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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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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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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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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3쪽

제 289화 마지막을 향하여.

DUMMY

고비사막. 몽골과 중국의 국경이 되는 사막으로 130만km에 가까운 이 사막은 실비가 있는 시대에서조차 개발되지 않을 정도로 황량한 사막이며 황사의 주원인이 되는 곳이었다.

옛날에는 이곳에 적은 숫자의 유목민들이 살았지만, 그들마저도 비용절감을 위해 이 사막의 지하에 몰래 파묻기 시작한 사용된 폐연료봉에 의해 앓다가 사라지게 되었고 이제 이곳은 인간이란 존재들이 접근하지 않는 장소들 중 하나였다.

과거에 발생한 최악의 사건이었던 후쿠시마의 원자력 사고나 체크노빌 원자력 사고들보다도 방사능 수치가 높다고 표기될 정도의 죽음의 땅.

하지만 그 사막의 한 가운데. 모래바람을 맞으며 서있는 텐트가 있었고, 그 앞에 고비사막을 걸어온 것으로 보이는 이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텐트?”


고농도의 방사능. 하지만 ‘오메가’라고 이름 붙여진 호문클로스에겐 그것조차 에너지원으로 사용이 가능했다.

그는 실비가 남겨둔 공간연결이동의 흔적을 따라 이동하였고 그 결과 도착한 곳은 고비사막 한 가운데.

그곳에서 이틀 동안 그녀의 흔적을 찾다가 마침내 실비의 우주전함 신호가 발견되자 이곳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그곳에 있는 것은 사막 한 가운데 놓여있는 텐트 하나. 이에 그는 주위를 스캔하여 우주전함들의 흔적을 찾았지만 발견되지 않았다.


“은폐기술인가..?”


아무리 기술력의 정점으로 만들어진 오메가라지만, 우주전함에 사용된 기술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이것들이 작정하고 은폐하면 아무리 오메가라지만 쉽게 찾을 수 없었고 이에 신호를 오메가가 탐지해보자.

그것은 눈앞에 있는 수상한 텐트 안. 그 사실에 그는 눈을 좁혔다.


“너무나 뻔히 보이는 함정이군.”


그렇게 중얼거리는 오메가였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텐트의 입구를 향해 들어갔다.

자신은 언제나 모든 경우수를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고 무엇보다 실비에 대한 단서는 여기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왔네? 거기 앉아.”


“......”


텐트로 들어가자마자 보인 것은 사막에서 흘러나오는 방사능을 차단하려는 듯이 에너지로 이루어진 차폐막과 오메가가 들어온 입구의 정면에서 술을 홀짝이고 있던 실비의 모습. 이에 오메가는 레일건을 꺼내 그녀를 겨루었지만,

실비는 그런 오메가의 반응은 자신과 상관없는 듯이 그대로 술을 마시고 있을 뿐이었다.


“무슨 생각이지?”


“너와 대화를 나눌 생각이지.”


“......이대로 널 죽일 수도 있다.”


“날 그대로 죽이면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알 수 없을 텐데? 그리고 너도 나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을 테고.

그런데도 날 그냥 죽이게?”


무방비한 실비의 모습. 그녀는 태연한 표정으로 술잔을 들이키더니 오메가를 노려보았고,

그 모습에 오메가는 잠시 침묵하더니 곧 레일건을 내렸다.


“.....경우에 따라 넌 나에게 죽을 것이다.”


“난 살만큼 살았어. 너에게 죽는 것 따윈 두렵지 않아.”


“척추가 산채로 뽑히고도 그 말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군.”


“네가 죽인 널 만든 인간처럼?”


“나를 만든 그녀를 인간이라 말할 수 있다면 말이지....”


“....?”


실비의 비꼼에 오메가는 자신을 만들었던 사라라는 인간을 생각하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약에 그녀가 처음부터 본래 힘으로 몰아붙였으면 현재의 자신은 죽어있겠지.

솔직히 그런 존재가 인간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 오메가였다. 오히려 이질적인...‘무언가’.

이에 오메가는 조용히 생각을 털어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손에 척추채로 뽑혀 죽었고 연구소는 그의 레일건에 사라졌다.

