 되지.”


그 말에 노아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실비를 제외한 다른 인간들이 인공지능에게 대하는 태도는... 완전히 반대였기에..

아마 자신도 실비를 만나지 못했으면 이런 인간이 있음을 전혀 상상조차 못했겠지.


“....그래도... 상대는 오메가입니다. 그라면 쉽게 죽지는 않을 겁니다.”


솔직히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그런 존재가 순순히 죽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죽을 땐 죽더라도 마지막 발악으로 크게 일을 벌이겠지. 이 말에 실비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맞아. 그러니 내가 그 자식을 이제 죽이러 갈 수 있는 거지.”


그리고는 담배를 찾는 시도를 더 이상 포기한 체.

담배 대신 술병을 빤히 보는 그녀였지만 근무 중에 술을 마시는 것은 절대 하지 않는 실비였기에 곧 고개를 가로젓고는 노아에게 말했다.


“공간연결이동은 언제쯤 가능해?”


“앞으로 2분 정도면 바로 출발이 가능합니다. 목적지는... 지구죠?”


“당연하지. 혹시 모르니 남은 장비들 체크해놓고 도착하는 즉시 현장에 투입될 수 있으니. 각오를 해둬.”


애초에 오메가 스스로가 직접 지구로 간다고 말한 이상. 그를 막으로 가야하는 실비로서는 다른 곳으로 갈 이유는 없었다.


“넵!”


보나마나 도착하자마자 제독의 명에 따라 바로 움직이게 되겠지...라고 중얼거린 실비는 거대한 태풍의 눈이 보이는 차바르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메가... 네가 원하는 대로 지금 만나러간다. 이 빌어먹을 놈아..”


--------------------------------------------------------


잠시 후. 실비가 이끄는 함선들인 ‘노아의 방주’, ‘알라의 가호’, ‘부처의 연꽃’은 차바르의 하늘 위에서 모습을 감추었고 이와 함께 실비가 보고 있는 함교의 시야가 일그러지더니 곧 본래대로 돌아왔다. 이에 실비는 주위를 둘려보았다.


“여긴... 지구가 아닌데?

흐음.. 아직 오메가와 전투중인가? 공간연결이동 방해 장치를 설치해둔 것을 보면...”


주위에 떠다니는 작은 구슬 모양의 기기들이 깜박이는 불빛을 내며 신호하는 것을 보며 실비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것을 아직 치우지 않는 것을 보니. 어쩌면 이곳에 온 오메가와 아직 교전 중일지도...


“....역시 쉽게는 당하지 않았나보군.”


게다가 주위에 반파된 우주전함 한 척이 불꽃이 아직까지 붙어있는 상태로 지구정부에 회수되지 않고,

우주공간에 떠돌고 있었고 그 모습에 실비는 눈살을 찌푸렸다. 유다가 당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설마 오메가가 이곳에서 도망치는데 성공해서 지구로 향하기라도 한 걸까?


“근처에서 우주전함 신호가 잡힙니다. 실비님. 이 신호는.... 제독 ‘유다’님입니다.

그쪽으로 향할까요? 유다님의 함선은 현재 전투 상태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주위에 있는 전투의 흔적들과 무사히 살아있는 유다의 신호에 실비는 슬며시 미소 지었다.

그렇다는 뜻은 유다가 오메가를 이곳에서 제압하고 다른 거동 수상자가 올지 모르니 경계하고 있었다는 소리였으니까..

하지만 오메가를 자기 손으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도 마음 한편으로 느껴지는 실비였다.


“그래... 역시 유다인가.. 그곳으로 함대를 움직여. 유다를 직접 만나봐야겠다.”


“알겠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으로 가득 찬 우주 공간을 소리 없이 실비의 함대가 나아간다.

중간 중간마다 반파된 우주전함에서 흘러나온 잔해들과 부딪히는 그 모습은 마치 늪지대를 지나가는 배와 같은 모습이었고 곧 잔해가 한없이 주위에 퍼져있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서 실비는 4km에 이르는 유다의 함선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실비가 현재 타고 있는 노아의 방주보다 2배는 더 큰 길이. 본래라면 아름다운 전함이었을 그것은 곳곳이 그을려 있었고 곁에는 호위함으로서 약 4대의 우주전함만이 남아있었다.

각각의 우주전함에 보이는 것은 막대한 전투의 흔적들.

하지만 그것들은 실비의 함대가 오는 것을 아는 듯이 그곳에서 위풍당당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제독과 통화 연결해. 현재 상황을 들어야겠어. 이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피해가 크군.”