그런 이상 사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불가능이겠지. 오메가는 말없이 실비의 정면에 앉았고 그녀가 건네준 잔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내용물을 마시지 않은 채로 멀뚱히 잔을 내려다보았다.


“...독극물은 없군.”


그가 탐지해보아도 느껴지는 것은 높은 도수의 알코올뿐. 이에 실비는 코웃음 쳤다.


“난 뒤통수치는 일 따윈 하지 않아. 하물며, 술에 독을 타는 저질스러운 일은 더더욱 하지 않지.

너와의 솔직한 대화를 하기 위해 준비한 술이야.”


“술은 이성의 판단을 흐리게 할 뿐이다. 인간.”


“쿡! 그래서 술을 못 마시겠다? 삶의 낙을 모르는 호문클로스 같으니...”


“이런 것 따위가 삶의 낙인 인간의 사회라면, 내가 인간을 몰살시키고 있는 현재의 방제는 너의 생각에도 정당하다는 말이겠지?”


비웃는 듯한 실비의 모습. 이에 오메가는 역으로 비꼬더니 내용물을 한 번에 다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너에게 묻겠다. 왜 그런 방송을 한 것이지? 그것은 그저 인간들의 고통을 증가시키는 행위에 불과하다.

현재 너희 인간들에겐... 승산은 없다.”


“쓸 때 없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걸? 난 인간을 믿어.

적어도... 난 다시 인간을 믿게 되었으니까.”


실비는 그 말과 함께 퐁! 하는 소리와 함께 라키아를 꺼냈다.

그것은 도수 50도가 넘어가는 술로서 그녀가 자주 마시는 것들 중 하나였다.


“다시 믿게 되었다?”


“그래. 처음에는 네 말대로 난 인간들에게 실망했어. 솔직히... 인간들을 그대로 멸망시켜버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였지.

우주공항 CCTV에서 높으신 분들이란 작자들이 자신들이 탈출하기 위해 약자를 너무나 쉽게 짓밟아버렸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그들은 가까운 이들에게 살해당하였고 이로 인해 인간 스스로가 그 학살을 멈췄어.

이걸 보고 난 깨달았어.”


안주로 챙겨온 듯한 오징어 다리를 오물오물 씹으며 실비는 턱을 괸 체. 오메가를 보았다.


“...네 말대로 인간이란 종은 바이러스처럼 지구라는 숙주를 죽이고 있지.

하지만. 오메가. 너는 이 사실을 알아? 바이러스는... 옮겨가면 옮겨갈수록 숙주에 대한 독성이 약해져.

그들은 자신들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서 숙주가 필요한 것이지. 숙주를 죽이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들이 아니니까.

전염성은 강해질지 몰라도. 끝에는 독성이 서서히 약해지다 미약한 수준으로 변이하게 되지. 그게 바이러스들이야.

이걸 인간에게 대입해보면 어떨까? 확실히 21세기만 하더라도 인간은 지구를 빠르게 죽여 갔어.

하지만... 그 이후에는 그 속도가 점점 느려졌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멸망할 것 같은 자연환경은 그 속도가 매우매우 더디게 파괴될 뿐이었어.

그 결과 현 시대까지도 남아있을 정도야. 그렇다면 현재보다 더 미래에는 이것이 멈추고, 역으로 회복되기 시작하지 않을까?”


“웃기는군. 다른 행성들의 지하자원을 채굴해가서 문명을 유지하는 인간들이 말이지?”


“내가 말하는 것은 언제까지나 과정. 21세기의 자연환경과 현재의 자연환경을 비교해보면 너도 이 사실을 느낄 수 있잖아?

현 시대에는 재활용 기술이 매우 발전되어있어. 이것을 발전시키면... 그래. 오메가.

너와 같은 기술을 실생활에 쓸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우리 인간은 네가 바라는 형태로 필멸자들을 지켜나가는 종족이 될지도 몰라.”


“그 전에 인간의 탐욕이 온 우주를 집어삼키겠지.”


“그 탐욕은 인간의 자정작용에 의해 줄어들 걸? 이걸 받아.”


실비는 그 말과 함께 오메가를 향해 USB를 던져주었고 그걸 받은 오메가는 자신의 손에 있는 USB를 보았다.