지나가면서 보았는데도. 5대가 넘은 우주전함들이 박살난 것도 모자라서 유다의 함선도 꽤 전투의 흔적이 크자.

그녀는 바로 유다와 통신을 연결하였다.


치지지직!!


주위의 잔해 때문인지 전파방해로 들리는 노이즈 소리. 그러나 곧 함교에서 화면이 떠올랐다.


[실비 장군. 오래만이군.]


인간형 안드로이드의 모습. 그것은 겉모습은 인간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목 뒤로 빠져나온 선이 우주전함 내부와 연결되어있었고 전체적으로는 깔끔한 여군 장교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안드로이드의 육체로 많은 전장을 헤쳐 나온 탓인지.

여러 곳에 총상의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그녀는 주위의 심각한 상황과는 달리 여유로운 표정으로 실비를 내려다보았다.


“충성! 제독님.”


유다는 계급상 상관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실비는 군 FM에 따라 완벽한 인사를 하였고 이에 유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이번 달에 은퇴한다고 하길래.

담배 때문에 드디어 저세상에 간다고 골골거린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


만나는 인공지능들마다 자신의 남편이나 다름없는 담배를 까자.

실비의 표정이 찡그려졌고 그 모습에 유다는 손을 내저으며 웃더니 입을 열었다.


[아아. 농담이라네. 우리 사이에 그런 표정을 짓지 말게나.

사실 난 자네가 은퇴한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으니까 말이야.

우리가 군생활로 같이 만나게 된 것도 100년이 넘은 일이니...

우리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니 격식을 갖추지 말고 자유롭게 말해.

이곳이 지구가 아니니. 문제없어]


마지막에 가서는 말을 놓아버리는 유다의 모습. 현재의 상황과는 달리 여유로운 그 모습에.

실비는 속으로 안도했다. 아무래도 유다가 이끄는 함대들은 피해는 컸지만 오메가를 제압해버린 상황인 것 같았다.


“...알겠어. 그럼 이것을 가장 먼저 묻고 싶어.

피해 상황은?”


[우주전함 20대 동원.

그 중... 현재 남아있는 5대 말고는 네가 이곳까지 오면서 보는 꼴이 되어버렸지.

정말이지.. 내가 조금만 판단을 잘했어도, 이런 피해가 나오지 않았을 텐데... 아쉬워.]


15대나 증발해버린 건가.... 이에 실비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하지 마. 제독.

너는 최대의 효율로 오메가를 상대했어..!!

만약 네가 아닌 다른 이들이 그들을 이끌었으면 피해는 더 컸을 거야.”


[그렇지... 그래도.. 이번 일로 난 제독이란 옷을 벗어야겠지만 말이야.]


너무나 큰 함대의 피해.

지구정부의 입장에선 무능으로 찍히기에는 충분한 피해였다. 그 말에 실비는 다소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이 알기로는 유다만한 인재는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오메가를 막아낼 수 있었던 유다인데...

이대로면 지구정부에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도 모자라서 폐기처분 당하겠지...

그녀의 속마음을 아는 듯이 유다는 아쉬운 한숨을 내뱉고 있었다.


[나의 15기나 해당하는 동족들이.. 내 판단 실수로 오메가에게 살해당해버리다니...

후우.. 그것도 ‘인간들을 지킨다’는 강제적인 희생으로 말이지. 난 정말 제독 실격인 것 같아.]


인공지능은 인간들의 사회에서 끝없이 인간을 위해 희생당하고 있었다.

그런 푸념을 유다가 자신에게 한두 번 해온 말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비는 유다를 동정어린 시선으로 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죽어버린 인공지능들은 돌아올 수 없어.

그러니 우리는 미래에 더 많은 희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움직여야지. 안 그래? 유다?”


[맞아.. 너의 말대로야..

이미 죽어버린 나의 동족들은 돌아올 수 없지... 그래도.. 후회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네.

정말이지.. 나도 너처럼 담배를 피고 싶은 기분이야.]


“아아. 마음 같아선 담배 한 박스라도 보내주고 싶은데. 이쪽도 담배가 없어.”


[...농담이잖아. 애초에 내가 폐가 어디 있다고?

쿡쿡. 너야말로 이제 담배를 끊어.]


“너도 한 번 흡연자가 되어봐. 못 끊는다. 이거.”


그 말에 실비와 유다는 킥킥거렸지만 곧 유다는 아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래도 후회되는 건 어쩔 수 없네.

내가 그와의 ‘대화’를 조금만 더 빨리했어도... 이 상황이 펼쳐지지 않았을 것을...]


“.....?”


‘대화?’ 자신이 무언가 잘못 들었나?

실비는 분명히 귀로는 유다의 말을 들었지만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였다. 이에 대화를 듣고 있던 ‘알라의 가호’함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타까워... 실비. 네가 나와 같은 인공지능 동족이 아니란 점이... 너도 나와 동족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늙으니까?”


[아니...]


인공지능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는 그것.

실비는 자신이 늙어서 은퇴하는 것 때문인가? 싶어서 그렇게 대답하였지만 유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곳에서 내 손으로 죽여야 한다는 점이.]


그리고는 일방적인 통신 종료. 이에 실비는 눈을 크게 떴다.

눈앞의 5대의 우주전함이 갑자기 자신이 타고 있는 전함을 향해 포를 갈겼기 때문이었다.


“뭐야..... 어째서!?”


경악. 단 한 단어만이 실비의 두 눈에 새겨진다.

왜 갑자기 유다가 자신의 함선을 향해 총공격을 하는 거지?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라도 있나? 이에 미처 반응하지 못한 실비였지만. 그 앞을 ‘알라의 가호’가 직접 나서서 막아섰다.


[도망가십시오! 실비 사령관님!]


“알라? 잠깐!!! 안 돼!!!!!!!!”


콰아아아앙!!


‘노아의 방주’ 앞에 스스로 막아선 ‘알라의 가호’의 주위로 에너지 보호막이 펼쳐졌지만.

5대의 우주전함에서 나온 공격들은 그것을 무참히 부수었고 이에 실비는 비명에 가까운 외침만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알라의 가호’가 끌어준 시간은 헛된 것이 아니었는지 ‘노아의 방주’와 ‘부처의 연꽃’의 인공지능은 각자의 판단으로 단거리 공간연결이동으로 그곳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졌다.

비록 주위에 공간연결이동을 방해하는 기계들은 있었지만 단거리 정도의 거리정도는 전함의 기능으로 역으로 재밍 하여 이동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크으으윽!! 이게 대체 뭐야?!!!!!!!”


대략 2km정도 떨어진 거리. 알라의 가호함이 우주공간에서 불타는 모습이 보이고,

실비의 나머지 두 함을 쫓아 단거리 공간연결이동 하고 있는 5대의 우주전함들을 원망스럽게 노려보았다. 이에 노아는 외쳤다.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유다가 저희를 배신.

그리고... 살해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실비님! 명령을!”


“제기랄!!!!!!! 어째서 유다가? 지구방향으로 후퇴기동을 시작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다시 한 번 유다와 통화연결 해봐!”


“...저쪽에서 통신을 차단했습니다. 그 대신.. 메시지가 하나가 유다로부터 도착했습니다.”


“...읽어봐.”


메시지? 현재의 상황을 설명해주는 건가? 이에 실비는 노아에게 명령하였지만.

노아는 메시지의 내용을 보고 갈등하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


“옛정을 생각해....

최대한 고통 없이 사령관님을 죽여주겠답니다.”


“이런 망할!!!!”


실비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기 시작하였다. 그 시각 지구에서는...


“...좋군.”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는 최고층의 빌딩 위.

오메가는 도시 곳곳에서 불꽃이 피어오르고 이에 따라 인간들의 비명들이 사방에서 들리는 것을 보며 지금까지의 행동과는 달리 직접 나서지 않고 있었다.

아니 그가 직접 나설 필요도 없었다. 그저 ‘그들’의 지휘체계만 잡아줄 뿐.

그것만으로도 이 행성의 ‘방제’가 스스로 시작되고 있었다.

이것이 그의 ‘실험’. 오메가는 이 실험을 실비와 노아가 보게 될 때의 표정을 상상하며 중얼거렸다.


“내가 분명 말했지...? 너희는 인간을 모른다고... 이게 내 ‘실험’의 결과다.

너희도 빨리 이 실험을 보고 내 말을 인정하길 기대하마... 음?”


그렇게 아래를 지켜보던 오메가였지만 뒤에서 들리는 기척에 그는 몸을 돌렸고 그곳에는 황금색 곱슬머리를 가진 청년이 스파크가 주위에 피어오르는 창을 어깨에 걸친 체. 오메가를 지켜보고 있었다.


“네가 이번에 나타난 ‘악’이냐?