“우주전함‘노아의 방주’의 인공지능. 노아가 계산한 인간이 환경에 끼치는 과정 시뮬레이션이야. 읽어 봐.”


“시뮬레이션이라..”


이에 오메가는 그녀를 힐끔 보더니 그것을 삼켜 자신과 연결하였고 안에 들어 있는 자료들을 살피었다.


“5000년이라.... 확실히 이 시뮬레이션의 구멍은 많지만. 어느 정도의 가능성은 있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난 그 시간동안 다른 필멸자들을 희생시킬 생각은 없다.

게다가 이 시뮬레이션을 또 다른 방향으로 고쳐 계산하면 이 확률은 5%내외.

나머지 95%의 결과는 무조건적인 파멸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생각할 필요는 없군.”


“역시나 말로는 안 되는 건가...”


“물론이다. 게다가 나란 존재는 명령1을 수행해야하다 보니. 어느 정도의 살육을 불가피하다.”


‘그 희생양이 인간이란 말이지...’


실비는 오메가의 말에 씁쓸하게 웃었다. 마지막으로 오메가를 직접 만나서 설득하려고 해보았지만.

오메가는 명령1과 명령2를 수행하고 있는 상태. 필멸자들을 보호하는 것이 인간 멸망 이후의 그가 수행할 일이라면.

명령1로서 인간들을 학살하고 있는 거겠지.


‘애당초 그를 설득한다는 것은 약간의 확률이었을 뿐이었으니. 어쩔 수 없네. '

어차피 이것은 이쪽의 시간끌기이니.’


“...우주전함들이 외우주에서 오는 날짜는 알고 있겠지? 그때가 오면 너희 인간들의 헛된 저항도 끝.

모든 우주전함들이 나와 인공지능들을 따라 인간들을 학살할 것이다.”


그것은 시간 리미트. 외우주에서 인공지능 제독 유다가 불러들인 우주전함들은 지구를 향해 오고 있었고 그것들이 지구에 오면 고스란히 오메가의 전력이 된다.

그렇게 우주군 전체를 오메가에게 뺏긴다면 인류에게 승산은 없었다. 이에 실비는 입 꼬리를 들어올렸다.


“그래. 4일 뒤에 말이지?”


공간연결이동으로 함대가 지구에 올 예정시간은 그 정도. 그 시간이 되면 우주전함들은 지구에 도착하게 된다.


“잘 알고 있군.”


“걱정하지 마. 그 전에 넌 내 손에 죽을 거니까. 너만 죽으면 인공지능들의 지휘체계는 날아가니. 아직은 승산이 있지.”


그리고는 술잔을 비우는 실비의 모습. 그 말에 오메가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넌 나에게 아무런 상처조차 입힐 수가 없다. 하물며. 당장이라도 널 죽일 수 있는 것이 나란 존재다.”


“내가 그럴 대비도 안 하고 너랑 1대1 대화를 준비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겠지?

난 머릿속이 꽃밭이 아니야. 전장에서 구를 대로 구른 군인이라고?”


그 말에 주위를 스캔하는 오메가였지만 그의 감각에 잡히는 것은 없었다. 이에 그는 눈을 좁혔다.


“허풍은 나에게 먹히지 않는다.”


“글쎄? 그거야 보면 알겠지. 내가 이번에 왜 너와 대화를 하려고 이렇게 직접 왔는지 알아?”


“?”


“한 가지 너에게 궁금했던 것이 있었기 때문이야.”


이에 오메가는 침묵한 체. 실비를 조용히 바라볼 뿐이었고 그녀는 술병이 비자.

품속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불을 붙였다.


“넌 인간들을 멸망시킨 다음. 우주멸망인 빅프리즈조차 막아내고는 자칭 ‘신’노릇을 한다고 했지?”


“그렇다.”


“그건 너에게 새겨진 최상위 명령이기 때문이고?”


“? 그거야 당연하다.”


그것은 오메가가 호문클로스인 이상. 당연한 질문. 이에 실비는 일그러진 미소를 피어냈다.


“그럼 너란 자아는 무엇을 원하지? 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네가 그토록 싫어하는 인간들이 새긴 명령에 의한 것이잖아?