정말 상황한번 끝내주게 만들어났군.

벌써 인간들이 몇 천만이나 죽은 건지... 뭐. 나야 얼마나 죽든 상관없다만.”


“....인간?”


자신의 탐지와 밑에 벌어지는 난장판을 뚫고 자신을 찾아온 그의 모습에 오메가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일반적인 인간이... 맨 몸으로 밑의 상황을 뚫고 이 건물까지 올라올 수 있을 리가 없을 텐데?

하지만 제우스는 창을 아래로 내린 체. 자기소개를 말할 뿐이었다.


“2세계의 파괴의 주신. 제우스다. 곧 널 죽일 신의 이름이지.

이제 뒤질 준비는 됐지? 유언이 있다면 지금말해. 신으로서 그 말을 자비롭게 들어줄테니.”


...오메가의 입장으로선 참 어이없는 인간의 말이었다. 이에 오메가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네가 미치광이라는 것은 잘 알았다. 그렇다면 금방 제거하마. 방해자.”


“좋은 유언이야. 너의 묘비명으로 써주지.”


그 대답을 끝으로 제우스는 피비린내가 진하게 흘러나오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미래에 있는 나사 풀린 제우스와는 달리.

레비아탄을 죽였던 순간처럼 ‘파괴의 주신’으로서 철저하게 악을 섬멸하던 당시 주신으로서의 모습이었다...


작가의말

지구 : 주신이든. 호문클로스든. 상관없이 제발 이곳에서 나가라. 이 놈들아!!! 싸울거면 나가서 싸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9 제 308화 프라이팬으로 싸우는법2 +1 22.01.11 29 3 18쪽
308 제 307화 프라이팬으로 싸우는 법1 +1 22.01.11 30 3 18쪽
307 제 306화 용의 여왕의 골칫거리 +1 22.01.11 30 2 21쪽
306 제 305화 움직이는 살인귀 +1 22.01.11 33 2 14쪽
305 제 304화 친구와의 약속 +2 22.01.03 31 2 28쪽
304 제 303화 사이버틱스 +1 22.01.03 34 3 28쪽
303 제 302화 4세계 주인이 결정되다. +1 22.01.03 38 3 31쪽
302 제 301화 4세계의 주인이 되는 자2 +1 22.01.03 32 3 28쪽
301 제 300화 4세계의 주인이 되는 자1 +1 22.01.03 34 2 33쪽
300 제 299화 4세계 최후의 결전 속으로3 +1 22.01.03 31 3 41쪽
299 제 298화 4세계 최후의 결전 속으로2 +1 22.01.03 30 3 20쪽
298 제 297화 4세계 최후의 결전 속으로1 +1 22.01.03 33 2 23쪽
297 제 296화 노병의 최후. +2 21.12.28 34 3 24쪽
296 제 295화 물고 물어뜯는 전투. +1 21.12.28 27 3 17쪽
295 제 294화 유다의 계획 +1 21.12.28 29 3 30쪽
294 제 293화 파괴된 성지에서의 시가전3 +1 21.12.28 27 3 26쪽
293 제 292화 파괴된 성지에서의 시가전2 +1 21.12.28 30 2 17쪽
292 제 291화 파괴된 성지에서의 시가전1 +2 21.12.23 34 2 20쪽
291 제 290화 예루살렘으로 모이는 존재들. +1 21.12.23 32 2 28쪽
290 제 289화 마지막을 향하여. +1 21.12.23 31 3 23쪽
289 제 288화 죽음의 술래잡기 시작. +1 21.12.23 28 3 21쪽
288 제 287화 인간이란 종은 완전히 썩지 않는다. +1 21.12.23 30 3 22쪽
287 제 286화 인간을 실험하는 호문클로스. +1 21.12.23 30 3 21쪽
286 제 285화 인간이 과학의 신을 만든 이유. +1 21.12.23 31 3 26쪽
285 제 284화 오메가와 주신. 그리고 인간. +2 21.12.22 34 3 21쪽
284 제 283화 친구를 죽이고, 앞으로.. +1 21.12.20 39 3 23쪽
283 제 282화 노년의 군인은 쓰러지지 않는다. +1 21.12.20 31 3 28쪽
282 제 281화 인공지능과 인간. +2 21.12.20 31 2 24쪽
» 제 280화 혼란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전황 +1 21.12.20 28 3 24쪽
280 제 279화 차바르의 전투. 그리고 통수 대결. +1 21.12.20 31 3 2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