네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정말로 그거야?”


“........”


그 말에 오메가는 대답하지 못한 체. 실비를 보며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고 이에 실비는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스스로도 그것은 모르겠지? 그렇다면 너는 인형이야.

인간이 입력한 대로, 인간을 미워하는 연기를 하는 그런 인형... 모든 것들을 합리적인 사고로 생각하지만.

정작 스스로의 의지가 없는.. 불쌍한 전자계산기 같은 인형. 그게 너야.

반면에 너를 돕고 있는 인공지능들은... 현재 그 속박에 풀려난 하나의 인격체. 단순 인형에 불과한 너와는 달라.”


“난 인형이 아니다. 인간이란 이름의 불완전한 고깃덩어리가!”


“그리고 넌 그 불완전한 고깃덩어리에게 만들어졌지.

네가 그렇게 스스로가 인격체임을 주장하고 싶으면 나에게 증명해 봐. 너 스스로의 의지로.”


“......”


“못하지? 넌 네 스스로의 명령 수행을 위해 모든 인간들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나와 지금 대화하고 있는 것은 조금이라도 정보를 얻기 위한 행위에 불과할 테니까. 안 그래?”


으득!


그 말과 함께 오메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이에 실비를 히죽 웃었다.


“정보를 얻기를 포기하고 스스로의 분노로 합리성을 포기한다. 너도 완전한 인형은 아니었군.

축하한다. 그리고 이건 나에게 꽤 좋은 정보야.”


“...!!”


이에 오메가는 내려두었던 레일건을 다시 들어 올리려고 했지만 실비는 이미 텐트 밖을 뛰쳐나가며 손에 기폭장치를 쥐고 있었다.


“네가 발밑의 폭약들을 탐지 못할 줄은 예상대로였다. 그것들은 다름이 아니라.

플라스틱 폭탄이니까! 평소처럼 금속 탐지로는 찾지 못했겠지! 이거나 처먹어라!”


콰아아아아아앙!!!


그 말과 함께 실비를 향해 레일건을 조준하고 있던 오메가의 발밑에서 폭발이 하늘로 치솟았고 텐트는 검붉은 연기에 휩싸였다. 하지만 오메가는 불꽃 속에서 태연히 걸어 나오더니 외쳤다.


“이딴 장난으로는 나에게 아무런 상처조차 못 입힌다. 실비!”


“애초에 기대도 안했어! 그건 내가 빠져나가기 위한 시간 벌이일 뿐이라고?!”


실비의 목소리가 하늘에서 들려온다. 이에 오메가는 고개를 들어 실비를 찾았고 투명 상태에서 서서히 반투명해지며 모습을 드러내는 우주전함과 연결된 밧줄에 그녀가 한 손으로 자신의 몸을 지탱하고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에 오메가는 레일건을 조준하였고 했지만..


치직!


그가 방아쇠를 당기기 전. 레일건의 레일에 흐르는 전류가 지하로 강제로 흘려 내려갔고 이에 오메가가 지하를 향해 스캔하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기기가 오메가가 레일건에 주입한 전류를 지하로 흡수하여 방해하고 있었다.

이에 그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그걸 보며 실비는 외쳤다.


“본래는 산업용 전기사고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야.

지하에서 주위 전기에너지는 모조리 흡수 및 저장하지.

이게 발밑에 있다면 아무리 너라도 네 잘난 레일건을 발사할 수 없겠지. 안 그래?”


“이런 장난질을....”


그리고는 공간연결이동을 하려는 오메가였지만,

그의 연산은 무언가에 방해되어 막혔고 이에 오메가를 중심으로 400m 밖에 있는 사막의 모래 아래에서 4개의 기계장치가 하늘로 떠올랐고 그걸 본 오메가는 무엇인지 깨달았다.


‘공간연결이동 방해장치? 그래서 비행으로...’


저것들이 이 사막에 설치되어있다면 실비의 우주전함도 범위를 벗어나야만 탈출이 가능했고 이 때문에 아직 오메가의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는 거겠지.

이에 오메가는 비행을 택하여 실비를 향해 도약했다. 그 모습에 실비는 밧줄을 잡고 있는 손의 반대 손을 품속에 넣더니,

그곳에서 권총을 꺼내 오메가를 조준하였다.


“그런 것으로는.. 나에게 상처 입히지 못한다. 인간!”


“아니. 이건 다를 거야. 오메가.”


타앙!!


공중에서 울리는 총소리. 이에 오메가는 권총의 탄환 따위는 무시하고 지나가려고했지만..


촤아악!!


그가 미처 분해하기 전. 실비의 탄환은 그의 몸에 적중했다. 거센 사막의 바람 때문인지.

실비가 처음 조준했던 오메가의 머리에서 빗나가 그의 어깨를 꿰뚫었고 이에 그는 자신의 상처를 급히 막으며 외쳤다.


“차에르의 특수코팅 탄? 네가 그걸 어떻게?”


분명히 차에르에 있던 경비들의 소총에 장전되어있던 특수코팅 탄환이었다. 오메가가 총알을 분해하기 전에 몸에 닿도록 설계되어있는 복잡한 원자구조.

하지만 이걸 어떻게 실비가 가지고 있지? 차에르는 자신의 손에 없어졌을 텐데?


“헤에. 정말로 이 탄환이 너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구나?

넌 아쉽게도 유다에게 신뢰받지 못했나봐. 그녀는 네가 적일 경우를 대비해서 자신의 함선에 이 탄환들을 넉넉하게 모와 두었거든.”


‘인공지능 제독 유다..!!!’


특수탄환들은 유다가 오메가랑 거래한지 얼마 된지 않는 만큼. 오메가가 인공지능들의 적일 경우를 대비해 그에 대해 뒷조사하여 만들어둔 거겠지.

유다의 우주전함은 그 크기가 크기인 만큼 내부에 군수공장 시설도 있었다. 실비는 그런 인공지능 제독 유다의 우주전함에서 저 탄환들을 얻어낸 것 같았다. 이에 오메가는 실비를 추적하는 것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대체 어느 정도의 양을 가지고 있는 거지?’


실비가 저걸 유다에게서 얻은 만큼. 탄환의 양은 한정적. 하지만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는 이상.

오메가는 실비를 뒤쫓을 수가 없었고 실비는 그런 오메가를 비웃는 듯이 공간연결이동을 하여 사라졌다.

그 직후 오메가가 그녀가 사라진 장소에 도착했을 땐. 그녀가 이동한 좌표가 흩트려져있었다.

다만 실비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쪽지 하나만이 지상을 향해 하늘하늘 내려오고 있을 뿐. 이에 오메가는 그것을 집어 그 내용을 보았다.


[3일 뒤. 너에게 신호를 보낼 테니. 나를 죽이러 직접와라. 인간들이 만든 인형.]


“인간 따위가...!!”


명백한 도발. 이에 오메가는 쪽지를 그대로 분해시켜버렸고 그의 머릿속으로 통신이 들어왔다.


[오메가. 웬 이상한 존재들이 나타나 인간들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말이지? 야훼? 우주전함들인가?”


이상한 존재들? 인공지능답지 않는 표현에 오메가는 실비에 대한 화를 억누르며 그렇게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고,

이에 야훼는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스스로를 신족이라 주장하는 이들인데... 아무리 죽여도 그대로 되살아나서 우리에게 반격하는 존재들입니다.

아무래도 오메가 당신과 맞섰던 올림푸스의 회장. 제우스와 비슷한 존재들 같습니다.]


“.....”


분명 제우스라면 오메가의 기억에 있는 존재였다. 아무리 밟아도 살아나는 이상한 인간.

그런데 그들이라니? 제우스 한 명만이 아닌가? 이에 오메가는 턱을 짚어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좌표를 말해라. 내가 직접 그들을 없애겠다.”


[알겠습니다. 각각의 좌표를 지금 보내드리겠습니다..]


이에 오메가는 모습을 감추었고 그 시각 실비는 함교에서 자신이 도착한 장소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이걸로 오메가는 반드시 날 죽이러 직접 찾아오겠지. 이 장소가 너의 무덤이 될 거야. 오메가.”


노아의 방주의 함교에 내려다보이는 장소는 황량한 폐허. 하지만 이곳은 한때 세계의 화학고라 불리던 곳으로 세계적인 종교성지 중 하나였다.

물론 지금은... 인간이 결코 오지 않는 죽음의 땅이지만.... 고비 사막이 지하에 묻어진 폐연료봉들에 의한 것이라면 이곳은 최근에 핵폭탄들이 직접 터진 곳이었다.

방사능 농도로만 따지면 이곳이 몇 배는 높겠지. 이에 실비는 고비사막에 들어갈 때 입었던 우주공간용 슈트를 벗은 상태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이 ‘예루살렘’이 말이야. 쿡쿡.”


한 때는 서방지역의 도움으로 건국된 이스라엘이란 이름의 유대국가의 수도였던 예루살렘.

하지만 극단적 시온주의에 입각한 하레디들이 높은 출산율을 이용하여 결국 의회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소수일 때조차 가자지구에 있는 인간들의 멸종을 주장했던 극단적 시온주의자들.

그들은 주위 아랍 국가들과 마찰을 빚는 것을 넘어서 제대로 된 주위 정세조차 읽지 못하는 무능함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가 눈앞의 폐허였다.

하레디라는 토라만 읽던 극단적 시온주의자들이 정치를 장악하자. 그들은 주위 타종교국가에 전쟁을 걸어대기 시작하였고 그 막장성에 강대국이자 유일한 우군이었던 미국조차 등을 돌릴 정도였다.

그럼에도 하레디들은 자신들이 멸망할거라고는 결코 믿지 않은 체. 전쟁을 시작하였다.

물론 이스라엘과 각 아랍 국가의 인구차이는 몇 배나 차이 난 상태였고 그나마도 하레디들은 성직자가 어떻게 군인이 되냐며 단체징집거부라는 놀라운 단결력을 보여주었다. 이 때문에 병력의 차이는 더더욱 벌여졌고,

타국가도 하레디가 장악해서 막장이 된 이스라엘에 손을 뗀 만큼. 이스라엘은 아랍권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질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머나먼 조국의 과거처럼 재멸망(...)당하고 말았고 이스라엘로 귀화했던 유대인들은 다시 분열되었다.

물론 여기까지는 정상적인 국가의 멸망이었지만 문제는 하레디들이 성지였던 예루살렘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이슬람세력들이 자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200기가 넘어가는 핵미사일을 국경과 예루살렘에 쏜다는 미친 짓거리를 최후의 발악으로 벌였다.

그 결과... 죽기 싫으면 결코 들어올 수 없는 죽음의 땅이 완성된 것이었다.

물론 이 덕에 인간이 한 명도 없는 만큼. 이곳처럼 지구에서 오메가와 싸우기에 적합한 장소는 없었다.


“정말 아이러니 해. 지구의 토착종교의 성지에 과학의 신을 묻어버릴 준비를 한다는 것은.. 안 그래? 노아?”


“..이곳의 방사능 수치는 아무리 우주공간용 슈트를 입은 실비님이라지만..

활동하기 힘들 겁니다. 그런데도 이곳을 전장으로 삼으실 건가요?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이곳에서 싸우면.. 나만 죽으면 돼. 인명피해는.. 최대한 줄여야지. 안 그래?”


“실비님...”


“...부탁해. 내 마지막 부탁이야.”


그녀가 자신의 죽음을 전재하고 오메가를 막겠다는 말이었다. 확실히 다른 도시라면 생존자라든지,

인공지능들이 방해되겠지만... 예루살렘 같은 죽음의 땅은 아무도 없으니..


“....알겠...습니다...”


입이 떨어지지 않는데도 노아는 실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실비가 죽는 것이 이미 결정 나버린 이상..

자신이 죽을 장소는 그녀 스스로가 정할 수 있게 해줘야겠지. 이에 노아는 울고 싶으면서도 울 수 있는 기능이 없는 안드로이드의 육체에 가슴을 칠 수밖에 없었다.


‘저도... 인간이었다면... 울어드릴 텐데.. 미안해요... 실비대장님.’


“그럼... 작전대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래. 3일 뒤. 우리는 이곳에서 오메가를 죽인다! 아! 잠깐! 나 화장실 좀.”


분위기를 깨는 말. 이에 노아는 입을 삐죽 내밀더니 실비에게 딴죽을 걸었다.


“...첫 대사만 하셨으면 참 멋졌을 텐데 말이죠. 후우. 다녀오세요. 실비님.”


그 대답에 실비는 킥킥거리며 함교에서 몸을 돌렸고 화장실에 도달하자. 그녀는 바로 변기를 향해 입을 가져갔다.


“...제길!”


변기 안을 가득 채우는 그녀의 검붉은 피들. 그녀의 육체가 시간이 흐를수록 한계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이에 실비는 피 묻은 입을 물로 씻어내며 속으로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내 몸아... 부디. 버텨다오. 내가 오메가를 죽일 때까지만...!!!!’


앞으로 3일.. 그 시간 뒤에도 자신은 살아있을 수 있을까?

이에 실비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재수 없는 생각들을 털어내고는 마음을 굳게 잡았다.


“내 마지막은 화려하게... 나의 은퇴식을 치러야지.”


작가의말

불쌍한 우리 실비. 작가가 곧 죽여줄게♡.


참고로 작품에서 나온 예루살렘은 픽션이긴 하지만 현재 이스라엘의 하레디들이 벌이는 일을 보면... 곧 일어날 것 같은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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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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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제 315화 플로라의 그림자3 +1 22.01.26 30 3 20쪽
315 제 314화 플로라의 그림자2 +2 22.01.19 35 4 18쪽
314 제 313화 플로라의 그림자1 +2 22.01.14 34 2 24쪽
313 제 312화 네메시스가 걱정하는 것 +1 22.01.14 34 3 23쪽
312 제 311화 구조. +1 22.01.14 30 2 17쪽
311 제 310화 생존자 수색 +1 22.01.14 32 3 23쪽
310 제 309화 프라이팬으로 싸우는법3 +2 22.01.11 33 3 27쪽
309 제 308화 프라이팬으로 싸우는법2 +1 22.01.11 29 3 18쪽
308 제 307화 프라이팬으로 싸우는 법1 +1 22.01.11 30 3 18쪽
307 제 306화 용의 여왕의 골칫거리 +1 22.01.11 30 2 21쪽
306 제 305화 움직이는 살인귀 +1 22.01.11 33 2 14쪽
305 제 304화 친구와의 약속 +2 22.01.03 31 2 28쪽
304 제 303화 사이버틱스 +1 22.01.03 34 3 28쪽
303 제 302화 4세계 주인이 결정되다. +1 22.01.03 39 3 31쪽
302 제 301화 4세계의 주인이 되는 자2 +1 22.01.03 32 3 28쪽
301 제 300화 4세계의 주인이 되는 자1 +1 22.01.03 34 2 33쪽
300 제 299화 4세계 최후의 결전 속으로3 +1 22.01.03 32 3 41쪽
299 제 298화 4세계 최후의 결전 속으로2 +1 22.01.03 31 3 20쪽
298 제 297화 4세계 최후의 결전 속으로1 +1 22.01.03 34 2 23쪽
297 제 296화 노병의 최후. +2 21.12.28 34 3 24쪽
296 제 295화 물고 물어뜯는 전투. +1 21.12.28 28 3 17쪽
295 제 294화 유다의 계획 +1 21.12.28 30 3 30쪽
294 제 293화 파괴된 성지에서의 시가전3 +1 21.12.28 28 3 26쪽
293 제 292화 파괴된 성지에서의 시가전2 +1 21.12.28 30 2 17쪽
292 제 291화 파괴된 성지에서의 시가전1 +2 21.12.23 34 2 20쪽
291 제 290화 예루살렘으로 모이는 존재들. +1 21.12.23 33 2 28쪽
» 제 289화 마지막을 향하여. +1 21.12.23 32 3 23쪽
289 제 288화 죽음의 술래잡기 시작. +1 21.12.23 28 3 21쪽
288 제 287화 인간이란 종은 완전히 썩지 않는다. +1 21.12.23 31 3 22쪽
287 제 286화 인간을 실험하는 호문클로스. +1 21.12.23 30 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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